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 카이사르에서 콘스탄티누스까지, 제국의 운명을 바꾼 리더들 ㅣ 서가명강 시리즈 20
김덕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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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로마에서 현재의 오늘을 들여다보다!

리더란 무엇이고 그들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책!

 

 

 

 

  “리더 한 사람으로 인해 나라가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훌륭한 리더는 그 자신에게도, 국민에게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로마의 역사가 말해준다.” 『그들은 로마가 만들었고, 로마의 역사가 되었다』의 저자인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김덕수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로마 문명이 서양 문명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로마의 성장은 로마 인민 전체의 업적이기도 하지만 탁월한 리더십으로 로마를 이끈 리더들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 중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4인의 리더는 로마를 강력한 국가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이들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새로운 리더를 선출해야 하는 귀중한 시기 앞둔 지금, 4인의 리더들이 남긴 업적과 패착, 교훈과 질문은 우리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제공한다.

 

 

 

리더란 무엇인가

 

 

  자유를 파괴한 독재자인가, 로마를 강력한 지중해의 제국으로 발전시킨 영웅인가. 정치가로서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로 손꼽히지만 권력욕에 눈이 먼 폭군으로 양면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그의 이름은 바로, 카이사르다. 영어식 이름인 줄리어스 시저로도 널리 알려진 이다. 그는 ‘로마를 건국한 율리우스 씨족’이라 하여 이른바, 로열패밀리의 후손으로 태어났지만 정치적으로는 아직 무명에 가까웠다. 정치가로서 카이사르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발휘된 것은 ‘제1차 삼두정치’가 채결된 이후였다. 당시 동방에서 전공을 세운 폼페이우스, 재력 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크라수스가 군사적 명예를 빌미로 나라를 쥐고 흔드는 것에 원로원에서 거부감을 가지자, 이 틈을 타 카이사르가 중개자로 나서 로마를 분할 통치하기로 담합을 맺은 것이다. 이후 크라수스가 죽고 막강한 군사력으로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에 입성해 폼페이우스를 몰아내고, 카이사르는 마침내 자신의 시대를 맞이했다.

 

 

 

  카이사르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그가 가장 먼저 내건 구호는 ‘클레멘티아(관용)’였다. 그는 내전 중에 자신을 적으로 삼았던 사람들도 지속적으로 적대 행위를 하지 않으면 너그러이 포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달력을 개정해 태양력을 사용하고, 자신의 명성을 빛내기 위한 대대적인 공공건축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하지만 정치권력과 명예를 지나치게 추구한 나머지 기존에 없던 10년 임기의 독재관을 만들더니, 평생을 임기로 하는 종신독재관으로 스스로 취임하는 패착을 두기도 한다.

 

 

 

  그렇게 카이사르는 공화정의 전통을 파괴하고 권력을 독점해 자유를 압살했다는 이유로 60여 명의 원로원 의원들, 브루투스와 카시우스 롱기누스 등의 공화정파에 의해 비참하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이때 카이사르를 살해하는 데 가담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와 연인 사이였던 세르빌리아의 아들로, 단테가 자신의 저서 『신곡』에서 지옥의 가장 아래층에서 사탄의 입으로 사용된 최악의 죄인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이탈리아를 찬탈한 파시스트 무솔리니가 로마 진군 10주년을 기념하여 카이사르에게 광장을 바치고자 동상을 세운 데서 알 수 있듯 누군가는 그를 독재자로 기억하지만,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영웅으로 기억할 수도 있다는 점은 크게 역사의 양면성까지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지금은 우리가 돌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저 다리를 건너는 순간 모든 문제는 칼로 해결한다.” 그들이 잠시 주춤거리고 있을 때 갑자기 한 유령이 나타나 나팔수의 트럼펫을 빼앗아 불며 강 건너편으로 갔다. 그러자 카이사르가 외쳤다. “신들이 향한 곳, 적들의 불의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 18p

 

 

카이사르가 남긴 여러 업적 가운데 태양력의 도입은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카이사르가 태양력을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집트에 체류하면서 얻은 성과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플리니우스는 『자연사』(18권, 210~212장)에서 알렉산드리아의 천문학자 소시게네스가 이 일에 도움을 주었다고 말한다. 소시게네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지만 아마도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학술 고문 중 한 명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쨌든 달력 개정을 통해 시간마저 합리적으로 통제하려 했던 카이사르의 노력이 우리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준 셈이다. / 55p

 

 

카이사르 암살의 핵심 주모자 중 또 한 사람인 카시우스 롱기누스 역시 이를 기념하는 주화를 만들었는데, 그 또한 자신의 얼굴과 이름, 그리고 브루투스와 마찬가지로 IMP라는 칭호를 새겨 넣었다. 당시 장군들은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군사적 업적을 세우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주화에 그 내용과 자신의 얼굴, 이름, 칭호 등을 새겨 넣었다. 그리고 이렇게 주조한 주화를 병사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이는 일종의 유행처럼 이루어졌다. / 65p

 

 

 



 

 

 

 

  카이사르가 폼페이우스와 크라수스와 연합했던 제1차 삼두정치처럼, 안토니우스와 레피두스와 손을 잡아 ‘제2차 삼두정치’로 세를 키운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옥타비아누스(아우구스투스)다. 카이사르 가문에 입양되어 죽은 카이사르의 명예와 가문의 명성을 짊어질 운명을 맞이한 이때 그의 나이는 불과 스무 살이었다. 하지만 제2차 삼두정치는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의 대립과 경쟁 양상으로 치달은 뒤, 그 유명한 악티움 해전에서 옥타비아누스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연합군을 물리치면서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이에 옥타비아누스는 ‘존엄한 자’를 의미하는 ‘아우구스투스’라는 새로운 칭호로 불리며 국부의 자리에 올랐다. “나는 벽돌의 도시를 보아왔으나 대리석의 도시를 남겨주었노라”고 자부할 수 있었을 만큼, 로마는 그의 통치시기에 놀랍도록 성장하여 500년이라는 황금시대를 맞이했다. 무엇보다 그는 정책 반감을 최소화하면서 실제로는 통치권을 유지하는 탁월한 리더십을 보였다고 한다. 나랏일을 위해 자신의 재산까지 아낌없이 쏟아 부은 점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아들이 없었던 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와 같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기 않기 위해 딸 율리아를 여러 남자와 정략결혼을 시키는 패착을 두었으니, 가족을 정치적 도구의 희생양으로 삼게 한 점은 씁쓸함을 남긴다.

 

 

 

그의 명언 중에 ‘대담한 장군보다 신중한 장군이 더 낫다’라는 말이 있다. 용감무쌍한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평소 그의 좌우명은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말이었다. 서로 모순인 이 표현을 우리식으로 풀이하자면 ‘급할수록 돌아가라’ 정도일 것이다. 아우구스투스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꾸준히 한 단계 한 단계 이루어나갔다. 그는 비할 바 없이 많은 업적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 124p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듯, 노예 출신으로 황제의 자리까지 오른 이가 있었으니 그가 디오클레티아누스다. 그가 황제에 올랐던 3세기 때의 로마는 황제가 채 2년도 자리를 보전하지 못할 정도로 폭력이 난무하고 형제가 살육을 서슴지 않았던 군인 황제 시대였다. 정치는 혼란에 빠지고 대규모 이민족의 침입이 이어져 나라가 불안정하던 시기에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어렵지 않게 출세 길에 오를 수 있었다. 그가 카루스 황제의 근위기병대장으로 발탁되어 많은 전공을 세우고 최고 정무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능력이 있다면 제국의 어디 출신이라도 황제가 될 수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로마를 동로마와 서로마로 나누어 각각을 황제와 부황제가 맡아 같이 협의하여 통치하는 4제 통치 체제를 수립했다. 또 화폐 안정화와 세제 개혁을 단행하여 나라를 안정시킴으로서 위기에 처한 3세기 로마 제국의 구원투수로 등극했다. 그렇게 막강한 권력을 구축해놓았지만, 그는 뜻밖에도 즉위 21년째 되던 해에 퇴위를 선언했다. 죽을 때까지 권력욕을 놓지 못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던 여느 리더들과 달리, 고향에서 채소를 키우며 노후를 보내기로 한 그는 살아생전에 스스로 퇴위를 선언한 최초의 황제라는 점에서 남다름이 느껴진다.

 

 

 

3세기 로마는 혼란과 무질서의 군인 황제 시대를 겪게 된다. 284년에 디오클레티아누스가 등장하게 되는데, 그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황제로서의 지위를 선언한다. 황제가 막강한 힘을 갖지 않으면 장군들의 권력 쟁탈로 인해 혼란과 무질서가 계속될 수밖에 없을 터였다. 이제 황제는 프린켑스가 아니라 ‘도미누스’라고 선언한 것이다. 도미누스는 원래 노예가 주인을 부르는 칭호로 ‘주인님’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내가 너희들의 주인이다’라는 의미로 도미누스라는 칭호를 사용함으로써 전제정(도미나투스, 도미누스의 체제)을 창시했다. / 144p

 

 

이 청동상이 왜 베네치아의 한 성당에 와 있게 되었을까? 1204년 제4차 십자군 전쟁 당시 참전했던 베네치아군이 콘스탄티노폴리스를 공격해 그곳에 있던 많은 보물들을 약탈해 가져온 전리품 중 하나다. 그렇게 해서 이 귀중한 유물은 아무 상관도 없는 베네치아의 한 성당 모퉁이에 자리하게 되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막시이마누스, 갈레리우스, 콘스탄티우스, 이 네 명의 통치자가 평화를 다짐하며 서로 포옹하고 있는 이 동상은 당시 수립한 4제 통치 체제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자료다. / 157p

 

 

 

  대부분의 리더들이 그러하듯, 디오클레티아누스 역시 냉정한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누군가는 그를 3세기 로마제국의 구원투수로 평가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리스도교를 탄압한 폭군으로 더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유피테르 신의 대리인임을 자처하며 로마의 전통 종교 회복을 통해 황제권을 강화하고자 했다. 모든 시민들을 국가 제사 의식에 참여하도록 했고, 이를 거부하는 자들은 태형에 처했다. 또 교회를 파괴하고 그리스도인 집회도 금지시켰다.

 

 

 

  이와 달리, 콘스탄티누스는 그리스도교를 공인하고 삼위일체론을 정통 교리로 만드는 등 그리스도교의 형성에 영향을 준 황제로 유명하다. 우리가 세계사를 공부하다보면 꼭 배우게 되는 ‘밀라노 칙령’을 통해 그는 누구나 그리스도교를 믿을 자유가 있으며 아울러 모든 종교의 자유까지 인정했다. 어떤 역사가는 그를 로마의 전통 종교를 무시하고 그리스도교화를 정책으로 삼았다며 ‘만사를 바꾸고 뒤집어 놓은 사람’이라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분열되어 있던 로마제국을 하나로 통일시키고 서양 중세의 그리스도교 천 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그의 탁월한 리더십은 인정될 만하다.

 

 

 

유일신 사상에 근거한 그리스도교는 하나님 한 분만을 경배해야 한다고 믿었기에 다신교 전통의 로마 사회에서 탄압을 받았다. 그러나 강력한 통치권을 원하는 콘스탄티누스에게 그리스도교의 유일신 사상은 정치적으로 필요해 보였을 것이다. 밀라노 칙령이 발표될 당시 로마제국은 황제권이 동서로 나뉘어 있었고, 서로마 황제 자리를 두고 막센티우스와 내전에서 승리한 바 있다. 다양한 민족과 인종, 문화가 공존하는 로마제국에서 태양이 하나이듯이 하나의 신을 믿고 하나의 황제가 다스려야 한다는 통치 이데올로기에 그리스도교만큼 적당한 종교는 없었을 것이다. / 239p

 

 

 




 

 

 

 

  이처럼 로마를 이끈 4인의 리더들이 남긴 업적과 치세, 그들이 남긴 과업 하나하나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리더란 무엇이고 그들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뿐만 아니라 수십 세기가 흘러서도 과거의 관습과 그들이 이룬 업적의 일부가 버려지지 않고 그대로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점은, 오늘 우리가 한 무언가가 후대에 까지 얼마나 오래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아울러 복잡하게 느껴졌던 로마사를 4인의 리더를 중심으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간혹 클레오파트라가 왜 양탄자에 둘둘 말린 채 카이사르를 만났는지, 카이사르에 의해 밀려났지만 폼페이우스 역시 로마사에 있어 주요 인물 중 한 명이기에 그는 누구인지, 책에서 미처 다 다루지 못한 여백은 스스로 채워보는 것도 좋은 독서가 될 듯하다. 또 카라칼라 목욕장이나 기념주화, 베네치아 성당의 청동상, 부활절, 주일 등 이 시대가 남긴 각종 문화유산 뒤에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이다.

 

‘

 

  서가명강’ 시리즈는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질문과 지식, 교양을 한 번에 충족시켜준다는 점에서 늘 흥미롭지만 이번 책은 특히나 더 재미있게 읽었다. 무엇보다 대선을 앞둔 시기인 만큼 이 책을 통해 내가 원하는 리더는 어떤 유형인지, 잘 분별하여 안목을 기르는 데 도움을 얻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많은 분들께 추천 드리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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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keiss 2021-12-17 0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세하고 정성스런 리뷰를 읽고 있으니 책을 절로 읽고 싶어지네요. 잘 읽었어요^^

투콤마 2021-12-18 16:43   좋아요 0 | URL
근래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인문교양책이어서 리뷰도 즐거운 마음으로 쓴 것 같아요.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심플왕 - 넘치는 욕망을 싹둑 잘라내는 심플 탐험 에세이
유강균 지음 / 마인드빌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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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니멀리스트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책!

버리기 기술이 아닌 ‘왜 심플하게 살려고 하는가’에 주목하라!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정리정돈을 잘 하지 못한다. 엄밀히 따지자면 그때그때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하고 계획하는 일이 내게는 어렵다. 때문에 계절마다 가구 배치를 옮기고 불필요한 것들이 틀어박혀 있는 서랍장 안을 정리하는 일은 대부분 신랑이 한다. 그래서 신랑이 정리를 할 때마다 마음이 불안해진다. ‘아, 저건 내가 버리려고 했던 건데’ ‘언젠가는 쓸 일이 있을 텐데 왜 버리지?’ ‘평소에 청소 자주 하는데 왜 이렇게 지저분해보이지?’ 하고 말이다. 늘 눈에 밟히기만 하고 쓰지 않는 것들은 버려야지, 하면서도 ‘언젠가’라는 이 꼬리표 때문에 다시 서랍 속으로 들어간다. 나름 깔끔하게 정리해놓은 것 같은데 신랑이 정리하고 나면 체계적으로 정돈이 잘 되어 있다. 이쯤이면 내겐 정리 유전자가 없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정리에 관한 혹은 미니멀리즘에 관한 책들을 여럿 읽어보기도 했지만 실천은 잠시 뿐, 숱한 다짐은 금세 무색해진다.

 

 

 

  우리 사회에 언젠가부터 ‘미니멀리즘’이 대세다. 각종 방송, 도서에서 미니멀리즘의 가치와 효용성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정리를 대행해주는 서비스업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심플하게 살기 위해 물건을 버리고 정리정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왜 매번 다짐과 실패를 반복하며 자괴감에 빠져들어야 할까. 이에 대해 『심플왕』의 저자는 ‘왜’라는 질문이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무엇을 심플하게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심플해지는지 그 방법은 제시해도 왜 심플해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다 한다. 단순히 ‘깔끔한 게 좋아서’와 같은 이유로는 지속력을 얻기 어려운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심플하게 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보다, ‘왜 내가 심플해져야 하는지, 왜 삶에 비움이 필요한지, 그로 인해 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중점에 두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심플은 단순하게 사는 방식이 아닌,

변화하는 삶을 살기 위한 수단이다. / 197p

 

 

 

  저자가 심플왕이 되기로 한 것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바쁜 일상에 허덕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뒤부터라고 한다. 이번 달과 이번 주에는 무엇을 달성해야 하고, 오늘은 몇 시에 일어나서 어떤 일을 끝내야 하는지 기록하며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지휘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던 그였다. 하지만 성공은커녕 뭐 하나 꾸준하게 집중하기 어려웠던 자신의 환경을 이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 영화, 웹툰, 드라마, 놀고 싶은 욕구, 게임, 군것질, 웹서핑, 늦잠 등 방해 요소들이 늘 그를 바쁘게 몰아붙였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이제야말로 좀 심플하게 살아야겠다고 결심한다. 모든 부수적인 활동을 최소화하기. 낭비가 없는, 최소한의 시간과 돈과 에너지로 살아가기. 그리하여 절약한 내 모든 생명력을 가장 가치 있는 일에 쏟아 부어보자고 다짐한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결심한 게 있다.

이제는 좀 심플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

낭비 없이 집중하며 살아야겠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 25p

 

 

 



 

 

 

 

  책에는 다양한 버리기 스킬을 마스터해나가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나의 공간을 침범하고 있는 가구의 횡포를 측정하고, 다양한 필기구의 세계에 빠져 있던 시절로부터 탈출을 선언한다. 책상에 둔 예쁘고 자그마한 수납함, 이런저런 문구류를 넣어두는 데스크 오거나이저 등 언뜻 보면 깔끔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알고 보면 깔끔한 척 착각하게 만드는 눈속임의 도구들까지 정리한다. 물건을 구매할 때는 구체적인 디자인이나 기능, 특징, 재질 등 본인만의 확고한 가치관이 반영된 것만 반드시 구매한다. 이때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이를 통해 내가 진짜로 원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탐구해볼 것을 조언하기도 한다. 또 물건을 버릴 때는 ‘나는 왜 이 물건을 버리지 못할까?’ ‘정말 버릴 수 없는 걸까, 그냥 버리기가 싫은 걸까?’ 질문해보며, 소중하고 추억이 담기고 비싸고 귀중한 물건이 ‘필요한 물건’과 별개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때 마침내 버리기의 철학도 정립될 것이라 한다.

 

 

 

집은 중요하다. 내 몸이, 더 나아가 내 영혼이 머무는 공간이다. 내가 머문 자리가 깨끗하면 내가 하는 일도, 생각도 건강해진다. 공간이 주는 힘은 절대 가볍지 않다. / 55p

 

 

정말 진정한 사랑을 받았다면 그 감동은 영원히 가슴에 새겨진다. 잊으려야 결코 잊을 수 없다. 만약 물건 때문에 간신히 기억하는 가느다란 추억이라면, 그 정도는 그냥 포기하며 살련다. 잊히는 게 두려워 가지고 있는 물건이라면 그것은 짐일 테니까.

모든 걸 다 기억하고 보관하며 살 수는 없다. 추억은 가슴에 보관한다. 그거면 된다. 괜스레 추억의 물건이라고 보물단지 모시듯 가지고 있다가는, 날이 갈수록 짐만 늘어날 뿐이다.

케케묵은 물건을 쌓아두기보다는 앞으로 만들어갈 추억에 더욱 집중하고 싶다. 추억은 마음에 깃드니까. / 101p

 

 

 

  저자는 ‘심플은 도착점’이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바라고 지향하는 삶에 맞춰가기까지의 여정이자 수단’이라고 정의한다. 또 무엇을 얼마나 버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비운 후에 내가 진정 필요한 것들로 채울 수 있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나를 둘러싼 세계의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고, ‘나는 누구인가’를 고심하며, 그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나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이렇듯 심플에게서 ‘존재의 이유’를 고민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너도나도 미니멀리즘을 강조하니까 나도 따라해야지 하고 무작정 마음만 급급해하지 않았는지 반성해보게 된다.

 

 

 

나는 이것을 ‘저녁의 도미노’라 부른다. 귀찮음을 이겨낸 최초의 행동은 도미노의 첫 블록으로 작용하여 힘들이지 않고 다음 블록을 넘어뜨린다. 관성의 법칙과도 같다.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 하고, 움직이지 않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지 않으려는 현상. 행동에는, 그리고 그 행동을 주관하는 마음에는 같은 물리법칙이 적용된다. 계속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점차 부지런해지거나. / 113p

 

 

심플은 단순하게 사는 방식이 아닌, 변화하는 삶을 살기 위한 수간이다.

‘도대체 저 사람은 어떤 힘으로 저렇게 즐겁게 삶을 살 수 있을까?’

상대의 마음에 이 문장을 심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더없이 행복한 사람이리라. 심플한 사람이리라. / 197p

 

 


 

 

 

 

  『심플왕』은 여느 미니멀리즘 관련 서적들이 강조하는 버리기 기술 보다는 ‘왜 심플하게 살려고 하는가’에 주목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어느 미니멀리스트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나를 비롯해 주변에 이웃한 평범한 청년의 이야기라 공감이 간다. 나는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채울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대해 보다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작가님으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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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앙스 - 성동혁 산문집
성동혁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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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언어에서는 연약한 듯하지만 뭉개지지 않는 견실한 힘이 느껴진다!

 

 

 

 

 

  성동혁 시인은 자신을 심장장애 2급 장애인이라 고백한다. 어릴 적부터 계속됐던 병원 생활과 수술로 대부분을 병원에서 지내야 했고, 가족끼리 여행을 간다거나 수학여행은커녕, 크리스마스와 새해마저 그의 몸은 자유롭지 못했다. 자유 의지라는 것을 가질 수 없는 병실,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뭘 어떡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공간 속에서 그는 나아지는 기분이 들지 않는데 애써야 할 자신의 오늘과 내일을 내내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 새겨진 ‘메스로 쓴 시’ 덕분에 그는 십 대도 이십 대도 삼십 대도 있을 수 있었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견디는 삶을 살았고 자신의 힘이 온통 그곳에 쓰이는 동안, 자신을 기다려주고 업고 들고 뛰었던 주변 사람들의 마음의 공간을 더 크게 감지한다. 그러다가도 끝끝내 함께 갈 수 없는 곳이 있어 쓸쓸했던 그 무엇들이 언어가 되고, 시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그는 세상의 모든 온기를 담는 커다란 그릇이 되었다. ‘울지 않는 슬픔’이 ‘우는 슬픔’보다 더 슬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이의 언어는 그래서 단단하다. 연약한 듯하지만 뭉개지지 않는 그 견실한 힘은 겨울에 핀 꽃 같다. 『뉘앙스』가 꼭 그렇다.

 

 

 

내일은 귀한 행복과 햇볕이 있겠죠? 내일은 오늘 심어 놓은

씨앗이 피어나는 일이겠죠. 세계가 저를 모른 척한 적은

있지만 저를 끝낸 적은 없으니까 그래도 지구는 둥그니까

걷다가 보면 제가 심은 꽃들이 피어나겠죠? 꽃들이 꼭 아는

척하면 좋겠어요. 제 손끝에서 피어난 거라고 꼭 아는 척해

줬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엄마 제가 벌써 서른이 넘었어요. / <엄마 지구는 둥글잖아요> 중에서 51p

 

 

 

  며칠 전, 『뉘앙스』의 출간 기념으로 열린 시인의 북토크를 라이브 방송으로 보게 되었다. 이 때 그가 가장 많이 한 말이 있다면 아마도 ‘친구’가 아니었나 싶다.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도 ‘사람’ 그리고 ‘친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북토크 장소까지 데리고 와 준 친구, “네가 시를 썼으면 좋겠어.”라고 말해준 친구, 시인이 무언가를 계획할 때 손과 발이 되어준 친구들…. 그들은 선천성 난치병을 지닌 시인의 가방을 대신 들어 주고, 숨이 찬 그에게 등을 내어 주었다. 덕분에 시인은 계단과 오르막을 올랐고, 자신의 육체로는 갈 수 없는 곳을 오를 수 있었다.

 

 

 

  절대 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산을 오를 수 있었던 것도 그들 덕분이었다. 시인이 한 번도 산에 올라가 보지 못했다는 말을 간직하고 있었던 친구들은 마침내 산에 오를 준비를 했다. 의료인이 된 친구, 소방관이 된 친구들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수액과 응급 처치를 할 의료용품, 산소통 등을 철저히 준비했다. 담당 의사에게 허락을 맡고, 점검 차 미리 산을 오르며 등산로를 체크했다. 그렇게 시인은 2016년 시월, 태어나 처음으로 산에 올랐다. 정확히 말하면 친구들에게 업힌 채로, 그들의 등을 통해 산을 느낄 수 있었다. 갈 수 없는 곳을 가기 위해 발이 되어주고 기꺼이 수고로움을 감내한 친구들, 그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시인은 자신의 삶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안다. 많은 불가능 속에서 살고 있지만 행운처럼 친구들을 만나 많은 풍경을 보았으며 그 힘으로 여태껏 살아 있음을 감사히 여긴다. 어쩌면 나의 세상도 ‘내 사람들’로 하여큼 이만하게 넓어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오늘은 나의 세상이 되어준 이들을 떠올리며 마음으로라도 안부를 다 전하고 싶다.

 

 

 

오랫동안 견디는 삶을 살았어. 많은 힘이 그곳에 쓰였어.

고통을 견디는 것. 나 대신 주변 사람들이 꾸준해졌어. 그

근육으로 나를 업고 나를 들고 나를 위해 뛰었어. 그러나

이제는 그러면 안 돼. 그러기엔 그들의 약해진 얼굴이

보이고, 약해진 근육들이 느껴져. 그럴 순 없어.

홀로 해야 하는 것들의 범위를 늘리려 노력하고 있어.

단순하고 당연한 것들의 범위를 늘리려 하고 있어. 그 누구도

그것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 <동시를 쓰게 되었어> 중에서 99p

 

 

열심히 살고 있어. 남의 돈 빼앗으며 살지 않고 성실히

가난하게 살고 있어. 그렇지만 돈이 모이면 종종 스테이크도

먹고 좋은 커피도 마시면서 그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어.

스스로 안 부끄러우려고 노력 중이야. 엄마도 나를

부끄러워하지 마. 난 포엣 포엣. 시인이야. 엄마가 낳은 시인.

엄마가 낳은 어여쁜 부랑자. / <poet> 중에서 129p

 

 

 



 

 

 

 

  ‘아무 말 하지 않고도 모두를 말하는’, 뉘앙스. ‘온도, 습도, 채도까지 담고 있는 말’, 뉘앙스. ‘손이 닿기 전에 알아야 하는 것’, 뉘앙스. ‘말하지 않아도 들어야 하는 말. 당신이 쓰고 내가 읽는 마음’, 뉘앙스. 사실 『뉘앙스』를 읽고 싶었던 것은 순전히 이 단어 때문이었다. 당신과 나 사이에서 갑자기 미묘하게 뒤틀려버린 공기의 흐름 같은 것, 돌아선 발걸음 소리에 실린 아직 다 하지 못한 말의 무게 같은 것.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여기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그 모든 예민한 감각들, 말할 수 없는 것들에게서 온기를 느끼고 때로는 상처까지 감각해내고 마는 것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러한 기민한 감각으로부터 무뎌지고, 차라리 모르는 척 하는 게 편리하다는 이유로 외면할 때가 있다. 감각을 재우지 않는 삶을 살아가자 다짐하지만 살아내는 것이 중요해서, 당장의 시급한 것들로 인해 놓치고 만다. 시인은 뉘앙스에 대해 ‘사랑할 때 커지는 말’이기도 하지만 ‘사랑할수록 작은 뉘앙스에 휘청’거린다 했다. 오늘 내가 놓쳐버린 이 감각이 나와 당신 혹은 누군가와의 관계를 또 어긋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되돌아볼 일이다.

 

 

 

마음이란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어디에 붙여도 온통 세계가

되는 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 <무제> 21p

 

 

무언가를 정리해야 한다면, 시작해야 한다면 겨울에 해야

할까요. 겨울은 자주 멈추게 하고 자주 앓는 계절이죠.

그러나 겨울엔 새 노트를 사고, 일력을 사죠. 철새가 맘껏

쉬다가 날아갈 공간을 마련해야 하죠. 그래야 겨울은

끝나죠. 한꺼번에 여러 장의 일력을 찢는 날, 어떤 풍경이

뭉텅뭉텅 사라질 때를 알아요. 겨울이 간 걸까요. 아니면

새가 사라진 하늘이 휑한 걸까요.

무엇이든 나는 얇아지고 있어요. 하얀 구름 같은 게 뜯겨

나가는 걸 느껴요. / <일력> 중에서 44p

 

 

 




 

 

 

 

  북토크에서 어떤 사람이고 싶냐던 한 질문에 대해 시인은 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책 속에서도 ‘나의 천성은 부디 선하길, 부디 선한 곳으로 기울길’ 기도하던 시인의 마음처럼, 그에게서는 연약한 듯하지만 견고하고 맑은 내성이 느껴진다. 때문에 이제는 동시를 짓고 있다던 시인의 시는 또 어떠한 언어를 품고 있을지 궁금하다. 몸은 늘 위태롭고, 수많은 불가능의 말 속에서 자신에게 허락된 것은 많지 않음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포엣, 포엣, 시인이야’라던 그 경쾌한 대답을 꾸준히 세상과,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기를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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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완성 초등 문해력의 기적 - 7세부터 초3까지 독서·어휘·쓰기로 잡는 엄마표 문해력 수업
장재진 지음 / 북라이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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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문해력 발달을 좌우하는 것은 엄마의 대화법에 달려있다!

근래에 읽은 문해력 관련 도서 중 가장 실제 적용 가능하면서 유익한 책이다!

 

 

 

  최근 엄마들 사이에서 ‘문해력’이 이슈다. EBS에서 <당신의 문해력>에 이어 <문해력 유치원> 편까지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48~60개월 사이의 유아 문해력 교육법을 고민하고 있던 부모들에게도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사실 방송이 되기 전부터 문해력은 나의 가장 높은 관심사 중에 하나였다. 첫째 아이가 그동안 단순 연산 위주의 수학 문제집만 풀다가 서술형이 등장하는 수학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는데, 혼자서 장문의 문제를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이제는 수학 문제를 푸는 데도 문해력이 필수인 시대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아이가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면 가정 내에서의 교육만으로도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7세에서 초3까지, 엄마표 문해력 수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책이 있어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단계별·수준별로 매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어 근래에 읽은 문해력 관련 책 중 가장 실제 적용 가능하면서 유익한 책이었다.

 

 

 

초등 문해력 발달을 위한 엄마표 기적의 한 마디

 

 

  책에 따르면 문해력이란, 단순히 읽는 능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용의 글과 출판물을 사용해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넓게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같은 언어의 모든 영역을 포함하는 것으로, 문해력이 좋다고 하면 언어를 다루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학습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문해력이 바탕이 되어 있지 않으면 학습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7세부터 초등학교 3학년에 이르기까지, 이 시기야말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적기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의 문해력을 높일 수 있을까. 이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앞서 내 아이의 문해력이 어느 수준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아이가 어느 정도 수준의 어휘를 이해할 수 있는가, 어느 정도 길이의 글을 이해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어야 출발점과 방향을 명확하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수준별·단계별 구체적인 방법을 중심으로, 엄마가 어떤 질문으로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가야 하는지 책에 제안하는 학습 로드맵을 따라가 볼 것을 권장한다. 읽기, 어휘, 쓰기에 이르기까지 적정한 분량으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아이와 함께 소화해 나가다보면 어느 새 평생이 든든할 엄마표 문해력 학습법이 완성되리라 생각한다.

 

 

 

어린 시기에 ‘책을 접한다는 것’은 그림책 내용을 세밀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책과 엄마의 목소리에 친숙해지는 것이다. 이 시기에 엄마는 아이가 정보에 집중할 수 있게 마들어야 한다.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그림책을 읽어주고, 흉내도 내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엄마의 목소리와 그림에 집중하면서 아이는 책을 통해 일상생활과 관련된 어휘를 늘려나간다. / 46p

 

 

아이를 책에 집중하도록 이끌려면 일단 아이와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아이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해당 주제의 책을 제시한다. 처음에는 아이의 관심사를 따라가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유튜브에서 슬라임 만들기를 자주 본다면 슬라임에 관련된 책을 건네고, 특정 아이돌을 좋아한다면 매니저 등 직업에 관련된 책을 제시해보는 것도 좋다. 아이가 관심을 전혀 두지 않는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책이어도 좋다. 일단 영상 매체에서 눈을 떼고 책으로 관심이 옮겨간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83p

 

 

 

  일단 문해력에 있어 읽기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책을 즐겁게 읽는 것은 초등학교 시기에 가장 중요한 과제다. 엄마가 읽어주는 것에서 혼자 읽기로 넘어가는, 책 읽기에서 독립하는 시기이며 그림책에서 문고판 등 글자가 많은 책으로 넘어가는 단계라는 점에서 그러하지만, 수많은 읽기 과제 경험을 통해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이때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 게임 등 각종 영상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 책 읽기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가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저자는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기보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그리고 책을 읽었을 때 좋은 점을 이야기해주면서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책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아이가 책에서 멀어지지 않게 하는 길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고른 책과 읽는 시간을 존중하는 것이다. 아이가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제대로 읽었는지 매번 확인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아이가 책을 읽다가도 ‘얼마나 읽었냐’, ‘주인공 이름이 뭐냐’와 같은 확인을 받으면 읽기가 싫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책을 읽을 때 기억력 테스트를 받는 느낌이 들지 않고 ‘네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대견하고 기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을 때 아이는 책 읽기를 더욱 즐거운 활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유념해야겠다. 또 아이가 책을 그만 읽고 싶어 할 때는 “그래, 좀 쉬었다 읽을까?” 하고 그 마음을 이해해줄 필요도 있다. 처음 독서를 시작한 아이가 ‘무조건 책 끝까지 읽기’가 목표가 되지 않도록, 지금까지 읽은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을 전달해주자는 것이다. ‘끝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질수록 독서는 해치워야 할 숙제가 될 뿐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아이와 함께 책 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느낌을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킨 수 있다. 책 내용을 종합적으로 암시하는 제목이나 소제목 등을 통해 책에 대한 정보를 얻고 글 내용을 예측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때 동일한 제목과 표지 레이아웃, 비슷한 분위기의 그림 등으로 구성된 전집류보다는 단행본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 58p

 

 

“중요한 장면은 어디 있어? 그 장면이 왜 중요하지?”

아이가 줄거리를 잘 말하지 못하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장면, 중요한 장면을 찾아내는 것은 부담이 덜하다. 중요한 장면을 찾아낸다는 것은 동화나 소설을 이해하는 핵심이 된다. 특히 아이가 생각하는 중요한 장면은 아이의 감상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아이가 중요한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엄마 입장에서도 중요한 장면은 무엇인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주면 좋다. “너는 그 장면이 좋았구나. 엄마는 이 장면이 더 좋았어. 왜냐하면….”과 같은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는 책에서 엄마가 말한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 86p

 

 

“이 책에서 중요한 문장 다섯 가지만 찾아볼까?”

비문학 글은 핵심적인 문장이 가장 중요하다. 글 주제나 내용이 가장 함축적으로 담겨 있는 것이 핵심 문장이다. 보통 중요한 문장은 단락의 가장 앞이나 뒤에 있다. 단락의 핵심 문장이 단락 중간에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렇게 단락별로 한 문장씩만 찾아도 글의 핵심을 파악하기 쉽다. / 89p

 

 

 




 

 

 

 

  “엄마, 오늘 일기는 뭘 쓰면 좋을까?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

  7살인 아들과 매일 일기 쓰기를 하고 있는데, 간혹 아이가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도움을 요청할 때가 있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에 특별할 것이 없는 하루에 무엇인가를 써야 한다는 것이 아이로서는 힘든 일이었나 보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하나 다 일러주면 결국 아이의 글이 아닌 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나로서는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고민이 된다. 이에 대해 저자는 글을 쓰는 모든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소재 찾기라고 설명한다. 하물며 아이에게는 더더욱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때문에 저자는 아이가 글을 쓰기 전에 소재를 생각하게 만드는 엄마의 말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뭐야?” “이거 보면 무슨 생각 나?” “본 대로 자세히 말해볼래?” “제일 자신 있는 주제로 써보면 어떨까?”와 같이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게 하는 말이나 자지가 좋아하고 자신 있는 이야기를 써보게 함으로써 쓰기를 출발하게 한다면 좀 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난 뒤부터는 아이에게 이제는 그 날 있었던 일만 쓸 것이 아니라 “만약 내가 ~이 된다면?”과 같이 상상글이나 관찰글 등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를 시도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랬더니 아이가 그게 좋겠다며 신나해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감을 표현해보고, 경험을 구체화해보고, 그냥 재미있었다가 아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유도해주는 엄마의 말, 그 말이 아이의 쓰기 문해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또 초등학교 글쓰기의 목표는 바른 문장 쓰기가 아니라는 점을 꼭 유념해 두어야겠다. 아이가 쓴 글에서 지나치게 문법적인 요소를 잡아내거나 가르치면 쓰기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글의 형식보다 글 내용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쓰도록 격려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맞춤법에 너무 집중하다가 글을 쓰는 의도나 내용 같은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기는 쓰기를 즐거워하고 자신감을 가져야 할 때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는데도 여전히 맞춤법에 문제가 있다면 체계적인 반복 훈련이 필요하겠지만 초등학교 입학 전, 혹은 저학년의 경우는 조금 여유를 가져도 좋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야겠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소재 찾는 것부터 내용 정리, 쓰기까지 모든 것을 맡기지 않도록 한다. 아이의 쓸거리를 풍부하게 하는 것은 동기부여가 되는 엄마의 말,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내는 엄마의 말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 261p

 

 

“글이든 그림이든 일단 해볼까?”

처음에는 아이에게 편하게 무엇이든 쓸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글감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 완성된 문장이나 글보다는 어떤 내용이든 편하게 써보도록 하는 것이다. 친구들과 대화한 내용, 아이들이 즐겨 말하는 내용도 좋다. 하고 싶은 일이나 게임 용어, 좋아하는 가수 이야기라고 상관없다. 글 쓰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면 처음에는 그림을 그리게 해도 좋다. 아이가 노트를 펴고 집중하는 시간, 편하게 뭔가를 끄적이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 267p

 

 

 




 

 

 

 

  이처럼 『30일 완성 초등 문해력의 기적』을 읽다보면 초등 문해력 발달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보다 엄마의 대화법에 달려있음을 확실히 깨닫게 된다. 그 어떤 좋은 플랜이 있어도 엄마의 사소한 말 한 마디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다. 내 아이를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은 부모들, 분명 읽기는 잘 하는데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곤란함을 겪는 아이를 둔 부모들, 사교육에 의지하고 엄마표 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많은 부모들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 드린다. 이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아이의 부모로서 나 역시 이 책을 한 번 읽고 책장 꽂아만 둘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들여다보면서 실천해보기로 다짐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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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행동하는 사람의 힘
이미소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지역 상생과 공유를 실천하는 청년 사업가의 성공 스토리!

타인의 상상에 기대지 않고 내가 꿈꾸는 세상을 열어 보일 수 있는 삶, 그 안에 성공이 있다!

 

 

 

 

  이게 감자야, 빵이야? 백화점의 한 팝업스토어 앞에서 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빵 모양이나 포장이 영락없이 감자와 흡사해서 나는 “이게 빵이라고?” 하고 되묻기까지 했다. 다양한 식재료와 독특한 콘셉트를 활용한 음식 상품이 워낙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요즘이라지만, 그 중에서도 춘천 감자빵은 단숨에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아니다 다를까, 팝업 스토어 매대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웃거리며 줄지어 서 있었다.

 

 

 

골칫덩이 감자를 성공의 기회로, 문제를 기회로 바꾼 청년 농업인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는 바로 이 감자빵을 춘천의 명소와 명물로 만들기까지 ‘감자빵 성공 스토리’의 모든 것을 담은 이미소 대표의 책이다. 무려 20대에 감자 농사에 매진해 춘천의 명소인 카페 ‘감자밭’을 세우고, 여기에 이색적인 감자빵을 개발해 전국적으로 유명한 먹거리 명물로 만들어낸 그녀의 성공 노하우가 궁금해진다.

 

 

 

  감자빵 성공의 탄생 스토리는 감자 농사를 지으셨던 아버지의 전화 한 통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수확한 감자를 전부 묻어야 할 것 같아. 네가 와서 한번 팔아보면 어떨까?” 강남의 한 IT회사에 어렵게 입사한 지 겨우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아버지는 그녀에게 무리한 부탁을 해오셨다. 적어도 3년은 꾹 참고 다니면서 배운 만큼 도움을 드리고 나오라던 아버지가 갑자기 아쉬운 소리를 하다니, 오죽하면 그랬을까 아버지의 고단함이 눈에 밟혀 결국 그녀는 퇴사를 결심했다. 그렇게 26살의 나이에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춘천으로 내려온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충격적이었다. 돈으로 따지면 1억이 웃도는 금액으로, 팔지도 못하고 묻어야 하게 생긴 감자가 무려 30톤에 이르렀던 것이다.

 

 

 

  평소 식량 주권, 감자의 보존과 존중을 위해서 다양한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그녀의 아버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급된 감자 종자인 수미 감자의 아성에 밀려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았다. 그해 감자 값은 20킬로그램 한 상자에 2만 7,000원이었지만 아버지의 감자는 한 상자에 1만 3,000원에 낙찰 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4만 평에 달하는 땅을 임대해서 농사를 지으셨던 아버지로서는 수확한 농작물을 판매하지 못했을 때 몇 억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애당초 말이 안 되는 사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돈이 되지 않는 골칫덩어리 감자라니. 왜 온 가족이 고생하며 이 일에 매달려야 하는 것인가. 그녀로서는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돈보다는 자국의 종자 다양성 확보라는 대의와 신념을 굽히지 않으셨던 아버지의 꿈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그녀는 닫혀 있었던 마음을 활짝 열고 감자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청양에서 고추 농사를 짓지만, 수십억 원의 종자 사용료를 몬샌토에 내고 있다. 또한 시금치 종자 사용료는 덴마크에, 대파 종자 사용료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키위 종자 사용료는 뉴질랜드에 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국민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밥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는 우리 땅에서 나지만, 종자 양육에 대한 사용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IMF 시절, 국내 대형 종자회사들은 해외에 매각되었고, 현재 우리나라 종자 시장의 반 이상은 외국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슬프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 32p

 

 

미국의 유명한 작가이자 스탠퍼드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인 짐 콜린스는 말했다.

“유능한 경영인은 결정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절대 미루지 않는다. 실패한 결정 열 개 중 여덟 개는 판단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제때 결정을 못 했기 때문이다.”

내가 20대에 한 회사의 대표가 되고, 회사를 성장시키고, 하고 싶은 일을 일찍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그저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좀 더 빠르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 47p

 

 

 



 

 

 

 

  감자하면 수미감자가 마치 화폐처럼 절대적 가치를 갖게 된 지금, 이미소 대표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수확량과 편의성을 추구하다 사장된 다양한 품종들을 다시 가지고 오는 것을 제1 목표로 삼았다. 무늬만 유기농이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된 상생 농업을 실천하고, 나아가 농작물이 자라는 공간인 밭처럼 농촌에 살고 싶은 사람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렇게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단한 과정을 겪어 내면서 더 크게 깨달은 사실은, 감자를 생산하고 원물을 보급하면서 농사를 지어서 가락시장에 내놓는 것이 21세기 농부의 역할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고객들과 소통하고, 플랫폼을 구축하고, 농산물을 가공해서 소비자를 만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농업을 구현하는 길이었다. 그러려면 감자로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를 만들어야 했는데, 이것이 지금의 감자밭의 시발점이 된 핑크세레스였다. 이때 그녀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미래를 함께할 팀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연 매출 100억이라는 감자빵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큰돈을 버는 것보다 긍정적 순환구조를 만들어 사업을 지속하고,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우수한 품종을 널리 보급하고자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소비가 일어나야 했다. 수확한 작물에 대한 소비가 있어야 농민들이 안심하고 작물을 심을 수 있고, 안정적인 시장이 구축되며, 농업이 유지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농사만 짓고 가락시장에 물건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은 힘들지만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비투시(Business to Consumer, B to C)로 차별화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56p

 

 

우리 배에 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자신에 관해 탐구하는 자세다. 지금 해답을 찾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찾을 사람, 나만이 디자인할 수 있는 삶을 탐구할 계획이 있고, 자신이 타려고 하는 배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고, 그 배에 타서 자신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계획하고, 그 계획을 실현할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 101p

 

 

 

  이처럼 책 속에는 20대 청년이었던 이미소 대표가 100억대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를 완성시키기까지 온갖 우여곡절이 담겨 있다. 그럴 듯한 이상과 막연한 기대로 포장된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점검과 반성이 녹아 있다. 때문에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어떻게 일해야 할지 하나씩 원칙을 세워나가며 자신들만의 비전과 목표, 회사의 꿈과 룰을 세워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철저하고 소름끼치게 공부하자. 성장이 곧 힘이다’ ‘6개월 전의 정답이 지금은 아닐 수 있다. 시간, 환경 등의 조건이 변함에 따라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함으로써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하려하는 자세를 보이는 모습이 눈에 띈다. 특히 ‘타인의 상상 속에서 살지 말고, 나 자신의 상상 속에서 살자’며 우리의 상상 속에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기를 꿈꾸고, 늘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나가려는 모습은 젊은 경영자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자기만의 성공을 정의해야 한다. 추상적으로 그저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성공을 정의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가장 행복한지, 어떻게 살아야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어떤 것을 통해 내가 이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등 내가 근본적으로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이상을 가진 사람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 166p

 

 

“막연히 원하는 걸 실제로 해보면,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닌 경우가 많아. 이건 네가 경험해야 알 수 있는 것들이야. 경험하다 보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돼. 가짜 긍정이 아니라 진짜 긍정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지. 매장을 운영하고 싶다면 오퍼레이션부터 운영, 기획까지 전방위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해. 기본적인 것부터 경험해보는 게 좋을 거야.” / 184p

 

 

 




 

 

 

 

  그녀는 용감한 선택의 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회고한다.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힘들더라도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분명한 의견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럴 수도 있지’가 아니라 ‘왜 그럴까?’를 늘 생각하고, 모든 문제를 중립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판단하며 과감하기를 선택했다고. 그 선택이 옳든 그르든, 책임지는 삶을 살다보면 그 과정에서 분명히 자신을 더 잘 알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어떤 삶을 원하는지 고민해 답을 찾고,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 그리고 이런 삶의 방식을 좋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그녀의 마인드를 나 역시 배우고 응원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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