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로 간 소신
이낙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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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향한 애정과 업을 향한 신념의 글쓰기로 쌓은 자전에세이!

당신의 이야기이자, 나의 이야기기도 한, 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대학시절, 나는 조교 언니로부터 한 가지 일을 의뢰받은 적이 있다. 60대가 되는 어르신인데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남겨보고 싶다며 대신 글을 좀 써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자서전을 출간하고 싶으신 건가, 당시만 하더라도 자서전은 잘 읽지 않는 편이라 막막하긴 했지만 일단 만나보겠노라 약속을 하고 나갔는데 마치 우리네 고모 같은 인상의 어머니가 나를 반겨주어 흠칫 놀랐다. 게다가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게 서른 장 정도 되는 페이지에 짤막하게 몇 문장 쓴 자신의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정돈해달라는 정도의 가벼운 일이었다. 하지만 쉽게 수락했던 그 일이 생각보자 만만치 않음을 금세 느꼈다. 일면식도 없었던 누군가의 서사를 내가 함부로 재단하고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이 어쩐지 어쭙잖았던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꼭 책으로 내어 가족들에게 남기고 싶다던 어르신의 표정은 아직도 생생하지만 그 뒤에 정말로 책을 남겼는지는 알 수 없었다.

 

 

 

   삶의 행적을 되돌아보고 기록하여 남긴다는 것은 ‘열린 자아’, ‘의식하는 자아’를 필연으로 마주하는 일이다. 비록 문장은 서투르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의 나열이었으나 그것을 오롯이 글로써 남기고 싶었던 어르신 역시 글을 쓰는 동안에는 과거에 대한 반성과 남은 생애에 대한 자기 결심을 여러 번 다짐하지 않았을까. 자신의 성장과 생애의 경험들을 써내려간 이낙진 저자의 <달나라로 간 소신> 역시 그러한 자기 발견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스스로는 서문에서 “책으로 책 잡힐 일을 벌인” 것이라는 우스갯소리에 “뭐 이런 걸 책으로까지 냈느냐?”고 타박할 사람도 있을 것이라 겸손을 구하지만 이 글이 ‘나의 이야기 같아서’ 혹은 ‘나와는 다른 이야기’라서 기뻐하거나 아파하는 사람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 것처럼 마치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나의 아버지가 떠오르는 이야기 같기도 해서 내내 마음이 그윽해지는 기분이었다.

 

 

 

각별하고 또 각별한 일상의 흔적들

 

 

   총 15장으로 구성된 이낙진의 <달나라로 간 소신>은 저자의 유년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상을 기억하고 기록한 자전에세이다. 책의 각 장 앞부분은 2007년 가을에 쓴 글을, 뒷부분은 2018년 봄에 새로이 써 쓴 글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인생의 흐름과 의미를 하나의 표상으로 나타내려 한 듯 5장씩 나누어 ‘moderato', 'ritardando', 'a tempo'와 같이 박자의 빠르기 정도를 가리키는 음악 용어로 구분해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보통 빠르기로’라는 음악 기호를 나타내는 moderato 장에서는 두 딸과 교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와 공유했던 시간들, 가족이라는 정서가 전달하는 애틋함과 친밀함,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던 깡촌 고향에서 자연을 누볐던 유년의 추억들, 한국교총에서 발행하는 <한국교육신문> 편집국장으로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엿보이는 일화들을 술회한다.

 

 

 

   그 중 이제 곧 두 아들의 엄마가 될 나의 입장에서는 두 딸을 기특하게 키워낸 아빠로서의 감정이 드러나는 에피소드들이 더욱 가까이 다가온다. 방학이란 것이 우리 시절과 같은 방학이 아니라 고단의 시간이 되어버린 아이들에게 수학 문제 하나, 영어 문제 하나 더 풀게 하기보다 《법구경》을 외게 하여 어쩌면 평생을 아로 새길 구절 하나 마음에 담아둘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준 이 부부의 결심이 대단하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가 구절을 외울 때 다들 진지하게 들어주고, 처음에는 삐뚤었던 글씨나 글자 크기가 점차 바르게 정돈되어 가는 과정을 보며,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나 역시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아침부터 은이의 《법구경》 외는 소리가 우렁차다. 지난 휴가 때 화엄사에서 손수건만 한 크기의 보자기에 적혀 있는 <나를 다스리는 법>을 하나 사주었다. “매일 한 번씩 쓰고, 큰 소리로 읽는 것이 이번 방학의 숙제다. 대신 학원은 하나도 안 가도 된다. 실컷 놀아라.” 이 선생은 은이에게 다짐을 받았다. 은이도 단단히 약속을 했다...(중략)...일주일 정도 지나자 은이의 글씨가 훨씬 반듯해졌다. 처음 베껴 썼을 때는 글씨 크기도 울퉁불퉁 다르고, 줄도 안 맞았는데 많이 좋아졌다. 열흘 정도가 지난 후부터는 은이의 낭송시간이 되면 가족 모두 바르게 앉아 들어주기로 했다. 은이와 윤이는 바른 자세와 큰 목소리로 번갈아 낭송했다. / 33p

 

 

 

   ‘점점 느리게’를 뜻하는 ritardando 장에서는 누구나 부모가 될 수 있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던 저자의 고백처럼 딸들을 키워내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여러 에피소드와 부성애, 조상에 대한 뿌리 의식과 할머니에 대한 향수, 라면에 대한 각별한 추억들을 떠올린다. 잊히지 않고 내 안에서 천천히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는 에피소드들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할머니에 관한 일화는 8남매 중 막내였던 아버지 덕분에 항상 나를 끼고 주무셨던 할머니가 떠올라서 읽는 내내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끝으로 ‘본디 빠르기로’를 가리키는 a tempo 장에서는 전두환 정권 시절, 대학생이자 학생기자로 활동하던 그가 데모와 투석전에 참여했다 유치장에 갇혔던 일화에서부터 처음 아내를 만나 그녀와 나누었던 편지들을 통해 오갔던 감정들, 교권회복운동에 대한 기자로서의 소회와 업에 대한 신념들을 기록한다. 비록 제목의 그것처럼 자신의 소신이 현실에서는 지켜지지 못하고 달나라로 가서 이상으로만 남아버렸음을 고백하지만, 아직도 불의에 저항했던 청년 시절의 의식을 잊지 않고 또 시류에 얽매이지 않으며 현실을 냉철하게 통찰할 줄 아는 기자 정신을 여전히 유지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밤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다. 나는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박탈당한 자유, 한 발짝 너머에는 있을 것 같은 자유가 그리웠다. 이념도 사상도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철창 밖으로 한 발만 옮기고 싶었다. 3일째 되는 날은 울 지경이었다. 경찰관을 나지막하게 불렀다. “아저씨, 10초만 나가 있게 해주세요.” 자유는 쉽게 오지 않았다. 낮에는 그나마 조사를 받고, 조서를 쓰기 위해 이리저리 불려 다니니 견딜 수 있었다. 경찰들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나 《8억 인과의 대화》를 읽었느냐고 여러 번 캐물었다. 매뉴얼대로 묻는 경찰이 딱해 보였다. 3일 밤에 지나고 재판에 넘겨졌다. 이러저러한 죄목이 붙어 구류 5일을 먹었다. / 147p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한 찰리 채플린의 말이 아니더라도 조바심 내지 않고 한 발 떨어져 보면 세상에 아름다운 것이 많다’던 저자의 말처럼 삶을 살게 하는 건 역시 양식처럼 채워나갔던 추억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삶은 팍팍하고 내 마음대로 흘러가는 것 하나 없다 하더라도 그 속에서 웃고 울고 했던 기억들, 돌이켜보면 그게 다 아름다웠던 것이라 생각하게 되는 그 수많은 일화들이 나의 전부와 다름없었던 것이다.

 

 

 

   <달나라로 간 소신>을 읽으면서 지금 내가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과정 전부가 어쩌면 그 책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내 이야기를 찾고 기록하는 일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할 기회가 있을 때 많이 읽으시라고, 많이 써보시라고 덧붙여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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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셀프 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한혜원.김미정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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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자유여행자를 위한 쉽고 빠르게 끝내는 여행 가이드북!

믿고 보는 해외여행 가이드북, 이 책 한 권이면 도쿄 여행 완전 정복!

 

 

   일본 최대의 도시이자 수도인 도쿄는 역시 일본 여행의 1번지 중에 1번지! 어디를 들어가도 맛집일 것 같은 먹거리가 풍부하고, 쇼핑 천국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아이템이 즐비하며 테마별 여행이 가득한 근교 도시들마저도 매력적인 곳이어서 가고 또 가고 싶은 여행지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어디를 가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 분명하지만 짧은 일정동안 어디를 콕 집어서 가야 알찬 여행을 할 수 있을지 막막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럴 땐 역시 내게 꼭 필요한 여행 정보만을 쏙쏙 담아 놓은 여행가이북의 도움이 절실해진다. 그 어느 곳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최신 트랜드를 반영한 정보가 필요한 도시인만큼 2019년 최신판으로 업그레이드된 셀프트래블 시리즈를 추천해보려 한다.

 

 

 

Enjoy Tokyo! 활기 넘치는 도쿄의 감성을 그대로!

 

 

   2019-2020년 최신판 <도쿄 셀프트래블>은 가장 최신 정보를 반영한 도쿄 자유 여행가이드북이다. 책은 신주쿠, 시부야, 긴자, 우에노, 오다이바 등 주요 지역을 다룬 도쿄 중심부와 요코하마, 가와고에, 닛코, 가마쿠라, 에노시마, 하코네 등을 다룬 근교 지역으로 나눠서 소개한다. 책의 앞부분에는 기간별, 테마별로 구성한 추천 일정과 함께 추천 맛집, 쇼핑 리스트, 숙소 등 도쿄에서 꼭 해봐야 할 것을 정리한 하이라이트 미션을 수록해놓았다. 특히 맛집의 천국답게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일본의 대표음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와 기본 정보들, 주문 시 유용한 단어 및 각종 주의해야 할 점까지 함께 제공하니 어디를 가야 좋을지 몰라 막막한 여행자들에게 매우 유용할 듯하다.

 

 

Eat 1. 이것만은 꼭 먹자!

미식의 천국 도쿄를 여행하면서 먹는 즐거움이 빠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 전통을 자랑하는 스시나 소바, 우동은 물론이고 원조는 아니지만 오랜 시간 일본화돼서 이제는 대표음식이 된 라멘, 햄버그스테이크, 동네 아무 빵집에 들어가서 사도 맛있을 만큼 수준이 높다는 일본의 다양한 스위츠와 편의점의 싸고 맛있는 주전부리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한 도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메뉴를 꼽아보자. / 28p

 

 

 

 

 

 

   도쿄 중심부의 경우 쇼핑과 관광의 핵심지인 도쿄 여행의 1번지 신주쿠, 도쿄 제일의 엔터테인먼트 명소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시부야, 오타쿠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이케부쿠로, 유니크하면서도 세계적인 건물과 유명 브랜드숍이 즐비한 하라주쿠, 세계적인 기업의 빌딩과 세련된 복합시설 외에도 다양한 미술관이 자리하는 최첨단 복합문화지역 롯폰기, 도쿄의 모든 유행과 트렌드가 시작되는 긴자, 고급 주택가들이 몰려 있어 서울의 청담동과 비슷한 분위기를 지닌 지유가오카, 부유층과 상류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만큼 유럽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에비스 다이칸야마, 오래된 거리와 여유로운 공원의 소박함을 간직한 우에노, 에도시대 감성을 품은 옛 번화가인 아사쿠사, 도쿄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중심지이자 상업지구인 마루노우치 등을 소개한다.

 

 

 

   일정을 짤 때 개인적으로 가장 고려하는 점이 있다면 맛집과 아이가 즐길 수 있을 만한 장소를 꼭 넣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장소들 중 맛집의 경우에는 오랜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장인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식당들을 찾아 일본 특유의 정서와 맛을 꼭 느껴보고, 번화한 대도시 한복판에서 즐길 수 있는 선샤인 수족관에서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만나보고, 일본 최초의 동물원인 우에노 동물원에서 진귀한 동물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빼놓지 않으려 한다.

 

 

 

Focus 01 골목골목 숨은 보물찾기, 아자부주반

도쿄 좀 여행해봤다 하는 여행자들이라면 아자부주반이라는 명칭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여행자들에게는 단순히 ‘맛집이 많은 작은 동네’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아자부주반은 300여 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가진 곳으로 원래는 조용한 주택가였다. 롯폰기 힐즈와 미드타운 등이 새로 생기면서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개발붐이 일어 지금은 골목골목 작은 숍들과 술집, 레스토랑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는 다이닝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동네답게 작은 골목들에서는 여전히 고전적인 기품이 느껴지면서도, 트렌디한 맛집과 일본 연예인들이 찾는 단골 식당들도 많이 있어 여행자들은 물론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명소가 됐다. / 124p

 

 

 

 

 

 

   근교 도시의 경우 꼬박 하루를 투자하여도 아깝지 않을 도쿄 최대 항만도시인 요코하마, 에도시대의 정취가 남아 있는 가와고에, 역사 유산이 풍부하고 자연 풍경도 아름다운 일본 최대의 관광지 닛코, 뛰어난 풍경을 가진 온천 휴양지 하코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꿈과 환상의 세계 도쿄디즈니리조트 등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뜨끈한 온천에 몸을 담글 수 있는 하코네와 아이가 무척이나 좋아할 듯한 도쿄디즈니리조트는 꼭 일정에 포함하고 싶은 여행지다.

 

 

 

화려한 역사 유산과 수려한 풍경, 닛코

도쿄 시내에서 철도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닛코는 역사 유산이 풍부하고 자연 풍경도 아름다운 일본 최대의 관광지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도쇼구, 린노지, 후타라산 신사, 주젠지호, 난타이산, 게곤폭포 등의 명승지와 기누가와온천 등이 있어 사계절 내내 수많은 관광객이 닛코를 방문하고 있다. “닛코를 보기 전에 훌륭하다고 말하지 말라”는 말이 대변하듯 멋진 자연 풍경, 수질 좋은 온천, 유서 깊은 문화유적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가득한 곳이 바로 닛코다. / 278p 

 

 

 

 

 

   <도쿄 셀프트래블>을 읽다보면 떠나기 전에 꼭 알아두면 좋을 유용한 팁들이 곳곳에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식당의 경우 의외로 신용카드 지불이 불가한 곳도 많은 편이니 현금이나 ATM 카드를 꼭 챙기기를 조언하고, 교통비가 비싼 만큼 외곽으로 이동할 때는 다양한 패스 정보를 꼼꼼하게 살펴 상황에 맞는 패스를 구입할 것을 추천하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또 도쿄의 택시 기사들은 영어를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외출 후 돌아올 때를 대비해 체크인 시 미리 호텔의 전화번호와 일본어 주소, 약도 등이 그려져 있는 호텔 카드를 챙겨두면 편리하다는 것이나, 도쿄 지하철역은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아 무거운 짐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기보다 10~20분 정도의 차이라면 가급적 환승이 적은 교통편을 선택하기를 권하는 점 역시 미리 알아두면 좋겠다.

 

 

 

 

 

 

   이처럼 <도쿄 셀프트래블>은 도쿄로 여행을 떠나려는 자유 여행자들에게는 더없이 유용한 가이드북이다. 맵북과 트래블노트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으니 가방 속에 쏙 넣어 다니기 편리하고 장소 및 지역별 정보가 상세하게 적혀 있으니 찾아가는 데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복잡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여행지가 많은 곳이기에 도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으로 알찬 여행을 다녀오시길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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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카의 장갑
오가와 이토 지음, 히라사와 마리코 그림,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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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선물이 전하는 감동!

따뜻한 마음을 한 땀 한 땀 자아내는 오가와 이토의 아름다운 겨울 동화!

 

 

   시리고 메마른 바람이 불어오자 아이가 엄마의 손부터 먼저 찾습니다. 장갑을 미처 챙기지 못한 저의 허술함을 탓하며 아이의 손을 더욱 꼭 잡아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엄마, 손이 따뜻해요.”라고 말하며 제 손이 전하는 온기 속으로 작은 손을 파고듭니다. 이럴 때면 문득 뭉클해지곤 합니다. 저의 온기에 의지해 온몸으로 안겨오는 이 아이가 우리 부부에게로 와 감정과 사랑을 나누며 무럭무럭 자라나 때로는 “엄마, 엄마 손이 차갑다. 내가 호, 불어줄게.” 라고 말하며 자신의 온기까지 전해줄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나고 있음에 감사해서 말입니다. 사랑이란 그런 건가 봅니다. 서로의 온기를 기꺼이 내어주고 베풀면 베풀수록 더욱 차오르는 그런 것이겠지요.

 

 

 

   <마리카의 장갑>은 그런 따뜻한 마음을 한 땀 한 땀 자아낸 오가와 이토의 아름다운 겨울 동화 같은 책입니다. 나의 온기를,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선물을 통해 인생의 모든 순간을 아름답게 채우는 감동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모두의 축복 속에서 태어난 마리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생명의 고귀함을 느끼고, 사소한 일상에 감동하고 또 자신의 사랑을 나눠줄 줄 아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기까지. 그 일련의 과정들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 남은 생을 무엇으로 채우고 내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니까요.

 

 

 

마리카, 우리가 사는 멋진 세상에 온 걸 환영해

 

 

   루프마이제공화국의 어느 사우나 오두막, 온 집안의 축복 속에서 건강한 여자아이가 태어납니다. 아빠는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뜻으로 아이의 이름을 ‘마리카’라 지었습니다. 마리카가 태어난 날 아침, 할머니는 곧바로 작은 엄지장갑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루프마이제공화국 사람들은 화려한 색깔의 아름다운 엄지장갑을 끼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길뿐더러,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장갑과 함께 살아가기 때문이지요. 할머니는 마리카가 장래에 어떤 여성이 될지 상상하면서 아주 작은 엄지장갑을 뜹니다. 할머니가 마리카의 엄지장갑을 뜨는 동안, 아빠는 세 아들과 함께 풍요롭고 너그러운 숲의 은혜를 느끼며 크리스마스트리로 만들 가문비나무를 준비합니다. 엄마는 루프마이제공화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흑빵을 만들어 가족과 나눠먹을 준비를 합니다.

 

 

 

식탁은 신의 손바닥, 빵은 그 성찬입니다. 하나의 빵을 나눠 먹는다는 건 모두 사이좋게 지낸다는 것. 빵은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음식입니다. / 31p

 

 

 

 

 

 

 

   자연과 전통, 평화를 중시하는 루프마이제공화국과 가족의 사랑 속에서 성장한 마리카는 열다섯 살에 이르러 야니스라는 춤 동아리 파트너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오빠들과 어울려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했던 마리카는 엄지장갑 만들기에는 영 자신이 없었지만 이때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야니스를 위해서 엄지장갑을 뜨기로 한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세상에서 하나뿐인 선물을 하기로 한 것이지요. 야니스에게 어울릴 것 같은 색깔을 고르고 야니스 손의 온기를 떠올리며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온 마음을 다해 엄지장갑을 떴습니다. 좋아하는,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한 땀 한 땀 정성껏 실을 자아내는 마리카의 마음이 이 책을 읽고 있는 제게도 오롯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루프마이제공화국 사람들은 말로 표현하는 대신 엄지장갑에 마음을 담아서 전합니다.

엄지장갑은 털실로 쓴 편지 같은 것.

좋아하는 마음도 말이나 글 대신 엄지장갑의 색깔이나 무늬로 표현합니다. 그렇게 해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좋아하는 마음’이 형상화되는 것입니다. / 63p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마리카와 야니스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맞이합니다. 화단에 꽃씨와 묘목을 심고, 언젠가 태어날 아이의 방을 만들고, 산들바람이 부는 밤이면 그네에 앉아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마리카가 호수에서 수영을 하는 사이 야니스는 시를 지으며 그들은 하루하루를 따스하게 채워나갑니다. 하지만 약소국인 루프마이제공화국이 얼음제국과의 전쟁에서 지게 되면서 이들은 큰 시련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좌절하지 않습니다. 변함없이 성실하게 그들만의 일상을 꾸려나가며, 행복을 누리는 것만큼이나 함께 불행을 겪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사과나무는 부모를 잃은 고아를 지켜주는 소중한 나무입니다. 사람은 언젠가는 고아가 되기 때문에 마당에 사과나무가 없는 집은 없습니다. 그래서 루프마이제공화국에서는 집집마다 남자를 지켜주는 떡갈나무와 여자를 지켜주는 보리수, 그리고 사과나무를 마당에 꼭 심습니다. 이 나무들을 가족처럼 소중하게 여깁니다. (중략)

가진 것은 그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그것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지만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 101p

 

 

야니스와 결혼하고 나서 마리카는 하찮아 보이는 벌레 한 마리에게도 제 역할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에게 해만 끼치는 얄미운 벌레이지만 어딘가 사람이 모르는 곳에서 누군가에게 이로운 행동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생명은 위아래 없이 대등하다는 것을 야니스를 보면서 배웠습니다. / 102p

 

 

 

 

 

 

   이윽고, 야니스에게도 강제 연행 명령이 떨어지게 되고 그들은 기나긴 이별의 시간을 맞게 됩니다. 마리카는 그가 무사히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소망하며 밤새 엄지장갑을 뜹니다. 마리카는 웃는 얼굴로 야니스를 배웅했지만 그를 향한 그리움으로 이내 사무칩니다. 언제라도 돌아오면 먹을 수 있도록 음식도 넉넉하게 만들고, 밀린 바느질도 하고 그가 쓸 낚시용 장갑도 뜨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야니스가 없는 겨울은 유독 춥고 외로웠으며 봄이 지나 초여름이 지났지만 늘 찾아오던 황새 부부마저 소식이 없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루프마이제공화국 사람들은 힘든 때일수록 더 활짝 웃습니다. 운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으니까요. 웃으면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 얼음제국의 지배에 젊은이들이 죽고, 가족을 잃는 슬픔은 계속되었지만 루프마이제공화국 사람들은 서로 용기를 북돋워주면서 살아갑니다. 마리카 역시 자신이 손수 털실을 자아 뜬 엄지장갑으로 고아가 된 소녀들을 돕고 넓은 온실로 만든 아이의 방에 그들을 초대하여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물론 야니스가 무척이나 그립고 못 견디게 보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날마다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 덕분에 외로워하지 않고 하루하루 즐겁게 보냅니다.

 

 

마리카는 야니스의 장갑에 가만히 왼손을 넣어보았습니다. 장갑 안에서 야니스의 손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천천히 손가락을 펴보았습니다. 그러자 야니스의 손에 살포시 감싸인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야니스와 손을 잡고 걷던 시절이 그리웠습니다. 그때는 너무 당연해서 손을 잡는다는 것이 이토록 소중한 사랑의 행위인 줄 몰랐습니다. 마리카는 장갑을 낀 손을 꼭 쥐었습니다. / 180p

 

 

 

 

 

 

   마침내 마리카가 일흔 살이 되던 해에 루프마이제공화국은 독립을 되찾았습니다. 마리카는 더 이상 엄지장갑은 뜨지 않지만, 집에 있던 엄지장갑과 야니스를 위해 뜬 장갑들을 풀어 컵받침이나 냄비 받침 등 모양을 바꾸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애써 자은 털실인 만큼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기를 바란 것입니다. 그로부터 칠 년 뒤, 마리카는 조용히 눈을 감으며 “고마워요!”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납니다.

 

 

 

   이처럼 <마리카의 장갑>은 한 편의 동화처럼 아름다운, 따스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었어요. 마리카의 삶뿐만 아니라, 고유의 전통을 지키며 슬픔을 위로와 애정으로 어루만지고 자연의 은혜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루프마이제공화국 사람들의 모습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큰 감동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를 배경으로 했다하니 어쩐지 그들의 삶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앞서 <달팽이 식당>과 <츠바키 문구점>을 통해 느꼈듯 <마리카의 장갑> 역시 세상을 아름답게 어루만지는 오가와 이토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녀의 섬세한 시선과 필력이 이 겨울 모두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득, 저도 아이를 위해 남편을 위해 뜨개질을 다시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툴러도 내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다했던 마리카처럼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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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인문학 - 3천 년 역사에서 찾은 사마천의 인간학 수업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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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부조리와 인간적 가치들을 후세에 전하려 했던 사마천!

성공과 실패의 법칙, 부와 권력의 비밀, 인간과 사회에 관한 '모든 것'을 밝히다!

 

 

   사마천은 한나라 무제 시대의 관료이자 오늘날 중국 최고의 역사가로 칭송받는 인물이다. 그가 쓴 <사기>는 무려 130권 52만 6천 500자에 이르는 방대한 양으로, 인간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깊은 애정에서 우러나온 최고의 인간학 교과서로 손꼽히며 무려 2천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위대한 책'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좌절을 어떻게 돌파해내서 마침내 위대한 삶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지 놀라울 만큼 풍부한 사례와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덕분에 중국 근대문학의 거장이자 위대한 사상가 루쉰은 <사기>를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문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대 중국을 만든 혁명가이자 정치가 마오쩌둥은 전쟁터에서도 항상 <사기>를 무기처럼 들고 다녔다고 하니, 이는 단순한 역사서를 넘어 최고의 인간학 교과서이자 생존에 꼭 필요한 실용서였음이 분명하다.

 

 

 

   이에 <사기인문학>의 저자 한정주는 온갖 군상이 경험한 기쁨과 슬픔, 고통과 쾌락, 관계와 사건 등 그야말로 인간사 모든 양상과 법칙이 아로새겨져 있는 <사기>를 통해 오늘날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빛나는 통찰과 교훈들을 전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역사가의 붓이 세상을 밝힌다'는 뜻의 사필소세의 정신을 몸소 보여준 사마천의 삶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억압 받고 잊혀진 인간적 가치들을 되살리고 이를 거름삼아 온갖 난제 앞에서 돌파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를 응원한다.

 

 

 

역사 속 인물을 통해 살펴본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절대 법칙

 

 

   <사기 인문학>은 사마천이 쓴 <사기>를 여섯 가지 시선을 통해 재구성하고 재해석한 인문학책이자 자기계발서다. 누군가에게는 <사기>라는 위대한 역사서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통찰하고 반성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책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1부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역사의 절대 법칙' 편에서는 유능했던 주왕과 환공이 왜 실패하게 됐는지, 어떻게 영웅 항우가 몰락하고 별다른 재주가 없어보였던 유방이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는지 성공을 이루고 실패를 피하는 방법들을 살펴본다. 특히 은나라의 제왕인 폭군 주왕과 춘추시대 최초로 패자의 영광을 누린 제 나라의 환공을 통해 '성공에 도취된 지나친 자만심'이 불러일으킨 실패의 과정을, 어린 조카 성왕을 도와 섭정을 하면서 주나라를 튼튼한 반석 위에 올린 주공을 통해 '한때의 성공과 자만을 경계하고, 늘 겸손하고 삼가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쌓은 성공의 법칙들을 보여준다.

 

 

 

매사 겸손하고 경계하는 사람은 항상 자신이 부족하다고 여겨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행동을 하나하나 조심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비록 일시적으로 실수나 잘못을 저지른다고 해도 반드시 이를 반성하고 고칩니다. 그럴 때 실수나 잘못은 허물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지속적인 성공의 밑거름이 됩니다. 성공은 그것을 이루는 것도 어렵지만, 오랫동안 지켜내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늘 다른 이들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면서 실수나 잘못을 고치고 또 고치는 것만이 지속적인 성공을 이끌고 실패를 피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 34p

 

 

 

 

 

 

   2부 '창업의 전략과 수성의 전략' 편에서는 진시황이 통일 제국을 건설한 과정과 이후 자신의 제국을 멸망으로 몰아넣은 과정을 통해 창업과 수성의 전략이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이때 외부 인재의 영입을 두려워하지 않고 두루 기용하며 냉철한 현실 인식과 빠른 결단력, 좋은 조언과 나쁜 조언을 구분하는 분별력, 자기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을 갖췄던 진시황을 높이 평가하며 그것이 통일 제국을 완성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한편 천하를 얻을 때의 도리와 지킬 때의 도리는 명백하게 달라야 했음에도 불로장생을 쫓아 폐쇄정치와 공포정치를 휘두른 그의 욕망이 15년도 채 되지 않아 진나라를 멸망으로 몰아넣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3부 '싸우지 않고 적을 물리치는 필승의 비법' 편에서는 전쟁의 궁극적인 목적은 적을 무력으로 억누르는 군사적 점령이 아니라 마음에서부터 완전히 승복시키는 정치적 지배임을 언급하며 적이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게 하는 법, 적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그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노하우를 살펴본다. 이어 4부 '최고의 조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편에서는 패배한 장군에게는 책임을 물어 가혹하게 처벌하면서도 공을 세운 장군에게는 보상을 전혀 하지 않았던 한 무제를 통해 부하의 실패에 관대해지고, 상황변화에 따라 자신이 다스리는 구성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한 판단을 통해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일러준다.

 

 

 

우리는 현실에서 무수한 문제들을 마주합니다. 그러한 상황을 현명하게 헤쳐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객관적인 현실 판단이지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것인지 알아야, 송나라 양공처럼 승리를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 전쟁터에서 어쭙잖은 인의로 커다란 패배를 자초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입니다. / 145p

 

 

힘이 없는데 덕만 앞세우면 사람들은 겉으로는 존경하면서도 속으로는 나약하고 무능하다며 업신여기게 마련입니다. 반면 힘이 있으면서 덕이 없으면 겉으로는 두려워하면서도 속으로는 난폭하고 잔혹하다며 증오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목공처럼 힘이 있으면서도 덕까지 갖췄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겉으로는 두려워하지만 속마음으로는 존경하게 됩니다. 사마천은 바로 이러한 리더십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는 진정한 리더의 덕목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만약 리더가 힘을 지니고 있다면 덕을 갖추려고 해야 하고, 덕을 갖추었다면 힘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 182p

 

 

 

 

 

 

   5부 '휘둘리지 않고 부를 다스리는 법'편에서는 현실의 흐름을 꿰뚫고 자유자재로 직업을 바꾸면서도 매번 자신의 목표를 이룬 범려와 천문에 능통해 때와 변화를 예측해 유동적으로 대처해 크게 성공한 백규를 통해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아는 법을 보여준다. 또 서민 부자들과 한 우물만 파서 부자가 된 사람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들도 새겨들으면 좋을 만한 부의 비법들을 살펴본다. 마지막 6부 '권력을 가질 때 주의해야 할 것들'편에서는 한비자와 손빈을 통해 상대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도록 속마음을 헤아리는 것의 중요성을, 천성이나 재주가 아니라 지위와 환경이 사람을 좌우하는 매우 현실적인 감각들을 통해 우리가 제대로 살기 위해 되새겨야 할 다양한 인간적 가치들을 보여준다.

 

 

 

 

 

 

   이처럼 <사기 인문학>은 성공하고 몰락하는 수많은 인물의 산 경험을 낱낱이 기록하고 그 의미를 살펴본 사마천의 <사기>가 전하는 메시지를 오롯이 전달하면서 현대인들에게도 교훈이 될 만한 덕목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았다. 덕분에 역사책을 읽는 듯한 몰입감과 자기계발서를 읽는 듯한 깨달음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이 저자의 <문장의 온도>와 <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를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우리가 흔히 접하기 어려운 고전을 알기 쉽고 읽게 쉽게 쓴 그의 다른 저서들 역시 계속해서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기>를 읽어보고 싶다면, 리더십 관련 책을 찾고 있다면, 중국 역사에 관한 인문학 도서를 찾고 있는 이들에게 꼭 책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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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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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이라는 특별한 재능은 신의 축복일까, 재앙일까!

초능력을 지닌 소년들의 고뇌와 성장, 미스터리한 초능력 서스펜스의 절묘한 조합을 이룬 추리소설!

 

 

 

   초자연적인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어지는 정신적인 힘을 가리켜 우리는 초능력이라고 부른다. 유년시절, 명절만 되면 TV에서 염력 및 투시, 텔레파시나 유체이탈과 같은 놀라운 힘을 지닌 기인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선보이곤 했다. TV 앞에 모여든 사람들은 눈으로 보고 있는 것들을 믿을 수 없어 하면서도 어쩌면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 같은 것 때문에 의심과 믿음 사이에서 그들을 저울질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인들이 보여준 힘은 대중들의 눈을 속인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속속들이 밝혀지면서 언제부턴가 방송에서도 퇴출되고 말았다.

 

 

 

   정말로 초능력은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잘 짜여진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미스터리 소설의 거장 미야베 미유키의 <용은 잠들다>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 추리소설이다. 지금이야 초능력을 지닌 영웅들이 등장하는 마블 시리즈 류의 영화들이 탄탄한 서사와 캐릭터를 바탕으로 사랑받으면서 이들의 능력에 충격과 괴리감을 느끼는 일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이 소설이 발표되었을 1992년이었다면 초능력을 지닌 두 소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미스터리가 보다 큰 충격과 공포로 다가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20년이 지난 작품이라기에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여전히 탄탄한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갖춘 작품이라는 점이다. 또 초능력을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두 소년의 극명한 대비와 객관적인 제3자의 입장에서 소설이 서술된다는 점에서 초능력을 단순히 미스터리 장르의 한 속성으로만 이용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인간다운 삶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인가 고민하게 한다는 점에서 보다 특별하다.

 

 

 

우리 모두는 자기 자신 안에 용을 한 마리 키우고 있다

 

 

   강력한 태풍이 몰아닥치고 있는 밤, 한 잡지사의 기자인 고사카 쇼고는 사쿠라 공업단지 부근 갓길에서 한 소년을 차에 태우게 된다. 거대한 폭풍우로 인해 한 치 앞도 보기 힘든 와중에 자전거를 끌고 도쿄에서부터 이곳까지 여행을 왔다는 이 의문의 소년에 대해 의아함을 품는 것도 잠시, 뭔가가 덜컹거리며 차에 충격이 가해진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차에서 내린 고사카는 그곳에서 열린 맨홀 뚜껑과 어린 아이의 것으로 추측되는 노란 우산을 발견하게 된다. 펼쳐진 우산과 뚜껑이 열려 있는 맨홀이라니.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그들을 엄습하는 가운데, 노란 우산의 주인인 아이를 찾는 부모를 만나 이들은 기이한 실종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건취재에 나선 고사카는 누가 일부러 맨홀 뚜껑을 열은 듯한 흔적과 도쿄에서 여행을 왔다는 신지라는 소년이 보이는 석연치 않은 태도에 그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마침내 신지가 상대의 마음이나 기억을 읽어내는 초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군다나 신지는 고사카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태연하게 드러내며 이 실종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기 위해 나서려한다. 신지의 능력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의심스러운 가운데, 고사카는 이 실종사건의 진범으로 의심되는 이들과 접촉하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또 한 명의 초능력자인 나오야를 만나게 되기까지 한다.

 

 

 

"아니,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이건 정확한 표현이 아니야. 능력은 누구나 갖고 있어. 잠재적으로는 말이야. 다만 대부분 그걸 밖으로 끌어낼 능력이 없는 거지. 밖으로 끌어내는 능력도 함께 갖고 태어나는 아이는 적다고 바로잡아야겠네. 그 양쪽의 능력을 함께 갖추고 있는 사람이 초능력자, 사이킥이지." / 77p

 

 

 

 

 

 

   한편, 고사카는 여덟 통에 이르는 의문의 편지와 함께 자신의 전 연인이었던 사에코까지 협박에 휘말리는 또 하나의 사건을 겪게 된다. 그 사이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드러내 정의롭게 쓰고 싶어 하는 신지와 불안과 두려움 사이에서 자신의 능력을 철저히 숨기며 살아가려는 나오야의 고뇌가 사건에 영향을 미치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맹렬한 질주를 시작한다. 이때 서스펜스는 서스펜스대로 유지하면서 초능력이라는 이 놀라운 힘이 과연 누군가에게는 축복일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재앙일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통찰력 있는 저자의 관점은 이 소설의 빛나는 지점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람은 이따금 그렇게 치명적으로 무책임 아니, 낙관적이 된다. 누구나 그런 허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 33p

 

 

어쩌면 이 세상은 위험을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인간과 인식한 위험을 실행에 옮기고 싶어 하는 인간들로 넘쳐나는 모양인지도 모른다. / 130p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정말로 자기 자신 안에 용을 한 마리 키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요. 상상도 할 수 없는 능력을 갖춘, 신비한 모습의 용을 말이죠. 그 용은 잠들어 있거나, 깨어 있거나, 함부로 움직이고 있거나 병들어 있거나 하죠." / 469p

 

 

 

 

 

 

   '이나무라 신지라는 그 소년이 사이킥이라면 그 아이도 또한 용을 깨워 버린 인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애는 그 용을 조종하려 하고 있죠. 적어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그 머리를 향하게 하려고. 저는 그걸 도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그 애를 구할 수 있는 건 그 자신뿐이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초능력을 가진 한 여인의 도움을 받아 몇 건의 사건을 해결한 경험이 있다던 한 형사의 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일정 이상의 능력의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사용하게 하느냐에 따라 능력은 재능이 될 수도 있고 재앙이 될 수 있는 거라고, 또 그것은 그 한 사람이 오로지 짊어져야 할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말이다.

 

 

 

   <용은 잠들다>를 접하면서 꽤 높은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은 <화차> 이후로 이번이 두 번째에 불과하다는 것에 잠시 놀랐다. 왜 다들 '미미 여사'를 칭송하는지 초창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읽으며 여실히 깨달았달까. 이처럼 그녀의 작품이 재출간되고, 다시 회자되고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인 듯하다. 그만큼 오래 지나도 누구나 읽기 좋은 작품이라는 뜻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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