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의 이름 - 신비한 주기율표 사전, 118개 원소에는 모두 이야기가 있다
피터 워더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윌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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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에게도 재미있는 화학 연대기!

신화와 전설을 넘어 현재의 과학에 이르기까지 원소의 이름에 얽힌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

 
 

  수헬리베 붕탄질산… 이건 또 무슨 줄임말인가 싶겠지만 고등학교 화학 시간에 원소 주기율표를 좀 외워본 이들이라면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단번에 알 것이다수은헬륨리튬베릴륨 등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이 원소들의 이름을 외우기 위해서는 무작정 앞글자만 따 노랫말처럼 달달 외우는 수밖에 없었다그건 지금의 아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그렇게 나를 비롯해 누군가에게는 평생 수헬리베 붕탄질산으로만 남아 있을 뻔했던 원소 이름들에 관한 흥미로운 책이 출간되었다피터 워더스의 원소의 이름은 전설과 신화역사와 과학을 넘나들며 각각의 원소들의 이름에 얽힌 사연들을 찾아 나서는 책이다한때는 연금술사와 마녀의 주술이라 여겨졌던 화학 물질들이 어떻게 근대의 과학으로 바뀌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고유의 이름을 얻게 되었는지그 여정을 쫓아나가는 과정은 비전공자가 읽어도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118개 원소의 이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서

 

 

 

  숫자 7은 오래전부터 신비적 의미를 지닌 수로 간주되었다일주일은 성경에서 천지창조에 걸린 7일을 반영해 7일로 정했고이슬람교에서도 하늘과 지옥이 각각 일곱 층씩 있다고 했으며로마는 일곱 언덕 위에 세워졌다. 3000년 이전부터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은 태양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 7개의 천체를 관측했고금속 역시 7가지(구리주석수은)만 존재한다고 믿었던 것은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때문에 행성과 금속 사이의 연관성은 떼려야 뗄 수 없게 되었는데 태양은 금달은 은화성은 철수성은 수은토성은 납목성은 주석금성은 구리를 상징하게 되었다이는 각각의 금속에 특정 행성을 배정하고천체의 기운이 각 금속의 발생과 성장을 촉진한다고 상상했던 고대 철학자와 과학자들의 사고관이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새로운 행성의 발견은 금속의 발견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게 되면서 새로 발견된 금속은 이전 금속처럼 행성에서 이름을 얻는 영광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

 

 

 

오늘날 화학자들이 금을 나타내는 데 사용했던 화학 기호 Au는 금을 뜻하는 라틴어 아우룸aurum’에서 유래했지만연금술사들은 금과 태양을 나타내는 기호로 원(완벽한 기하학 도형인)을 사용했다그들은 금을 완벽한 금속으로 간주했고나머지 금속은 모두 땅속에서 서서히 성숙해가는 단계를 거쳐 마침내 완벽한 경지인 금에 이른다고 생각했다웹스터는 메탈로그라피아 혹은 금속의 역사에서 이렇게 썼다. “자연의 궁극적인 출산은 모든 금속을 결국에는 완벽한 금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다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때 이르게 지구의 배 속에서 금속을 꺼내지만 않는다면자연은 이 목적을 달성할 것이다.” 연금술,사의 목표 중 하나는 교묘한 조작으로 불완전한 금속이 서서히 금으로 발달해가는 이 자연적 과정을 더 빨리 일어나게 하는 것이었다. / 27p

 

 

태양과 금 사이의 역사적 연관성은 현재 사실상 거의 잊혔지만 새 원소가 그 연관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헬륨helium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8장에서 보게 되겠지만이 원소에 태양과 연관된 이름이 붙은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헬륨은 1868년에 태양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이다유일하게 지구 밖에서 처음 발견된 원소인 헬륨은 그리스 신화의 태양신 헬리오스Helios에서 그 이름을 땄다마침내 지구에서 헬륨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을 때헬륨은 금속이 아니라 비활성 기체로 밝혀졌다지금까지 금속이 아닌 원소 중에서 ‘--ium’이란 접미사가 붙은 원소는 헬륨뿐이다이 접미사는 나트륨natrium, 크로뮴chromium, 우라늄uranium과 같은 금속 원소에만 붙여왔다. / 29p

 

 

 

  가지고 있는 특별한 성질 때문에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얻은 원소들도 있다그 중 대표적인 것이 코발트다독일어로 코볼트는 악마를 뜻하는데실제 코발트는 광부들이 싫어하는 광물로 여겨졌다고 한다여기에 포함된 비소 입자가 건강에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과거 북유럽 사람들의 관습을 기술한 한 책에서는 코발트를 광산 악마에 비유한 목판화가 실려 있으며, “단지 훅 내쉬는 숨만으로 코로나 로사케아라는 동굴에서 광부를 열두 명 이상 죽였다는 관련 글도 찾아볼 수 있다이는 니켈 또한 마찬가지다전설에 따르면 초기의 독일 광부들은 비소를 포함한 광석을 또 하나 발견했는데구리 광석을 닮은 이 광석에서는 어떤 금속도 추출할 수가 없어 고개를 갸웃했다고 한다광부들은 고블린의 한 종류인 니켈이 광석에서 금속을 훔쳐 갔다고 주장하면서그 광물을 악마의 구리란 뜻으로 쿱퍼니켈kupfernickel’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반응성이 약한 일부 금속예컨대 금과 은뿐 아니라 심지어 구리도 때로는 순수한 상태즉 홑원소 물질로 산출된다하지만 반응성이 강한 원소들(주석아연 등)은 대개 산소나 황 같은 다른 원소와 결합한 광물 형태로 산출된다순수한 금속을 분리하려면결합한 딴 원소를 떼어내야 하는데이것이 바로 제련 과정이다예를 들면초록색 구리 광석인 공작석을 공기 중에서 배소하면공작석이 분해되어 검은색 산화구리가 생긴다(덜 순수한 탄소)과 함께 가열하면탄소가 산소와 결합해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기체가 되어 빠져나가고순수한 구리 금속이 남는다이때 탄소와 일산화탄소 기체가 금속 산화물을 금속으로 환원시켰다고 이야기한다. / 103p

 

 

 




 

 

 

 

  어쩌면 서로의 이름을 바꿔서 불렀더라면 더 좋았을 원소도 있다바로 수소와 산소다수소라는 이름이 물을 낳는 것이란 뜻이라면이 이름은 산소에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실제 산소의 독특한 성질은 수소와 결합해 물을 만드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과거에는심지어 라부아지에도 산소가 모든 산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필수 성분이라고 생각했지만 염산이 염소와 수소만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이 생각은 옳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심지어 19세기에 가서 산(적어도 수용액 상태에서는)의 핵심 성분은 수소 이온으로 밝혀졌다따라서 수소가 모든 산의 핵심 성분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수소라는 이름은 산소에 붙였어야 더 적절했을 것이라는 의견은 타당해 보인다.

 

 

 

  오줌을 통해 인을 대량 생산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라이프티츠가 헤니히 브란트에게서 직접 얻은 것이 거의 확실한 이 제법은 한동안 방치한 오줌 약 1톤을 준비하라.”라는 말로 시작한다고 한다브란트는 한때 라이프니츠와 그의 후원자들에게 고용되어 군 주둔지에서 공급한 사람 오줌으로 인을 대량 생산했다고 한다여기에는 오줌 100톤이 쓰였다고 하는데이는 대략 1만 3140리터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16세기에 이탈리아의 의사이자 연금술사인 알레시오 피에몬테세가 쓴 책에는 소금과 오줌으로 염화암모늄을 만드는 방법이 실려 있다고 한다준비된 소금 10파운드 위에 건강하고 와인만 마신 사람의 따뜻한 오줌을 약간 끼얹고소금이 오줌에 녹아 바닥으로 가라앉게 한 뒤 이 액체를 펠츠를 통해 솥에 따른다그리고 나서 솥을 빵 굽는 오븐에 올리고 잘 끓인다이 염이 말라붙으면 그 위에 사람 오줌을 조금 끼얹고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는데오줌 열 통이 소금 10파운드에 흡수될 때까지 계속하면 염화암모늄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참으로 미련하다 싶을 만큼 이러한 노력과 열성이 있었기에 인류는 놀라운 발견과 과학이라는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아닌지 감탄하게 되는 대목이다.

 

 

 

물리학과 화학 소론에서는 황과 인 그리고 여러 가지 금속을 공기 중에서 태우는 실험을 하면서 공기 중 일부가 소비된다는 사실을 다루었다공기를 뽑아낸 용기 속에서 가열한 물질은 아무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연소에 공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소 이전과 이후에 연소 물질 자체뿐만 아니라 공기의 무게까지 잴 수 있는 장비를 고안한 데 있었다라부아지에는 늘어난 물질의 무게만큼 공기의 무게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다른 사람들은 질량 변화를 확인하는 데 그친 반면그는 그런 반응에서는 전체 질량이 보존되며 단지 재분배될 뿐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다. / 195p

 

 

칼라일과 니컬슨은 이 실험을 통해 놀라운 발견을 했다캐번디시와 라부아지에가 보여준 것처럼 정확한 비율로 섞은 원소들로부터 물을 직접 합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전기를 사용해 물을 다시 구성 원소들로 분해할 수 있음을 알아낸 것이다이 발견은 전기 분해라는 새로운 기술 시대를 열었다전기 분해는 전기를 사용해 화합물을 그 구성 성분으로 분해하는 것을 말한다. / 265p

 

 

이제 이름을 붙여야지.” 피에르는 마치 그것이 어린 이랜(첫 번째 딸)의 이름을 고르는 문제처럼 들리는 어조로 어린 아내에게 말했다한 때 마드무아젤 스크워도프스카로 불렸던 마리는 잠시 입을 다물고 생각에 잠겼다그러다가 세계 지도에서 사라진 조국이 떠올랐고막연하게 만약 이 과학적 사건이 러시아와 독일오스트리아-폴란드를 압제한 나라들-에서 발표되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그리고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폴로늄polonium’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마리 퀴리는 조국 폴란드의 이름을 따서 그 원소의 이름을 정했지만그 당시 폴란드는 독립국으로 존재하지 않았다이 선택은 정치적 성명과 같은 것이었다. / 417p

 

 

 




 

 

 

 

  주기율표의 마지막 원소이자 비활성 기체 가족인 18족의 마지막 118번 원소 오가네손organesson’에 이르기까지책을 읽다 보면 원소의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과학자들이 자신들이 지닌 지식을 최대한 널리 소통할 수 있도록 최선의 결과를 다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그 안에 얽힌 여러 사연과 과정들은 인류의 역사이자 각 시대의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으로써이러한 책들이 학자들에게만 공유될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도 반드시 소개되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과학을 좋아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지식 공유와 재미까지 고루 갖춘 책으로 많은 이들에게 읽힐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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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l 2021-07-10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중2때 원소기호 나옵니다.

투콤마 2021-07-12 07:46   좋아요 0 | URL
앗!!! 중2 때부터 배운다니, 충격적이네요ㅠㅠㅎㅎ
 
무조건 팔리는 카피 단어장 - 20년 동안 베스트 상품 광고에 쓰인 카피 2000
간다 마사노리.기누타 쥰이치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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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팅에 필요한 주요 단어를 엄선한 백과사전!

누구나 ‘돈 버는 말의 기술’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카피라이팅 기술!

 

 

  교육 전문 출판사에서 근무하고 있을 무렵, 나는 출판사에서 나오는 신간의 헤드 카피와 신문 광고 문구 쓰는 일을 전담하게 되었다. 당시는 아직 대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라 광고글을 어떤 형식으로 써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했다. 그런 나에게 회사 사장님은 서점에 가서 다른 교재들은 어떤 방식으로 책을 소개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유사 광고 기사들을 스크랩한 자료집도 보면서 참고하라고 조언해주셨다. 그때 대부분의 교재들이 ‘이 책 한 권이면 완전 정복’, ‘최근 시험 출제 포인트 완벽 반영’, ‘기적의 OO 시리즈’ 등의 문구를 많이 사용했는데, ‘완전’이나 ‘완벽’, ‘정복’과 같은 단어로 주의를 끌면서 신뢰감을 심어주고자 하는 출판사의 의도가 확실히 눈에 띄었다. 벌써 10년이 훨씬 지난 일이지만, 지금 서점에 가도 관련 카피들은 여전히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광고 카피는 단 한 줄의 문구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하게 하려는 카피라이터들만의 특별한 재능이 요구되지만, 가만 살펴보면 세월을 불문하고 통용되는 어떤 법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카피 한 줄 쓰려고 하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소비자의 심리와 니즈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바로 구매로 이어지게 하면서 과장되지 않고 신박한 느낌을 주는 문구 한 줄을 만든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이러한 고민이 단지 광고 카피라이터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늘날처럼 SNS와 블로그 운영 및 개인 콘텐츠 제작이 활발한 1인 미디어 시대에 개인 홍보는 물론이고, 지나가는 손님의 발길을 끌어 모아야 하는 자영업자, 업무 실적을 올리고 각종 보고서나 제안서를 작성해야 하는 직업군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듯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카피라이팅의 기술이 중요해진 지금, 카피라이팅이란 무엇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기술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단어의 놀라운 힘

 

 

 

  피터 드러커는 “이상적인 마케팅이란 세일즈가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케팅의 목적은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서 저절로 팔리게 하는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의 유명 카피라이터이자 『무조건 팔리는 카피 단어장』의 저자인 간다 마사노리, 기누타 쥰이치 역시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PMM(Product Market Matching)’이라고 부르며, 프로덕트와 마케팅이 잘 매칭되면 저절로 팔리게 된다고 말한다. 이때 판매자의 상품, 서비스가 고객에게 딱 맞아떨어지고, 그것을 언어로 잘 표현해내는 것이 카피라이팅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카피를 쓸 때 중요한 점은 카피의 주인공이 카피를 쓰는 카피라이터가 아니라, 그 카피를 읽는 사람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카피를 쓸 때 기본 원칙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듣고(알고) 싶어 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몇 번이고 고민한 후 써야 한다. “당신이 파는 물건을 연구하는 것보다 더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신이 팔려고 하는 그 물건을 사줄 사람을 연구하는 것이다”라던 로버트 콜리어의 말처럼, 카피를 읽는 사람이 뭐 때문에 고민하고, 뭐 때문에 힘들고, 또 뭐가 궁금한지, 그것을 잘 이해하면 어떤 카피를 써야 하는지가 저절로 떠오를 것이라 조언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의 구성’은 전형적으로 다음의 순서를 취한다.

Problem 문제_ 고객이 안고 있는 ‘고통’을 명확히 짚는다.

Affinity 친근_ 판매자가 고객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것을 해결할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Solution 해결_ 그 ‘고통’의 근본 원인을 밝히며, ‘해결’로 가는 접근법을 소개한다.

Offer 제안_ 해결책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체적인 상품·서비스를 ‘제안’한다.

Narrow 범위 좁히기_ 상품을 구입한 이후 만족할 것 같은 타깃 고객의 범위를 ‘좁힌다’.

Action 행동_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 ‘행동’을 하라고 설득한다.

앞 글자를 따서 이 구성 법칙을 ‘PASONA 법칙’이라 부르고 있다. / 10p

 

 

 

  책은 PASONA라는 법칙 하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주요 카피 단어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다른 사람의 문제(Problem)를 깨달아 공감의 마음을 갖는 것으로,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게 되면 지금까지 숨어 있던 문제를 언어화할 수 있게 되고 해결을 위한 정확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테면 분명 그만두고 싶어 하면서도 계속 하거나 뭔가를 하려고 생각하면서도 행동은 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절박함’을 심어주는 카피가 유용하다. 절박함은 우리가 카피를 써서 어떤 상품을 팔 때는 지금 하고 있는 것을 그만두고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도록 독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본성을 이기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갖고 싶은 욕구보다 잃고 싶지 않은 욕구에 호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판받고 싶지 않다, 재산을 잃고 싶지 않다, 신체적 고통을 피하고 싶다, 평판을 떨어트리고 싶지 않다, 트러블을 피하고 싶다 등과 같은 ‘손실 회피 편향’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기료가 한 달에 ‘만 원 더 저렴해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만 원 손해 보고 있어요’라고 말하면 더 강력하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고객의 반응은 바로 이 갭의 양으로 결정된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지금 나의 현실’과 ‘이루고 싶은 나의 상태’ 사이의 갭 또는 ‘현재’와 ‘미래’ 사이의 갭이 존재하지 않으면 사람은 굳이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꼭 현재 상황에 불만이 있는 경우에만 갭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생각지도 못한 멋진 미래가 보일 때에도 갭은 생겨날 수 있다.

우선 ‘읽는 사람이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을 잘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그 갭을 없애줄 수 있다는 것을 언어로 잘 표현한다면, 팔릴 확률은 단번에 높아질 것이다. / 54p

 

 

 




 

 

 

 

  카피를 쓸 때 중요한 것은 논리보다 호불호, 즉 읽는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면 홍보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무리 훌륭한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뜻에서 판매자가 고객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것을 해결할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공감하는 카피(Affinity)는 매우 중요하다. 이어 그 고통의 근본 원인을 밝히며, 해결책(Solution)을 제시하는 카피 역시 필요하다. 이를 테면 ‘쉽고 간단하다’고 말해줌으로써 행동의 문턱을 낮추는 방법이다. 설령 그 해결책(상품·서비스) 자체가 어려운 기술이나 과정을 동반하는 것이더라도, 간단한 요소를 발견해서 거기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처음 하는 사람이나 초보자는 ‘나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자극을 줄 수 있고, 의외로 중·상급자도 이런 카피에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 ‘간단히 ~하는 법’, ‘누구나’, ‘심플’, ‘편하게’, ‘애쓰지 않아도’, ‘언제라도’ ‘이것만으로’ 등의 단어들을 적절히 사용해보기를 추천한다.

 

 

 

프로 카피라이터들도 순수하게 글을 쓰는 시간보다는 소재를 모으거나, 구성을 생각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다. ‘현대 광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조차도 카피를 쓰기 전, 조사에만 3주 정도의 방대한 시간을 쏟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도저히 카피가 써지지가 않을 때는, 쓰는 것을 깔끔하게 포기하고, 주제와 관련된 소재부터 찾아보자. 글쓰기는 요리와 같아서, 모아놓은 재료 이상의 것은 쓸 수 없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가 필요하다. / 77p

 

 

큰 제목은 ‘헤드라인’이라 부르고, 문장 도중에 나오는 소제목을 ‘서브 헤드’라고 부른다. 방대한 정보가 쏟아지는 스피드 시대인 지금, 꼼꼼하게 카피 하나하나를 다 읽어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그냥 흘려 읽는다. 그러므로 읽자마자 순식간에 기억에 남는 ‘헤드라인’을 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또한 ‘헤드라인’과 ‘서브헤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핵심 메시지를 알 수 있게 쓰는 것도 카피라이터가 꼭 기억해야 할 점이다. / 232p

 

 

 




 

 

 

 

  이외에도 책에서는 상품의 가치를 최대한 높여서 제안(Offer)하는 카피, 특정한 고객(Narrow)을 타깃으로 삼은 카피, 마지막으로 카피라이팅의 진짜 목적이라 할 수 있는 행동(Action)을 촉구하는 카피로 고객이 직접 구매 버튼을 누르거나 사게 만드는 카피를 제시한다. 이렇듯 『무조건 팔리는 카피 단어장』은 누구나 ‘돈 버는 말의 기술’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카피라이팅 기술과 주요 카피 단어를 선별한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20년 동안 쓰인 베스트 상품 카피를 예시로 들어 이해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카피라이터들이 알아두면 좋을 상식도 수록되어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제는 카피라이터들만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을 홍보하고 상품을 마케팅하며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술을 익혀야 하는 시대다. 그런 의미에서 『무조건 팔리는 카피 단어장』는 글을 쓰거나 카피를 쓸 때 항상 옆에 두고 도움을 받아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특히 글을 자주 쓰는 나의 경우 이 책의 힘을 보다 자주 빌려보게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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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리스 Fearless - 한국 최초를 써 내려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유나양의 정공법
유나양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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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디자이너 유나양에게서 배우는 가슴 뛰는 삶에 대하여!

치열한 경쟁의 시장에서 자신만의 정공법으로 개척해가는 멋진 예술가!

 

 

  ‘패션 바이블’이라 불리는 <WWD(우먼스 웨어 데일리)>를 통해 ‘확실한 승리자’라는 평을 받으며 데뷔한 후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어깨를 견주며 뉴욕 패션위크에 10년 연속 참여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유나양. 패션의 경계를 넘어 20세기 폭스사, 조지 루크스 필름 등 굴지의 영화사와 협업하고, 세계 단일 점포 매출 1위 이세탄 신주쿠, 미국 삭스 피프스 애비뉴 등 글로벌 백화점에 진출한 그녀의 브랜드는 바로 그녀의 삶 그 자체다.

 

 

 

  워낙 패션계에는 문외한이라 그녀의 이름과 브랜드는 내게 낯설지만, 그녀가 작업한 하나의 작품을 보자마자 숨을 훅 들이킬 수밖에 없었다. 패션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세계 패션계의 가장 큰 행사인 ‘메트 갈라’ 자선 행사를 위해 일론 머스크의 엄마이자 모델인 메이 머스크와 한 작업 사진은 패션을 통해 그녀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 단숨에 이해할 수 있었다. “새로운 여성의 이야기, 도전하는 강한 여성들의 만남”이라는 주제에 걸맞은 이 강렬한 로열블루 색상의 점프 슈트는 뉴욕이란 어마어마한 경쟁 시장에서 그녀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녀가 유엔 총회에서 한 말은 더욱 마음을 두드린다. “안녕하세요. 유나양입니다. 저는 세계시민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어떻게 세상을 더 아름답게 디자인할 수 있는지 고민하며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기를 희망합니다. 디자이너는 상품만 디자인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니까요.” 상품이나 사람이 아닌 세상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그녀, 참 멋지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원칙으로

 

 

 

  『피어리스』는 패션의 본고장 밀라노와 영국의 명품 브랜드를 거쳐 뉴욕 패션계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거듭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유나양의 자전에세이다.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는 글로벌 패션계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우뚝 서기까지, 각종 편견과 고정관념을 넘어서가며 원칙과 신념을 잃지 않고 과감한 도전을 일구어갔던 그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포기해. 불가능한 일이야”, “네가 옷을 이 가격에 한 벌이라도 판매하는 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내가 지금 확실히 말해줄 수 있어”, “투자는 누가 해줘?” “부모님은 뭐 하시니?” “팀원은 누구야?” 돌이켜보면 누가 봐도 나의 도전은 무모했다고, 그녀는 지난날을 회상한다. 오합지졸 패션팀에 미국 패션계 인맥 제로, 든든한 배경도 물론 없는 ‘fresh off the boat(보트에서 막 내린 사람, 외국에 막 도착한 순진하고 어수룩한 외지인을 일컫는 영어 관용구)’ 아시안 여성 독립디자이너 브랜드, 고생만 하다 실패할 게 빤한 길에 박수를 쳐주는 사람은 없었다. 냉정한 하이엔드 패션계는 이 낯선 동양 여성에게 유독 배타적이었다. 심지어 “브랜드명인 ‘YUNA YANG’은 동양적인 이름이고, 발음하기 어려워. 고가 시장에서 동양적인 브랜드 이름은 성공하기 힘들어. 성은 지키더라도 이름은 영어 이름으로 바꾸면 어때? 알렉산더 왕, 제이슨 우, 베라 왕, 바바라 부이처럼?” 하고 브랜드 이름까지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거기에 ‘스케치 잘하고 기술 좋은 동양 디자이너’, ‘동양 디자이너는 기술은 좋지만 창조적이지는 않아’라는 편견까지. 그런 온갖 선입견과 오해 앞에서 그녀는 이를 극복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밖에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주변에 나의 능력에 한계를 규정짓는 사람들이 있나요? 무시하세요. 한계는 없습니다. 한계는 자신이 스스로를 그 틀에 가두는 순간 생길 뿐이니까요. 나 자신에게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훨훨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자기 자신에게, 또 다른 사람들에게 달아주세요. 나의 아주 작은 한 마디가 그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어요.” / 29p

 

 

편견에 휘둘려 무례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쫄지 말자! 그래 봤자 이 사람도 사람이야.’ 난 소중한 존재고, 나의 시간은 더 소중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태리어 문장이 있다. ‘Io valgo(나는 가치 있다, 나는 소중하다).’ 나의 소중한 시간을 나눌 사람들은 신중히 선택하자. 나를 가치 있게 생각해주지 않는 사람에게 나와 일할 기회를 주지 말자. 그리고 그런 사람과는 일을 못 하게 되어도 괜찮다. 또 다른 기회는 언제든 오기 마련이니까. / 328p

 

 

 



 

 

 

 

  그녀는 이름만 들어도 아는 명품 브랜드들과 이미 자리 잡은 전 세계의 수많은 디자이너 브랜드들과의 경쟁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마인드로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도전을 하는 것, 나 자신을 믿고 스스로 가장 자신 있는 나만의 개성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것, 그렇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는 것이야말로 브랜드를 키워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원칙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녀는 마침내 메이 머스크, 캐리 언더우드, 유명 저널리스트 앤 커리, 에미상 수상배우 안나 건, 영화배우 다나이 구리라 등 할리우드 스타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You never know!” 뉴요커들이 자주 하는 그 말처럼, 내일의 내가 어떻게 될지 인생은 정말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오늘의 내가 작다고 내일의 내가 작지는 않다. 그러니 오늘 하루도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해보자’는 그녀의 메시지가 진정성 있게 와 닿는 이유다.

 

 

 

나는 삼대륙을 경험한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디자이너로 자주 소개되곤 한다. 아시아에서 성장하고 유럽에서 훈련받은 유럽파 뉴욕 베이스 디자이너. 하지만 내가 태어나고 성장한 나의 조국 한국의 정서는 내 컬렉션 안에 항상 녹아 있다. 의식적으로 시도하지 않아도 내 뿌리에서 비롯한 동양적인 감성은 컬렉션 안에 자연스럽게 반영되어 ‘서양과 동양의 만남’으로 표현된다. 유럽이나 미국 디자이너들이 가지지 못한 ‘한국인’이라는 아이덴티티는 나만의 개성이자 크리에이터로서 나의 창조물에 +1을 더해주는 나만의 자랑스러운 ‘scret weapon’ 비밀무기다. / 127p

 

 

 

  책을 읽다 보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싶은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컬렉션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그녀의 신념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2018년 S/S 컬렉션 ‘Save the Earth(지구를 지켜라)’는 트럼프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에 반대하고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시도한 컬렉션으로, 우리의 아름다운 지구를 잘 보존해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한다는 신념이 잘 반영된 쇼였다고 한다. 단순히 멋지고 잘 팔리는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보나 재능으로 지역 사회와 나아가 세계 전체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선순환을 이루려는 그녀의 시도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응답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받은 복을 선순환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내가 만난 많은 성공한 미국인들은 기부와 나눔이 일상화되어 있었다. 나눔은 꼭 경제적인 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정보나 재능도 나눔과 선순환의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꼭 큰 금액이나 많은 시간을 나눌 필요는 없다. 따뜻한 말 한마디, 응원하는 눈빛 하나도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 역시 많이 경험했다. / 79p

 

 

 

 




 

 

 

 

  그녀는 지금도 스스로 만족할 만한 최상의 컬렉션, 패션사에 남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목표로 하루하루 정진한다. 누군가 자신에게 “당신의 꿈이 이루어질 확률은 얼마나 되나요?”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당연히 확률은 매우 희박합니다”라고 답할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비록 발걸음은 더디고, 아직 많은 부분에서 서툴고 부족하지만 결과의 성공 유무와 달리 이 과정을 만끽하고 있는 지금을 사랑한다. 덕분에 익숙한 것들에 안정감을 느끼고 좀처럼 변화를 시도할 줄 모르는 나에게 그녀의 이야기는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이 책으로 하여금 많은 청년들이 나를 사랑하고, 나다움을 즐길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었으면 한다. 아울러 패션계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그녀의 삶과 예술이 좋은 자극제이자 영감이 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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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 파타고니아에서 이케아까지, 그린슈머를 사로잡은 브랜드의 플라스틱 인사이트를 배운다
김병규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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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시급한 환경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책!

소리 없는 킬러, 플라스틱이 야기하는 재앙 앞에서 개인과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며칠 전, jtbc 뉴스 밀착카메라에서 충격적인 영상을 하나 보도한 바 있다. 경기도 김포와 인천, 충북 등 전국 곳곳에서 별안간 정체를 알 수 없는 폐기물들이 산처럼 쌓여진 채 방치되어 있는 현장을 취재진들이 추적한 것이다. 근처 공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물차들이 수십 대가 왔다 갔다 하면서 원자재를 공급한다고 속이고는 폐기물을 쌓고 사라졌다고 한다. 이들은 마치 ‘떴다방’ 같은 수법으로 폐기물을 버리고 사라진 것인데, 내용물을 보니 스티로폼과 나일론 등 온갖 플라스틱 종류가 꽉 채워진 채 1년째 방치되어 있었다. 문제는 처리 비용을 고스란히 시민의 세금으로 지불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며, 이에 따른 더 큰 피해는 자연과 우리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리라는 사실이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어디로 가나

 

 

 

  『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인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1950년에 150만 톤에 불과했던 생산량이 2019년에는 3억 7천만 톤으로 무려 250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서도 지금까지 생산된 83억 톤의 플라스틱 가운데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63억 톤에 달한다고 하며, 이 중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9%에 불과하다고 한다. 50억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속에 그대로 남아 있으며 매년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양 역시 무려 800만 톤에 이른다고 한다. 15톤 덤프트럭에 플라스틱 폐기물을 가득 담아서 1분에 한 번씩 바다에 버리는 셈이다. 이 정도 추세라면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더 많아질 거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놀랍게도 한국이 일본, 미국, 네덜란드, 홍콩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의 수입국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일 지경이다.

 

 

 

  전 세계의 환경 단체와 국제기구가 환경 문제와 기후 위기에 따른 심각성을 제기하고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하고 있지만 해마다 증가하는 플라스틱 사용량은 멈출 줄을 모르고 있다. 그렇다면 소리 없는 킬러, 플라스틱이 야기하는 재앙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는 플라스틱 문제에서 기업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업이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환경 문제의 일차적인 원인 제공자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원재료의 생산 과정과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많은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에 해로운 물질을 배출한다. 뿐만 아니라 판매한 제품들은 버려지면 재활용되기보다 대부분 땅에 매립되거나 소각되며, 기업이 사용하는 많은 양의 전기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높이는 주된 요인이다. 무엇보다 기업이 문제 해결 능력에 있어서 그 어떤 개인이나 조직보다 뛰어나다는 점은 더더욱 기업이 환경 오염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이유다. 때문에 저자는 기업이 가진 역량을 총동원한다면 환경 문제는 보다 더 효율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있어서 그 어떤 정부 기관이나 민간단체보다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 특히 소비재 기업이 지닌 마케팅, 디자인, R&D 능력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 마법과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기업의 이윤 증대나 이미지 제고만을 위해 사용되지 않고,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기업이 진실한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앞장선다면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사랑과 선택을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 41p

 

 

식당이나 마트에서 사용하는 식품 포장용 랩도 PVC로 만든다. 하지만 열에 약해 열이 가해지면 환경호르몬인 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가 방출될 위험이 있다. 배달 음식을 먹을 때 랩을 씌운 상태로 뜨거운 음식을 흔들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 49p

 

 

 



 

 

 

 

  책은 플라스틱 사용을 멈출 수 없다면 한번 쓴 플라스틱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무게를 둔다. 이를 ‘플라스틱 순환’이라 일컫는데, 저자는 순환적 플라스틱을 위한 다섯 가지 리사이클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는 상품성이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제품이 플라스틱 순환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제품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고 갖고 싶어 할 정도로 품질과 성능이 뛰어나고, 디자인이 우수하며,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메소드의 세정용품, 이케아의 의자, 플리츠마마의 가방처럼 모두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서 만들지만 환경 보호라는 가치를 내세워 홍보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상품성이 뛰어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제품들이야말로 플라스틱 순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수요성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제품, 즉 많이 생산되고 많이 판매되는 제품에 재활용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세 번째는 전반성이다. 모든 제품과 포장재에서 순환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기술적 장벽과 인식의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숙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P&G의 경우 PP 용기의 폐기물에서 냄새와 불순물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자체 개발해 자신들의 새 용기에 적용하고 있고, 메소드 역시 재활용된 페트를 자신들의 세탁 세제 용기로 사용하기 위해 페트 용기에 담아도 문제가 없는 세제를 개발했다. 그린토이즈의 경우도 BPA나 프탈레이트 같은 건강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깨끗한 재활용 플라스틱만 사용해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전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만 있다면 기술적, 인식의 문제는 극복 가능함을 의미한다.

 

 

 

  리사이클 원칙의 네 번째는 과정성이다. 플라스틱을 제대로 순환하기 위해서는 생산 과정에서부터 자원의 사용을 줄이고 발생하는 부산물을 자체적으로 재활용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적인 염색 기술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파타고니아, 재생 종이로 가구를 제작하는 이케아, 신발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60%나 줄일 수 있는 플라이니트 런닝화를 개발한 나이키 등이 그 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원칙은 자급성이다. 플라스틱 순환의 진정한 의미는 자신이 사용한 플라스틱을 직접 수거해서 새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네스프레소의 경우 사용한 커피 캡슐을 소비자가 집 앞에 놓아두면 직접 수거해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아디다스는 환경 단체 팔리와 협력해 바닷가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수거해서 신발을 만들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기업이 자체적으로 수거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고품질의 재활용 자원을 만드는 데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제 어느 누구도 플라스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만큼, 기업의 노력과 더불어 소비자의 태도 역시 못지않게 중요할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라벨을 분리해서 배출하지 않으면 재활용업체가 라벨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소각하거나 땅에 매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분리배출에 좀 더 신경 쓸 수 있기를 바란다. 또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마치 자신들이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지는 않은지 잘 판단해보고, 친환경제품만이 아니라 상품성이 좋은 재활용품 소비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인 개선부터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환경부는 2020년 2월 24일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 기준’을 고시했는데 이 기준의 핵심은 분리배출 표기에 재활용 등급을 표시하는 것이다. 이제 플라스틱 제품 생산자는 제품의 재활용 용이성을 ‘재활용 최우수’, ‘재활용 우수’, ‘재활용 보통’, ‘재활용 어려움’ 등으로 표시해야 한다. 이는 기업에 제품의 재활용 등급을 명확하게 표시하게 함으로써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의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재활용이 안 되거나 어려운 제품을 재활용품으로 분리배출 되지 못하게 하는 새로운 표기법이다. 그래야만 기업이 용기와 포장재 디자인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한국의 분리배출 표기도 ‘재활용 어려움’보다 ‘재활용되지 않는다’처럼 단호하고 명확하며 자세하게 표기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어야 한다. / 58p

 

 

절취선 방식은 라벨 분리가 쉽고 환경에 해로운 화학성분 접착제가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친환경 라벨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라벨을 분리해서 배출하지 않으면 이 역시 재활용업체가 라벨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소각하거나 땅에 매립하는 경우가 많다. 친환경 라벨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분리해서 버려야 페트병의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 60p

 

 

MZ세대의 소비자들은 진실한 브랜드를 원한다. 기업의 운영 방식과 마케팅이 윤리적이길 바라고, 사회 문제에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 특히 환경 문제에 있어서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이들은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브랜드를 응원하고, 이런 브랜드의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반면 진실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브랜드는 아무리 제품의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해도 등을 돌린다. / 89p

 

 

 

  이 책을 읽는 동안 마트에서 필요한 물건을 살 때마다 플라스틱 용기가 재활용이 되는 제품인지 한 번 더 확인해보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이야말로 유의미한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이왕이면 많은 소비자들이 같은 플라스틱을 쓰더라도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을 선택하려고 노력한다면, 기업 역시 좀 더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으로의 전환에 보다 힘 써 줄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이 개인은 물론 플라스틱 선순환을 위한 기업의 변화에 경종을 울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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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 - 고지마치중학교의 학교개혁 프로젝트
구도 유이치 지음, 정문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학교의 역할이란 무엇인지 본질적인 질문을 하게 하는 책!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학교 교육의 비전을 제시하다!

 

 

  최근 갑작스레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남편과 나는 8년째 살고 있는 현재의 동네에서 계속 머무를 것인지,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진학할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를 고려해서 안정적으로 초·중·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는 동네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아이를 둔 부모라면 당연한 결정이겠지만 우리는 ‘학교’를 우선순위에 두기로 했다. 학교는 물론이고 학습 환경의 자원이 넉넉한 곳으로 보낼 수 있는 동네에서 일찍 터를 잡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학교가 우리 아이가 다니기에 더 적합한지, 이 학교의 비전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사실 많지 않았다. 그저 학급 수가 얼마나 되는지, 시설은 잘 갖춰져 있는지, 예전에 나와 남편이 나고 자랐던 동네인 만큼 옛 기억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었다. 한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기 이전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사회로 나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장소인 만큼, 비슷비슷한 내용의 홈페이지가 아닌 다양한 정보와 운영방식, 비전 등을 외부에서도 자세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지만 학교의 재량을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득 궁금해진다. 지금, 우리의 학교는 어떤 곳인가 하고. 또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하고.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힘을 기르는 학교가 되기 위해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폐지, 고정담임제 폐지, 숙제 전면 폐지. 믿기지 않지만 기존의 교육 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학교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아이를 보내고 싶은 중학교 1위로 손꼽힌 일본의 고지마치 중학교의 이야기다. 이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자 『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의 저자인 구도 유이치는 학교가 존재해야 할 본래 목적이란 무엇이며 기존의 수많은 학교가 ‘당연’하게 여겨 온 것들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고민한 교육자다. 이 책은 그의 새로운 교육 철학을 반영하여 추진한 학교 개혁의 사례집으로, 일본과 유사한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는 우리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지 않기

상위 목표를 기억하기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교육을 중시하기 / 7p

 

 

 

  학교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저자는 안타깝게도 현재 일본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교육 활동은 ‘사회에 나가서 더 잘 살아가게 하기 위한’ 본래의 목적을 잃은 것 같다고 지적한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활동과 실제 사회 사이의 괴리가 클뿐더러,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수단이 되어야 할 학습지도요령과 교과서가 목적으로 둔갑해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관례에 의해 작동되는 온갖 규정들이 학교를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주요 요소들을 방해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자질’, 다시 말해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사회가 눈부신 속도로 변화하는 지금이야말로 이 같은 교육의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교장이 각오하고 자기 학교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진지하게 추구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학교 관계자들이 그런 관점으로 매일의 교육 활동에 임한다면 학교가 변하고 나아가 사회도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제도들을 재검토하고 더 나은 학교를 만들겠다는 저자의 교육 철학은 학교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증명된다. 이를 테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폐지하고, 고정담임제와 숙제를 폐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모든 학생이 효율적으로 학습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학습 시스템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단원 테스트라는 이례적인 방법을 도입했다고 한다. 단원이 끝나면 테스트 하는 식으로 학습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작은 시험을 쳤고, 연 3회 치르던 실력 테스트를 5회로 늘림으로써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단원 테스트로 확인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그 시기에 바로 복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때 단원 테스트는 재도전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제대로 모르는 부분을 하나씩 챙기면서 다시 공부해 실력을 꾸준히 올릴 수 있도록 지도해나갔다. 또 학년 담당 교사 전원이 해당 학년 학생 전체를 보살피는 ‘전원담임제’를 도입해 교사가 각자 잘하는 분야를 살려 해당 학년을 운영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숙제 제출 양으로 성적을 평가하는 방식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그는 숙제를 전면 폐지함으로써 시켜서 하는 학습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배우게 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했다.

 

 

 

  그의 말처럼 어쩌면 숙제, 정기고사, 고정담임제는 모두 오랜 학교 교육의 역사 속에서 당연하게 존재했고 그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고 지속해 온 관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도나 시스템은 시대와 함께 변해야 한다. 교장을 비롯한 교육 관계자들은 학교 교육의 상위 목적에 비추어 최적의 수단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것은 설사 100년을 고수해 왔다 할지라도 바꾸려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교는 사람이 ‘사회에 나가서 더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배움을 얻는 장소다. 학교에서 배운 아이들이 훗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단계는 그 결과일 뿐이다. 이 부분에서 착각을 일으키면 안 된다. ‘학교에 가는’ 행위는 사회에서 더 잘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 우리 어른들은 더 유연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 57p

 

 

새 학습지도요령은 ‘액티브 러닝(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주체적인 학습법)’을 요구한다. 나는 학습 방식을 ‘액티브 러닝’으로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식이 ‘액티브 러닝’이기 때문이다. 애당초 ‘잠자코 앉아서 타인의 이야기를 일방적 강의 형식으로 듣는’ 행위는 세상 이치에 맞지 않는다. 당연하지 않다는 말이다. 이야기를 나누고, 무언가를 내놓고 받아들이며, 합의하기. 그런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기. 이것이 사회의 모습이다. 그러니 학교에서도 사회의 ‘당연함’을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 / 62p

 

 

 

  이 외에 오리엔테이션 합숙, 여행사와의 제휴를 통한 기획형 취재 여행, 모의 인턴십, 지역사회와 연계한 애프터스쿨, 영 아메리칸즈 행사 등도 눈길을 끈다. 특히 매년 10월에 열리는 모의재판 행사가 상당히 흥미롭다. 3학년 대표 약 20명이 단상에서 변호사와 검사, 피고, 판사, 재판원, 증인 등을 연기하는 것인데, 아이들이 사전에 진짜 형사 재판을 방청하는 등 사법 제도에 관한 이해를 키운 다음 배역을 정해 모의재판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방식이다. 이때 전문적인 부분은 니혼대학 법학부와 일본 법육학회가 아이들을 지도하게 해줌으로써, 법률과 규칙은 자치를 실천하기 위한 시스템이며 합의가 이루어지기까지 거치는 일련의 과정은 민주성, 시민성을 함양하기 위한 중요한 배움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 뿐만 아니라 ‘고지마치 중학교 학원’을 열어 학교 안에 무료로 다닐 수 있는 학원을 연 것도 인상적이다. 도쿄대학, 조치대학, 도쿄 이과대학 세 대학의 연구실에 요청해 교육에 관심이 많고, 아이들을 좋아하며, 인간관계가 매우 좋은 대학생을 세 명씩 받아 학원 운영 일체를 맡김으로써 아이들만이 아닌 대학생들의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 특히 의미 있다. 과열된 사교육 시장을 조정하고, 사교육으로부터 소외된 학생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 역시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스킬 업 합숙의 목적은 일반적인 행사가 내세우는 우정 쌓기, 유대감 강화 같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갈등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 목적 중 하나다. 사람은 각자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생각하기에 여러 사람이 하나의 아이디어를 모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의견이 부딪히면 어른들도 짜증을 낼 때가 있다. 그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가는 스킬을 철저히 배우게 하는 것이 이 행사의 목적이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다채로운 사회에서 살아간다. / 102p

 

 

나는 ‘문제 상황을 배움으로 바꾸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아이들에게 무언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그 문제를 아이들이 어떻게 자율적인 배움으로 바꾸어 갈지가 최상위 목적이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그 과정을 통해 어른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부모의 신뢰를 얻으면 아이들의 성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교사와 학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어렵거도 중요한지 공유할 수 있게 되며, 아이들은 자신이 그 당사자이며 ‘해결은 자신의 몫’임을 깨달아 변화하게 된다. / 134p

 

 

 



 

 

 

 

  고지마치 중학교의 사례를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은, 학교란 학생들이 충분히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스스로 점검하고 키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시스템을 고안해야 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관행이라는 틀 안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아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가두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우리도 고심해볼 문제다. “무언가 과제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를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주위와 함께 해결하는 힘. 그 힘을 길러 주기 위해선 ‘세상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어른들은 꽤 멋지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다”는 저자의 말은 우리 교육계 전체가 함께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런 뜻에서 이 책이 우리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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