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 잡는 아이 밥상 - <유아식판식> 봉봉날다의 밥 잘 먹는 아이 만드는 특급 노하우!
김주연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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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안 먹는 우리 아이 편식하지 않고 잘 먹는 아이로 거듭나는 비법!

가족의 밥 먹는 풍경을 달라지게 만들어줄 공감 육아 요리서!

 

 

   나는 오늘도 3살 된 아들에게 "요리 못 하는 엄마라서 미안하다!"를 속으로 외치고 있는 초보 엄마다. 부끄럽게도 결혼 전에 된장찌개 한번 제대로 끓여보지 못한 채로 시집을 왔지만, 타박하지 않고 해주는 것 먹고 알아서 밖에서 해결하고 와주는 신랑 덕분에 부족한 요리 실력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이유식에 들어갈 시기가 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아이마저 대충 먹일 수는 없는 노릇인 까닭이었다. 그때부터 여러 책을 뒤적이고 인터넷으로 레시피를 찾아가며 손수 육수를 내고 매번 다른 재료들을 넣어서 정성껏 만들어 먹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요리 실력도 미약하게나마 느는 듯했다.

 

 

 

   문제는 유아식에 들어가면서 시작되었는데, 이유식 때 워낙 다양한 재료를 접해본 까닭에 특별히 거부감 없이 잘 먹던 아이가 두 돌 무렵부터 이맛살을 찌푸리며 반찬을 뱉어내거나 적당히 먹었다 싶으면 일부를 남긴 채로 식탁 의자에서 내려오려 떼를 쓰는 것이었다. 더욱 억울한 것은 어린이집에서는 밥을 두 그릇 이상 먹고 김치에 깍두기에 있는 것 없는 것 다 잘 먹는다는 점이었다. 결국 내가 해준 반찬이 맛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괜한 자괴감에 그때부터 내가 잘 하지 못하거나 하기 어려운 반찬들은 반찬가게에서 사오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재료들 위주의 식단을 챙기기 시작했다. 집에서 못 먹어 본 반찬들은 어린이집에서나 외식할 때 먹이면 되겠지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때문에 아이가 밥상을 거부하는 일은 사라졌지만 나는 계속 이런 식으로 해도 되는 걸까 한편으로 걱정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뭔가 변화를 찾아야만 할 것 같았다.

 

 

 

 

 

 

   네이버 커뮤니티 맘스홀릭베이비에서 '봉봉날다 엄마일기'를 연재하며 엄마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저자의 <편식 잡는 아이 밥상>이란 책이 눈에 띄었다. 대한민국의 엄마들이라면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한 대표 육아 커뮤니티에서 연재를 한 데다 다수의 육아서를 출간한 경험까지 있으니 우리 아이의 편식 잡는 습관을 들이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매일 같이 끝이 보이지 않을 밥상 전쟁을 치르고 있을 대한민국의 모든 엄마들의 사정을 공감하듯, 위로하듯 편식이 심했던 아이와의 사정을 진솔하게 써나감과 동시에 편식하지 않는 아이로 거듭나게 하는 노하우를 전수한다.

 

 

 

부모가 변하지 않으면 아이도 바뀌지 않는다

 

 

   우리 아이가 편식을 하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지독하게도 먹지 않으려 하는 아이에게 안 해본 것 없이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고 굶겨도 보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입이 짧고 먹는 것에 욕심이 없는 아이에겐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아이가 잘 먹지 않는 모습이 자신과 남편을 꼭 닮아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밥 안 먹고 편식하는 여자와 밥 안 먹고 군것질하는 남자가 만나 아이를 낳았으니 아이 역시 밥을 거부하고 심한 편식을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부모가 변하지 않으면 아이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셈이다. 일단 부부가 함께 식습관을 바꾸고, 아이에게 좋은 음식을 해주려고 노력하기보다 안 좋은 음식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일을 우선으로 삼았다. 그러면서 내 아이를 자세히 관찰하여 먹지 않는 방법과 이유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주변의 말들이나 잠깐 편하고 싶은 마음에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소신을 지키는 단호함으로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에게 좋은 음식을 해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안 좋은 음식들을 하나씩 제거해주는 게 우선이다. 어릴 때부터 건강하지 못한 음식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그 노출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 바로 부모로부터 시작된다. 잠깐 편하고 싶은 마음에 부모 스스로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게 되면 그 후에 감당해야 하는 결과는 생각 이상으로 크고 힘들지도 모른다. / 25p

 

 

 

   아이가 편식을 하는 원인으로 저자는 아이의 기질에 따른 다양한 유형을 언급한다. 섬세하고 예민하여 까다로운 기질을 가진 아이, 강압적인 식사 분위기가 힘겨운 아이, 모유나 우유의 의존도가 높은 아이, 심리적 혹은 건강상의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 등 여러 유형에 따라 대처하는 법도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 중 까다로운 기질을 가진 아이에게는 반드시 억지로 먹이지 않을 것을 권한다.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아이 입에 억지로 넣는 순간 아이의 섬세한 감각 기관이 들고 일어나 강하게 거부하려 들 것이고 이것이 오랫동안 아이의 기억에 남아 아예 음식을 멀리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먹고 싶은 건 먹고, 먹기 싫은 건 먹지 않을 기본 권리가 내 아이에게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강압적인 분위기가 힘겨운 아이의 경우에는 우리 집 식사 분위기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잘 먹는 것보다, 편식하지 않는 것보다, 즐거운 식사가 기본이며 '집밥'에 대한 행복하고 따뜻한 기억이 아이의 식습관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억지로 먹이는 일이다. 오감이 발달하고 섬세한 아이일수록 억지로 입안에 들어온 음식에 대한 불쾌감이 오래 남으며, 심할 경우 그 음식과 영영 이별하는 사태까지 갈 수도 있다. 그러니까 억지로 입안에 들어온 음식에 대한 단 한 번의 경험으로 그 음식만 보면 괴로운 감정을 떠올리며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모든 감각이 그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단단히 기억한다. / 34p

 

 

'일단 먹고 뱉기'는 아이가 맛의 즐거움을 서서히 알아가는 좋은 계기가 되어주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의 즐거움을 알고, 그 음식을 또 먹고 싶어 하기도 했다. 물론 뱉거나 빼놓았던 음식을 영영 포기한 건 아니었다. 일단 음식을 골라내고 나면 아이가 먹기 힘들어 하는 음식이 뭔지, 어떤 조리법을 싫어하는지를 자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 음식은 아이가 좋아하는 형태로 바꿔서 조리해 재도전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안 먹던 음식을 제법 잘 먹게 되기도 하는 기적이 따라와 주었다.

아이에게 스스로 싫은 음식을 골라내거나 뱉어낼 수 있는 자유를 줘보자. 그다음 엄마는 골라놓은 그 음식을 더욱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된다. / 53p

 

 

 

   책에는 편식을 잡기 위한 9가지 방법이 수록되어 있는데 외식과 간식 줄이기, 냉장고 정리하기, 매일 다른 재료로 색다른 요리에 도전해보기, 유아식판식 하기, 안 먹는 재료, 하루 한 번 구경시켜주기, 오감놀이&요리놀이 하기, 부부간의 대화와 합의를 통해 우리 집 식문화 함께 개선하기, 직접 채소를 키워보기, 놀면서 즐겁게 밥 먹는 법을 순차적으로 설명한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마트에 가서 아이가 직접 자신이 먹을 예쁜 식판을 고르게 하고, 그날 요리할 재료를 아이와 함께 골라보는 방법이었다. 또 아이가 직접 식재료를 다듬어보고 오감놀이 등 친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함으로써 그것이 음식이 되어 자신의 밥상 위로 올라오는 과정을 참여할 수 있게 해보라는 저자의 조언은 꼭 실천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책을 읽은 후, 나는 아들이 어린이집을 하원 하는 길에 함께 마트에 들러 애호박을 직접 고르게 하고, 계산도 한 뒤 집에 돌아와서는 유아용 앞치마를 매고 케이크 자를 때 쓰는 칼을 이용해 잘라보게 해보았다. 아들은 신이 나서 끝까지 본인이 직접 자르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고 책의 뒷편에 수록된 '편식 잡는 아이 반찬 레시피' 중 새우젓호박볶음을 함께 만들어보았다. 불 앞은 위험해서 멀찍이 떨어져있게 했는데 그 사이 어린이집에서 사용한 식판을 자신이 설거지하겠다고 나서는 기특한 모습을 보였을 뿐더러, 그날 밥상에 올려준 새우젓호박볶음을 다 먹었다. 평소에는 흐물거리는 호박의 느낌이 싫어서 뱉어내곤 했는데, 이날은 맛있다고 이야기하며 즐겁게 먹어주었다. 이 사소한 경험 하나가 아이를 변화시켰다고 생각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식판 한 칸은 무조건 '도전의 칸'으로 정했다. 아이가 절대로 먹지 않는 반찬을 올리는 칸이다. 산나물, 마늘종, 미나리무침, 연근조림, 우엉 등 아이의 거부가 심한 반찬들을 올렸다. 처음에 아이는 그쪽에는 젓가락도 대지 않았다. "나 이거 안 먹는데 왜 줬어?"라고 따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너그럽게 말했다. "어, 식판 칸이 남아서 준거야. 먹기 싫으면 그냥 구경만 해도 돼." 아이는 정말 구경만 하고 끝냈다. 나도 괜찮았다. 어차피 구경하라고 올린 반찬이니까…(중략)… '싫어하는 음식 매일 구경하기'를 바녹하다 보면 강한 거부감도 어느 순간 익숙함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 78p

 

 

 

   끝으로 저자는 밥상 위에서 "뱉지 마", "밥 안 먹으면 버릴 거야", "밥 먹고 나면 맛있는 사탕 줄게"와 같은 말들은 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특히 밥을 안 먹으면 버린다는 식의 협박은 언젠가 아이 스스로 먹기 싫은 밥은 버려도 된다고 여기게 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밥을 먹고 나서 아이가 좋아하는 군것질을 주겠다는 약속은 부모 스스로가 달콤한 군것질이 아이의 목표 대상이 되게 하는 것이며, 이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는 셈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요즘, 밥을 먹을 때에도 아이에게 영상을 틀어주고 밥을 먹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단호하게 영상물과 스마트 기기를 끊고 식사의 즐거움만 느끼게 해주기를 조언한다. 어쩌면 이 모든 게 잠시 부모가 편하자고 하는 행동들인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오히려 아이의 습관을 망치고 부모의 고민만 더욱 지연시키는 결과가 될 것임을 유념해야겠다.

 

 

 

 

 

 

   <편식 잡는 아이 밥상>은 오늘도 매일같이 밥상 앞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좋은 처방전 같은 책이었다. 더불어 만들어보기 쉽고 맛좋은 반찬 레시피도 수록되어 있어 이를 참고해 아이 식단을 보다 다채롭게 구성해볼 수 있는 것 또한 좋았다. 어쩌면 알고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 더욱 많았던 만큼 내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꾸준하게 아이의 편식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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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셀프 트래블 - 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2
박정은.장은주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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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있는 해외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유럽으로 떠나고 싶다면

이 책 한 권으로 여행 준비 끝! 

 

 

 

   유럽 여행이라면 대개 서유럽을 중심으로 생각하곤 했던 탓일까. 기껏해야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체코만이 나에게는 가장 선명한 동유럽의 이미지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만큼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덜 친숙한 나라들이 상당 부분 속해 있는 지역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유럽은 서유럽과는 또 다른 낭만과 여유, 비슷한 듯 저마다 다른 색채감과 상처를 딛고 긍지로 일어선 유구한 역사를 지닌 신비로운 여행지를 가득 품고 있어 뜻밖의 놀라움을 선사하는 곳이기도 하다. 예술가들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문화예술의 가치와 아름다운 건축물과 천혜의 자연 환경이 주는 선물까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이 미지의 세계에 얼마나 다채로운 매력들이 숨어 있을까. 이를 발견하는 재미로 푹 빠져들게 할 <동유럽 셀프트래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셀프트래블 시리즈의 '동유럽' 편에서는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에 이르는 동유럽 주요 나라들을 소개하며 자유여행을 위한 맞춤 가이드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로 떠나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역사 및 각종 지역 정보들, 공휴일과 축제를 비롯하여 한국 대사관과 출입국 정보, 추천 음식과 같은 알짜 정보들이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으니 유용하다.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동선과 합리적인 비용을 고려해 만든 추천 루트, 동유럽에서 꼭 놓치지 말아야 할 6대 자연, 동유럽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각종 나라 명물들, 그 어디를 가도 후회하지 않을 유네스코 핫 스폿,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동유럽 최고의 뷰포인트,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줄 음식과 빵, 디저트, 술에 이어 멋진 쇼핑 아이템까지, 여러 동유럽 국가의 엄선된 정보들을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으니 도움을 톡톡히 얻을 수 있을 듯하다.

 

 

 

 

 

 

낭만과 자긍의 역사를 지닌 다채로운 동유럽의 매력 속으로

 

 

   체코는 <동유럽 셀프트래블>에서 가장 첫 번째로 소개된 나라다. 오늘날 로맨틱을 꿈꾸는 여행자들에겐 '동유럽의 파리'라 불릴 만큼 꿈의 여행지로 불리며 중부 유럽 최대의 관광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체코하면 프라하를 빼놓을 수 없는데, 서유럽에 비해 저렴한 물가에 아름다운 구시가지와 수준 높은 음악 공연, 그리고 다양한 맥주까지 즐길 수 있어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체코의 대표 축제로 손꼽히는 맥주 축제가 5월에 열리며 이때 150여 개의 맥주 브랜드가 참가한다고 하니 때에 맞춰서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프라하의 볼거리는 크게 구시청사, 시계탑이 있는 구시가지와 프라하 성 주변, 이 외의 지역으로 나뉘는데 하이라이트는 프라하의 야경이라고 하니 이 역시 놓치지 말아야겠다. 무엇보다 프라하의 상징이라 불리는 프라하 성은 꼭 시간을 내어서 관람해볼 것을 권하며, 마리오네트 공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하는 것 또한 잊지 말 것을 추천한다.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예술의 도시, 빈(Wien)

'비엔나'라는 영어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욱 익숙한 도시다. 오스트리아는 유로존인 서유럽에 속하지만 빈은 오스트리아 영토의 동쪽 끝부분에 있어 동유럽과 더 가깝다. 따라서 오랜 시간 빈은 서유럽과 동유럽을 연결 짓는 가교 역할을 해왔으며, 자연스레 정치·경제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뿐만 아니라 빈은 유럽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본거지였던 덕에 음악과 미술, 과학, 건축 등의 다양한 문화가 융성했다. / 116p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터전으로 많은 문화유산과 대자연의 아름다운 풍경, 위대한 예술의 성지로 즐기고 느낄 것이 무궁무진한 나라다. 특히 '비엔나'라는 영어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욱 익숙한 도시 빈은 프랑스 파리 못지않게 음악과 미술, 과학, 건축 등 다양한 문화가 융성하여 문화예술의 도시로 발전했는데, 도나우강의 아늑함과 청령하게 펼쳐진 숲을 통해 도시의 활기는 물론, 세계 주요 국제기구들이 들어서있어 무게감까지 느낄 수 있다. 특히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열린 빈의 상징 성 슈테판 대성당과 합스부르크 왕가의 궁전인 빈 궁전, 유럽 3대 미술관 중에 하나인 미술사 박물관, 베르사유 궁전을 연상시키는 쇤브룬 궁전은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빈 못지 않게 모차르트의 도시이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 유명한 잘츠부르크, 알프스의 맑은 물과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인스브루크에서는 스위스보다 저렴한 비용에 스키와 패러글라이딩 등 레포츠를 즐길 수 있으니, 오스트리아는 여행 컨셉을 고려해 다양한 루트 선택이 가능한 매력적인 여행지임이 분명하다.

 

 

 

다뉴브 강가의 낭만 도시, 부다페스트(Budapest)

부다페스트는 '다뉴브 강의 진주'라는 별명을 가졌다. 다뉴브 강가에서 보는 야경은 볼거리가 지천인 유럽 내에서도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데, 이를 인정받아 부다페스트는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중략)...왕족과 귀족, 부호들이 살전 부다 지구는 문화적인 요충지가 되었고, 서민들의 터전이었던 페스트 지구는 경제적으로 발달된 상업지구가 되었다. 다뉴브 강이 빚어내는 수려한 야경과 심신이 지친 이들을 위로해주는 온천 등으로 물의 축복을 받은 도시 부다페스트는 그 누구에게라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도시이다. / 202p

 

 

 

   헝가리는 1,000여 개에 육박하는 온천 인프라가 뛰어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한 곳으로 관광과 휴양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여행자들에겐 더없이 매력적인 나라일 듯하다. 다뉴브강의 진주라 불리는 부다페스트는 볼거리, 놀거리가 워낙 많아 계획을 잘 짜 알차게 즐길 것을 권하는데, 화려한 외관과 웅장한 규모로 부다페스트 최고의 명소인 부다 왕궁, 부다페스트 야경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세체니 다리, 부다 왕궁과 페스트 지구까지 한번에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곳 겔레르트 언덕, 독일 나치와 소련의 요새로 치욕의 역사가 담겨 있지만 이제는 대표 관광 명소가 되어버린 치타델라 요새, 역대 헝가리 왕과 지도자 88명의 동상이 도열해 헝가리 민족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국회의사당, CNN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시장 중앙시장은 빼놓지 않고 들러보는 게 좋겠다. 나치와 공산주의자들에게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며, 당시의 실상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구성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기 위해 세운 박물관, 테러 하우스는 여러 SNS에도 자주 올라오는 헝가리 여행의 또 다른 상징점이 되고 있으니 가보길 권한다.

 

 

 

   크로아티아는 유럽인들에게 있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여행지 중에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꽃보다 누나' 촬영지로 주목받으며 한국여행자들의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7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한 곳으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이곳은 특히, 요정들의 호수라 불릴 만큼 신비롭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 공원과 아드리아 해의 빛나는 보석이라 불리는 두브로브니크가 유독 인상적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통해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슬로베니아는 18세기 프랑스군에 점령되었을 때는 무기고로, 오스트리아 제국에 의해 점령되었을 때는 감옥으로 사용되었다가 현재는 류블랴나의 관광명소와 뷰포인트가 된 류블랴나 성, 사람의 얼굴과 비슷한 인간 물고기인 프로테우스를 볼 수 있는 포스토이나 동굴 공원이 시선을 끈다.

 

 

 

   폴란드는 나치의 대량학살이 벌어진 가슴 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지만, 전후의 폐허 속에서 도시를 완벽히 되살려낸 강한 의지와 애국심을 지닌 나라다. 특히 수도인 바르샤바는 도시 전체의 80%가 파괴되었음에도 벽돌 한 장까지 복원해내려는 시민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해냈다고 한다. 도시의 수호신이자 마스코트인 인어의 전설도 흥미롭다. 폴란드인의 자부심인 마리 퀴리, 쇼팽과 관련된 명소가 특히 인상적이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독일어 아우슈비츠로 익히 알려진 오슈비엥침이 아닐까. 수많은 유대인과 반 나치 인사들이 집단 학살된 수용소로 세계 현대사에서 가장 강렬한 비극을 남긴 현장이니 씁쓸하지만 인류가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할 가르침이 있는 곳인 만큼 꼭 들려봄이 좋을 듯하다.

 

 

 

   로마 제국의 속주로 '로마인의 나라'에서 이름이 유래된 루마니아는 비록 우리에겐 친숙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순박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마음속에 들어오는 나라라고 한다. 애석하게도 루마니아를 대표하는 인물로 악마 차우셰스쿠를 떠올리게 되는데, 미국 펜타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건물인 인민 궁전은 북한을 수차례 방문했던 차우셰스쿠가 김일성 주석궁에 모티브를 얻어 이를 건설했다고 한다. 그는 독재 정권의 상징이라고 할 만한 이 건물을 짓기 위해 주변에 있던 1만 호의 주택을 강제 철거해 시민들이 거리로 나앉게 했으며, 약 2만 5천 명의 인부들이 5년 동안 24시간 내내 무보수로 공사에 투입되었음은 물론, 각종 화려한 부자재들을 이곳에 모두 쏟아 부어 국민들의 삶을 굶주리게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규모는 거대하지만 건축미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인데 철학이 없는 모방이란 이렇듯 공허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어 씁쓸함을 남긴다.

 

 

 

   불가리아는 동유럽 여행의 시작점과 끝점이 되기에 좋은 여행지로 동유럽 특유의 공산권 분위기를 지니고 있음과 동시에 요구르트를 물처럼 마시는 목가적인 이미지, 장수 국가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흥미로운 나라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녹지비율을 자랑하는 자연 친화적인 도시이자 역사가 긴 수도 중 하나로 꼽히는 소피아,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자 미술관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플로브디프, 불가리아 민족정신의 중심지 벨리코 투르노보를 중심으로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이 키릴 문자인데, 우리나라에는 한글이 있듯 이들에겐 키릴 문자의 창제가 큰 자부심으로 작용하고 있어 여행을 하다 보면 낯선 키릴 문자가 원망스러울 수 있지만 불가리아의 가장 강력하고 소중한 유산이니 너그럽게 생각하자는 저자의 말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워낙 동유럽 국가들에 대해 무지했던 탓일까. 각 국가마다 이에 얽힌 다양한 정보들이 워낙 흥미로워 앞에서 나도 모르게 장황히 설명하고 말았지만, 여행 가이드북인 만큼 여행자들을 위해 세심하고도 알차게 수록한 또 다른 정보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의 주요 도시들로 들어가는 방법들을 교통편에 따라 상세히 설명해놓은 것과 더불어 숙소, 추천 음식점, 명소들마다 주소, 오픈과 마감 시간, 가격, 전화번호, 웹 주소, 와이파이 제공 여부까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끝으로 스페셜 가이드 편에서는 여행 준비 시 필요한 여권과 비자 발급, 항공권 구입, 철도 패스, 환전, 짐 꾸리는 노하우 등 알아두면 좋을 사전 정보까지 얻을 수 있으니 동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는 이 책 한 권으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그간 셀프트래블 시리즈를 통해 가고 싶은 해외여행지로 스페인을 단연 1순위로 꼽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헝가리라는 나라에 매료되어 아무래도 순위를 바꿔야 할 것 같다.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헝가리로의 여행을 꼭 계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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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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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품은 수많은 수수께끼를 이 책 한 권으로 느낀다,

육체와 지성, 개인과 사회 그리고 시대를 담아낸 보기 드문 수작!

 

 

 

   무려 9년 만에 다시 한번 같은 작품을 손에 집어 들었다. 친구가 빌려간 뒤로 돌려주지 않은 책들 중 유독 다시 책을 사서라도 갖고 싶은 작품이었고, 이는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계기로 다시 나의 손으로 돌아왔다. 노희경 원작의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마지막 편에서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아내와의 이별을 준비하며 남편 역 유동근이 그녀에게 책 하나를 읽어주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바로 그 책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영화 ‘더 리더’의 원작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였던 것이다.

 

 

 

- tvn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해가 길어지기 시작했을 때 나는 황혼 속에서 그녀와 함께 침대에 머물고 싶어서 더 오랫동안 책을 읽었다. 그녀가 내 몸 위에서 잠이 들고, 마당의 톱질 소리도 잠들고, 지빠귀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그리고 부엌에 있는 물건들의 색깔 중에서 약간 밝거나 약간 어두운 잿빛 색조만이 남게 될 때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다. / 60p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는 서로 바라보았다. 이미 벨이 두 번이나 울린 상태였다. 다른 여자들은 벌써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없었다. 그녀의 두 눈은 다시 나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나는 그녀를 두 팔로 안았다. 그러나 그녀의 감촉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잘 가, 꼬마야."

"당신도 잘 있어요." / 249p

 

 

 

   아내와 보낼 마지막 시간에, 그 슬픈 이별 앞에서 들려준 책이 어째서 이 책이어야 했는지 되짚어 생각해본 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이 책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중년 부부가 담담하게 이별을 맞이하는 장면에 쓰일 수 있을 만한 작품이었던가. 그도 그럴 것이 15세 소년과 36세 여인의 사랑이라는 충격적인 소재와 나치의 시대사를 병치한 독일 문학 특유의 이미지와 감각만이 내게 남아있던 까닭이었다. 그래서 나는 <책 읽어주는 남자>를 다시 읽을 수밖에 없었고, 지난 과거에 내가 읽었던 게 맞는지 기억이 무색할 만큼 이 작품의 놀라운 깊이에 새삼 감동하면서 또 한번 매료되고 말았다.

 

 

 

내가 책을 읽어주는 것은 그녀에게 이야기하는

그리고 그녀와 이야기하는 내 나름의 방식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독일의 어느 한 도시에서 심한 황달로 인해 몸이 허약해진 열다섯 살의 한 소년이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구토를 하기 시작한다. 그때 소년을 향해 "꼬마야"라고 부르며 한 여인이 그를 도와주고 집까지 바래다주는데, 그녀가 바로 서른여섯 살의 한나다. 소년 미하엘은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가는 것을 계기로 그녀의 집에 들어서게 되는데, 그녀에게서 은밀하지만 감출 수 없는 욕망을 발견하게 되고 마침내 두 사람은 비밀스럽고도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훗날 그가 말하길, 이때 그녀를 향했던 자신의 열망이 다른 소녀와 연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내내 고집스럽게 따라다니며 헤어 나올 수 없을 만큼 강렬했음을 고백한다. 그 시절, 그를 사로잡은 존재가 단순히 그녀의 육체에만 머물러있던 것은 아닌 듯하다. 그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여인의 우아하고 고혹적인 움직임,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관계라는 경험에서 오는 자신감과 충만함, 주위 친구들과 가족들로부터 인정받으면서도 비밀리에 부정직한 만남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데에서 오는 은밀한 쾌감 따위가 아니었을까. 혹은 한나로부터 "꼬마야"라고 불리면서도 내내 그것을 정정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녀에게서 여성을 뛰어넘어 모성이라는 감성까지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그녀는 자신의 몸의 안쪽으로 들어가 앉아 자신의 몸을 몸 자체에, 그리고 머리가 내리는 어떤 명령에도 방해받지 않는 그 나름의 조용한 리듬에 내맡긴 채 외부 세계를 잊어버린 듯이 보였다. 바로 이와 같은 외부 세계에 대한 망각이 그녀가 스타킹을 신을 때의 모든 태도와 몸놀림에도 깃들어 있었다. 그러나 스타킹을 신을 때의 그녀의 태도는 굼뜨지 않고 오히려 유려하게 우아하고 고혹적이었다. 그것은 젖가슴과 엉덩이와 다리에 대한 유혹이 아니라 몸의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바깥 세상을 잊어버리라는 요구였다. / 25p

 

 

내가 그녀의 집에 올 때 함께 가져온 욕망은 책을 읽어주다보면 사라지고 말았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어느 정도 뚜렷이 드러나도록 또 인물들에게서 생동감이 느껴지도록 작품을 읽으려면 꽤 집중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샤워를 하는 가운데 욕망은 다시 살아났다.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행위 그러고 나서 잠시 같이 누워 있기. 이것은 우리 만남의 의식이 되었다. / 60p

 

 

 

   언제부턴가 만남의 중심에는 '책 읽기'라는 행위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고집스러우리만치 그가 읽어주는 책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그녀가 경청했던 이야기란, 가닿지 못할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동경이자 버거운 일상과 감추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해방구가 아니었을까. 마찬가지로 함께 샤워를 하고, 사랑을 나누고, 황혼 속에서 그녀와 함께 침대에 머물고 싶어서 더 오랫동안 책을 읽었다던 그의 고백처럼 사소하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이 순간 하나하나가 오롯이 행복임을 여기는 것, 문득 그것이 책의 많은 구절 중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서 특별히 선택된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의 만남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갑자기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미하엘로부터 사라져버린 한나와 재회한 것은 꽤 많은 시간이 흘러 어느 법정에서였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게 된 미하엘은 우연히 세미나 참석차 참가한 재판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 여자들을 이송 중 한 교회에 가두어 모두 불에 타 죽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여자 감시원들 사이에서 그녀를 발견하고 만다. 이때부터 한나가 과거 나치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소설 곳곳에 수수께끼처럼 의문으로 남아있던 한나의 행적에 실마리를 제공하며 기묘한 반전을 끌어낸다. 중요한 것은 미하엘이 그녀에게 느끼게 되는 이중적인 감정이다. 나치 범죄자를 사랑했다는 죄책감과 그녀로부터 한때 버림을 받고, 속임을 당하고 이용당했다는 생각으로 인해 머릿속으로는 유죄판결을 내리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녀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모든 죄를 뒤집어써가면서 그녀가 내린 결정을 이해해줄 수밖에 없는 마음의 교착 상태를 소설은 1인칭 시점이라는 구성을 통해 여실히, 그러나 꽤 담담하게 그려나감으로써 소설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러한 나의 태도는 마치 한 달 한 달 죽지 않고 살아남아 강제수용소 생활에 익숙해져가면서 새로 오는 사람들의 공포심을 무심하게 기록하는 수감자 같았다. 나는 살인과 죽음을 직접 목격했을 때 그런 수감자가 느꼈을 것과 똑같은 마비 상태에 있었다. 살아남는 사람들의 모든 기록은 이러한 마비 상태에 대해서 증언하고 있다. 이러한 마비 상태 속에서 삶의 기능은 최대한도로 축소되고, 사람들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무관심, 무자비하게 되고, 가스 살포와 화장이 일상적인 일이 되는 것이다…(중략)…내가 보기에 피고인들은 여전히 이러한 마비 증세에 사로잡혀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 같아 보였으며 그러한 상태로 거의 화석화되어버린 것 같았다. / 134p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부모에게 느끼는 사랑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할지도 모른다. 당시에 나는 자신들의 부모뿐만 아니라 범행을 저지르고 또 범행을 수수방관하고 외면하고 묵인하고 수용한 모든 세대로부터 자신들을 분리시켜 수치심 자체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수치심으로 인한 고통을 극복한 다른 학생들을 부러워했었다. 하지만 내가 이들 학생들에게서 자주 발견했던 그 의기양양한 독선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어떻게 사람이 죄의식과 수치심을 느끼면서 동시에 그렇게 독선을 과시할 수 있는가? 부모로부터의 그러한 분리는, 부모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결국 부모가 저지른 죄 속으로 어쩔 수 없이 연루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단순한 수사요 잡음이요 소음에 지나지 않았던가? / 215p

 

 

 

 

 

 

   판결문을 낭독하는 동안 끝까지 미하엘을 향해 뒤돌아보지 않은 한나의 뒷모습이 유독 잔상에 남는다.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나치의 비극에 가담한 한나는 분명 유죄다. 하지만 자신이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그 무엇을 위해 자신이 하지 않은 행동까지 기꺼이 떠안으려한 그녀 의연함이 애처롭고, 그녀 역시 사람이기에 한때 사랑했던 그에게로 향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안쓰럽다. 그래서 그녀가 내내 간직하고 있던 그의 사진이, 꼬마야 라고 부르던 나직한 음성이, 잘 가라고 말하는 마지막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성과 사랑, 도덕과 철학, 불운의 시대사를 관통해온 세대의 아픔 등으로 단순화해서 이 책을 설명하기에는 어쩐지 아쉬움이 든다. 그만큼 어느 주제를 중심으로 하느냐에 따라 많은 이야기를 양산해내는 작품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 등장하는 장면 때문인지 다시 읽은 <책 읽어주는 남자>는 강렬한 이미지에만 사로잡혀 읽었던 9년 전의 독서와는 분명 다른 느낌이었다. 훗날 이 책을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특별한 작품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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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자본론 -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지음 / 다산3.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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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이유있는 골목길 경제학에 관한 고찰!

사람과 돈이 모이는 '대한민국 도시 미래'의 해답을 찾다!  

 

 

 

  언제부턴가 SNS의 해시태그를 선점한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니는 일이 낯설지 않다. 카페나 식당, 명소, 가볼 만한 곳을 따로 검색할 것도 없이 특정 시기에 유독 사진과 글이 자주 노출되는 장소가 있다 싶으면 '요즘 여기가 뜨는 곳이래' 라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빈번히 듣게 된다. 그렇게 자주 노출이 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장소들은 대개 남다른 감각의 인테리어와 분위기, 아름다운 비주얼을 자랑하는 음식과 디저트, 희소성이 높다고 느껴지는 이색적인 컨셉과 다채로운 이벤트로 공감각적인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며 고객을 사로잡는다. 이런 핫플레이스들이 특정 장소에 밀집되는 현상과 함께 개성 있는 편집숍과 소규모 공방 및 화방들이 사이사이에 들어서기 시작하면, 그곳이 'OO길', 'OO 거리'라고 불리며 하나의 문화권으로 형성되는 것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발견하곤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만 하더라도 김광석 거리와 앞산 카페 골목, 근대문화거리가 이른바 '핫플레이스의 성지'이자 '거리 문화의 중심지'가 되어 대구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간 백화점과 쇼핑점을 중심으로 한 동성로에 모든 자본과 소비가 집중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다양한 거리 문화의 조성이 반가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곳곳에 정밀한 스토리텔링이 배제된 어설픈 접근으로 일단 분위기만 만들어놓고 보자는 식의 허울뿐인 거리 및 골목길의 조성으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사람과 돈을 모으기 위한 도시의 발전에 거리와 골목 문화 혹은 이들 상권이 미치는 영향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이 시점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과열된 거리 조성을 막고 보다 만족도 높은 거리 문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에 따른 진중한 고찰과 적절한 방안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

 

 

 

 

 

 

미래 도시문화를 선도하는 트랜드 세터, 골목길에 주목하라!  

 

 

   <골목길 자본론>은 도시 고유의 매력을 어떻게 라이프스타일로 발전시키는가에 지역의 미래가 달려 있으며, 특히 골목길이 도시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음을 깨달은 모종린 교수의 지적 통찰이 빛나는 책이다. 그는 예술과 문화 인프라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산업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골목 상권에 주목하며 지금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미래 도시문화를 선도하는 트랜드 세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빈민촌 형성과 아파트 주거 문화의 발전이 골목길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과거와 달리, 2000년대 중반부터 홍대를 중심으로 삼청동, 가로수길, 이태원, 지방 도시에까지 골목 문화가 확산되어 이제는 도심 대로변 상권과 경쟁하는 주요 상권이자 해당 지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문화 기반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게 된 까닭이다.

 

 

 

여유롭게 걸으면서 흥미로운 작은 가게들의 특색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길. 골목의 길이와 동네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를 골목으로 이끄는 매력적인 가게만 있다면 50미터의 짧은 길이라도 우리의 관심과 시간을 독점할 수 있다. 바로 그런 곳이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골목이 아닐까. / 26p

 

 

 

   그런 점에서 <골목길 자본론>은 1장에서 왜 골목길에 사람이 모이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골목길 경제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가이드를 제시한다. 2장에서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다운타운 라이프스타일이 골목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이를 구현한 홍대 문화와 《뉴욕타임스》가 2017년에 꼭 가봐야 할 52개의 장소 중 하나로 주목한 부산을 조명한다. 더불어 일본의 소도시 도야마시가 보여주는 콤팩트시티의 예를 통해 저성장과 고령화 시대로 진입한 우리나라에도 반드시 접목해야 할 사례 중 하나임을 언급한다. 이어 3장에서는 도시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위협하는 듀플리케이션을 막고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조건들을 설명한다. 이를 테면 유동인구를 상권으로 끌어들이는 스타벅스 임팩트나 전통 가옥의 매력을 복원하고자하는 상하이, 전통 보전과 교육을 통해 뚜렷한 역사관과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위대한 작가들을 많이 배출시킨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를 예로 든다.

 

 

 

 

 

 

   4장에서는 골목을 골목답게 만드는 정체성과 문화에 대해 설명한다. 죽도해변을 중심으로 서퍼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한 서핑마을과 성수동의 소셜벤처밸리, 작가의 도시 브루클린이 독립서점을 중심으로 특색 있는 문화를 완성해 성공한 사례를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북카페를 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기에 독립출판사과 독립서점, 지역 문학 공동체가 상생하는 문화가 다채롭게 형성되길 바라는 바이다. 대형 서점이 제공하지 못하는 특별한 체험 제공, 맞춤형 도서 추천, 상품의 다변화, 지역 공동체 구축을 통해 정체성이 뚜렷한 골목 문화가 형성되고 이러한 상권이 도시 문화를 주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독립출판은 이제 시작 단계다. 서점, 출판사, 작가, 소비자를 연결하고, 공동체를 구축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발굴해야만 독립출판이 대규모 상업출판과 경쟁할 만큼 성장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홍대 지역을 중심으로 독립서점과 독립출판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중략)… 과연 홍대가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독립서점과 독립 출판사가 영업하는 장소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의미의 브루클린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작가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 구축이 필요하다. 주민들이 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나누고 독서를 즐기며,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통해 글을 쓰는 작가들이 많은 지역 문학 공동체가 작가의 도시 브루클린을 만들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 219p

 

 

 

 

 

 

느림과 진정성의 미학

 

 

   5장에서는 장인 정신과 기업가 정신이 골목 자본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소개한다. 이는 책의 저자가 여러 장에 걸쳐서 강조하는 것으로, 소상공인 역량 강화보다는 소규모 융자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규제 등 보호 중심의 소상공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를 꼬집으며 인력 양성 체계의 변화를 통한 장인 정신 문화 양성의 중요성을 피력한다. 대표적인 예로 대전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성심당이 단연 눈에 띤다. 단순 베이커리 상점이 아닌 전국 어느 도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음식문화거리를 완성하고, 독립 베이커리 발전과 전문가 양성에 힘을 쓰고 있으며 지역 공헌 사업에까지 앞장 서는 그들의 모습은 탈물질주의 시대가 제시하는 새로운 기업 모델의 이상향이 아닐까 싶다.

 

 

 

 

 

 

   6장에서는 상권 활성화로 인해 임대료가 상승하면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고, 건물주의 요구를 감당할 수 없는 세입자는 가게를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탈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젠트리피케이션에 주목한다. 저자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일부 전문가들이 정부가 나서서 기존 세입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규제 지지자가 원하는 대로 시장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신중하고도 공정한 정부의 접근을 요구하며 공공재 제공의 역할을 보다 더 강조한다. 청년창업 지원 시설, 예술가 작업장과 공연장, 저임대료 주택 등 골목길이 보유한 문화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문화시설 투자, 무엇보다 장인 가게를 키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느림과 진정성의 미학을 담은 골목 문화, 골목 장인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이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골목길 정책을 모색하는 7장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국내 모든 도시의 절실한 과제는 구도심의 재생과 정상화다. 현실적으로 골목상권 활성화 외에는 구도심에 창조인재를 유치하고, 창조산업을 개척할 방도가 없다. 일정 수준의 젠트리피게이션을 동반하지 않는 원도심 재생은 불가능하다. 낙후된 원도심에 필요한 것은 젠트리피케이션을 예방해야 할 질병이 아닌 이 지역을 창조도시로 탈바꿈할 묘약으로 활용하는 실용주의 철학이다. / 305p

 

 

우리의 골목길은 미래 인재와 여행자를 두고 세계의 다른 골목길과 경쟁한다. 계속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골목문화의 생산자인 창조적인 문화예술인과 지역사업가를 불러 모아야 하고, 골목문화의 소비자인 여행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가까운 아시아만 해도 도쿄, 상하이, 홍콩 등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다. 결국 이들 도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골목산업을 보다 개성 있고 품격 있는 문화산업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 387p

 

 

 

   <골목길 자본론>은 인테리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남편으로 인해 평소 관심이 있던 분야여서 더욱 흥미로운 책이었다. 디자인이 도시 문화와 발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었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경제학에 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이 책은 전혀 거부감이 없이 잘 읽혔고, 도시 발전과 문화 경쟁력에 관한 상식을 쌓을 수 있어서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골목상권에 참여하는 주체들에 대한 역량 강화 지원과 공공재 투자를 이끄는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기여하길 바란다는 저자의 마지막 말처럼, 정부와 민관 협력체 모두가 지금의 저성장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혜안을 얻을 수 있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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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스태킹 - 쌓일수록 강해지는 습관 쌓기의 힘
스티브 스콧 지음, 강예진 옮김 / 다산4.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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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실행하면 좋을 습관 쌓기 전략 코칭!

사소하지만 꾸준한 반복이 가져다 줄 삶의 의미있는 변화들!

 

 

 

   어느덧 2017년의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돌이켜 보건데 2017년 초에 세운 나의 목표가 있었다면 바로 '자존감 높이기'였다. 그 방법이란, 세 살 된 아이를 키우면서 그간 놓치고 있었던 개인적인 시간을 마련해 가장 좋아하는 책읽기와 글쓰기를 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운동을 통해 임신과 출산으로 관리하지 못했던 몸을 만드는 것이었다. 첫 번째 목표는 약 100여권에 다다르는 책을 읽고 이에 대한 생각을 써보는 작업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지켜오고 있지만, 두 번째 목표는 여름까지 7킬로그램이 넘는 몸무게를 감량하다가 이사를 계기로 조금씩 무뎌지고 말았다. 결국 절반은 성공하고 절반은 실패한 셈이다. 이제 다시 2018년의 목표를 설정해야 할 때가 왔다. 그런데 또 이와 같은 방식으로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천력이 없이 목표만 달랑 세운다고 실천이 될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습관은 바꾸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다!

 

 

   다양한 자기계발서가 하루에도 수십 권씩 쏟아지고 있지만 <해빗 스태킹>은 거창한 목표 의식을 부추기는 책이 아니라, 사소한 습관을 평생 가는 습관으로 만듦으로써 원하는 목표로 나아가는 '습관 쌓기 전략 코칭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저자는 미국의 떠오르는 습관 블로거이자 자기계발 전문가로 '습관'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무려 40여 권에 달하는 책을 출간했다. 작은 습관만 강조하던 습관 신화를 넘어서 습관 쌓기의 중요성을 통해 미국 자기계발 독자들의 인정을 받아온 그는 <해빗 스태킹>을 통해 작지만 꾸준한 반복으로 길러지는 습관 근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절대 포기가 없는 습관 쌓기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성공은 단지 하나의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매일 똑같은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시간을 투자한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매일매일 반복하라. 그 과정에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실패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여러 해를 거치며 끊임없이 지속하면 결국 성과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바로 성공의 바른 모습이다. 성공은 행운이 아니며 갑자기 찾아오는 사건도 아니다. 그저 매일같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일 뿐이다. / 12p

 

 

 

 

 

 

   <해빗 스태킹>의 저자 스티브 스콧은 '작은 습관'의 힘을 강조한다. 매일 아침 반복하는 작은 습관, 5분이면 되는 아주 사소한 습관들이 쌓이고 쌓임으로써 삶이 더욱 특별해지고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이른바 '누적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실천하는 것이다. 사실 작은 습관이야말로 지키기는 아주 쉽지만, 당장 그 일을 하지 않는다고 문제가 생기지는 않기 때문에 쉽게 잊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에이, 겨우 이 정도 일이야.' 하고 사소하게 여겼던 습관들을 정작 꾸준히 지킨 적이 과연 몇 번이나 있는가, 되짚어보게 된다. 하지만 당장 새로운 습관을 들이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을 하자니 시간이 부족하고 일상에 부담까지 준다면 또다시 허사로 돌아갈 게 뻔하다. 이를 막기 위해 저자는 중요한 다섯 가지 규칙을 언급한다.

 

 

 

1.중요한 작은 습관을 찾는다.(소중한 사람에게 사랑의 메시지 보내기 등)

2.여러 습관을 함께 묶어 일정표에 적어둔다.

3.하루 중에 이 습관을 지킬 시간을 정한다.

4.잊어버리지 않도록 알림 기능을 활용한다.

5.습관을 아주 쉽게 시작할 수 있게 만든다. / 16p

 

 

 

   책은 삶에 중요한 작은 습관을 찾아서 어렵지 않게 일과로 형성하도록 돕기 위해 총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습관 쌓기의 개념과 작은 습관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2장에서는 목표의 중요성과 목표를 세우는 법, 3가지 습관 형식과 목표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3장에서는 인생을 바꾸는 작은 습관을 기억하는 법에 대해 소개하고, 4장에서는 습관 쌓기를 시작하는 방법 즉 습관 목록을 만드는 9가지 법칙과 첫 일과를 형성하는 13단계 과정을 일러준다. 5장에서 11장까지는 무려 127가지에 이르는 습관 실천법을 소개하는데, 커리어와 자산 관리, 건강, 여가 생활, 체계적인 정리 정돈법, 인간관계, 영성에 이르는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12장에서는 일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9가지 습관 목록의 사례를 보여주고,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는 법에 대해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 측정하면 관리할 수 있다!

 

 

   저자가 강조해마지 않는 것은 지속성이다. 습관 쌓기의 가치는 각각의 습관 하나하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습관을 '지키기 쉬운 구조'로 바꿈으로써 끊임없이 반복을 실천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실천을 지속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설명하는데, 이런 사소한 것까지 책에서 언급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긴 하지만 그것조차 간과하고 넘어가기 일쑤인 대다수의 독자들에게 작은 성과의 중요성과 그것을 자동으로 몸에 붙게 함으로써 유발되는 놀라운 변화를 상기시키고자 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자신의 침대를 정돈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아침마다 침대를 정돈한다면 그날의 첫 번째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그러면 작은 자긍심이 생겨서 다음 업무, 그다음 업무 등 계속해서 업무를 완수하는 힘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가지 일을 완수하고 나면, 그날 하루 동안 다른 여러 가지 일을 끝낼 수 있게 된다." / 196p

 

 

나폴리언 힐은 "마음속으로 품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문장을 남겼다. 물론 바라기만 한다고 성공에 이를 수는 없겠지만, 매일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병행하면 창조적 시각화는 아주 강력한 습관이 될 것이다.

1.분위기를 조성한다.

2.목표를 시각화한다.

3.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

4.창조적 시각화를 습관으로 만든다.

5.계속해서 열심히 일한다. / 266p

 

 

 

 

 

 

   만약 이 조차도 어렵게 느껴진다면 '미니 습관'을 들여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아주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일부러 '낮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이는 어렵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을 시작할 때 생기는 저항감을 줄여준다. 또한 하던 것을 마저 더 하자는 다짐을 스스로 하면서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하게 되는 의외의 효과도 얻게 된다. 즉, 미니 습관 통해 실행에 옮기기 쉽고 계속해서 반복하기에도 용이한 목표를 정함으로써 무슨 일이 생겨도 습관 목록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의 몇몇 내용들은 그 내용이 생뚱맞거나 이질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보다 실천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2018년을 맞이할 이 시점에서 새로운 목표와 의지를 다지기에 좋은 참고서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별 것 아닌 일이라며 간과했던 사소한 습관과 나쁜 습관들은 없었는지 되짚어볼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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