립스틱 짙게 바르고 한국어를 가르칩니다 - 한국어 강사로 거듭나는 30가지 꿀팁!
강정미 지음 / 성안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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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든 지식이 많다고 해서, 다른사람을 잘 가르칠 수 능력도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시험점수가 엉망인 사람이 있듯이 다른 사람의 머리속에 쏙쏙 \

잘 넣어주는 선생님이 있는가하면 영 진도가 안나가는 선생님도 있는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한국이 꽤 인기가 있는 나라가 되었다. 아이돌의 영향일 수도 있고 한식의 인기가 비결일 수도 있다. 지금 TV 예능을 보면 외국인들이 많이 나와 활동을 하는데 한국어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여행을 왔다가 한국에 매력을 느껴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는 사람도 있고 노동자로 한국에 와서 배우게 되었다는 사람을 넘어 세계 곳곳에 한국어과가 생겼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저자의 교사일지를 보니 세상에는 만만한 일이 하나도 없구나 싶다.

인간끼리의 소통중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가 아니겠는가. 소통의 어려움을 넘어서 한국어를 가르친다니. 우리는 늘 쓰는 언어라 잘 못느끼지만 사실 한국어가 쉬운 언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글의 과학적 구성은 정말 자부심 뿜뿜이지만 한국어는 의성, 의태, 형용사들이 너무 다양해서 결코 쉽게 배울 수 없는 언어라고 생각한다. 그런 언어를 가르치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옷을 제대로 챙겨입지 않고 오는 학생, 수업시간에 뭔가를 먹는 학생에 지각이 일상인 어른학생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가르쳐야하는지 언어만 잘 가르치는게 문제가 아니었다.

심지어 학생끼리 연애를 하거나 이별을 하는 것도 잘 지도해야 한단다. 이런.

'립스틱 짙게 바르고'라는 노래처럼 우울할 적에 오히려 화사하게 표현하려고 그런건가 싶었는데 자신의 입모양을 지켜보는 학생들을 위해 일부러 짙은 립스틱을 바른다고 한다. 아하! 그럼 더 또렷하게 보일테니까.



한국어를 좀 더 빨리 정확하게 가르치기 위해 연예인, 노래, 세상돌아가는 일까지 섭렵해야 하는 일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아 정말 쉬운 일이 없구나.

착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문제를 일으키도도 반성이 없는 학생도 있다.

더구나 어린 학생도 아니고 성인들 아닌가. 세상 각국에서 모인 별별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 정말 어려워보인다. 더구나 이 저자 살짝 소심한 기운도 느껴진다.

그래도 우리의 위대한 언어 한국어를 전달하는 최전방에 선 지도자가 아닌가. 자부심 빛내면서 열일 하시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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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가 사라졌다 I LOVE 스토리
니콜라스 데이 지음, 브렛 헬퀴스트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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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나리자에 대한 기대가 컸었을까.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만난 모나리자는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일단 그 크기가 너무 적었다. 아마 그 크기때문에 도둑이 모나리자를 훔치기 좋았을지도 모른다.


당시 프랑스는 전세계의 유명 문화재를 잔뜩 훔쳐다가 쌓아놓았고 작은 그림 한 점 정도가 사라졌다고 해도 알지 못할 정도로 허술하기만 했다. 물론 지금에야 모나리자가 사라질 때 보다 더 유명해진 모나리자를 보호하기 위해 엄청 공을 들이고 있겠지만 말이다.



소설이라고 해야하나 논픽션 기고문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이 책은 모나리자가 탄생되었던 배경과 결국에는 시간만 잔뜩 끌다가 완성되지 못한 한 여인에 관한 신비한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내고 있다. 알다시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름조차 다 빈치에서 태어난 누구라고 작명되었던 것부터 사생아였지만 그닥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내지 않은 레오나르도는 그림보다 다른 것에 더 관심이 많았던 과학자이고, 요리사이고 만능재주꾼임이 분명했다.



당시로서는 꽤 고령의 나이에 프랑스로 이주한 레오나르도가 직접 가지고 간 그림이 모나리자였는데 그리 오래 완성시키지도 못한 그림이었음에도 굳이 프랑스까지 가져간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는

무척 궁금하다. 나중에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 도둑임이 밝혀지고 프랑스로 돌려받는 과정을 보면 나름 공정했다고 여겨진다. 분명 레오나르도는 이탈리아인이었고 그림의 고향이기도 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가 직접 프랑스로 가져간데다 선물로 준 것이기에 이탈리아로서는 되찾아 오기가 명분이 없었던 것이다.


페루자라는 이탈리아인이 자신의 초라한 거실에 숨겨두었던 그림이 그나마 손상없이 다시 루브르에 걸릴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었고 페루자가 그 그림을 훔치지 않았더라면 모나리자는 지금처럼

주목받는 위대한 작품이 안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이러니가 흥미롭다.

실제 발생한 모나리자 절도사건을 아주 생생하게 묘사한 점도 그렇고 그림의 가치가 어떤 사건으로 인해 달라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밝힌 점이 마음을 끈다.

저자의 주장처럼 그림위에 유리를 덧대는 작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페루자는 모나리자의 존재조차 몰랐을 것이다. 지금 기억력을 동원해봐도 내가 봤던 모나리자의 그림위에 유리가 있었는지 가물하다. 이 글을 미리 읽고 갔더라면 초라해보였던 모나리자의 그림이 남다르게 느껴졌을텐데 그 점이 아쉽다. 그림 한 점에 얽힌 사연도, 사람도, 역사도 흥미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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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1 - 똑똑! 옆집 여우인데요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1
도미야스 요코 지음, 오바 켄야 그림, 송지현 옮김 / 다산어린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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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이웃집에 여우가 산다면 머리끝이 쭈뼛해지고 가슴이 덜덜 떨릴 것만 같다.

꼬리가 아홉개라는 구미호나 불여우를 생각하면 겁이 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웃에 사는 수상한 가족들을 보면 살짝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수상한 여우가족들의 관계도를 보면 아주 재미있으면서도 오싹해진다.

할아버지 여우와 할머니 여우사이에 딸 여우 둘과 아들 여우 하나가 태어났고 딸 여우중 큰딸이 사람과 결혼하는 바람에 태어난 아이들이 바로 유이, 다쿠미, 모에이다.

말하자면 아이들은 반은 여우이고 반은 사람인 셈이다.



가끔 나타나 저주를 퍼붓고 예언을 하는 이모할머니와 온갖 말썽으로 집안을 뒤흔드는 엄마의 오빠인 삼촌여우가 제일 문제이긴 하지만 변신의 귀재인 이모 여우도 만만치 않다.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도 귀찮아 여우 모습 그대로 불쑥 나타나 거실 TV를 점령하는 할아버지도 골치아프다. 딸이 사람과 결혼하는 걸 반대했던 할머니는 손주조차 보러오지 않는다.

그래서 유이네 집 아이들은 할머니가 너무 궁금하다.



그 날도 뜬금없이,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난 할아버지는 야구를 보고 있던 아버지를 밀어내고 사극을 보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엄마가 짜증을 내자 화가 난 할아버지가 사라지고 대신 작은 새끼용이 목욕탕에서 발견된다. 할아버지를 따라온 것 같았다.

큰일이다. 용이 목욕탕에 들어오다니...결국 모든 가족들이 각자 용을 쫓을 무기를 들고 쫓아보지만 오히려 새끼용은 재미있다는 듯 집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지금은 새끼 용이지만 몸통이 커지면 도저히 유이네 집에서 살지 못한다.

크기전에 하늘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 와중에 말썽장이 삼촌까지 나타나 엉뚱한 선물을 다쿠미에게 주는 바람에 또 한바탕 난리가 벌어진다.

수상한 이웃집에는 바람 잘 날이 없다. 할아버지가 나타나 TV를 점령하지 않나 삼촌이 나타나 폭탄같은 선물을 놓고가지를 않나. 과연 새끼용은 유이네 집을 떠나 친구용들과 만날 수 있으려나.

시노다가족의 좌충우돌 사건 사고에 독자들도 정신이 없다. 그럼에도 얼른 용이 하늘로 떠나고 삼촌이 저질러 놓은 사고도 잘 처리했으면 싶었다.

그리고 재미라고는 싹도 없는 요즘, 요런 가족이 이웃에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집만 안 무너뜨리면 나도 살짝 여우네 가족과 잘 지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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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불시착 2 - 진짜 백석의 재발견
홍찬선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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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봐도 백석의 모습은 상당히 모던하고 잘생겼다. 더구나 시인이라니 여자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을 것이다.

이 소설에 다 담지는 못했지만 그를 사랑했던 여자들은 더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아무리 인기가 좋은 시인이나 예술인이라 해도-실제 이 소설에는 아주 많은 천재들이 등장한다-윤동주, 이중섭, 심지어 손기정까지.

글을 밥을 버는 일은 시대를 떠나 참 어려운 일이다.

백석은 기자로, 혹은 교사일을 하면서 밥벌이를 했던 것은 퍽 다행스럽다.



연이를 빼앗은 친구가 왜 굳이 자신의 신혼집으로 백석을 초대했는지 그 내심은 알 수 없지만 독자들의 입장에서봐도 기분이 좋지 않다.

친구가 사랑했던 여자를 아내로 맞아 잘 산다고 과시하고 싶어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에서는 백석의 첫 시집 '사슴'출판을 도왔던 한일수의 음모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소설이든 실제 인생이든 인연이라는건 운명이고 닿지 못한 있는 사랑일 수록 더 애틋한 법이 아니겠는가.



창씨개명에 대한 얘기며 일제가 운영하는 세관에서 일한 것들에 대해 후회의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그리고 해방후 김일성 치하의 북한에서 일을 한 것도.

자신이 써온 수많은 시들은 일제를 향한 항거의 뜻이었음을 비추어 볼 때, 시대가 그를 원치 않은 길로 이끌었던 것으로 이해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백석의 실제 삶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애정을 갖고 발품을 판 작가의 열정에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그저 좋아하는 시인, 추앙하는 문학인으로만 남겨도 좋았을텐데 백석이 말년에 살았던 북한의 오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곳을 답사했다니 의지가 대단하지 않은가.

그가 고향인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마지막 원고가 어딘가 남아있었더라면 우리는 백석을 더 많이 만나고 이해했을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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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불시착 1 - 진짜 백석의 재발견
홍찬선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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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하면 떠오르는 시가 바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이다.

백석이 태어난 해로 역산하면 그의 스물 여섯에 썼을 것이다.

평생 그가 사랑한 여자가 한 둘이 아니었으니 그 시에 등장하는 나타샤는 이소설속 그가 만난 여자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사랑한 윤동주역시 백석과 같은 학교 출신이었고 비슷한 시대를 살았으니 어쩌면 시대가 천재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법정스님에게 대원각을 시주했던 김영한은 자신의 에세이에서 백석이 사랑한 여자가 자신이었다고 하였지만 이후 많은 자료나 증언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짐작된다.

김영한이 실제 백석과 교류도 있었고 당시 백석은 잘 생긴 미남인데다 모던보이로서 추앙받았기에 백석이 김영한을 사랑했다기 보다는 김영한이 추앙한 것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백석이 지인의 결혼식에서 만난 여자(이 소설에서는 연이)를 평생 사랑했던 것은 맞는 것 같다.

인연이 안되려고 했는지 우연한 만남이후 자꾸 엇갈리기만 했고 결국 연이를 소개한 친구의 아내가 되어버리는 드라마같은 현실이 펼쳐지기도 한다.

원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더 애틋한 법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백 년도 전의 사람인 것을 생각하면 당시에도 이렇게 뜨겁고 애틋한 사랑이 있었다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이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감수성이 예민해서인지 쉽게 사랑에 빠지고 그래서 작품이 더 빛날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백석이 사랑했던 연이로 인해, 나사랑으로 인해 그의 작품은 더 절절해졌고 삶은 드라마틱해졌다.

일제강점기의 어둡던 시절로 인해, 이후 남북분단으로 인해 사상적으로 의심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저 한 남자로, 시인으로 그를 본다면 아름답고 섬세했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어진다.

시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특히 가장 유명한 시집 '사슴'에 실린 시만 보더라도 그의 시어는 정말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와 더불어 그의 사랑에 잠시 옛추억에 잠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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