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라이프 마인드 - 나이듦의 문학과 예술
벤 허친슨 지음, 김희상 옮김 / 청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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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달린 문제다!

중년을 이해하는 깊고 단단한 울림으로 가득한 책!

 

 

 

  인생은 40부터라는 말도 있다지만실제로 마흔이라는 나이에 임박하면 내 나이가 벌써 마흔이라니’ 하는 탄식과 함께 목구멍이 턱 하고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든다현재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이 진즉에 80세를 넘겼으니나 역시 인생의 한복판에 서 있게 된 셈이다그렇다는 것은 곧 중년을 상징하는 일련의 이미지들그러니까 처지기 시작하는 피부후줄근한 몸매갱년기늘어진 뱃살’ 따위의 신체적 쇠퇴를 비롯해 이루지 못한 꿈을 떠올릴 때마다 느끼는 좌절감동년배보다 뒤처지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를 두루 돌봐야 하는 중압감과 같은 심리적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될 때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이렇듯 우리는 자신이 중년이라고 생각하는 나이에 도달하면인생의 중간 지점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아 이제 내가 정말 중년이구나 하고 의식하게 된다책 미드라이프 마인드는 이를 만들어진 중년이라 표현한다우리는 나이를 먹는 것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여기지만 사실 나이 먹는 일처럼 문화의 강력한 영향을 받는 현상도 없다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느끼는 바로 그만큼 늙는다우리가 어떻게 늙어가는지나이를 먹어가는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그 관점과 반응은 으레 이래야 한다는 상투적인 비유 안에서 미리 결정된다는 뜻이다결국 나이 먹음이란, ‘생물적 개성이라기보다 사회의 심판에 더 가깝다는 책의 표현은 우리가 중년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제대로 음미해볼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다.

 

 

 

늙는구나 하는 느낌에 대처하는 최선의 자세는

늙는다는 의식으로부터 달아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 어찌해야 잘 늙어갈 수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다. / 17p

 

 

 

  따라서 이 책은 중년이라는 선입견을 걷어내고 나이듦의 의미를 성찰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 한다단테와 몽테뉴괴테와 보부아르에 이르기까지자신만의 정교한 안테나로 항상 늙어감의 위기와 두려움을 포착해왔던 작가와 사상가들의 작품을 통해 인생의 한복판에 선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어떻게 이를 수용해서 나아갈 것인지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길러내고자 한다이 책에 수록된 작가들은 불안함을 예술로 승화할 방법을 찾기 위해 진력했으며저마다 다른 길을 걸었다덕분에 우리는 중년에 반응하는 방법이 그만큼 다양하며우리가 중년을 대하는 태도 역시 자신만의 관점으로 다양하게 길러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인생의 행로 한복판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또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따뜻한 향기를 머금은 숲속에서 나무가 만든 그늘 아래를,

햇살로 얼룽거리는 그늘 아래를 산책하며,

내 인생의 한복판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로서의 인생이 아니라인생행로의 중간쯤이 아니라, ‘

내 실존의 한복판에 섰다는 생각을.

나의 심장이 전율했다.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 446p

 

 

 

  고대 스토아학파로부터 현대의 실존주의자들은 대체로 중년에 이르러서는 더 많은 것이 아니라덜어냄의 지혜를 추구해야 하는 시기로 인식했다사뮈엘 베케트 역시 인생의 중반에 이르렀을 때많은 일을 벌이기보다 마음을 비워내는 자세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임을 받아들이는 자세에서 성숙함이 완성된다고 여긴 것이다단테는 중년이란우리가 할당 받은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피할 수 없이 분명히 깨닫는 지점이지만이런 깨달음이 촉발하는 위기는 신곡과 같은 작품을 쓰는 데 꼭 필요한 창의적 번뜩임을 제공해줄 기회로 보기도 했다.

 

 

 

  한편 괴테는 익숙해서 편안한 방식을 버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고 진화하는 데에서 영원한 초심을 유지하려 했다몽테뉴는 중년에 도달했다는 것그리고 자신이 중년이 되었음을 의식한다는 것은 예전에 일어난 모든 일을 잊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을 멈춰야 할 때라고 인식했다따라서 그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나 자신의 연구는 나의 형이상학이자 나의 물리학이다.”라고 했을 만큼 시간에 따른 몸과 마음의 변화를 진지하게 관찰했다시간의 심연에 빠지지 않고 자신을 객관화했던 그의 태도는 우리에게 시간의 다스림이 곧 자아의 다스림이며겸손함을 키우는 것이 성숙함의 본질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 외에도 조지 엘리엇보부아르바콜손태그 그리고 스미스는 몇 세기에 걸친 남성 중심의 중년 관점을 올바르게 바로잡으려는 노력해왔다덕분에 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 여성으로서 시대가 요구하는 중년이라는 선입견들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고독은 자아를 포착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몽테뉴는 주장한다. ‘가게 뒤에 붙은 방’, 곧 번잡한 거래가 이뤄지느라 바삐 돌아가는 장터의 가게에서 슬쩍 빠져나가 뒤에 붙은 방에 가서 홀로 머리를 식히며 고독한 시간을 가진다면우리는 무엇이 진정 잘 사는 인생인지 하는 물음에 집중할 수 있다그러나 단순히 사회와 거리를 두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우리는 또한 우리 자신 안에 있는 무뢰배의 속성으로부터 거리를 두어야만 한다중년에 이르는 동안 우리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위해 살았다그만하면 충분하다우리는 적어도 인생의 끝부분만큼은 우리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몽테뉴의 관점에서중년의 목표는 자신에게 충실한 자기만족의 삶이 되어야만 한다. / 138p

 

 

우리는 이미 아는 것을 더욱 깊이 천착해야 할까아니면 알지 못하는 것을 찾기 위해 새로운 모험을 감행해야 할까요컨대우리는 세월의 흐름에 맞서 싸워야 할까아니면 굽히고 순응해야 할까괴테는 이런 딜레마를 몸소 감당하면서도더없이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풀어낸다. (괴테는 유구한 세월의 무게 앞에서 허리를 숙였다세월과 맞서 싸우려고. / 246p

 

 

울프는 우리에게 성숙함의 묘사상당히 긍정적인 묘사를 제공한다망설이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아픔을 끌어안고 성장으로 진보하는 이 모든 것은 단단하고 강건한 정체성으로 빨려 든다중요한 점은이 정체성이최소한 겉보기에는무한히 반복되는 운동기름칠을 잘할 기계처럼 매일 그리고 매주 왕성한 피스톤 운동을 한다는 사실이다그러므로 이 인용문은 시간이 어떤 것인지 상징처럼 보여주면서또한 시간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 인간을 그런대로 즐거운 일상을 살아가는 현세의 인간으로 그려낸다문학은 이처럼최소한 우리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알고 있듯일종의 충격 완화 장치 역할을 한다. / 421p

 

 

 




 

 

 

 

  이처럼 책을 읽다보면 중년이라는 인생의 행로를 통과하는 데에는 단 하나의 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다만 우리는 그 많은 행로를 모두 경험할 수 없기에 문학과 예술을 통해 다양한 관점들을 살펴보고 나에게 맞는 항로를 찾아내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내가 믿고 있고-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태도를 견지하기내 뜻대로 통제할 수 없는 것-실제로 전혀 통제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우리는 언제나 불완전하고 부정확한 존재이며중년이라는 나이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맬지라도 그것조차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줄 알 때 우리는 비로소 중년을 잘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내게 중년이라는 이미지에 나를 가두지 않는 법을 가르쳐주었다그 모든 부정적인 이미지와 상투적인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가장 생산적인 시기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던 위대한 작가들처럼나 역시 나만의 스토리를 써내려가는 법을 계속해서 고민해하고 실천하려 노력해야겠다 생각했다무엇보다 중년이라는 시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학과 예술을 아우르는 이 여정에 동승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즐거운 독서였다걷고걸어 어느 덧 길 한복판에 서 있게 된 나는 이제 무엇을 바라보고 또 어디로 갈 것인가이 시대의 많은 중년들에게중년의 길로 접어들 분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해드리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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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안보윤 외 지음, 이혜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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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은 내가 될 수도 있는 이야기!

각자 따로가 아닌 같이 함께를 감각하게 하는 8편의 소설들!

 

 

 

  현대 사회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타인과의 소통과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인도되었다기술의 시대 속에서 타인은 곧최소한의 필요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것 같다더욱이 코로나19는 단절고립의 동의어처럼 작용하여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되었다그런 가운데 사회적 약자들 혹은 소수자들로 포함되는 여성저소득층노인장애인성 소수자이주 노동자 등은 차별과 배제 그리고 폭력의 위협으로부터 더 잦은 소외감을 느껴야만 했다그러나 그 덕분에 우리는 또 다른 교훈을 얻기도 했다공존과 연결 그리고 연대의 가치와 중요성만이 이 세계의 불안으로부터 서로를 돌보고 구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이 통증의 시대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다른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것한 번 더 말을 건네는 데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문학의 쓸모란 바로 이런 것이다. ‘각자 따로가 아닌 같이 함께를 감각하게 하는 것문학이 그 기나긴 세월 우리 곁에 함께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우리는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형용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재현해냄으로써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영역을 확장하게 하기 때문이다당신의 고통이 내일 나의 고통이 될 수도 있음을 자각하고배제와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언제든 자리를 달리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그렇게 우리는 문학으로 하여금 함께 아파해야 하고 저항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대체로 무해하지만 그래서 불편한 약자라는 이름에 대하여

 

 

  창비교육의 테마 소설 시리즈 공존하는 소설』 속 인물들 역시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불리한 위치에 놓인 사회적 약자들이다선하지만 그래서 타인에게 내내 이용만 당하는 언니가 등장하는 안보윤의 소설 밤은 내가 가질게주 6일씩 일하면서 정신없는 서울살이를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느냐며 한심한 존재로 취급받는 가 주인공인 서유미의 에트르정식 직원이 아니라서 무기한 강제 휴직을 권고 받은 청년 노동자 해주의 모습을 담은 서고운의 소설 빙하는 우유 맛외모 때문에 남자로 종종 오해받던 주인공이 오히려 자신이 여성인 것을 발각당하는 순간에 폭력의 대상으로 내몰리는 김지연의 공원에서」 등등이 그러하다.

 

 

 

  이들은 대체로 무해하지만소설 속 주변 인물들에게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존재들이다분명 불편함과 부당함을 당하는 건 이들 약자들인데정작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자들의 몫은 따로 있는 것처럼 주변 인물들은 이들을 한심해하거나 조롱하거나 거리를 둔다. “너는 그게 선의라고 생각하지돌아보고 미적거리고 자꾸 여지를 남기는 거.” 안보윤의 소설 밤은 내가 가질게」 속 대사는 우리 시대가 이들을 어떻게 감각하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준다.

 

 

 

저 방문 너머에서 바깥 소리에 귀 기울이며 카톡을 쓰고 지우고 다시 썼을 언니가 떠올랐다침대 아래방석도 러그도 없는 맨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을 언니가열심히 살수록 불행해지고 남의 호의에 기생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언니가희망이 가장 두렵고 끈기가 가장 무서운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걸 끝끝내 인정하려 들지 않는 선하고 한심한 언니가. / 안보윤밤은 내가 가질게」 중에서 39p

 

 

휴대폰 매장과 카페옷 가게에서 일했지만 명함 한 장 만들지 못했고 이력서에 적을 경력도 변변치 않다찡이나 나나 근면 성실했지만 그건 자랑도 자부도 되지 못했다기본 중의 기본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도 다 시간을 쪼개고 욕망을 유보하며 살았다정신없이 바쁘게 지내 왔는데도 서른 살의 겨울을 생각하면 인생을 대충 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초라했다. / 서유미에트르」 중에서 64p

 

 

우리 관계가 알려지면 아무도 네 편을 안 들어줄 거야너만 더 욕먹을 거야맞을 만한 짓을 했다고맞아도 싸다고 수군거릴 거야비도덕적인 인간의 말은 들을 가치도 믿을 이유도 없다고 하겠지.”

기영은 멀찍이 떨어져서 우리의 관계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자신은 무관하다는 듯이. / 김지연공원에서」 중에서 140p

 

 

요즘 제일 필요한 게 노인 시설이에요고령화 시대잖아요.”

현대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고령화거나 말거나 주민 동의도 없이 이렇게 허가를 팡팡 내주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사무실 한가운데서 소란을 피웠다아무튼 우리는 요양원 같은 거 허락 못 하니까 그렇게 알라고 자꾸만 큰소리를 내서 경화가 끌어내다시피 데리고 나왔다. / 조남주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중에서 205p

 

 

 




 

 

 

 

  “아파!라고 말해야 돼아니면 이렇게라도.” 빙하는 우유 맛에서 해주는 48개월이 되어도 말을 하지 않는 민지의 이마를 자기 이마에 가만히 포개며 이렇게 얘기한다말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이마를 맞대면 된다그리하여 눈을 마주하고 서로의 체온을 느낌으로써 민지의 아픔을 느끼려 한다정작 엄마는 이런저런 과외 선생님을 붙여가며 말을 하게끔’ 하는데 열을 올리지만 해주는 민지의 말할 수 없음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조남주의 소설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에서는 노인 요양 보호원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이를 반대하던 백은빌딩’ 학원 원장 대표인 경화가 엄마의 치매 소식에 태도에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여준다엄마를 돌봐야 하는 입장이 되면서 사회적 약자의 편으로 돌아선 경화의 모습은 또 다시 이기적으로 보이지만고통을 가까이 느끼는 입장이 되어보아야 그들의 아픔을 깨닫게 되는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그런 밤이 있었다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 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었다. / 최은영고백」 중에서 131p

 

 

사냥을 나간 에스키모들이 얼음 벌판에서 개를 끌어안고 잠드는 밤을 개의 밤이라고 한 대요.”

별 희한한 밤도 다 있군.”

얼어 죽지 않으려고요.”

얼어 죽지 않으려고 개를 끌어안고 잔단 말이야에스키모들이나 그러라고 해나는 차라리 얼어 죽고 말 테니.”

천지사방 어둠과 얼음뿐이라고 생각해 봐요온기를 구할 게 개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고요고요한 밤거룩한 밤 말이에요.” / 김숨고요한 밤거룩한 밤」 중에서 152p

 

 

 




 

 

 

 

  「밤은 내가 가질게에서 언니는 순진하게 이용만 당하는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는 동생에게 아무 의심 없이 대할 수 있는 존재가 내 앞에 있다는 거그래서 내가아직 상냥한 채로 남아 있어도 된다는 거그게 나한테는 정말 중요하다고 말한다아무 의심 없이타인을 향한 상냥한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건 때로는 어리석고 미련해보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마음들이 더 자주 타인과 이웃에게 귀를 기울이고 손을 내밀게 하는 건 아닐까생각하게 한다이렇듯 책을 읽고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느끼다보면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은 내가 될 수도 있는 이야기임을 깨닫게 된다또는 그 안에서 지금의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부디 이 책이 사회 곳곳의 낮은 자리를 더듬고나아가 공존의 의미와 연대의 가치를 나누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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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베스트셀러의 마케팅 법칙 - 세계에서 가장 잘 파는
두번째 월급.보표.정현군 지음 / 호우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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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건 달라도 잘 파는 방법은 결국 통하기 마련이다!

오직 마케팅의 힘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주목하라!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말처럼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주 무대인 미국에서도 이커머스 시장 41%를 점유하고 있는 압도적인 1위 플레이어다가장 많은 제품이 있고 가장 많은 고객이 있는 만큼 가장 많은 마케팅 전략과 성공 사례가 나오는 곳이다그렇다면 아마존에서 잘 팔리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것이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을 이겨낸 마케팅이라면 다른 시장에서도 반드시 통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마케팅은 좋은 레퍼런스에서 나온다

 

 

 

  『아마존 베스트셀러의 마케팅 법칙은 아마존 공식 파트너사가 알려주는 마케팅 잘하는 방법을 담은 책으로아마존 판매 랭킹 1위 제품들을 통해 성공하는 마케팅의 핵심 전략을 알려준다흥미롭게도 이 책은 대기업 브랜드가 아닌오직 마케팅의 힘으로 대기업보다 더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아마존 판매 베스트셀러로 성장한 작은 브랜드에 집중한다작은 브랜드의 성공 사례라는 좋은 레퍼런스를 통해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어떻게 하면 내 브랜드를 세상에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그에 대한 각종 노하우를 제공하고자 한다.

 

 

 

초기엔 최대한 많은 레퍼런스를 보며 감을 잡아야 한다경쟁사만 레퍼런스로 삼아서는 안 된다마케팅하고 싶은 소구점을 다른 카테코리의 제품이 더 잘 표현해 냈다면 이것이 오히려 더 훌륭한 레퍼런스가 된다가령내가 판매하는 노트북 가방의 방수성을 강조하고 싶다면 방수성을 갖는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을 둘러보는 것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세계 최대 교모의 레퍼런스가 쌓여있다그리고 치열한 시장에서 기어코 살아남은 브랜드들의 생존 방식’, 큰 수익을 만든 베스트셀러들의 성장 방식에 대한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다. / 6p

 

 

 




 

 

 

 

  요식업계의 강자 백종원은 창업 전 준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벤치마킹이라고 말한다이 책 역시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벤치마킹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특히 아마존에서는 상위 판매자들의 제품 이미지를 분석해 보면 그들 나름의 전략을 알아챌 수 있다하나의 카테고리에서 판매 랭킹순으로 100개의 제품을 나열한 뒤각각의 판매자들이 사진과 설명을 어떤 식으로 표현했는지 비교해 보면서 왜 유독 하나의 상품이 더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는지 분석해 본다면 잘한 마케팅과 좋은 마케팅 사례를 발굴할 수 있다.

 

 

 

  책에서는 소비자와 검색엔진을 모두 만족시키는 타이틀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타이틀은 이미지로 어필한 제품을 특정하는 첫 번째 문장이다소비자는 상품의 생김새를 이미지로 직관적으로 확인하고타이틀을 읽으면서 정확히 어떤 제품인지 인지한다따라서 판매자는 아마존 검색엔진과 소비자 모두에게 잘 어필하는 타이틀을 작성해야 한다이에 책에서는 좋은 타이틀을 작성하는 방법을 비롯해데이터 활용법검색 엔진 및 광고 활용 등 아마존의 훌륭한 레퍼런스들을 참고하여 올바른 벤치마킹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여러 방법들을 소개한다나는 비록 물건을 판매하는 마케터는 아니지만책에서 소개하는 마케팅 전략들은 SNS를 통해 책을 소개하고 감상을 공유할 때에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 많아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소비자가 검색어를 통해 연관 상품을 볼 수 있는 이유는 아마존 검색엔진이 제품 타이틀을 읽어서 저장했기 때문이다아마존 검색엔진은 소비자보다 먼저 타이틀을 보고 어떤 상품인지 파악한 후 검색 결과에 반영한다소비자의 검색어와 관련성이 높은 타이틀은 먼저 노출되고관련성이 떨어지거나 좋지 못한 타이틀은 순위에서 밀리게 된다따라서 판매자는 아마존 검색엔진과 소비자 모두에게 잘 어필하는 타이틀을 작성해야 한다. / 56p

 

 

팔리는 상품의 제품설명은 다르다_

어떤 제품은 소비자와 같은 위치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친근하게 접근하려면 우선 콘텐츠 구성이 심플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그리고 카피라이팅은 화려하거나 어려운 단어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말하듯이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소비자가 사용하는 언어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말투를 사용해 마치 이 제품을 먼저 사용해본 친구가 추천해주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제품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소비자는 눈높이가 맞는 내용에 빨리 반응한다. / 67p

 

 

마케팅이 무조건 참신한 아이디어로 시작되어야 한다는 선입견에 빠져서는 안 된다.

실제로 마케팅 실무는 지루하고 반복적인 업무가 일상이다흔하게 보이는 마케팅 기법들이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에 널리 사용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다른 대형 브랜드들이 사용하는 마케팅 기법은 기본적으로 모두 활용하고그 위에서 창의성을 조금 첨가하는 응용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 107p

 

 

 

  앞서 밝혔듯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대기업 브랜드가 아닌오직 마케팅의 힘으로 아마존 판매 베스트셀러로 성장한 작은 브랜드의 성공 전략에 주목한다는 점이다이 작은 브랜드가 아마존 매출 상위 1위에 랭크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그들이 내세운 전략은 무엇일까. ‘마케터의 눈으로 바라보고따라해 보고내 것으로 만들어볼 것을 제안한다책에는 리브랜딩에 성공해 반려동물 탈취제 1위로 등극한 앵그리 오렌지’,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에 대해 고민하고 소비자 페르소나에 맞는 브랜드 네이밍과 콘셉트를 구축한 닥터 스콰치’, K-뷰티 미지를 덧씌운 디자인 전략으로 경쟁 제품의 대체제가 아닌 현명한 선택을 유도한 서울수티컬즈’,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동영상 광고로 어필한 등 면도기 백블레이드’, 소비자가 찾는 공략 키워드를 설정하고 그 키워드의 느낌을 마케팅 전반에 일관성 있게 녹여낸 레인보우 삭스’ 등이 소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타깃 소비자를 저격한 남성 물티슈 듀드 와이프의 참신한 마케팅이 인상적이었다대체로 아기용 물티슈청소용 물티슈에 대한 활용도는 높지만 남성 전용 물티슈는 본 적조차 없는 터라 이 제품이 퍽 흥미로웠다물티슈란 어떻게 보면 사적인 제품이라서 듀드는 소지하고 있더라도 부끄러워지지 않는 정도의 포지셔닝을 찾아야 했다젊은 감각의 위트 있는 느낌그것이 바로 듀드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브랜드 이미지였다따라서 듀드는 물티슈를 사용하고 싶지만 밖에 들고 다닐 수 없는 남성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심플한 디자인은 물론대중매체와 스폰서십 그리고 뉴스재킹(‘뉴스와 강탈을 뜻하는 하이재킹의 합성어)을 시기적절하게 잘 활용해서 저비용 대비 최대 효과라는 이상적인 마케팅을 추구한다이미 화젯거리가 되어있는 소식에 올라타기 위해 관련 뉴스를 잘 지켜보다가 제품과 관련 있다 싶은 소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추가적인 뉴스거리를 만드는 뉴스재킹은 특히 참신함과 위트를 좋아하는 MZ세대에게 탁월한 공략법이 아닐까 싶다.

 

 

 

리브랜딩이란 소비자의 기호취향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기존 제품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하고이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활동을 일컫는 말이다스라시오는 앵그리 오렌지의 가장 큰 문제점이 제품 디자인이라고 보았다경쟁사의 제품에 비해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제품의 정체성도 잘 살리지도 못했다스라시오의 크리에이티브 및 브랜드 전략 상무인 존 헤프터는 아마존은 매우 시각적인 매체입니다소비자는 먼저 눈으로 구매합니다.”라고 말하며 병부터 시작하여 패키징까지 앵그리 오렌지의 완전한 리브랜딩을 시작했다. / 117p

 

 

소비자 페르소나란 해당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가장 이상적인 소비자의 모습을 가상의 인물을 가리킨다초기 브랜딩을 시작한 회사일수록 소비자 페르소나를 설정하면 제품을 개발하거나 브랜드의 톤앤드매너를 정할 때 소비자의 특정 니즈에 맞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잭은 소비자 페르소나에게 맞는 브랜드 네이밍과 콘셉트를 만들었다.

닥터 스콰치라는 브랜드명은 사스콰치라는 전설 속 미확인 괴생명체에서 따온 것이다빅풋이라고도 불리는 사스콰치는 북미 서해안 지역의 인디언 부족의 언어로 털이 많은 거인이라는 뜻이다브랜드명 자체부터 여성이 아닌 남성그중에서도 야성미’ 넘치는 남성을 위한 제품이라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 129p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흔히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마케팅이 모두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아마존의 베스트셀러들은 자신들의 강점은 최대로 살리되 구입하지 못하는 이유즉 구입을 하는 데 방해되는 요소까지 살핌으로써 자신들에게 맞는 전략법을 사용했다우리의 제품은 검색엔진 기반의 플랫폼으로 적합할까적합하지 않을까제품에 대한 기본 정보가 없는 새로운 상품이라면 소비자 교육은 어떠한 방식을 이용해야 좋을까다수의 소비자가 아닌특정 소비층을 공략해야 하는 상품이라면 어떻게 마케팅을 하는 것이 유리할까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가장 적절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주 중요하다책에서 강조하듯한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이 모두를 설득할 필요는 없다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마케팅은 결국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유념해야겠다.

 

 

 

마케팅 용어 중에 셀링 포인트라는 말이 있다어떤 면으로 사람들이 구매하게 만들 것인지그 매력 포인트를 말하는 것이다이 셀링 포인트만큼 중요한 것이 구입하지 못 하는 이유즉 구입을 결정하는 데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다콜라가 설탕을 뺀 제품을 출시하는 것소주 광고에서 숙취 없는 상쾌함을 강조하는 것성인용품점에서 비밀포장을 해주는 것고급카메라 광고에서 유아 동반 가족을 보여주는 것 등이 모두 마케팅 전략이다. / 154p

 

 

너무 저렴한 것은 효능이 안 좋은 게 아닐까?’하는 의구심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그래도 피부에 닿는 건데 비싼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야 한다.

제품 이름을 서울수티컬즈라고 지은 것과 제품에 서울이라는 글자를 새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그냥 저렴하기만 하면 의심스러운텐데 서울이라는 이름과 한글을 보며, ‘착한 가격에 뛰어난 품질과 효과로 유명한 K-뷰티 제품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낮은 가격에 대한 의심이 줄어들도록 한 것이다. / 170p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마케팅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바란다마찬가지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의 채널을 통해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으신 분들도 이 책을 통해 중요한 실마리를 얻어 보시기를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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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 온다 창비교육 성장소설 10
이지애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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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라는 이름으로 쌓아올린 연대의 가치그 안에서 성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

청소년들의 성장통과 그들의 진정한 자립을 응원하게 하는 소설!

 

 

 

 

  “오랜만에 연락해서 이런 소식 전하는 게 선생님이 정말 미안해… 너희 아버지 돌아가셨대.”

  민서는 뜨거운 여름보다 추운 게 더 못 견디게 힘들었던 공사 현장의 컨테이너에서 아빠와 단둘이 살았던 시절을 떠올린다. 2살 때까지는 엄마도 같이 살았다고 했으나 기억에는 없다민서가 6살이 되던 해의 어느 날아빠는 돌아오지 않았다머지않아 누군가가 컨테이너 문을 두드리더니 자신을 사회 복지사라 소개했다어린아이가 여기서 혼자 지내기 위험하니 쉼터로 가게 될 거라고 했다그렇게 쉼터에서 지내던 중 아빠가 친권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친권을 포기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는 자라면서 알게 되었다민서에겐 아빠가 친권을 포기했다는 사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보다 더 충격적이었다그런 아빠가 이제와 전해온 소식이란 게 부음이라니.

 

 

 

자신만의 홀로서기 그리고 새로운 연대를 향한 발걸음을 응원하는 이야기

 

 

 

  소설 완벽이 온다는 부모가 돌볼 수 없거나 부모가 돌보기를 거절하여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모여 사는 그룹홈에서 성장한 민서가 아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데서부터 시작된다친권을 포기한 뒤로 아빠와 거리를 둔 지 오래였기에 꽤 덤덤할 거라고 생각했는데아마도 그게 아니었나보다민서는 여전히 그와 자신을 분리해 낼 수 없어 아직도 유년시절컨테이너에서의 삶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건 그룹홈에서 함께 생활했던 해서와 솔 역시 마찬가지였다아빠가 없는 해서는 엄마가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면 자신을 데려갈 거라고 했지만 다시 그룹홈으로 돌아와야 했고술만 마시면 폭력을 일삼았던 솔의 아빠는 끝내 가정을 지켜내지 못했다그렇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상실한 세 소녀는 각자만의 방식으로 채워지지 않는 결핍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만 18세가 되면 시설에서 나가야 한다는 규정으로 인해 자의이건 타의이건 떠밀리듯 세상 밖으로 나서게 된다세상에 나고 자라나 가족으로부터 온전한 사랑과 믿음을 가져보지 못한 마음들은 과연 어디에 가서 뿌리를 내리게 될까그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했던 이들의 슬픔과 고통을 끌어안아줄 이는 과연 누구일까이렇듯 완벽이 온다』 가족의 품에서 온전히 보호를 받지 못한 세 소녀가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만의 홀로서기와 새로운 연대를 통해 분투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기다림이란 두려운 것이었다어릴 때부터 엄마가 도망갔다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에게 부모란 언제든 없어질 수 있는 존재였다나는 아빠도 언젠가 나를 버리지 않을까 늘 두려웠다그게 언제일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헤어짐이 오늘은 아니기를 바라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 179p

 

 

언니는 나한테 왜 잘해 줬어내가 불쌍했어그거 알아나한테는 잘해 주다가 뒤통수 치는 게 제일 상처 주는 거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시작하지도 말았어야지책임지지도 않을 거면서 제멋대로 주는 호의는 악의보다 나쁘다오히려 사람을 더 아프게 한다선물 주고 맛있는 거 준다고 좋아할 줄 알았나아빠가 생각났다선량한 얼굴로 선물을 사 들고 그룹홈으로 찾아오다가 마음을 주면 어느 순간 발길을 끊는 가족 단위 봉사자들도먹을 것을 챙겨 주면서도 내가 멀어지면 아빠 욕을 하던 함바 식당 이모들의 얼굴도 희미하게 스쳐 지나갔다. (누굴 믿어야 하지누굴 꼭 믿어야 하나타인을 믿는 게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조심해야 할 일이 아닐까. / 195p

 

 

 



 

 

 

 

  해서는 아기의 태명을 완벽이라고 했다민서는 해서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달가워하지 않는다아빠와 닮지 않기 위해 아빠가 해 온 모든 것들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민서의 입장에선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해서가 완벽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겠다는 모습이 영 미덥지 않아 보인다어떻게든 되겠지나도 어떻게든 컸잖아무엇이 해서 언니를 자신하게 하는 걸까어떻게든 큰다는 것은 하나도 기쁘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지 않았던가민서의 기우대로 결국 해서는 뜻하는 바대로 원하는 가정을 이루지는 못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서는 엄마란 무게를 끌어안고 작은 미용실을 차리겠다는 목표를 통해 세상과 부딪쳐보려 한다그 모습을 본 민서 역시 고립된 솔을 다독여가며 완벽하지는 않을지라도 자신들만의 단단하고도 따뜻한 가정을 완성해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덕분에 우리는 관계라는 이름으로 쌓아올린 연대의 가치를부족한 부분을 서로 보듬으로써 완전한 사람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의 의미를 일깨우게 된다.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 살피고 돌본 적이 있었던가내 한 몸 챙기는 것도 벅찼었는데 이런 변화에 기분이 묘해졌다예전에는 솔 언니가 나를 많이 챙겼고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 능숙하게 나를 도왔다해서 언니와 나의 어려움은 척척 해결해 주면서도 솔 언니는 이상할 정도로 자신의 상처를 잘 돌보지 않았다나는 솔 언니의 그런 양면성이 불안하게 느껴졌다같이 살게 되니 그런 모습은 더 자주 보였다나는 알바가 끝난 후 저녁에 솔 언니의 팔을 소독했다솔 언니의 팔은 시커메졌다가 보라색이 되었다가 노랗게 되면서 아물어 가고 있었다. / 203p

 

 

 



 

 

 

 

 제2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으로 청소년들의 성장통과 그들의 진정한 자립을 응원하 게 하는 작품이다담담하지만 섬세한 언어로 고립된 마음들을 보듬는 작가의 시선이 참 따스하다아픔을 지탱할 수 있는 건 서로를 향한 마음이라는 것을 전하는 이 책을 모든 십 대들에게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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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의 모든 것 - 인류가 낳은 인류 파괴 BUTTON illustoria 4
기획집단 MOIM 지음, 이크종 그림 / 그림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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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지식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일러스트로 지식과 재미까지 다 잡은 핵무기에 관한 모든 것!

핵무기 시대를 안고 살아가야 할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가 반드시 고민해봐야 하는 이야기!

 

 

 

 

  영화 <오펜하이머>의 개봉과 함께 tvN 프로그램 <알쓸별잡>에서 맨해튼 프로젝트와 더불어 핵무기에 대해 설명해준 적이 있다그때 함께 시청하던 첫째 아이가 흑백 영상 속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버섯모양의 구름을 주시하며 물었다. “핵폭탄이 터지면 저렇게 되는 거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거대한 버섯구름은 몽환적이다 못해 심지어 경이로워 보이기까지 했다그렇게 핵무기의 위력에 압도되어 있느라 진짜로 마주해야 하는 진실모든 것이 파괴되어버린 참혹한 현장의 진실까지야 알 리가 없었다지금의 우리는 고작해야 깨진 유리파편이 온몸에 박힌 채 울부짖는 사람들끔찍한 화상을 입어 피부가 누더기처럼 녹아내린 사람들내장과 눈알이 튀어나온 사람들이 내지르는 비명에 히로시마는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해버렸다(흉터의 꽃김옥숙 저새움).’와 같은 문장으로나마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핵무기가 등장한 지 80년 가까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핵무기에 아는 것이 많지 않다특히 우리나라는 핵무기를 핵심 생존 수단으로 삼는 북한을 마주하고 있고핵무기를 우리나라에 대한 핵심 안보 수단으로 삼는 미국을 우방국으로 두고 있는 만큼 핵무기를 둘러싼 본질과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마침맞게 그림씨에서 출간된 핵무기의 모든 것에는 핵무기에 관한 지식과 역사적 사실국제사회의 이해관계와 각종 딜레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핵무기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가독성이 높은 구성과 쉬운 해설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일러스트로 지식과 재미까지 다 잡은 책이다덕분에 어린이 독자는 물론 일반 독자까지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뿐만 아니라 핵을 둘러싼 각종 이권 문제 앞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은 과연 가능할 것인지 사색과 통찰의 기회를 얻고핵무기에 관한 윤리 감각을 일깨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알고 싶어요핵무기에 관한 다양한 지식들

 

 

 

나는 이제 죽음이요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 로버트 오펜하이머 / 6p

 

 

 

  책에는 원자폭탄 투하 후의 히로시마의 참상이 담긴 사진과 처참한 현실에 넋을 잃은 생존자들의 사진이 실려 있다미군에 의해 배포가 금지되었을 정도로 끔찍하고도 잔인한 그날의 진상이 담겨있다. 1945년 7월 16일 새벽 5시 29분 45. ‘트리니티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 이후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에 리틀보이나가사키에 팻맨을 투하했다강도는 각각 TNT 약 15,000, TNT 약 21,000톤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천연 우라늄의 99.3%는 우라늄238이고나머지 0.7%는 우라늄235입니다이 둘의 차이점은 무게입니다우라늄238이 더 무겁죠그런데 우라늄238은 비분열 물질인 반면우라늄235는 핵분열 물질입니다즉 핵무기인 원자폭탄의 원료지요그러나 원자폭탄을 만들기 위해서는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합니다그래서 우라늄235의 농도를 올려야 하는데농도를 올리는 과정을 우라늄 농축이라고 하고그렇게 농축된 우라늄을 농축 우라늄이라고 합니다일반적으로 원자력발전에서는 약 3%의 저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합니다. / 35p

 

 

지구상에서 최초로 행한 핵실험은 1945년 7월 16일 새벽 5시 29분 45미국 뉴멕시코주에 위치한 조르나다 델 무에르토 사막에서 실시했습니다이를 가리켜 트리니티(Ttinity)’라고 불렀는데트리니티는 기독교 용어로 성부성자성령이 하나라는 삼위일체를 뜻합니다.

트리니티 핵실험 결과그 위력은 TNT 18.6킬로톤(kt, 다이너마이트 18,600톤 폭발력으로 추산)으로예측치를 서너 배 초과하는 거대한 것이었습니다. / 45p

 

 

 



 

 

 

 

  책은 우리가 꼭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폭발한 원자폭탄 때문에 가장 많이 사망한 게일본인 다음으로 한국인이라는 것이다당시 일본에 강제 징용되어 끌려온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5만여 명은 즉시 사망했고, 5만여 명은 피폭으로 후유증을 겪거나 사망에 이르렀다 한다다시 말하자면 한국 역시 피폭 국가라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의 선조들 역시 원폭의 피해자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결과적으로는 원자폭탄으로 인해 전쟁은 종식되었고 조선은 해방을 맞았지만그 안에 희생된 수많은 이들의 고통을 기억해야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핵무기의 참극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 역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애석하게도 지구상에서 핵무기 보유는 정의와 불의와 싸움이 아니라 이해관계의 산물이 되어버렸다. NPT(핵확산금지조약)이나 TPNW(핵무기 금지조약)과 같이 비핵화를 지지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실질적으로 핵보유국과 핵보유국의 군사적 동맹국들은 이에 서명하지 않고 있다대한민국 역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그만큼 핵무기는 국제분쟁 사이에서 이권과 견제의 도구가 되어버린 양상이다따라서 한반도에 핵무기를 둘러싸고 분쟁이나 갈등이 조장되지 않도록 우리는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나는 몰라알아서 하라고 해.’하는 태도를 갖기보다는 주인 의식을 가지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책 속의 마지막 글귀를 우리 아이들이 꼭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이 온갖 난관을 뚫고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은다른 나라에 적용한 국제사회의 대처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그리고 북한을 향한 대처 방식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저문가들조차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죠엄연한 사실은 한반도와 국제사회가 북한 핵무기라는 중요한 숙제를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북한 핵나아가 한반도의 핵세계의 핵무기에 관해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 171p

 

 

 




 

 

 

 

  핵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고왜 만들어졌으며 그것이 일으킨 문제가 무엇인지 진단해볼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책이었다핵무기 시대를 안고 살아가야 할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가 함께 고민해볼 거리도 많아서 보다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고또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책이 아이가 있는 가정이나 여러 도서 기관들을 통해 많이 읽히고 활용될 수 있기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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