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 유연하고 충실하게, 이소은이 사는 법
이소은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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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와 유명세를 뒤로 하고 자신의 새로운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는 이소은의 아름다운 여정!

Get it done.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힘찬 응원이 필요할 때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표지에서 이소은을 발견한 순간 엇하고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나와 같은 세대라면 <작별>, <서방님>, <키친> <기적등 청아하고 앳된독보적인 음색을 지닌 이 가수와 대표곡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그렇지 않아도 언젠가 봤던 한 TV프로그램을 통해서 그녀가 로스쿨에 합격해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들은 바 있다당시 자신의 인기와 유명세를 뒤로 하고 느닷없이 변호사가 되었다는 소식은 상당히 뜻밖이었지만마찬가지로 인기와 유명세를 뒤로 하고 새로운 커리어를 향한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는 용기에 참 멋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녀가 쓴 책을 손에 쥔 나는 또 한 번 궁금해졌다음악을 사랑하고 무대 위에서 진실했지만 음악 이외의 세상이 궁금했던 소녀가 자신의 껍질을 깨고 나왔을 때 마주한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지지금은 또 어떠한 세상을 꿈꾸며 나아가고 있을지 나 역시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언제 이런 일을 또 해보겠어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는 가수에서 로펌 변호사 그리고 국제상업회의소(ICC)에서 중재 전문가로 활동하며 뉴욕 지부 부의장에 이르기까지누구보다 치열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개척하고 프로페셔널로 성장하고자 했던 이소은의 분투기를 담은 에세이다그녀는 지난 10년의 시간을 돌이켜보며 이렇게 술회한다. “나 자신답게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품고 살았고그 안에는 매우 복합적인 요소들이 혼재되어 있음을 알았다자라온 환경과 지난 시간의 결과물로 형성된 는 뉴욕에서 이방인이었고아시안 여성이라는 그 사회 속 소수인종이 되었고더 이상 아티스트가 아니라 변호사로 살았다직업환경나라언어문화모든 것이 달라진 혼돈 속에서 진실한 나다움의 정체성이 더욱 모호해졌다.”

 

 

 

  가수 활동 이외에는 일반적인 직장 생활을 해본 적이 없던 그녀는 미국 문화 뿐 아니라 아티스트가 아닌 직장인으로서의 생활 패턴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특히 한국에서 누렸던 것들을 내려놓고 익명이 주는 자유와 허전함을 동시에 느끼며 정체성의 혼란과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그럴 때마다 그녀는 욕심편견고집과 집착은 고유한 나로 사는 것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경험했고그때마다 비워내는 노력을 반복했다그러면서 그녀는 나다움이란 시간과 환경에 의해 바뀌는 것이며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한 정의를 매일 새로 쓸 수 있는 용기가 인생에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때문에 두려워서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새로운 미래를 디자인해보려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마다 이렇게 주문을 외듯 말했다고 한다. “내가 언제 이런 일을 또 해보겠어.” 내가 서 있는 길 위에서 마주하는 모든 변화를 유연하게 맞이하려는 열린 마음을 위한 주문, “내가 언제 이런 일을 또 해보겠어.” 지금의 내게도 꼭 새겨두고 싶은 말이다.

 

 

 

“Be yourself. Everyone else is already taken. (너 자신이 되어라다른 사람은 이미 존재한다.)” 다른 사람이 되려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다는 말이다변호사라고 해서 일부러 차갑고 냉정한 분위기를 풍기려고 할 이유도센 언니일 이유도모노톤의 의상을 입어야 할 이유도 없다어떤 일을 하든그 직업이 가지고 있는 고정된 이미지에 나 자신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만의 옷을 입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최대의 결과물이 나온다가장 나다운 것이 가장 강렬한 힘이다. / 23p

 

 

하는 일의 성패와 관계없이 자신을 소중히 대하는 것자신의 노력과 작은 성과를 인정해주는 것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러한 작은 습관부터 기르는 것이다결국 나를 돌보는 셀프케어는 자신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마음에서 나온다너무 쉽게 나를 등한시했던 지난날과 화해하고 이제는 정말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기를평온한 날들에도 나를 아낄 수 있기를여유가 생기면 불안 없이 충분히 누릴 수 있기를바라본다. / 32p

 

 

 



 

 

 

 

  “박스 안에 네가 예전에 썼던 글들 다 담겨 있는데 집에 가져갈래?” 친정에 갔다가 집으로 나서려는데 엄마가 구석에 쌓아놓은 박스 한 상자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박스를 열어보려고 다가가다 나는 이내 돌아섰다중학생 때부터 썼던 글을 빠짐없이 모아둔 것이라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열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언제부턴가 나는 그것을 제대로 바라볼 자신이 없었다아니보기가 두려웠다소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시절오히려 형식과 내용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었던 그때는 글을 쓰는 게 참 재미있었는데그때처럼 글을 쓸 수 없는 지금은 완성은커녕 시작조차 두려워서 아예 쓸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정말 나는 이대로 다시는 소설을 써보지 못하게 되는 걸까.

 

 

 

  그런데 이런 내 마음 속에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말이 쿵하고 와 박힌다. “Done is better than good.” 무언가를 완성해내는 것이 잘해내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세월이 흐를수록 무언가를 시작하고 완성해내는 것이 어려워진다어릴 때는 별 생각 없이 하던 도전도 나이가 들면서 심사숙고 끝에 포기하는 일이 잦아진다생각만 하다가 결과를 보장할 수 없어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일도 흔해졌다이소은 그녀 역시 ‘Good’인지 고민하다가 ‘Done’을 놓치곤 한다고그럴 때마다 뭐라도 끝까지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거야라던 엄마의 말을 떠올리며 다시금 자신을 일으켜본다고 한다. “소은아너 뒤처지지 않았어그리고 뒤처졌다 해도 괜찮아그러니까 그냥 해. Get it done.” 전보다 잃을 것이 많아져서완벽해져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오늘도 망설이기만 하고 있는 나와 같은 이들에게 너무도 필요한 말이 아닐까.

 

 

 

지금껏 살면서 나는 이런 사람이야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야라는 고착된 생각으로 스스로를 억압하면서 이미 변화하고 있는 나를 리셋하지 못하고 과거에 매달리고 있던 건 아닐까?

(자신을 이러이러한 사람의 틀에 가둬버리는 것은 성장을 방해하고 오류를 범할 위험성도 있다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종류의 편견도 그 바탕에는 저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저들은 이런 스타일의 인간이야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지 않던가. / 126p

 

 

소속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내기는 내 인생에서 지속된 화두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우리나라에 계속 머물렀다면하던 음악을 계속했다면한 회사에서 한결같이 일했다면직업을 하나로 이어갔다면… 이렇듯 수많은 ‘If(만일 내가 이랬다면)’를 나열하며 고민하고 흔들리는 날들이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괜히 인생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사는 것 같아서 스스로가 답답할 때도 있다하지만 내 존재에 대한 묘한 혼란스러움이 있기에 안주하지 않고 이런저런 시도를 하며 나만의 독특한 삶을 디자인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는 것은 분명하다. / 141p

 

 

 

  그녀의 시간 속에는 늘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었던 엄마에게서 배운 삶의 가르침이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과 시간 속에서 숱한 시련을 이겨내며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의 노력이답답한 조직 생활 속에서도 끝끝내 일이 되게 하자는 목표를 잃지 않았던 순간들이 녹아들어 있다그 중 소수인종의 동양 여자아이로 정체성 혼란과 콤플렉스가 생길 수 있는 예민한 시기에 들려주신 선생님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다른 애들이 하는 말에 콧방귀도 뀌지 말아라네가 무엇을 하든어떤 목표를 갖든 아무도 네게 영향을 주게 하지 말아라네가 무엇을 하든 그들하고는 상관없는 일이거든넌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어!” 그 어떤 누구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가로막지 못하게 하라는 말을 해주신 분이 있었기에 그녀는 항상 꿈꿀 수 있었던 게 아닐까언젠가 내 아이에게 힘든 시기가 찾아올 때나는 이 말을 꼭 기억했다가 들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끝으로 그녀는 자신의 슬로건을 이렇게 내세운다. “자리를 차지하고목소리를 내!” 여성소수인종사회적인 약자 할 것 없이 언젠가는 당연하게 모두 동등하게 대우받는 사회가 되길 기대하면서그때까지 내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크게 목소리 내는 연습을 계속하려 한다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성의 경제권이 1980년대 위치로 뒷걸음질했다는 우울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여성이자 소수인종으로서 유리 천장을 부수려는 그녀의 행보가 우리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계속해서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큰 울림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아울러 나다움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현재의 위치를 깨부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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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랑의 이유를 너에게서 찾지 마라
강석빈 지음 / 부크럼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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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랑의 고통에 아파할지라도

다시 일어나 사랑하고 살아갈 나를 위해 필요한 책!

 

 

 

  이 책은 누적 조회수 1,800만에 이르는 연애 유튜브 채널 석구리TV’와 연애 전문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강석빈의 에세이다연애 전문 컨설팅만 1,000회 이상을 기록한 저자답게오늘도 어떻게 하면 더 이상 사랑에 아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과 위로를 건네고 있다그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가슴 아픈 사랑을 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사연을 받으면서 한결같이 꼭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조금 더 본인 삶에 집중해 보세요.”

 

 

 

  그에게 고민을 토로하는 독자들은 대단한 비책이라도 기대하고 사연을 보냈겠지만 그가 바라보는 아픔의 본질이란 바로 이것이라고 말한다누구를 만나 어떤 사랑을 하건 늘 나의 삶에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고그것이 아픔으로부터 나의 사랑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자신을 잃은 채 사랑하는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우리가 연애를 하는 이유도 상대를 위해서도 부모를 위해서도 아닌오롯이 내가 행복해지기 위함임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를 잃지 않으면서우리가 지금껏 겪어 왔던 혹은 앞으로 겪어 가야 할 수많은 사랑의 시행착오를 미리 막고아픈 사랑에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행복한 연애를 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사랑하기 전에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에서부터 사랑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안정적인 만남을 위한 관계의 기술까지사랑을 통해 보다 성숙한 로 나아갈 수 있는 혜안을 제시한다.

 

 

 

다시 일어나 사랑하고 살아갈 당신에게

 

 

  “어떻게 결혼을 결심하게 됐어결혼할 사람을 만나면 귓전에 종소리가 울린다던데 정말 그래?” 이따금 결혼을 고민하는 동생들이 이렇게 묻곤 한다세상에귓전에 종소리가 울린다니아직도 이런 고전적인 멘트를 믿는 사람이 있구나싶지만 결혼 상대만큼은 뭔가 특별하리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지금은 나에게 한없이 잘해주지만 결혼 후에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결혼 전에는 미처 몰랐던 상대의 흠을 결혼 후에야 발견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이런 고민 때문에 연애만 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그럴 때 나는 나를 대하는 모습만이 아니라 그의 친한 친구나 부모님을 어떻게 대하는지 잘 지켜보라고 말한다굳이 잘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에게 하는 행동을 지켜보면지금의 설렘이 지나간 뒤라 할지라도 나를 어떻게 대할지 대략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이렇게 말한다우리가 독심술사가 아니고서야 그 사람의 내면을 알 수 없고상대를 속속들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상대에 대한 힌트는 바로 언어에 있다고 말이다그 사람이 평소 연인 외에 다른 이들에게 어떤 언어를 쓰고 있는지에 집중해보기를 조언한다그가 굳이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를 테면 그의 친구나 후배가족 또는 식사하려고 잠시 들른 식당의 종업원에게 그가 어떤 태도와 언어로 말을 하고 있는지 관찰하라는 것이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랑의 온도는 내려가고 관계는 긴장의 허리띠를 풀어 간다. ‘좋은 사람의 정의란 언제나 나에게 변함없이 잘 해주는 사람이 아닌언젠가 지금의 설렘이 지나가도 나에게 항상 예의를 갖추는 사람이라는 말을 잊지 말자그 사람이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자 진국 같은 사람이라는 것 또한.

 

 

 

매력을 다른 말로 쓰면 자신감이란 뜻이 된다또 자신감이란 현재의 내가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만 뿜어져 나오는 일종의 아우라 같은 것이다고로 지금 누군가에게 정말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다면 당장 그 사람의 눈치를 살필 게 아니라 최대한 지금의 나를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 주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 20p

 

 

진짜 연애할 시기를 결정짓는 것은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느냐.’이다단지 외롭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옆에 두지 않으며위로를 받지 않아도 크게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 상태. / 26p

 

 

나를 좋아하는 건지 아닌 건지

헷갈리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 당신이 좋은 건지 아닌 건지

헷갈려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마음의 확신이 있다면 사랑이란

결코 서로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 / 50p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가끔은 혼자 있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은 모든 연인들이 새겨둘 만한 점인 것 같다연인이나 부부라고 해서 모든 시간을 늘 함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어쩌면 누군가가 옆에 없는 온전한 나 혼자만의 시간이 진짜 내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일한 나만의 시간일지도 모른다그러니 부디 상대방에게 내가 항상 1순위이기를 바라며잠시 1순위가 되지 못했다고 해서 불안해하지 말자조금 힘을 푼다고 끝나게 될 사랑이었다면 어차피 오래 못 가 막을 내리게 될 얕은 관계라는 저자의 조언을 새겨두자.

 

 

 

기념일은 그저 기념일일 뿐그것이 지금의 사랑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내 곁에 있는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궁금하다면 돌아오는 기념일을 기다리지 말고평소 나에게 어떤 태도로 어떤 말을 하는지에 집중해 보시기 바란다.

당신 역시사랑하는 사람과 더욱 깊이 있는 관계가 되고 싶다면 기념일에 잘해 주겠다는 생각으로 에너지를 아끼지 마라매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하라. / 106p

 

 

충분한 회복기 이후이별에서 자유로워졌을 때 새 사랑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어쩌면 그때는 실수 없이 누군가를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일 것이다그러니 지금 당장 혼자가 힘들다는 이유로 성급히 누군가를 곁에 두지 마라전 연애로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공백기를 두고 시작해라.

사랑은 결코 또 다른 사랑으로 잊히지 않는다나아지기는커녕 채 아물지도 못한 상처가 맞물려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누군가의 부축 없이 스스로 일어섰을 때당신은 비로소 새로운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다. / 200p

 

 

 




 

 

 

 

  충분한 공백기를 둔 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것지금 사람에게서 전 애인의 모습을 찾지 말 것나를 챙기면서도 나만을 챙기지 않고 남을 챙기면서도 너무 많은 이들을 짊어지려고 하지 않는 우리 중심적 태도를 지닐 것계획이 떠오르지 않을 때 계획을 만들어 내는 최고의 방법은 일단 저질러 놓고 보는 것이다 등 책에는 안정적인 만남과 성숙한 연애를 위해 우리가 알아두면 좋을 여러 조언들이 새겨져 있다다 잘 될 거라는 어설프고 막연한 희망보다 냉정하게 나와 주변을 바라보고 더 나은 내가 되기를 바라는 현실적인 조언들이라 더 공감가고 위로가 된다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여전히 잃어버린 사랑의 고통에 아파하고 있다면다시 일어나 사랑하고 살아갈 나를 위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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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 - 남방의 포로감시원, 5년의 기록
최영우.최양현 지음 / 효형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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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역사에서 잊혀서는 안 될 중요한 페이지!

내가 이 땅에서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수많은 무명들의 희생과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다!

 

 

 

1942년 5군속 지원

<매일신보>에 군속 채용 선전 기사가 실렸다.

지원 자격은 일본어 사용 가능자,

보통학교 졸업자 이상의 학력자란다.

집안의 기둥인 형님과 어린 아우들은

전장으로 보낼 수는 없다.

급여도 많이 주고 2년 근무 만기라는데,

우리 집안을 대표해 내가 다녀오는 것이 맞겠지. / 12p

 

 

 

  1941년 말태평양 전쟁이 터지면서 일본군과 연합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오고갔다이 무렵 조선 반도에서는 거대한 서양 제국 연합에 맞서 태평양 한가운데서 외롭게 싸우고 있는 황군을 조선인이 도와야 한다내선일체즉 일본과 조선은 하나의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에 조선인 역시 참전하여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결국 반도의 조선인 청년들이 하나둘씩 일본군에 차출되기 시작했고스무 살의 청년 최영우 역시 집안의 기둥인 형님과 어린 아우들을 대신해 전쟁터에 다녀와야 했다.

 

 

 

  가장인 작은아버지가 신문을 펼쳐놓고 최영우에게 말했다현재 일본군이 사로잡은 미군과 영국군 포로를 감시하는 포로감시원즉 군속을 수천 명 모집 중이라는 것이다군속은 군인이 아닌 군대 소속 공무원으로월급도 많이 주고 총칼을 든 군인으로 참전하는 것이 아니니 안전하며 무엇보다 드넓은 세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했다이때까지만 해도 2년만 눈 딱 감고 버티면 다시 늠름하게 고향으로 돌아와 대학에 가고하고 싶었던 일들도 마음껏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 누가 알았을까그를 비롯해 많은 조선 청년들의 운명이 하루아침에 뒤바뀔 줄은.

 

 

 

잃어버린 시간에 대하여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는 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만 5년 동안 포로감시원으로 차출된 조선인 최영우가 당시 있었던 일을 기록해 남긴 원고를그의 손자가 직접 탐사하고 새롭게 발굴해 재구성한 글이다스무 살의 한 평범한 조선 청년이 어떠한 경유로 인도네시아에 도착해 낯선 포로감시원의 신분이 되어야 했는지봉급을 받는 근무 계약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일본군 이동병보다 못한 최말단 대우를 받으며 거친 전쟁의 풍랑을 견뎌냈는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먹을 것이 부족해 몸이 비쩍 마른 포로들젊은 군인들의 성욕을 만족시키고 사기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군 부속 위안소로 강제 동원된 조선 여인들까지최영우의 기록 속에는 그 자신뿐만 아니라 자의적인 판단의지와는 상관없이 전쟁에 동원된 수많은 청춘들의 참혹한 고통이 담겨 있다.

 

 

 

휴일에 부대에 설치된 위안소에 가 봤다. ‘부대가 가는 곳에 위안소도 간다.’라는 구호처럼 이곳에도 이미 여인 부대가 들어서 있다방이 스무 개나 될까방을 배정받은 병사들이 들어갈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준비한 콘돔을 들고 문을 열고 들어가 일을 치른 후 30여 분쯤 지나 다시 방에서 나오는 그들의 안색은 야릇하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여인이 조선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아연실색했다피지배 민족의 비애가 뼛속까지 사무쳤다여기까지 어떻게 왔을까? / 81p

 

 

 



 

 

 

 

  급박하게 흘러가는 전선은 포로감시원의 운명까지 마구 뒤흔든다일본군이 동남아 전선 곳곳에서 패전하면서 일본군 점령지는 점차 연합군 수복지로 바뀌어 갔고이로 인해 포로감시원들 역시 다른 곳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며 재배치 및 근무를 해야만 했던 것이다이전까지만 해도 일본군은 네덜란드인의 기초적인 자치를 허락하고 외출입을 비교적 자유롭게 관리했으나 1942전환이 불리해지면서 이들을 한 공간에 억류하는 조치를 대대적으로 시행한다초기 2천여 명에서 시작해 전쟁이 끝날 무렵에는 1만여 명 이상이 억류되고이로 인해 포로수용소와 다름없는 처우를 받은 민간인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다이는 종전 후 조선인 포로감시원들이 전범 용의자가 되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1945년 8월 15일본의 공식적인 항복 이후 포로감시원들은 자신의 신분과 정체성에 심각한 혼란을 겪게 된다일본군 소속임과 동시에 일본에 의해 수탈당하던 식민지인이었기 때문이다이들은 연합군으로부터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처우에 관해 협상하기 위해 조선인 민회라는 단체를 결성하였으나 오히려 테러와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조직으로 인식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고조선인 민회 안에 섞여 있던 최영우는 포로감시원에서 포로 및 전범 용의자 신분으로 전환되고 만다그는 다른 포로감시원들과 함께 싱가포르 창이 형무소로 옮겨져 여러 차례 취조를 받다가 자카르타 인근의 치피낭 형무소로 이감되는데 그 과정에서 겪은 고초는 차마 말로 다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굶주린 우리들은 밭에서 김을 매는 시늉을 하면서 뿌리고 잎이고 먹을 수 있는 것들은 죄다 뜯어 입에 넣었다우리가 밭을 완전히 망쳐 놓은 것이다그 후 그 작업은 중지되었다.

하루는 장작을 패라는 명령을 받고 아름드리 나무뿌리를 모아 놓은 광장으로 나갔다그것은 차마 먹을 수가 없는 나무였다하지만 몇 달 동안 배를 굶주린 우리의 눈에는 그것도 먹을 것으로 보였다. / 186p

 

 

나의 운명은 실로 풍전등화 격이다언제 교수대가 나를 부를지 모른다이 머나먼 이국땅에서 겪는 운명의 장난 치고는 너무 가혹하다다른 감방에 남아 있는 자들은 서로의 심정을 헤아릴까설령 이해한다 하더라도 별다른 도리도수단도 없다그저 복도의 철창 밖으로 오늘의 조사나 재판 과정을 잠시 물어볼 수밖에내가 그들과 한몸이 되어 걱정을 한다거나 그들을 대신할 수도 없다아무 조언도 실효가 없다같이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그것이 최대의 위안일 것이다. / 199p

 

 

 

  그간 일제강점기와 관련해서 다양한 증언들을 봐왔지만 포로감시원으로 차출된 조선인의 이야기는 상당히 낯설다어째서 일본은 굳이 조선인들을 동원해 적국의 포로들을 감시하게 했던 것일까책에서는 이렇게 분석하고 있다첫째는 일본군의 병력을 전투에 집중시키기 위해서다포로 감시 업무는 전투 행위가 아니므로 훈련을 받은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둘째는 포로와 일본군 간의 일상적인 접촉 중에 생길지도 모를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조선인 포로감시원을 앞세워 변명하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그동안 우월한 민족으로 찬미됐던 백인들을 일본군이 포로로 잡았다는 것을 직접 목도하게 해 일본의 위세를 선전하기 위함이다이때 기록에 따르면 3천여 명의 사람들이 출발했는데 겨우 130여 명의 동료들만 남아 귀환선을 탔다고 하니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조선 청년들의 청춘과 목숨을 갉아먹은 전쟁이 참으로 야속하기만 하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포로감시원 생활이 억울하기도 했고그를 따뜻하게 받아 주지 못한 고국이 야속하기도 했다하지만 포로감시원 모집의 특성상 채용 공고에 응시해 합격했기 때문에 강제 동원된 위안부나 징용자와 달리 겉으로는 자발적 참전자로 보이기도 했고전범 용의자 딱지가 붙여진 탓에 세상에 드러내 놓고 항변하기도 어려웠다그는 그저 한 때는 손바닥만큼이나 좁아 보이던 고향에서 생업에 만족하면서 근근이 살아갔다. / 209p

 

 

 




 

 

 

 

  전쟁은 소수의 위정자들의 결정으로 일어나지만그것을 수행해야 하는 수많은 무명의 개인들은 자신의 삶 전체를 희생해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내가 이 땅에서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수많은 무명들의 희생과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다뒤늦게나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포로감시원들의 목소리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이 책이 일제강점기 역사에서 잊혀서는 안 될 중요한 페이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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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게
늘리혜 지음 / 늘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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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에 의해서가 아닌진짜 내 모습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기를!

우리가 한때 너무나도 간절하게 갈망했던 그 시절그 사람꿈들을 들추어보게 하는 소설!

 

 

 

제운은 전혀 웃지를 않네요.

시키면 또 잘하기는 하는데도통 무슨 생각인지…….

제운아넌 무엇을 할 때가 제일 좋아? / 21p

 

 

  

  “제운은 무얼 좋아해?”

  숱하게 들어왔지만 매번 시원하게 대답을 할 수 없었던 질문제운은 줄곧 무심하고주변 사람들로부터 도통 어디에도 관심과 흥미를 갖지 못하는 아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년시절에 죽은 아빠를 대신해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과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걸맞은 자기 역할은 항시 잊지 않았다그래서 남몰래 동화를 쓰고 있다는 것을동화처럼 아름답고 순수하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글을 완성하고픈 바람을 가까운 친구들에게조차도 쉽사리 드러낼 수 없었다그러던 어느 날방과 후 하굣길에서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작고 가벼운 소녀를 목격했다그녀는 바람이 불면 정말로 날아오를 것 같은 모습을 하고서 하늘을 온 몸으로 품으려는 듯 두 팔을 내뻗고 있었다제운을 발견한 소녀는 이렇게 말했다. “저 하늘 어딘가에 나의 진정한 모습이 있을 거야그래서 보고 있었어하늘.” 그러고 보니 제운도 어렴풋이 알고 있는 소녀였다그의 이름은 하늘이었다.

 

 

 

난 언제든 어디든 있어. ‘하늘이고 이니까.” / 40p

 

 

 

  학교를 다니다보면 꼭 그런 아이가 하나씩 있다사고가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외면 받는 아이독특하다는 이유로 눈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경계의 대상이 되는 아이하늘이 바로 그런 아이였다이를 테면 외계인과 통신을 주고받는다거나 귀신을 볼 수 있다거나 남에게 저주를 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등의 이상한 소문을 달고 다니는 그런 아이 말이다사실하늘은 하늘처럼 되고 싶었다늘 한결같이 하늘처럼 아름다운 아이가 되고 싶었다그건 부모가 자신에게 준 첫 선물이었으며 그들 사랑의 결실이었으므로엄마가 가족을 두고 떠나버리고 아빠마저 더 이상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은 이후로 그런 바람은 더욱 간절해졌지만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이용하고 왜곡하는 사람들로 인한 상처는 더욱 깊어져갈 뿐이었다그런데 바로 그날제운을 만났다자신과 똑같은 꿈을 꾸는 그를아무도 믿지 않는 자신의 꿈을 믿어주는 그를.

 

 

 




 

 

 

 

어쩌면 정말로 많이 좋아질지도 모르는 사람어쩌면 벌써 많이 좋아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 / 242p

 

 

 

  제운은 자신의 좋지 않은 상황을 숨기거나 포장하지 않는 하늘과주변에서 뭐라고 하건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대로 행동하려는 하늘의 강인함에 이끌린다반면 하늘은 속으로 울고 있는 자신을 알아봐주는 제운이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의 다정한 목소리와 온기가 좋다그래서 되도록 오래자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하지만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뜻하지 않은 상처를 준다제운은 책임감으로부터 쉽사리 헤어나지 못하고하늘은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를 쉽게 극복하지 못한다그러다 상대방을 향한 마음을 분명히 깨닫게 되었을 때에는 예기치 않은 상황이 그들 앞을 가로 막는다. Ni renkontigos. 다시 만나자던 그 말처럼두 사람은 과연 다시 서로를 향할 수 있을까.

 

 

 

  이처럼 소설 하늘에게는 아이와 성인의 경계선에 선 남녀가 각자가 지닌 상처와 비밀을 공유하면서 점차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소설이자 청춘로맨스소설이다타인의 시선에 의해서가 아닌진짜 내 모습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의 성장통을 담은 이야기다. “나의 색은 늘너였어.”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내 삶 전체를 반짝반짝 빛나게 해주는 사람상대의 색으로 하여금 나의 색 전체를 물들게 하고픈 사랑우리가 한때 너무나도 간절하게 갈망했던 그 시절그 사람꿈들을 들추어보게 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다만 여기서는 일곱 색깔 나라와 꿈으로 표현되는 판타지 세계관이라는 것이 등장하는데이를 신비스럽고 몽환적이며 동화적인 이미지로 시종 끌고 가다 보니 다소 모호하고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개인적인 생각으로 판타지라는 장르일수록 독자에게 세계관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분명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탓에블러셔로 처리된 듯 흐릿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세계관에 대한 구성은 작품 전체에 대한 몰입을 떨어뜨릴 때가 있다또 주인공들의 나이가 고3이라는 점은 감안하더라도감정선과 그 감정선을 뒷받침해줄 수 있어야 할 에피소드들이 단조로운 점 역시 아쉽다하늘이와 제운이의 서사가 좀 더 두텁게 형성되었더라면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오랜만에 순수하고 아련했던 어느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책을 만나서 반갑다특히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새로운 판타지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한 작가의 소신 있는 글쓰기를 응원하고 싶다당신의 글로 하여금 세상의 여린 틈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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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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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한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색채를 즐길 수 있는 작품!

음식과 성이라는 주제를 문학으로 한 데 엮어낸 감각적인 소설!

 

 

 

티타와 식탁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방향을 조금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 때문에 식탁은 티타가 태어나면서부터 흘린 슬픈 눈물을 받아 내며 그녀와 운명을 함께해야 했으며티타는 이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속수무책으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 18p

 

 

 

  1910년 무렵 멕시코의 어느 마을태어난 지 이틀 만에 심장마비로 아버지를 잃은 티타는 가정과 농장을 동시에 운영해야 했던 마마 엘레나를 대신해 요리사인 나차의 손에 길러진다태어나면서부터 부엌은 곧 티타의 유일한 세계였으므로 그녀가 특별히 요리에 뛰어난 감각을 지니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도 모르겠다티타의 삶은 음식을 만들 때 나는 소리와 향식탁으로 점철된 시간의 연속이었으며 삶의 즐거움 역시 먹는 즐거움과 다르지 않았다그런 티타가 열다섯 살이 되던 해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반해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 페드로 무스키스라는 청년으로부터 청혼을 받는다하지만 마마 알레나는 데 라 가르사 집안에 내려오는 전통즉 막내딸이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의무를 앞세워 이를 무산시킨다이는 티타가 결혼은 물론 자식도 낳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으므로대신 티타가 아닌 첫째 딸 로사우라와 페드로가 맺어지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티타는 마마 엘레나로부터 언니와 페드로의 웨딩케이크를 만들라는 명령을 받는다절망과 원망회환과 괴로움의 눈물이 뒤섞인 웨딩케이크는 결혼식 당일 괴이한 식중독을 일으킨다모든 하객들이 케이크를 먹는 순간 크나큰 슬픔과 좌절감의 포로가 되어 흐느껴 울더니 이내 마당 한가운데서 토를 하는 일이 벌어진다신부인 로사우라의 웨딩드레스마저 구토물 범벅이 되자유일하게 케이크를 먹고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티타는 언니의 결혼을 망치려 들었다며 마마 엘레나로부터 구타를 당한다이내 티타는 페드로가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며 그녀의 언니와 결혼한 것은 오로지 티타를 가까이서 보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지만한층 날카로워진 마마 엘레나의 감시와 구속은 티타를 더욱 옥죌 뿐이다.

 

 

 



 

 

 

 

  나차의 죽음으로 집안의 요리사가 된 티타는 오직 요리를 할 때만 자유롭고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음을 느낀다그래서 난생 처음 페드로로부터 받은 장미꽃에 마음이 들떠 메추리 요리를 만들기로 하는데 장미 소스메추리 고기포도주음식 냄새 하나하나에 스며든 티타의 육감적이고 열정적인 사랑은 놀랍도록 감동적인 요리를 탄생시킨다페드로는 티타의 요리를 먹자마자 황홀한 표정으로 탄성을 지르고둘째 언니 헤르트루디스는 그동안 억눌러 왔던 성적인 욕망을 발산하며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집을 뛰쳐나가버린다의지하던 헤르트루디스가 그렇게 집을 떠나자 티타는 조카인 로베르토에게 애정을 쏟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하지만 젖이 나오지 않는 언니 로사우라를 대신에 로베르토를 먹이고 키우는 티타와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페드로의 시선을 눈치 챈 마마 엘레나는 페드로 가족을 미국으로 보내버린다훗날 그곳에서 로베르토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충격에 빠진 티타는 만들고 있던 초리소를 찢어발기며 엄마가 로베르토를 죽였어!” 하고 마마 엘레나에게 소리친다.

 

 

 

연금술 같은 묘한 작용이 일어나 그녀의 존재 자체가 장미 소스메추리 고기포도주음식 냄새 하나하나 속으로 스며들어 녹아내린 것 같았다티타는 그렇게 달아오른 체취를 풍기며 육감적이고 섹시하게 페드로의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티타와 페드로는 새로운 소통 방식을 발견한 듯했다그 안에서 티타는 발신자페드로는 수신자였으며불쌍한 헤르트루디스의 몸은 그들의 성적인 메시지가 지나가는 매개체였다. / 59p

 

 

사람들은 설탕에 절인 달콤한 시트론 맛매운 고추 맛그윽한 호두 맛시원한 석류 맛 등 갖가지 진미로 속을 가득 채운 칠레고추를 남겼다호두 소스를 끼얹은 칠레고추가 얼마나 맛있는데정말 꿀맛인데그 안에는 갖가지 사랑의 비법이 들어 있었지만 점잖은 체면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빌어먹을 체면빌어먹을 예의범절그것들 때문에 그녀의 몸은 속수무책으로 조금씩 시들어 가야만 하는 운명이었다. / 65p

 

 

 

  정신병원에 넣으려는 마마 엘레나로부터 티타를 구한 건 주치의인 존 브라운이다존은 티타에게 이성을 찾아주고 자유의 길을 열어준다티타에게 사랑을 느낀 존은 그녀가 마음을 열고 자신을 받아들여줄 때까지 아끼고 보살핀다그렇게 존의 사랑으로 치유된 티타는 존이 자신의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지만마마 엘레나의 죽음으로 페드로가 돌아옴으로써 다시금 그녀의 마음에 동요가 일어난다자신을 사랑해주는 존과 자신이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페드로 사이에서 고민하는 티타그녀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이후 소설은 여전히 마마 엘레나의 환영을 보며 관습과 의무운명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티타가 욕망과 사랑 앞에서 고뇌하며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극복하려는지를 충격적인 결말과 함께 그려나간다.

 

 

 

전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어머니 옆에서는 가차 없이 미리 정해진 일을 해야만 했다질문의 여지도 없었다일어나 옷을 입고화덕에 불을 지피고아침을 준비하고가축들에게 먹이를 주고설거지하고침대를 정리하고점심을 준비하고설거지하고다림질하고저녁을 준비하고설거지하고매일매일해마다 그렇게 똑같은 일의 반복이었다잠시 쉴 틈도 없이그게 자기가 해야 할 일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해야만 했다그러나 이제 어머니의 명령에서 자유로워진 손을 보며 티타는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 117p

 

 

금기시되는 것과 죄악시되는 것정숙하지 않은 것은 바랄 수 없다.

하지만 대체 정숙하다는 게 뭐란 말인가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부정하는 것차라리 어른이 되지 않았더라면차라리 페드로를 몰랐더라면페드로의 아기를 임신하지 않았더라면어머니가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더라면어머니가 구석구석 그녀를 쫓아다니며 그녀의 행동이 정숙하지 못하다고 소리 지르지 않았더라면! / 184p

 

 

 

  이처럼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음식과 성이라는 소재를 문학과 결합시킨 이색적인 작품이다크리스마스 파이차벨라 웨딩 케이크북부식 초리소초콜릿과 주현절 케이크 로스카 등 작품에 등장하는 음식은 각 장의 특징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매개체다그도 그럴 것이 장미 꽃잎을 곁들인 메추리 요리는 금기를 욕망하게 하고소꼬리수프는 티타의 무너진 정신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옛날 방식 그대로 만든 초콜릿은 집과 가족에 대한 향수크림 튀김 역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여기에 각 장마다 요리 레시피를 소개하는 구성은가족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것을 넘어서 오랜 세월 재료 한 개, 1g 하나하나까지 정성을 기울임으로써 식탁이라는 우주를 완성해낸 여성 서사를 상징한다다시 말해 여성들에게 있어 음식과 부엌이란어머니 또는 그 이전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시간과 공간으로서의 역사이자 그들의 자아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유산이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티타는 식민지 전 시대부터 대대로 내려오던 요리 비법의 마지막 계승자였기에 그것을 지켜내야 할 의무가 있었다막내딸이 어머니를 돌봐야 하는 부당한 전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갈망하면서도 쉽사리 헤어 나오기 어려웠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를 하는 순간만큼은 자유롭고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었기에그녀의 감정은 음식을 먹는 사람들과 고스란히 공유된다이는 마치 음식에 연금술을 부리기라도 한 듯 기묘한 장면으로 연출되는데그 중에 하나가 알렉스와 조카인 에스페란사의 결혼식 날 있었던 일이다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만든 티타의 호두 소스를 끼얹은 칠레고추’ 요리는 하객들의 오감을 자극하며 황홀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한다심지어 끓어오르는 욕망을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그들은 황급히 농장을 떠나 여기저기에서 격렬한 사랑을 나누기 시작한다이 에로틱한 장면은 독자들로 하여금 요리란 곧만드는 사람의 마음을 담고 있는 행위이자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오감을 여는 놀라운 체험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이는 즉요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통해 여성을 수동적인 대상으로 머무르게 하지 않고 창조성을 지닌 주체적인 위치로 재평가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티타는 신바람이 나서 세례식 때 내놓을 몰레를 하루 전 날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페드로는 거실에서 티타의 노래를 들으면서 여태껏 느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냄비 부딪히는 소리질냄비 위에서 노르스름하게 익어 가는 아몬드 냄새요리하면서 흥얼거리는 티타의 달콤한 목소리가 페드로의 성적 본능을 자극했던 것이다연인들이 사랑하는 이의 은밀한 체취를 가까이에서 느끼면서 애무를 즐길 때 둘만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직감적으로 아는 것처럼페드로는 달그락거리는 그릇 소리와 음식 냄새특히 노르스름하게 익은 참깨 냄새로 굉장한 요리가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74p

 

 

이 뜨거운 탐색전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영원히 바뀌었다옷을 뚫는 듯한 강렬한 시선을 나눈 후로는 모든 게 전과 같지 않았다티타는 그제서야 자신의 몸을 통해 비로소 깨달았다모든 물질이 왜 불에 닿으면 변하는지평범한 반죽이 왜 토르티야가 되는지불 같은 사랑을 겪어 보지 못한 가슴은 왜 아무런 쓸모도 없는 반죽 덩어리에 불과한 것인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그 짧은 시간 동안 페드로는 전혀 손을 대지 않고서도 티타의 가슴을 순수한 소녀의 가슴에서 관능적인 여인의 가슴으로 바꿔 놓았던 것이다. / 75p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타말을 준비할 때싸우면 타말이 익지 않는다고 했던 나차의 말이 떠올랐다타말이 화가 나면 몇 날 며칠이 지나도 익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럴 때는 타말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익을 수 있도록 노래를 불러줘야 한다고 했다티타는 자기가 로사우라와 싸워서 콩들이 화가 난 거라고 미뤄 짐작했다. / 228p

 

 

 




 

 

 

 

  소설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존이 티타에게 성냥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다존은 티타에게 산소가 종 모양 유리관 윗부분에 있던 인 가스와 만나는 순간 커다란 불꽃을 일으키는 광경을 보여주며 우리는 모두 몸 안에 성냥갑 하나씩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말한다하지만 혼자서는 그 성냥에 불을 당길 수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의 입김이나 음식음악애무언어소리 같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다그의 말은 티타로 하여금 우리 안에는 저마다 불씨를 지니고 있으며 자신의 불꽃을 일으켜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관습과 굴레억압과 폭력의 차가운 입김에 지배당하지 않고 부단히 내 안에 잠재된 불꽃을 발견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한다.

 

 

 

아주 강렬한 흥분을 느껴서 우리 몸 안에 있던 성냥들이 모두 한꺼번에 타오르면강렬한 광채가 일면서 평소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그 이상이 보이게 될 겁니다우리가 태어나면서 잊어버렸던 길과 연결된 찬란한 터널이 우리 눈앞에 펼쳐질 거고요그곳은 우리가 잃어버린 신성한 근본을 다시 찾으라고 손짓할 겁니다영혼은 축 늘어진 육체를 남겨 둔 채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할 테고요…….” / 256p

 

 

 

  이렇듯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음식과 성이라는 주제를 문학으로 한 데 엮어냈다는 점에서 상당히 감각적이라는 인상을 남기지만몇몇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을 비롯해 여성의 성장 서사가 애매모호하게 마무리 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페드로를 향한 티타의 사랑에 몰입하기 어려웠던 점도 흠을 남긴다하지만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대중성에 기여하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의 문학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다짧지만 강렬한 고전 작품을 만나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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