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 파타고니아에서 이케아까지, 그린슈머를 사로잡은 브랜드의 플라스틱 인사이트를 배운다
김병규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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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시급한 환경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책!

소리 없는 킬러, 플라스틱이 야기하는 재앙 앞에서 개인과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며칠 전, jtbc 뉴스 밀착카메라에서 충격적인 영상을 하나 보도한 바 있다. 경기도 김포와 인천, 충북 등 전국 곳곳에서 별안간 정체를 알 수 없는 폐기물들이 산처럼 쌓여진 채 방치되어 있는 현장을 취재진들이 추적한 것이다. 근처 공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물차들이 수십 대가 왔다 갔다 하면서 원자재를 공급한다고 속이고는 폐기물을 쌓고 사라졌다고 한다. 이들은 마치 ‘떴다방’ 같은 수법으로 폐기물을 버리고 사라진 것인데, 내용물을 보니 스티로폼과 나일론 등 온갖 플라스틱 종류가 꽉 채워진 채 1년째 방치되어 있었다. 문제는 처리 비용을 고스란히 시민의 세금으로 지불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며, 이에 따른 더 큰 피해는 자연과 우리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리라는 사실이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어디로 가나

 

 

 

  『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인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1950년에 150만 톤에 불과했던 생산량이 2019년에는 3억 7천만 톤으로 무려 250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서도 지금까지 생산된 83억 톤의 플라스틱 가운데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63억 톤에 달한다고 하며, 이 중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9%에 불과하다고 한다. 50억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속에 그대로 남아 있으며 매년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양 역시 무려 800만 톤에 이른다고 한다. 15톤 덤프트럭에 플라스틱 폐기물을 가득 담아서 1분에 한 번씩 바다에 버리는 셈이다. 이 정도 추세라면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더 많아질 거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놀랍게도 한국이 일본, 미국, 네덜란드, 홍콩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의 수입국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일 지경이다.

 

 

 

  전 세계의 환경 단체와 국제기구가 환경 문제와 기후 위기에 따른 심각성을 제기하고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하고 있지만 해마다 증가하는 플라스틱 사용량은 멈출 줄을 모르고 있다. 그렇다면 소리 없는 킬러, 플라스틱이 야기하는 재앙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는 플라스틱 문제에서 기업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업이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환경 문제의 일차적인 원인 제공자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원재료의 생산 과정과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많은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에 해로운 물질을 배출한다. 뿐만 아니라 판매한 제품들은 버려지면 재활용되기보다 대부분 땅에 매립되거나 소각되며, 기업이 사용하는 많은 양의 전기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높이는 주된 요인이다. 무엇보다 기업이 문제 해결 능력에 있어서 그 어떤 개인이나 조직보다 뛰어나다는 점은 더더욱 기업이 환경 오염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이유다. 때문에 저자는 기업이 가진 역량을 총동원한다면 환경 문제는 보다 더 효율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있어서 그 어떤 정부 기관이나 민간단체보다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 특히 소비재 기업이 지닌 마케팅, 디자인, R&D 능력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 마법과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기업의 이윤 증대나 이미지 제고만을 위해 사용되지 않고,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기업이 진실한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앞장선다면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사랑과 선택을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 41p

 

 

식당이나 마트에서 사용하는 식품 포장용 랩도 PVC로 만든다. 하지만 열에 약해 열이 가해지면 환경호르몬인 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가 방출될 위험이 있다. 배달 음식을 먹을 때 랩을 씌운 상태로 뜨거운 음식을 흔들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 49p

 

 

 



 

 

 

 

  책은 플라스틱 사용을 멈출 수 없다면 한번 쓴 플라스틱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무게를 둔다. 이를 ‘플라스틱 순환’이라 일컫는데, 저자는 순환적 플라스틱을 위한 다섯 가지 리사이클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는 상품성이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제품이 플라스틱 순환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제품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고 갖고 싶어 할 정도로 품질과 성능이 뛰어나고, 디자인이 우수하며,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메소드의 세정용품, 이케아의 의자, 플리츠마마의 가방처럼 모두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서 만들지만 환경 보호라는 가치를 내세워 홍보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상품성이 뛰어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제품들이야말로 플라스틱 순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수요성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제품, 즉 많이 생산되고 많이 판매되는 제품에 재활용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세 번째는 전반성이다. 모든 제품과 포장재에서 순환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기술적 장벽과 인식의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숙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P&G의 경우 PP 용기의 폐기물에서 냄새와 불순물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자체 개발해 자신들의 새 용기에 적용하고 있고, 메소드 역시 재활용된 페트를 자신들의 세탁 세제 용기로 사용하기 위해 페트 용기에 담아도 문제가 없는 세제를 개발했다. 그린토이즈의 경우도 BPA나 프탈레이트 같은 건강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깨끗한 재활용 플라스틱만 사용해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전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만 있다면 기술적, 인식의 문제는 극복 가능함을 의미한다.

 

 

 

  리사이클 원칙의 네 번째는 과정성이다. 플라스틱을 제대로 순환하기 위해서는 생산 과정에서부터 자원의 사용을 줄이고 발생하는 부산물을 자체적으로 재활용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적인 염색 기술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파타고니아, 재생 종이로 가구를 제작하는 이케아, 신발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60%나 줄일 수 있는 플라이니트 런닝화를 개발한 나이키 등이 그 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원칙은 자급성이다. 플라스틱 순환의 진정한 의미는 자신이 사용한 플라스틱을 직접 수거해서 새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네스프레소의 경우 사용한 커피 캡슐을 소비자가 집 앞에 놓아두면 직접 수거해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아디다스는 환경 단체 팔리와 협력해 바닷가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수거해서 신발을 만들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기업이 자체적으로 수거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고품질의 재활용 자원을 만드는 데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제 어느 누구도 플라스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만큼, 기업의 노력과 더불어 소비자의 태도 역시 못지않게 중요할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라벨을 분리해서 배출하지 않으면 재활용업체가 라벨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소각하거나 땅에 매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분리배출에 좀 더 신경 쓸 수 있기를 바란다. 또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마치 자신들이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지는 않은지 잘 판단해보고, 친환경제품만이 아니라 상품성이 좋은 재활용품 소비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인 개선부터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환경부는 2020년 2월 24일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 기준’을 고시했는데 이 기준의 핵심은 분리배출 표기에 재활용 등급을 표시하는 것이다. 이제 플라스틱 제품 생산자는 제품의 재활용 용이성을 ‘재활용 최우수’, ‘재활용 우수’, ‘재활용 보통’, ‘재활용 어려움’ 등으로 표시해야 한다. 이는 기업에 제품의 재활용 등급을 명확하게 표시하게 함으로써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의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재활용이 안 되거나 어려운 제품을 재활용품으로 분리배출 되지 못하게 하는 새로운 표기법이다. 그래야만 기업이 용기와 포장재 디자인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한국의 분리배출 표기도 ‘재활용 어려움’보다 ‘재활용되지 않는다’처럼 단호하고 명확하며 자세하게 표기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어야 한다. / 58p

 

 

절취선 방식은 라벨 분리가 쉽고 환경에 해로운 화학성분 접착제가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친환경 라벨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라벨을 분리해서 배출하지 않으면 이 역시 재활용업체가 라벨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소각하거나 땅에 매립하는 경우가 많다. 친환경 라벨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분리해서 버려야 페트병의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 60p

 

 

MZ세대의 소비자들은 진실한 브랜드를 원한다. 기업의 운영 방식과 마케팅이 윤리적이길 바라고, 사회 문제에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 특히 환경 문제에 있어서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이들은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브랜드를 응원하고, 이런 브랜드의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반면 진실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브랜드는 아무리 제품의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해도 등을 돌린다. / 89p

 

 

 

  이 책을 읽는 동안 마트에서 필요한 물건을 살 때마다 플라스틱 용기가 재활용이 되는 제품인지 한 번 더 확인해보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이야말로 유의미한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이왕이면 많은 소비자들이 같은 플라스틱을 쓰더라도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을 선택하려고 노력한다면, 기업 역시 좀 더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으로의 전환에 보다 힘 써 줄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이 개인은 물론 플라스틱 선순환을 위한 기업의 변화에 경종을 울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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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 - 고지마치중학교의 학교개혁 프로젝트
구도 유이치 지음, 정문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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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교의 역할이란 무엇인지 본질적인 질문을 하게 하는 책!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학교 교육의 비전을 제시하다!

 

 

  최근 갑작스레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남편과 나는 8년째 살고 있는 현재의 동네에서 계속 머무를 것인지,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진학할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를 고려해서 안정적으로 초·중·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는 동네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아이를 둔 부모라면 당연한 결정이겠지만 우리는 ‘학교’를 우선순위에 두기로 했다. 학교는 물론이고 학습 환경의 자원이 넉넉한 곳으로 보낼 수 있는 동네에서 일찍 터를 잡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학교가 우리 아이가 다니기에 더 적합한지, 이 학교의 비전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사실 많지 않았다. 그저 학급 수가 얼마나 되는지, 시설은 잘 갖춰져 있는지, 예전에 나와 남편이 나고 자랐던 동네인 만큼 옛 기억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었다. 한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기 이전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사회로 나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장소인 만큼, 비슷비슷한 내용의 홈페이지가 아닌 다양한 정보와 운영방식, 비전 등을 외부에서도 자세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지만 학교의 재량을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득 궁금해진다. 지금, 우리의 학교는 어떤 곳인가 하고. 또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하고.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힘을 기르는 학교가 되기 위해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폐지, 고정담임제 폐지, 숙제 전면 폐지. 믿기지 않지만 기존의 교육 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학교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아이를 보내고 싶은 중학교 1위로 손꼽힌 일본의 고지마치 중학교의 이야기다. 이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자 『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의 저자인 구도 유이치는 학교가 존재해야 할 본래 목적이란 무엇이며 기존의 수많은 학교가 ‘당연’하게 여겨 온 것들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고민한 교육자다. 이 책은 그의 새로운 교육 철학을 반영하여 추진한 학교 개혁의 사례집으로, 일본과 유사한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는 우리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지 않기

상위 목표를 기억하기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교육을 중시하기 / 7p

 

 

 

  학교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저자는 안타깝게도 현재 일본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교육 활동은 ‘사회에 나가서 더 잘 살아가게 하기 위한’ 본래의 목적을 잃은 것 같다고 지적한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활동과 실제 사회 사이의 괴리가 클뿐더러,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수단이 되어야 할 학습지도요령과 교과서가 목적으로 둔갑해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관례에 의해 작동되는 온갖 규정들이 학교를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주요 요소들을 방해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자질’, 다시 말해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사회가 눈부신 속도로 변화하는 지금이야말로 이 같은 교육의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교장이 각오하고 자기 학교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진지하게 추구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학교 관계자들이 그런 관점으로 매일의 교육 활동에 임한다면 학교가 변하고 나아가 사회도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제도들을 재검토하고 더 나은 학교를 만들겠다는 저자의 교육 철학은 학교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증명된다. 이를 테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폐지하고, 고정담임제와 숙제를 폐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모든 학생이 효율적으로 학습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학습 시스템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단원 테스트라는 이례적인 방법을 도입했다고 한다. 단원이 끝나면 테스트 하는 식으로 학습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작은 시험을 쳤고, 연 3회 치르던 실력 테스트를 5회로 늘림으로써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단원 테스트로 확인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그 시기에 바로 복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때 단원 테스트는 재도전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제대로 모르는 부분을 하나씩 챙기면서 다시 공부해 실력을 꾸준히 올릴 수 있도록 지도해나갔다. 또 학년 담당 교사 전원이 해당 학년 학생 전체를 보살피는 ‘전원담임제’를 도입해 교사가 각자 잘하는 분야를 살려 해당 학년을 운영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숙제 제출 양으로 성적을 평가하는 방식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그는 숙제를 전면 폐지함으로써 시켜서 하는 학습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배우게 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했다.

 

 

 

  그의 말처럼 어쩌면 숙제, 정기고사, 고정담임제는 모두 오랜 학교 교육의 역사 속에서 당연하게 존재했고 그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고 지속해 온 관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도나 시스템은 시대와 함께 변해야 한다. 교장을 비롯한 교육 관계자들은 학교 교육의 상위 목적에 비추어 최적의 수단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것은 설사 100년을 고수해 왔다 할지라도 바꾸려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교는 사람이 ‘사회에 나가서 더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배움을 얻는 장소다. 학교에서 배운 아이들이 훗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단계는 그 결과일 뿐이다. 이 부분에서 착각을 일으키면 안 된다. ‘학교에 가는’ 행위는 사회에서 더 잘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 우리 어른들은 더 유연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 57p

 

 

새 학습지도요령은 ‘액티브 러닝(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주체적인 학습법)’을 요구한다. 나는 학습 방식을 ‘액티브 러닝’으로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식이 ‘액티브 러닝’이기 때문이다. 애당초 ‘잠자코 앉아서 타인의 이야기를 일방적 강의 형식으로 듣는’ 행위는 세상 이치에 맞지 않는다. 당연하지 않다는 말이다. 이야기를 나누고, 무언가를 내놓고 받아들이며, 합의하기. 그런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기. 이것이 사회의 모습이다. 그러니 학교에서도 사회의 ‘당연함’을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 / 62p

 

 

 

  이 외에 오리엔테이션 합숙, 여행사와의 제휴를 통한 기획형 취재 여행, 모의 인턴십, 지역사회와 연계한 애프터스쿨, 영 아메리칸즈 행사 등도 눈길을 끈다. 특히 매년 10월에 열리는 모의재판 행사가 상당히 흥미롭다. 3학년 대표 약 20명이 단상에서 변호사와 검사, 피고, 판사, 재판원, 증인 등을 연기하는 것인데, 아이들이 사전에 진짜 형사 재판을 방청하는 등 사법 제도에 관한 이해를 키운 다음 배역을 정해 모의재판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방식이다. 이때 전문적인 부분은 니혼대학 법학부와 일본 법육학회가 아이들을 지도하게 해줌으로써, 법률과 규칙은 자치를 실천하기 위한 시스템이며 합의가 이루어지기까지 거치는 일련의 과정은 민주성, 시민성을 함양하기 위한 중요한 배움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 뿐만 아니라 ‘고지마치 중학교 학원’을 열어 학교 안에 무료로 다닐 수 있는 학원을 연 것도 인상적이다. 도쿄대학, 조치대학, 도쿄 이과대학 세 대학의 연구실에 요청해 교육에 관심이 많고, 아이들을 좋아하며, 인간관계가 매우 좋은 대학생을 세 명씩 받아 학원 운영 일체를 맡김으로써 아이들만이 아닌 대학생들의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 특히 의미 있다. 과열된 사교육 시장을 조정하고, 사교육으로부터 소외된 학생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 역시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스킬 업 합숙의 목적은 일반적인 행사가 내세우는 우정 쌓기, 유대감 강화 같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갈등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 목적 중 하나다. 사람은 각자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생각하기에 여러 사람이 하나의 아이디어를 모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의견이 부딪히면 어른들도 짜증을 낼 때가 있다. 그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가는 스킬을 철저히 배우게 하는 것이 이 행사의 목적이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다채로운 사회에서 살아간다. / 102p

 

 

나는 ‘문제 상황을 배움으로 바꾸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아이들에게 무언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그 문제를 아이들이 어떻게 자율적인 배움으로 바꾸어 갈지가 최상위 목적이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그 과정을 통해 어른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부모의 신뢰를 얻으면 아이들의 성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교사와 학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어렵거도 중요한지 공유할 수 있게 되며, 아이들은 자신이 그 당사자이며 ‘해결은 자신의 몫’임을 깨달아 변화하게 된다. / 134p

 

 

 



 

 

 

 

  고지마치 중학교의 사례를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은, 학교란 학생들이 충분히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스스로 점검하고 키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시스템을 고안해야 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관행이라는 틀 안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아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가두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우리도 고심해볼 문제다. “무언가 과제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를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주위와 함께 해결하는 힘. 그 힘을 길러 주기 위해선 ‘세상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어른들은 꽤 멋지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다”는 저자의 말은 우리 교육계 전체가 함께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런 뜻에서 이 책이 우리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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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 - 생각이 많은 섬세한 당신을 위한 양브로의 특급 처방
양재진.양재웅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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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

세상에 치여 사느라 나를 돌보지 못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는 국내 1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형제 양재진, 양재웅의 심리 치유서다. 평소 다양한 매체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심리 치유에 관한 인식의 전환과 저변 확대에 기여해온 이들인 만큼 더욱 관심이 가는 책이다. ‘생각이 많은 섬세한 당신을 위한 양브로의 특급 처방’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책은 자존감, 불안, 미래, 관심, 가족, 직장, 연애 등에 이르기까지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40가지의 주요 고민들에 필요한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함께 할게요. 당신이 괜찮아질 때까지!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자존감’이라는 키워드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자존감을 높여라’, ‘행복하고 싶다면 자존감에 집중하라’, ‘우리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라’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관련 책까지 다양하게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제 자존감은 개인과 사회 전체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존감이란 무엇인지 이에 대한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나만 하더라도 자존심과 유사한 의미로 이해하고 있었을 뿐더러, 자존감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저 어렴풋하게 의식하고 있는 정도였다.

 

 

 

  책에 따르면 자존감이란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나’라고 한다.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타인이 나에 대해 무엇이라 평가를 해도, 심지어 비하를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한다. 문제는 이를 자의식 과잉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요즘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너는 대단한 아이야” 혹은 “너는 꼭 대단한 사람이 될 거야”라는 식으로 부모님의 지원과 관심을 고스란히 받는데, 이로 인해 본인이 구체적인 경험을 하고 성취하기 전에 스스로를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기 쉽다고 한다. 즉 자의식 과잉 상태, 혹은 ‘거짓 자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 새로운 것에 도전하길 굉장히 어려워하고 피하게 된다. 자신의 생각보다 부족한 나를 마주하면 그 순간을 못 견디기 때문에, 도전 자체를 회피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계속해서 유지하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평소 자존감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뭐든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시도했을 때 잘 하지 못할 것 같은 일은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던 걸 보면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먼저 무엇이든 ‘스스로의 성취’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때 그런 성취에 대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경우 자존감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자의식 과잉은 스스로의 성취 없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무조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결과 자기의식만 높아진 상태이지만, 철저하게 준비하고 도전하고 실패함으로써 계속해서 자신만의 삶의 방향성을 찾아나가는 성취를 이룬다면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또 타인의 인정만을 목표로 하는 인정 욕구 역시 자존감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타인이 아닌 스스로가 설정한 방향에 따라 목표를 정하고 목표치를 채워나가기를 독려한다.

 

 

 

자존감을 올리기 위해 처음부터 너무 큰 목표를 설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작은 일상 속 나의 작은 행동들을 칭찬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작은 노력으로도 쉽게 성취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공했을 때 스스로를 충분히 존중해주세요. / 23p

 

 

자존감이란 타인의 평가가 중요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예뻐하고, 예뻐하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회라는 테두리에 막 진출하면 이전에 비해 새로운 교류나 도전에 많이 노출되고, 그 과정에서 실패하고 좌절하는 경우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 비해 사회적인 시야가 넓어지고 경험치가 늘면서 받게 되는 새로운 피드백들을 스스로 못 견디는 상태, 즉 자기애적 상처를 받는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 자기애적 상처를 경험하면서 우울감을 겪을 수 있지만, 이는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성장통입니다. / 31p

 

 

자기 자신과도 어느 정도 정서적인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 즉 메타인지를 키우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객관화하지 못한다면,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늘 부정적이기 쉽습니다. 혹은 타인의 평가에 따라 본인이 가치 있다고 믿거나, 쓸모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 35p

 

 

 




 

 

 

 

  최근 한 지인으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아이를 키우는 사이 사회 경력이 단절되었고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한창 고민하던 중이었다. 문예창작학과인 전공을 살려서 아이들에게 국어와 독서 논술을 가르쳐보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나에게 무척 좋은 기회이고 마음속으로는 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머릿속에서는 단번에 제동이 걸렸다. 혼자서 글을 쓰는 것과 교육은 엄연히 다른 문제라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번번이 좋은 기회가 찾아 와도 내가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서, 하지 못할 이유부터 먼저 헤아리느라 기회를 잡지 못하고 놓치지 일쑤였다.

 

 

 

  이처럼 상황을 회피하고 쉬운 길로만 가려는 스스로가 밉고, 잘할 자신이 없어 걱정만 앞서는 나와 같은 이들을 위해 책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제안이나 제의를 받았을 때 무섭고 싫고 두려운 마음만 앞세워서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스스로 회피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행동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고 결국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그러니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면서 오늘과 다른 내일을 바라는 것은 정신병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과감히 “예스”라고 말하고 스스로를 던지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보다 나 스스로를 알아가 보자는 마음으로 부딪혀보기를 응원한다. 이 외에도 책은 외모에 집착하거나 가족 간의 갈등, 학교 폭력으로 인한 두려움, 항상 괜찮은 척하며 타인 앞에서 솔직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민에도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생은 길게 봐야 한다는 것, 한 순간에 내려진 부정적인 평가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은 새겨둘 필요가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생각 자르기’ 연습입니다. 생각의 바닷속에 빠져 있을 때는 너무 큰 망망대해 속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도 이미 일어난 것처럼 느껴지니 빠져나오기가 어렵습니다.

그럴 때는 힘들더라도 나로부터 스스로를 분리시키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수많은 걱정거리들 중 나에게 실제로 일어난 것들과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미리 앞서서 걱정하고 있는 것들을 구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어난 일에서부터 생각이 퍼져나가려 할 때, 그 순간 생각을 과감히 자르는 것이죠. / 92p

 

 

‘공격자와의 동일시’라고 해서, 나를 가해했던 부모님을 미워하고 싫어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그들을 닮아갈 수 있습니다. 본인보다 약자라고 판단되는 존재들을 똑같이 가해함으로써 자신이 결코 나약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데요. 자기 자신을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위치에 두게 될 경우 느끼는 패배의식과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입니다. / 152p

 

 

계속해서 ‘외부의 나’에만 집중하며 살아가다 보면 ‘내부의 나’와의 괴리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아무리 마음씨가 고와도 화가 나는 감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내 안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계속해서 억누르지 마세요. 지나치게 ‘좋은 나’로 지내려 하면 관계를 맺을 때 나를 제한적으로만 개방하거나 상대를 방어적으로 대하게 됩니다. 결국 두터운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도 어려워지죠. / 179p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를 읽으면서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불안과 고민들이 자존감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를 비롯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몸에 난 작은 상처에는 민감히 반응하면서도, 마음이 느끼는 고통은 좀처럼 돌보지 못하고 또 돌보는 방법을 모른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채워지지 않는 자존감, 원인 모를 불안, 수시로 부서지는 멘탈, 세상에 치여 사느라 나를 돌보지 못한 이들이라면 이 책에 주목해보시길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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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
허췐펑 지음, 신혜영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행복은 어떤 대상이나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다!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삶의 중심을 잃지 않는 법을 일깨워주는 책!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는 오늘도 이런저런 고민과 불안 앞에서 흔들리기 쉬운 우리들에게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삶의 중심을 잃지 않는 법을 전하는 심리 치유 에세이다. 책은 마음, 생각, 관계, 삶, 인생으로 크게 나누어 그 속에 얽힌 본질을 들여다봄으로써 행복은 어떤 대상이나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마음의 상태가 삶의 상태를 결정한다”

 

 

  책의 저자이자 뇌신경과학 전문의인 허췐펑은 불교에서 이르는 ‘우음수성유(牛飮水成乳), 사음수성독(蛇飮水成毒)’이라는 말을 통해 가장 먼저 마음 상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같은 물이라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는 것으로, 같은 말이라도 당시의 기분에 따라 우리의 반응이 달라지는 이유는 모두 ‘마음’에 달려 있음을 뜻한다. 만약, 지금 당신의 인생이 뜻대로 안 된다고 자신을 원망하고 있다면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 먼저 확인해보라. 마음이 즐거울 때는 사는 게 참 즐겁지만 가슴에 원망이 많으면 삶이 곧 원망이 되듯, 우리 마음의 상태가 우리가 보는 세상을 결정한다. 그러니 저자는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우리의 마음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모르고 타인의 시선 속에서 살고 있는 이들에게도 ‘당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그대로 타인도 당신을 바라본다’는 것을 강조하며 스스로에 대한 자각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우리는 대개 아름다운 대상이어야 감상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반대다. 감상할 줄 알아야 그 대상이 아름다워진다. 느끼려고 노력을 할 때 새벽녘 일출도 아름답고 차도 맛있으며 빵 한 조각 한 조각이 달콤하다. 이해하려고 노력을 할 때 산들바람이 만들어 낸 수풀 소리도 가슴에 들어오고 별것 아닌 것에서도 비밀스러운 아름다움을 느끼며 소소한 일로도 행복을 느낀다. / 53p

 

 

 

  나는 아무리 사소한 고민이라고 그것을 당장 해결해내지 않으면 내내 그것만 생각하느라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사실 내내 고민을 붙들고 있어봤자 당장에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털어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나와 같이 고민 속에 빠져 잘 헤어나지 못하거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라’고 말한다. 우리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들은 우리가 문제를 만들었을 때와 동일한 각도로 바라보면 절대 풀리지 않는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때로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더 복잡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감정은 혼탁해진 개울물과 같다. 그러니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럴 때 우리는 그냥 옆에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 물은 흘러가고, 흙과 모래는 가라앉을 것이고 나뭇잎과 쓰레기도 떠내려갈 것이다. 그리고 나면 물은 저절로 깨끗하고 맑아진다. 이처럼 지금 잘 모르겠다면 억지로 생각하려 하지 말자. 지금 해결되지 않는다면 굳이 ‘지금’ 해결하려고 하지 말자. 감정에서 멀어지려고 발버둥 치지 말고, 만약 낙심한 상태라면 낙심한 그 상태를 그대로 두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자. 어느 날 문득 생각이 트여서 자연스럽게 해결하게 될 수도 있는 법이니까.

 

 

 

당신의 ‘생각’과 ‘사실’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나면, ‘생각’으로 상처받지 않고 마음도 편안해질 것이다. 반대로 단순하게 ‘사실’만 보지 않고 ‘생각’을 믿어버린다면 곧 이런저런 정서적 문제들에 부딪히게 된다. / 71p

 

 

감사할 줄 알면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이것이 우리 삶의 색깔이 된다. 그래서 일이 순조롭게 흘러갈 때는 주어진 복에 감사하게 되고, 일이 잘 안 풀릴 때도 그 안에서 나름의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된다. / 94p

 

 

자기만 옳다고 하는 사람에게 화가 났다면 당신 역시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왜 화가 났을까? 당신이 자꾸만 상대방에게 트집을 잡고 있다면, 당신 내면도 스스로에게 그렇게 트집을 잡고 있는 건 아닌지, 비판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113p

 

 

 




 

 

 

 

  저자는 타인과의 아름다운 관계를 위해서는 자신의 장점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자신의 단점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함께 어울려 잘 지내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스타일을 없애거나 바꾸려 하지 말고 각자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관계가 좋은 관계라는 것이다. 또 오늘날 다른 사람의 장단점을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남의 잘잘못을 지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을 나쁘게 생각한다면, 정말 나쁜 것은 나의 마음’일 수 있음을 조언한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추악한 면을 보았다면 그건 자기 자신의 본성에 있는 일부분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타인을 거울이라고 생각하고 타인에 대한 판단을 자신에 대한 판단으로 바꿔 생각해보자. 그러면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관계를 좋게 유지하려면 서로 얼마나 잘 맞는지를 볼 게 아니라 서로 안 맞는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유념해야 한다. 미국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말이다. “그녀도 완벽하지 않고 당신도 완벽하지 않다. 중요한 건 서로가 서로에게 완벽한가이다.” 이게 바로 포인트다. / 121p

 

 

모든 ‘나쁜 일’은 우리가 붙인 꼬리표이다. 우리가 ‘나쁜 일’이라는 이름을 붙인 뒤 그 일을 나쁜 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생각하기에 그 일을 바라보는 고통스러운 마음이 생겨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 우선 ‘판단하지 말기’부터 시작해 보자. 처음에는 더 작게 ‘꼬리표 달지 않기’를 연습해 보는 거다. / 209p

 

 

 



 

 

 

 

  얼마 전에 가까운 지인이 나에게 이렇게 물어온 적 있다. “네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게 뭐야?” 언젠가 북카페를 열고 싶다는 생각에 조만간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놓아야겠다고 말했더니 지인이 진지하게 물어온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북카페를 열겠다는 것도 책과 커피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싶다는 그림을 그려본 적은 없었다. 아마도 그런 나의 생각을 지인이 꿰뚫어 본 것이리라. ‘경력이 단절된 내가 이제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이게 나의 본심은 아니었을까. 사실 아이 둘을 낳고 집에서 육아만 전담하고 있다 보니 앞으로의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그저 막막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나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해온다. 사람은 그대로인데 미래만 바뀌지는 않는다고, 변했으면 하고 바라면서 변하려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계속 같은 방법으로 같은 일을 하며 같은 삶을 살고 있으면서 어떻게 인생이 달라지길 바랄 수 있을까. ‘어쩌면 잃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얻을지도 모른다’ 그의 말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변화만을 바랐던 나에게 좋은 충고가 되어주었다.

 

 

 

  이렇듯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지만 평소에 잊고 지냈던 삶의 본질들을 다시 깨우쳐줌으로써 내 삶의 중심을 잡는 법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 삶이 힘들고 행복하지 않은 건 결국 그렇게 생각하는 나 자신에게 답이 있다. 책에서 전하는 조언들을 잊지 말자.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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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 - 개인의 운명과 세상의 방향을 결정지을 10가지 제언
파리드 자카리아 지음, 권기대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팬데믹의 오늘과 내일을 다양한 각도에서 통찰한 책!

인류 공통의 위기 속에서 우리의 대응과 선택만이 다가올 미래를 규정한다!

 

 

  “만약 앞으로 몇 십 년 내에 무엇인가가 1000만 명 이상을 죽이는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극도로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일 것이다.” 빌 게이츠는 2015년 한 TED 강의에서 이렇게 경고한 적 있다. 2017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공 보건과 질병을 관리하는 핵심 관청의 예산 삭감을 제안했을 때, 국제정책 자문가이자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의 저자인 파리드 자카리아 역시 “생물보안과 글로벌 팬데믹은 모든 국경선을 가차 없이 자르고 지나갑니다. 병원균, 바이러스, 질병은 모두에게 똑같이 가혹한 킬러입니다. 위기가 닥치면 우리는 자금도 좀 더 풍부하고 지구촌의 협력도 좀 더 끈끈하면 얼마나 좋을까, 탄식하겠지요. 하지만 그땐 이미 너무 늦은 겁니다.” 하고 작금의 위기를 이미 예견한 바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느 덧 현세대의 인류에게 있어 제1, 2차 세계대전, 9·11 테러, 2008년의 금융 위기 때보다 더 치명적인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일부의 추정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이미 대공황의 손실에 견줄 만하며, 사회와 우리의 심리에 미친 영향은 그보다 강력하고 훨씬 더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수십 년을 별 일 없이 지나는 때가 있는가 하면 몇 주 만에 천지개벽하는 변화가 일어날 때도 있다”는 레닌의 말처럼,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한 역사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현대사는 코로나바이러스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것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미 이번 위기는 우리의 삶 대부분의 영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코로나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재편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차세대 키신저로 통하는 파리드 자카리아 역시 팬데믹 이후의 세계는 여러 면에서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의 ‘빨리 감기’ 버전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문제는 우리의 삶을 ‘빨리 감기’ 하면, 그 안의 사건들이 더는 자연스럽게 진척되지 않고 그 결과는 파괴적일 수 있고 심한 경우엔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바라보는 팬데믹 이후의 세계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팬데믹이라는 새 시대 속에서 우리가 맞이하게 될 위기는 무엇이며 우리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은 바로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팬데믹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들

 

 

 

  책은 개인의 삶, 정치, 과학, 디지털, 글로벌 거버넌스에 이르기까지, 팬데믹 다음 세상을 향한 10가지 제언을 통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선택과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단, 팬데믹을 이해하기 위해 저자는 지금의 위기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부터 진단한다. 성급하고 무계획적인 개발이 자연의 서식지를 파괴함으로써 동물들이 우리에게 병을 전염시킬 확률이 높아지고, 육류 소비량의 증가로 인한 공장식 축산 농장의 확대가 가장 위험한 병원균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비옥한 농토라는 약속에 현혹된 개척자들로 인해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이것이 각종 질병이 생기기에 더 좋은 조건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에 저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당면한 여러 가지 위험을 지금보다 훨씬 더 절실히 인식하는 것, 그런 위험들에 대비하는 것, 우리 사회가 회복 탄력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안티프래질(antifragile)’ 체제, 즉 혼란과 위기를 통해 오히려 갖가지 충격과 반동을 견딜 수 있는 교훈을 얻고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과 인간이 꾸리는 사회는 놀라우리만치 혁신적이고 비상한 수완을 지니고 있다. 지구라는 이 행성의 복원력은 경외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그렇지만 우리가 무릅쓰고 있는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하고, 그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 현대 인류는 일찍이 그 예를 찾을 수 없는 규모와 속도로 발전해 왔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글로벌 시스템은 개방되어 있고 역동적이다. 완충장치가 거의 없다는 의미다. 그래서 훌륭한 혜택도 많지만, 동시에 취약한 구석도 많다. 갈수록 심해지는 불안정한 현실에 우리가 적응해야 한다. 그것도 지금 당장. / 41p

 

 

 

  저자는 사실상 코로나바이러스 초기 대응에 실패한 미국 정부의 태도를 통해 ‘질(quality) 좋은 정부’의 중요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국가의 덩치와는 상관없이 독립적인 정부 기구를 만들고, 기술 관료들에게 권한과 자율권을 부여하며,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더 나은 관료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특히 “비토크라시(vetocracy)” 즉, 상대 정파의 정책이나 주장을 무조건 거부하는 정치 행태로 미국이 바로 이런 비토크라시 상황에 이르렀음을 경고하는데, 이는 단순히 미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깨닫는 바가 크다.

 

 

 

  뿐만 아니라 책에서는 “지식의 위기(epistemic crisis)”가 초래한 위험의 문제점도 함께 지적한다. 서구의 전문가들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훌륭한 대응책 가운데 핵심 요소가 바로 ‘전국적인 마스크 쓰기’라는 증거가 갈수록 분명해지는데도 처음에는 이를 간과했다. 그 효과에 관한 데이터가 분명하지 않다 치더라도 마스크 쓰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담화는 근본적으로 불성실했다. 이것이 마스크 사재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었음이 드러나면서 저자는 바이러스처럼 삶과 죽음이 걸린 문제에서조차 사람들은 정치라는 프리즘을 통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보고 있음을 문제삼는다. 이때 전문가와 엘리트들도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욕구를 항상 염두에 둘 것인가에 대하여 궁리하는 수고 역시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정치색과 엘리트주의를 배제하고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신뢰성을 회복할 때 국민들 역시 경청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권력은 제약받지만 선이 또렷한 권위, 그것이 바로 좋은 정부의 요체다. 좋은 정부는 어떻게 관리들에게 자율과 재량권을 주고 스스로 판단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해 주느냐가 관건이다. / 76p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쟁 이론가인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는 이렇게 전망했다. “전쟁은 단순히 어떤 정책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정치의 진정한 도구다.” 무슨 의미일까? 군사에 관한 전문성만으로는 전쟁을 치를 수 없고, 다른 관점들도 거기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회의 모든 것을 동원하는 ‘전면전’ 성격을 띤 현대전의 경우, 이 말은 특히 유효하다. (…) 어쩌면 전설적인 전시 지도자 클레망소는 바로 이런 이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전쟁은 너무나도 중요해서 장군들에게 그걸 맡겨 둘 수는 없다.” 물론 장군들을 배제함으로써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었으리라. 가장 폭넓은 이해해 도달하기 위해 장군들에게 다른 유의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이와 똑같은 의미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너무나 중요하므로 과학자들에게만 맡겨 둘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 터이다. 과학자들은 필수 불가결이지만,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도 또한 마찬가지다. / 115p

 

 

 




 

 

 

 

  이 외에도 책에서는 초고도화 시대에 따른 경쟁, 가속화되는 불평등 문제, 양극화된 세계, 극단적인 민족주의나 이기주의로 인한 공동체 사회의 분열 등을 지적하기도 한다.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여러 국가들이 자국 중심주의, 민족주의로 선회하는 광경을 지켜보며 이와 같은 전 지구적인 문제는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의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글로벌 거버넌스란 전 지구적 관리, 다시 말해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주권 국가들 사이의 약속이다. 그런 의미에서 ‘협력’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가장 중요 메시지 중의 하나다. 저자는 협력이야 말로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속성 중의 하나요, 수천 년에 걸쳐 우리 생존의 뿌리였다고 생물학자들이 믿는 속성이라고 말한다. 즉, 협력이야말로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는 답이자 진정한 다자주의를 구축할 수 있는 열쇠임을 거듭 강조한다.

 

 

 

미국의 강경함은 중국이 언젠가는 전 세계를 좌지우지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두려움이다. 왜 그런가? 역사적으로 보면 지배 세력이 어떤 도전자에게 밀리고 있다고 믿을 땐 포착된 ‘취약성의 창문’을 이용할 요량으로 종종 선제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고 나면 도전자가 떠오르는 것을 영영 막을 수 없게 된다. 유럽의 정치가들이 몽유병 환자처럼 1914년의 전쟁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만든 것도 바로 이런 종류의 논리였다. / 260p

 

 

만약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협력의 틀을 찾지 못한다면, 제약받지 않는 국수주의의 경쟁이 판을 치는 세계를 만날 것이다. 참으로 끔직한 위험성인데도, 엄청나게 과소평가되고 있다. 제약받지 않는 국수주의적 경쟁의 세계에 담긴 위험은 참혹하다. 그리고 엄청나게 과소평가되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기술적으로 진보한 두 나라인 미국과 중국이 무제한 분쟁으로 빠져든다면, 그 결과는 재앙이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가 쌓아올려 왔던 세계, 빈곤을 줄이고 질병과 싸우는 공동의 노력과 더불어 교역, 여행, 소통이 활짝 열려 있는 세계의 종말일 것이다. / 292p

 

 

 



 

 

 

 

협력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허황한 꿈이 아니다.

그것은 상식이다. / 295p

 

 

 

  칼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스스로 역사를 만든다. 그러나 자기들 좋은 대로 역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직접 선택한 것이 아닌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거로부터 주어지고 전해 내려오는 상황에서 그렇게 한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역사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세계정세의 흐름과 변화의 양상을 파악하고 오늘날 같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부단히 살펴야 한다.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은비록 대부분의 내용이 미국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하고 있지만 ‘인류 공통의 위기 속에서 우리의 대응과 선택이 다가올 미래를 규정한다’는 메시지에 있어서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점점 가속화되어 가는 역사 속에서 마냥 떠밀리지 않으려면 좀 더 긴밀하게 세상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미래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지혜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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