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키 7cm가 우리 아이 미래를 바꾼다 - ‘키’가 경력이 된 시대, 유전자를 뛰어넘는 성장 법칙
이선용 지음 / 부커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왕이면 제대로 알고 공부하면 숨은 키 5cm는 더 클 수 있다!

우리 아이의 성장을 위해 부모가 알아두어야 할 생활 속의 유용한 팁을 소개한 책!

 

 

 

  나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다첫째 아이는 또래 보다 키가 크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고실제 신체검사 결과 평균 보다 6cm가 큰 것으로 나왔다그래서 키에 대해서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얼마 전, 4살 된 둘째 아이의 신체검사 결과지를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또래보다 작다고 느끼긴 했지만 하위 2% 정도에 불과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다그러고 보니 한 해 전에 입었던 여름옷이 아직도 여유 있게 입히는 것을 보면 1년 사이 거의 크지 않은 게 분명했다의사 선생님 역시 내년에도 하위 2% 밖에 되지 않는다면 따로 검사를 받고 성장 주사를 맞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이었다우유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챙겨 먹이지 않은 나의 불찰인 것 같았다밤잠이 부족한 것도 문제였다진즉에 형은 먼저 잠이 들었는데둘째는 밤 11시가 되어도 자지 않을 때가 많았다그렇다고 아침까지 푹 자는 것도 아니어서 무엇보다 잠이 부족한 게 큰 원인인 듯했다그래서 아침마다 시리얼에 우유를 태워서 먹여보고, 30분이라도 더 일찍 재우기 위해 시간을 앞당겨 소등했다시중에 나와 있는 칼슘 영양제도 부랴부랴 주문했다반찬에 멸치는 꼭 빠뜨리지 않았고달걀이나 다른 유제품도 챙겨서 먹여보았다하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인 아이의 키를 보며 오늘도 나는 고민한다이러다 키가 잘 자라지 않으면 어떡하지어떻게 하면 성장주사 같은 것을 맞지 않고도 아이의 키를 키울 수 있을까하고.

 

 

 

키가 경쟁력이 된 시대우리 아이의 키를 키우는 방법

 

 

 

  그야말로 키가 스펙이고 경쟁력이 된 시대다. 1990년 피츠버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이레네 한손 프리츠가 동료와 함께 MBA 졸업생들을 분석한 결과 비슷한 나이체중사회적 신분종교를 가진 남성들은 키가 약 1인치씩 커질 때마다 초봉이 약 570달러(한화 약 50만원)씩 높아졌다고 한다. 2016년 영국 엑서터대학교 의학부의 조사에서도 키가 수입에 실제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가정환경이나 후천적 현실을 배제하고오로지 유전적 영향을 받은 키를 계산한 수치에서도 이와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이런 구체적인 결과가 아니라 하더라도이미 우리 사회는 키가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그만큼 키는 우리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에서는 키가 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가볍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에이키는 어차피 유전이지.”라고 말하면서 키 크게 해준다는 각종 홍보물들은 다 장삿속이라고 제쳐두는 것이다정말 키는 유전이 좌우하는 것일까키를 단순히 유전에만 맡기지 않고 더 크게 키울 수는 없을까?

 

 

 

 『숨은 키 7cm가 우리 아이 미래를 바꾼다는 12년차 개원의이자 세 아들을 둔 의사 아빠가 유전자를 뛰어넘는 성장 법칙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키는 공부하면 할수록단순히 유전자가 키를 크게 하는 것이 아니고 건강한 생활 습관이 키를 크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자는 다양한 연구 결과와 논문들을 토대로 키가 클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또 키에 얽힌 잘못된 속설들을 바로잡으면서구체적이고 실용적이며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본격적으로 키가 크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키가 크려면 딱 두 가지 법칙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첫 번째는 키는 정해진 시간 동안만 큰다는 것이다우리 몸은 태어난 직후에 가장 많이 크고 나이를 먹을수록 성장 속도가 줄어드는데어린 시절의 충분한 관리가 최종 키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한다다시 말해인간은 오로지 성장기 때만 크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키가 커질 수 있더라도 그 시기를 놓치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두 번째는 키가 크려면 모든 것이 충족된 후여야 된다는 것이다우리 몸은 병이 있거나 영양 섭취가 미흡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이것들이 해결되고 난 후에 키가 커지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뜻이다생존에 절대적인 것들에 부족함이 없어야만 그다음에 여유를 가지고 키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이에 2가지 조건을 조합해 보면성장기 때 아프지 않고 골고루 영양 섭취를 해줘야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키를 발현시킬 수 있다.

 

 

 

성장통은 키 성장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성장통이 주로 발생하는 시기에는 키가 그리 많이 크지 않습니다오히려 성장통 시기가 지나고 나서 아프다는 말을 별로 안할 때 키가 더 많이 크죠. / 21p

 

 

세 번째는 허벅지와 종아리입니다키 크는 데 가장 비중이 큰 뼈 부위죠발목 부위는 18세 이전에 성장이 끝납니다무릎 부위도 18세 때 60~70%가 닫혀있습니다즉 평균적으로 봤을 때 1년에 2cm 이상 크기가 힘든 거죠그러다가 19~20세까지 급격하게 닫힙니다다리의 경우 20세 이후로는 성장을 기대하기가 힘듭니다그러니 키가 자랄 수 있는 마지노선은 18세라고 보면 됩니다각 부위는 18세에서 19세로 넘어가면서 급격하게 닫히거든요그 이후부턴 개인차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고요. / 31p

 

 

 

  저자는 유전적 요인이 키를 좌우하는 요소이기는 하지만환경요인으로도 얼마든지 키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그렇다면 유전자를 극복하고 더 큰 키를 얻기 위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여기서는 식습관과 잠자는 습관운동 외 다양한 생활 습관들을 소개한다그 중 키가 크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영양소부터 알아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저자는 키 클 때 많이 필요한 영양소는 미네랄이라고 강조한다칼슘이 대표적인데우유나 치즈 등 칼슘을 음식으로 섭취하지 못할 경우에는 영양제로 어느 정도 보충해줘야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몸에서 자체적으로 생성되지 않고 오로지 외부에서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경로로든 충분한 섭취가 요구된다아연도 중요하다아연은 우리 몸에 철분 다음으로 많은 미네랄 성분으로, 5세가 되기 전에 아연을 먹으면 성장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이 외에도 칼슘 흡수를 위해서는 마그네슘과 비타민 D가 필요하며칼슘과 마그네슘 비율은 2:1이 좋다고 한다또 흡수한 칼슘을 뼈로 가게 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K2가 필요한데낫토 같은 콩 발효 음식이 이에 좋다고 하니 신경 써서 챙겨 먹여봐야겠다.

 

 

 

성장호르몬을 봅시다키가 클 때 가장 중요한 건 호르몬이죠뼈뿐만 아니라 장기와 피부온몸을 자라게 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이 성장호르몬이 직접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선 IGF-1이란 형태로 변형이 돼야 합니다이 IGF-1은 성장호르몬에서 전환되기도 하고뼈끝 성장판에서 분비되기도 하죠그러니 키 크는 데 무척 중요한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GF-1을 분비시키도록 자극하는 호르몬이 몇 가지 있습니다그중에서도 렙틴이란 호르몬이 IGF-1이 분비되도록 자극하죠렙틴은 우리가 음식을 먹고 배가 부를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이 렙틴이 IGF-1의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 53p

 

 

 

  책에서는 성장에 좋은 다양한 음식을 소개하는데의외로 키 크는 데 좋은 음식 3가지가 있어 기억해두고자 한다첫 번째는 시리얼이다시리얼이라니간혹 시리얼만 먹이고 대충 어린이집에 보내는 엄마의 미안한 마음에 위안이 되는 음식이지 않은가그럴 줄 알았다는 듯 저자는 김이나 햄과 밥으로 대충 아침을 때우는 것보다 오히려 시리얼을 추천한다혹자는 시리얼에 당류가 많아 아이들 건강에 안 좋은 게 아닐까 염려하는데한 끼 섭취에 들어있는 당류는 8~10g 내외로 1일 영양 성분 기준치의 8% 정도에 불과하며 이는 오렌지주스 한 컵이나 요구르트보다도 적다고 하니 하루에 한 끼 정도는 괜찮다고 한다두 번째는 잡채다키가 크는 데 좋은 소고기표고버섯목이버섯시금치당근을 고루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호두를 넣은 멸치볶음이다멸치에 든 칼슘과 호두에 든 아르기닌이 조합을 이루어 키 크기 위해 꼭 필요한 성분을 얻을 수 있다고 하니 기억해두자.

 

 

 

먼저치즈입니다우유 속 카세인을 뽑아 발효시킨 치즈는 동서양을 넘어 사랑받는 식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치즈는 칼슘과 단백질지방을 공금해 주는 훌륭한 공급원이죠게다가 아연리보플라빈은 물론비타민 A와 비타민 B1, B2에도 들어있습니다특히 동일한 무게의 우유와 비교해 7배의 단백질, 5배의 칼슘을 가진 치즈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만큼 이점도 많습니다우유 및 기타 유제품에 대한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치즈가 특히 중요한 영양 공급원입니다. / 103p

 

 

낮잠을 자는 경우가 있는데 낮에는 잠을 길게 자지 마세요자더라도 30분 이내로 자야 합니다앞서 설명한 생체시계 때문에 낮엔 잠을 자더라도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지 않습니다오히려 밤에 숙면을 하는 데 방해될 뿐이죠잠자는 시간은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중요한 때입니다그렇기 때문에 자기 전에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저녁은 웬만하면 일찍 먹도록 하세요잠잘 때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게 성장호르몬 분비를 원활히 하는 데 좋습니다그러니 저녁 먹고 난 후에 먹는 간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특히 달콤한 간식은 더욱 좋지 않으니 웬만하면 피하세요. / 139p

 

 

 




 

 

 

 

  이 외에도 운동 직후에 우유를 마시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어 성장호르몬 분비가 방해되니 운동 전후 2시간 동안은 우유나 음식을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마찬가지로 자기 직전에도 우유를 마시는 것은 키 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니 유념해야겠다또 중앙대 연구팀의 연구에 의하면가려움 때문에 숙면을 하지 못하는 아이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감소하여 키가 자라지 않을 수 있다고 하니 아토피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특히 더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첫째 아이가 밤마다 벅벅 피부를 긁어대는 소리에 나 역시 잠을 자주 깨곤 하는데그것이 아이의 성장에도 방해가 된다고 하니 자기 전에 충분한 보습을 통해 아이가 깊이 잘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다.

 

 

 

2번에 걸쳐 호르몬 분비가 확 올라온 게 보이시죠첫 번째 상승은 낮 시간 동안의 운동에 의한 거고두 번째 상승은 잠잘 때 증가하는 겁니다앞서 인슐린이 성장호르몬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렸죠인슐린은 식사 후 2시간 정도가 됐을 때 최대치로 분비됩니다그러니까 인슐린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선 아침을 8시쯤에 먹는 게 좋습니다그리고 운동할 때도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는데인슐린의 방해를 안 받으려면 운동하고 나서 밥을 먹어야 하는 겁니다학교에 다닌다면 체육 시간이 오전에 있는 게 좋겠죠. / 87p

 

 

(어린이 홍삼 식품에 대해정리하자면,

  • 때문에 홍삼을 꺼릴 필요는 없습니다.
  • 키 크는 데 큰 기대를 해서도 안 됩니다.

감기에 잘 걸리고식욕이 떨어진 아이에게 간접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키 크려고 찾아서 먹일 필요는 없습니다. / 195p

 

 

 

  아이들의 성장에 꼭 필요한 정보들만을 쏙쏙 담아 놓아 부지런히 메모해가며 읽은 책이다덕분에 우리 아이들에게 정작 필요한 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이런저런 홍보물에 현혹되었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 하고꼭 챙겨줘야 할 것들만 생각하자고 다짐했다. “키는 때가 되면 다 큰다키는 유전이다.”라는 말들만 그저 믿기보다 제대로 알고 공부하면 숨은 키 7cm는 더 클 수 있다고 하니아이의 작은 키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시라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초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양한 사례와 과학적 지식을 절묘하게 엮어내 읽는 재미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일러스트로 보는 재미까지 얻을 수 있는 과학교양서!

 

 

 

 

  지난 6월 21순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나로우주센터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가 목표궤도에 투입돼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하고 궤도에 안착시켰으며 이로써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이 위대한 전진을 이루었음을 선언했다이에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1500kg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수송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한 국가가 되었다.

 

 

 

  나는 누리호가 발사되는 경이로운 광경을 두 아이들과 시청하며 우주저 머나먼 공간과 인간이 중력을 길들이고 과학이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다줄지 상상하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오랫동안 인류가 갈망한 지구 저 너머의 세계그곳으로 날아오기 위한 무수한 시도들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았던 과학 기술의 미래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더 넓은 세상으로 밀어올리고 있음을우리 아이들이 보다 많이 경험하고 꿈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마법의 비행에서 리처드 도킨스 역시 이렇게 말했다나는 과학 자체를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영웅적인 비행이라고 여긴다문자 그대로 다른 세계로의 이주든낯선 수학적 공간을 추상적으로 날아다니는 비행이든 간에과학은 일상생활의 평범함으로부터 나선을 그리면서 상상력이 점점 희박해지는 높이까지 탈출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리처드 도킨스는 날아오르기 위한 위대한 시도들의 역사를 아는 일이란곧 우리가 세상 앞에서 엄숙해지는 일이며 우리의 존재 가치를 또렷이 느끼는 일임을 보여준다덕분에 이 책을 읽다보면 비행의 위대함과 지구상의 모든 생물종이 보여준 놀라운 진화와 도약이를 반영한 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내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누운 채달빛이나 좋아하는 별빛 아래

나는 볼 수 있었네.

예배당 전실에 서 있는

굳은 얼굴로 프리즘을 들고 있는 뉴턴의 조각상.

홀로 낯선 생각의 바다를 영원히 항해하는

마음의 대리석 이정표를

 

윌리엄 워즈워스서곡, 1799 / 321p

 

 

 

비행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질문들

 

 

  『마법의 비행은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의 신작이다세계 최고의 지성이자 과학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학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이번에 선보이는 주제는 바로 비행이다인간과 자연이 중력을 넘어 하늘로 날아오르기 위한 위대한 여정을 이 책에 담고 있다여기에서 우리는 왜 인간은 비행을 꿈꾸는가자연에서 비행은 어떤 이득이 있는가비행을 위해 자연이 선택한 것은 무엇인가또는 비행이 그토록 좋은 것이라면 왜 일부 동물은 날개를 버렸을까비행을 향한 꿈을 위해 인간은 자연에서 무엇을 얻었는가’ 등의 흥미로운 질문과 마주할 수 있다특히 멸종한 익룡부터 최초의 동력 비행기까지 다양한 사례와 과학적 지식을 절묘하게 엮어내읽는 재미뿐만 아니라 곳곳에 수록되어 있는 매력적인 일러스트로 보는 재미까지 얻을 수 있다.

 

 

 

박쥐의 뇌는 자신이 낸(음이 너무 높아서 우리에게 들리지 않는초음파 펄스가 부딪혀 돌아온 메아리를 분석한다나방이 감지 범위 내에 들어오면…… …… 틱 기준 속도로 내던 펄스가 타--타로 빨라지고마지막 공격 단계에서는 브르르르르 진종한다각 펄스를 세상을 표본 조사하는 활동이라고 본다면이렇게 표본 조사 빈도를 늘리면 표적의 위치를 더 정확히 파악하게 되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진화는 수백만 년에 걸쳐서 박쥐의 메아리 기술을 완벽하게 다듬었다이를 분석하는 정교한 뇌 소프트웨어도 포함해서다한편 군비 경쟁의 반대쪽에 있는 나방은 나름 영리한 방법을 진화시키고 있었다나방은 박쥐가 내는 초음파를 듣는 귀를 계발시켰다또 박쥐의 소리를 들을 때마다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펼쳐지는 회피 전술도 발전시켰다와락 돌진하고툭 떨어지고홱 비키는 행동이다. / 26p

 

 

깃털의 깃판은 수백 개의 깃가지로 이루어져 있으며깃가지에 달린 작은 깃가지들은 이웃한 것들끼리 서로 얽혀서 지퍼처럼 잠겼다가 풀어지곤 한다이런 배치 덕분에 훅이 말한 가벼우면서 튼튼한 이상적인 구조를 이룰 수 있지만거기에는 대가가 따른다깃털이 어긋나지 않게 잘 맞물리려면 부리로 계속 다듬어야 한다새를 조금 오래 관찰하고 있으면새가 시간이 날 때마다 부리로 깃털을 정성껏 다듬는 모습을 보게 된다새의 목숨은 말 그대로 깃털에 달려 있기에날개 깃털이 제대로 맞물리지 않으면 비행 능력이 떨어지고 포식자에게서 달아나지 못할 수도 있다또는 먹이를 잡지 못하거나 방향을 트는 데 실패해서 충돌할 수도 있다. / 119p

 

 

 




 

 

 

 

  책을 읽다보면 기술과 진화 양쪽의 토대라고 할 수 있는 경제적 트레이드 오프’ 이른바 균형과 타협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인상 깊게 다가온다. ‘날개는 그들에게 유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날개는 그들 나름의 생활 방식에 불리할 것이기 때문에설령 날개가 그들에게 유용할지라도 경제적 비용이 그 유용성을 초과하기 때문에’ 한때는 있었던 날개를 버린 동물들이 이를 잘 보여준다이를 테면 개미의 조상은 날개 달린 말벌이었으나 현대 개미는 진화 과정에서 날개를 잃었다한 둥지에 있는 일개미 수천 마리에게 날개를 네 개씩 달려면 적잖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여왕개미의 경우에도 원래 살던 집에서 멀리 떠나 새 둥지를 차리기 전까지는 날개를 필요로 하지만땅속에 둥지를 짓게 되면 날개가 필요 없어지면서 이를 떼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한편 하늘을 나는 조류들로서는 가벼울 필요가 있다는 점이 진화의 압력으로 작용했고실제 그들은 뼈의 속을 비웠다심지어 이빨까지 버리고 더 가벼운 각질의 부리를 택했다이처럼 진화라는 개념 속에는 이 기관은 어디에 좋을까라는 이점을 묻는 질문즉 트레이드오프라는 경제적 계산을 수반하며 이익과 비용 사이의 형평을 헤아린 끝에 모든 생물종이 발전해왔다고 하니 참으로 흥미롭지 않은가.

 

 

 

새는 어느 별을 항로 파악에 쓸 수 있는지 어떻게 알까?” 그는 유전자에 별 지도가 새겨져 있다는 가설 대신에이주하기 전에 어린 새가 밤하늘의 회전하는 별들을 지켜보면서특정한 영역에 있는 어떤 별들은 회전 중심 가까이에 있어 거의 돌지 않는다는 것을 배운다고 추정했다이 방법은 북극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먹힐 것이다회전하지 않음을 알아볼 수 있는 영역이 하늘에 여전히 있을 것이고그곳이 북쪽일 것이다남반구의 새라면 그곳은 남쪽이 된다. / 44p

 

 

콜루고는 수평 거리로 약 백 미터까지 활공할 수 있는 반면독수리는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활공이 가능한 높이로 올라갈 수 있으며그 거리면 다른 온난 상승 기류의 아래쪽가지 갈 수 있을 것이다그러면 높이 올라가 다시 다른 온난 상승 기류의 아래쪽까지 활공할 준비를 할 수 있다글라이더 조종사는 온난 상승 기류들이 도로처럼 늘어서 있다는 말을 종종 한다도로를 따라 온난 상승 기류를 차례로 탄다면전국을 돌아다닐 수 있을 만치 무한정 떠 있을 수 있다독수리와 황새도 같은 방식으로 그런 도로를 이용한다. / 138p

 

 

 

  세포 자연사다시 말해 세포 예정사에 대한 설명도 퍽 흥미롭다오리나 해달처럼 물에 사는 주류와 포유류는 흔히 발에 물갈퀴가 나 있다사람도 손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조금 난 상태로 태어나는 아기가 가끔 있다저자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배아 발생 때 나타나는 세포 자연사즉 세포 예정사라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설명하자면손가락은 사람의 배아를 포함하여 배아가 발달할 때넓게 펼쳐진 조직에서 사이사이가 깎여 나가면서 마치 조각되듯 만들어진다이때 세포들은 면밀하게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죽어 나가는데물갈퀴가 필요한 수생 동물이나 박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포유류들은 자궁에 있을 때 손가락에 있던 물갈퀴를 이루는 세포들이 죽어 사라진다고 한다간혹 물갈퀴를 지니고 태어나는 사람들은 세포 자연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결과라고 하니인체를 비롯해 자연의 모든 생물들은 알면 알수록 참 놀랍고 신비로운 존재들이란 생각이 든다.

 

 

 

앨버트로스처럼 활공 전문가이지만 몸집이 아주 큰 동물은 이륙이 꽤 문제가 된다앨버트로스는 날개를 칠 수 있지만대개 날개를 치는 비행은 커다란 새에게는 에너지가 많이 들 뿐 아니라 아주 힘겹다육지에서 이륙할 때 그들은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과 비슷하게 한다양력으로 날개가 들어 올려질 만큼 충분한 대기 속도에 이를 때까지, ‘활주로를 빠르게 달려서 바람에 올라탄다실제로 앨버트로스의 번식지에는 비행기의 활주로 비슷한 것이 뚜렷이 나 있다. / 179p

 

 

날도마뱀은 날다람쥐처럼 피부로 된 비막이 있다하지만 네 다리를 쫙 뻗어서 비막을 펼치는 것이 아니다대신에 갈비뼈가 양옆으로 뻗어 나와서 좌우의 섬세한 피부막을 지탱한다진화가 새 제도지를 깔고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이미 있는 것을 활용한다고 한 말을 기억하는지같은 숲에는 날아다니는’ 뱀도 산다날뱀은 갈비뼈 사이에 펼쳐지는 날개 같은 것이 없다(그리고 모든 뱀이 그렇듯이 다리 자체가 없다). 하지만 이들은 갈비뼈를 양옆으로 내밀어서 몸 전체를 충분히 납작하게 만들 수 있다그러면 몸의 단면이 비행기의 날개 단면 같은 곡선을 이룸으로써낙하산 효과를 낸다. / 290p

 

 

 



 

 

 

 

  먹이를 찾고포식자를 피하고해마다 여름 섭식지로 이주하는 것 등은 모두 날개의 직접적인 혜택이다자연 선택은 새가 비행을 함으로써 그런 혜택을 얻도록 날개를 완벽하게 다듬었다모양과 작동 방식 등 모든 세세한 측면을 전부 완벽하게 고쳤다인간은 그런 새의 모습을 통해 날고자 하는 꿈을 키웠고 그들을 관찰함으로써 피칭pitching’, ‘롤링rolling’, ‘요잉yawing’과 같은 비행 기술을 익혔다맨몸으로 날지는 못하지만 우주까지 날아갈 수 있는 놀라운 도약을 이뤄낸 것이다앞으로 비행은 우리에게 또 어떤 새로운 세상을 보여줄까과학에 대한 관심이 점점 떨어지는 요즘나는 누구보다도 많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예비 과학자의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란다그리고 그들이 열어 보일 누리호의 미래를 고대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존왕 원정대 2 - 생존왕 원정대와 재난왕의 위험천만한 진검승부 대작전! 생존왕 원정대 2
정현희 그림, 이혜영 글, sam 기획 기획, KBS 재난탈출 생존왕 원작 / 성안당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어로 생존왕이 알려주는 안전 생활에 대한 모든 것!

일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각종 위험으로부터 살아남는 방법에서부터 지구 환경을 지키는 법까지!

 

 

 

  『생존왕 원정대는 도로 위에서 어린이들이 겪기 쉬운 교통사고에서부터 각종 화재 사고물놀이 사고비행기 사고산이나 갯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위험에 이르기까지다양한 사건사고를 예방하거나 대처하는 행동 요령을 재미있는 스토리와 만화로 일러주는 학습만화책이다각종 재난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안전 교육과 환경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생존왕환경에 관심이 많은 푸름이너튜브 꿈나무인 보라아프리카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 태어난 대니 김 그리고 각종 재난 사고를 일으키는 재난왕까지실제 KBS에서 방영된 <재난탈출 생존왕>을 바탕으로위기의 순간에 우리 아이들이 바로바로 대처하고 실천할 수 있는 유익한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다.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빨간색의 ABC급 소화기 외에 K급 소화기가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여기서 K란 주방을 뜻하는 키친(Kitchen)의 앞 글자 K를 따서 만든 소화기로기름 표면에 유막층을 형성해 화염을 차단하고 온도를 낮춰 불을 꺼준다고 한다다시 말해 식용유 화재에 최적화된 소화기로가정에 ABC급 소화기와 K급 소화기를 함께 보유하고 있다면 더 안전하지 않을까 싶다만약 K급 소화기가 없는데 화재가 났다면 콜라를 비롯한 탄산음료마요네즈베이킹소다도 불을 끄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꼭 기억해두어야겠다.

 

 

 



 

 

 

 

  이렇듯 생존왕 원정대는 우리가 일상생활 중에 위험시 대처할 수 있는 요령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학습만화책이다사고는 언제어디서나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위기의 상황에서 올바르게 대처하고각종 기후위기로부터 지구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생각하고 실천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존왕 원정대 1 - 모험 버스를 타고 떠나는 시끌벅적 서바이벌 대작전! 생존왕 원정대 1
정현희 그림, 이혜영 글, sam 기획 기획, KBS 재난탈출 생존왕 원작 / 성안당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어로 생존왕이 알려주는 안전 생활에 대한 모든 것!

일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각종 위험으로부터 살아남는 방법에서부터 지구 환경을 지키는 법까지!

 

 

 

엄마종이컵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사용되는 줄 알아?”

8살 된 나의 아이가 갑자기 질문을 하나 꺼냈다. “글쎄얼마나 필요할까?” 나는 말을 더듬으며 대충 얼마나 많은 나무가 필요할까 가늠해보는데, “무려 1,200만 그루래. 1,200!” 하고 아이가 알려주었다좀처럼 가늠이 되지 않는 숫자에 나는 덜컥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덕분에 캠핑을 갈 때 씻기 귀찮은 컵 대신 종이컵을 챙겨 넣으려다 도로 서랍 속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벌은 검정색 옷을 입은 사람을 공격할 수 있어서 산에 갈 때는 밝은 옷을 입어야 한 대엄마는 산에 자주 가니까 밝은색 옷 입어야 돼.” 벌이 검정색에 예민하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서 나는 문득 이걸 아이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궁금했다그러자 아이가 대답했다. “이 책에 적혀 있던데생존왕 원정대.”

 

 

 



 

 

 

 

  아이가 먼저 다 읽기를 기다리다 나도 1권부터 쭉 읽어보기 시작했다그간 아이가 여러 종류의 학습 만화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와 읽을 때마다 슬쩍 훔쳐보기만 했지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웬걸생각 이상으로 무척 재미있었다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어린이 캐릭터와 각종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는 능력을 가진 히어로 생존왕까지재미있는 캐릭터들의 발랄한 일상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지구 환경을 지키는 방법까지 알게 되니 재미와 지식이 동시에 쏙쏙 들어오는 기분이랄까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겪는 다양한 사고의 원인과 위험을 인지하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실천해보기에 좋아서부모가 먼저 권할 만한 학습 만화책을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캠핑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실제 캠핑장에는 연일 빈자리가 없을 만큼 캠핑족이 상당수 늘었다고 한다최근 두 아이들이 자라면서 우리 가족 역시 한 달에 한 번씩은 캠핑을 가고 있다하지만 감성 캠핑이다 뭐다 해서 다양한 캠핑 용품에 대해서 쫙 읊을 수 있는 사람들은 봤어도 정작 캠핑 시에 유의해야 할 점이나 각종 안전사고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 역시 생존왕 원정대를 읽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화기 옆에 부탄 캔을 두며 안 된다는 것가림막이 불판과 너무 가까우면 열이 빠져나갈 공간이 부족해 부탄 캔을 가열시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가스버너보다 큰 과대불판을 사용하면 부탄 캔이 가열되어 폭발의 원인이 된다는 것거기다 은박지로 불판을 감싸 고기를 구워먹으면 복사열로 인해 폭발사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니이 모두가 캠핑을 하다보면 흔히 하는 행동들이라 반드시 주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알아야 산다!_ 물에 빠진 사람 발견 시알아두면 좋은 생존 팁

과자나 음료수 페트병아이스박스나 돗자리 등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수 있는 훌륭한 생존물품이야부력이 좋아 물속에서 사람 몸을 뜨게 만들거든.

수영을 못하더라도 하복부(배꼽쪽에 과자봉지 두 개를 겹쳐 쥐고 힘을 빼고 누우면 자연스럽게 몸이 떠구명조끼가 없어도 물에 잘 뜨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티거나 발장구를 쳐서 물가로 이동할 수 있어페트병도 마찬가지야. / 133p

 

멧돼지 발견 시 행동요령

멧돼지를 보면 침착하게 뒷걸음질하며 나무나 바위 뒤로 몸을 숨기기. (도시일 경우 유리문 뒤로 숨는 건 안 좋아.)

소리를 지르면서 등을 보이고 뛰면 안 돼멧돼지는 겁이 많아서 갑자기 움직이는 물체를 본능적으로 공격하거든.

- 위험이 감지되면 높은 곳으로 이동하거나 가방 등 물건으로 몸(급소)을 보호해야 해. / 97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켜야 하는 아이 - 성장소설로 다시 태어난 6.25전쟁
줄리 리 지음, 김호랑 그림, 배경린 옮김 / 아울북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코 잊어서는 안 될, 6.25전쟁 그날의 이야기!

억압된 여성 서사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 소설!

 

 

 

  칙치지이익-

  흐릿한 주파수를 또렷이 잡으려는 아버지의 표정이 유독 심각해 보인다. ‘작금의 상황으로 인해 다시 안내할 때까지 수업은 모두 중단하는 바이다오늘은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 될 것이다.’ 더 이상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며 신나서 뛰어오는 동생 영수를 보고 어리둥절해 있던 소라는 또렷해진 주파수 사이로 들려오는 선명한 두 글자에 날선 긴장감을 느낀다전쟁. 6월 25일을 기점으로 한반도의 남쪽과 북쪽에 전쟁이 일어났다.

 

 

 

“6월 25남조선 괴뢰 정권이 삼십팔도선을 침범하여 우리 북조선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감행하였으므로 이에 전쟁을 선포하는 바이다.”

하나 조선의 동무들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우리 용맹한 북조선 군대가 개성을 점령하였고곧 서울로 진격하여 미국 제국주의자들로부터 남조선을 해방시킬 것이다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 장군의 신출귀몰한 전략으로 공산당이 조선을 통일할 것이다!” / 20p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서 북쪽으로 이백 리가량 떨어진 시골 마을남한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자이제 막 열세 살이 된 소라와 그녀의 가족들은 부산의 국제시장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외삼촌 내외가 있는 곳으로 피난길에 오른다김씨 아저씨가 함께 탈출하자고 제안했을 때만 하더라도 감히 집을 나설 수 없던 그들이다하지만 집안의 가장들을 강제로 징집시키기 위해 잡아가고전쟁의 폭음이 점점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하자 마냥 이곳에서 머무를 수 없게 된다무엇보다 자유가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열망이 그들을 남쪽으로 이끈다하지만 채 얼마 가지 않아 전투기가 으르렁거리며 머리 위를 뒤덮고바로 그 순간 폭격이 시작된다그 길로 소라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동생 지수를 놓친다가족을 찾기는커녕 빗발치는 총알과 동무들아바지 조국으로 돌아오라우조국을 버리지 말라우남조선은 미국 제국주의자들의 꼭두각시다!” 하고 외치는 확성기의 위협으로부터 일단 달아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에그렇게 소라는 여덟 살 동생 영수의 손을 잡고 필사적으로 뛰기 시작한다.

 

 

 

이것은 공산주의에 대한 책이다여기 있는 건 다 마찬가지래기억 안 나니새 교장이 수업 과정도 다 바꾸고 다른 책은 죄다 금지했다.” 오빠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책들을 다시 가방 안으로 던져 넣었다무신경한 손길이 꼭 죽은 조개를 골라 바다로 도로 던지는 것 같았다. “미안하다.” 오빠가 말했다. “그저 매일 저만 옳다 주장하는 것들을 읽는 게 넌더리 나서 그랬다맑시즘변증법혁명 이론모든 것은 전체를 위해 존재한다그런 얘기나 늘 되풀이하는 헛소리들 뿐이라우.” / 30p

 

 

아바지가 왈칵 얼굴을 붉히며 오마니를 돌아봤다. “무슨 천치 같은 소리래싹 다 변하는 기요!” 아바지가 그렇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조선 반도 전체가 공산당한테 떨어지는 거라우자유로운 선거두바깥세상이랑 통하는 것도속에 든 얘기 자유롭게 하는 것두 다 끝이란 말이다계속 이렇게 살고 싶소시도 때도 없는 당원 모임에이웃들을 두려워하면서꼭꼭 숨어서 기도하면서임자 부모님 모신 선산에 다녀오는 것두 일일이 보고하고 허락 받아 가면서?” / 45p

 

 

빨강공산주의의 색깔그것은 마치 불꽃처럼 온 마을을 불살랐다빨간색은 마치 사람들의 팔을 쥐어짜듯 팔뚝에 단단히 둘러져 있었다빨간색이 집 대문을 두드리는 순간 더 이상 숨을 곳은 없었다. / 57p

 

 

 



 

 

 

 

  소설 지켜야 하는 아이는 6.25전쟁을 배경으로피난길에서 부모를 잃은 한 소녀가 동생과 함께 부산으로 가기 위해 처절한 전쟁터 속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지독한 추위와 굶주림북한군의 총알과 인신매매의 위협도 모자라 점점 건강이 나빠지고 있는 동생까지 들쳐 업은 채앞으로 나가고 또 나아가야 했던 소녀의 여정은 뼛속까지 파고드는 전쟁의 상처와 비극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이따금 어른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먼저 살리겠다고 아슬아슬한 얼음다리 앞에서 소라와 영수를 밀치고기침을 하는 영수로부터 병이 옮을까봐 동행을 거절하기도 한다서울을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열차에 더 이상 몸을 실을 수 없어 지붕 위에 올라갔던 이들기차가 속력을 높이자 우수수 떨어지며 내지르는 비명 소리까지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이보다 더한 지옥도가 어디 있을까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미어져서 전쟁은 어느 쪽에나 불행을 초래한다는 것을 깊이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리만치 침착한 기분을 느끼며시야 저 너머에서 시꺼먼 구름이 소리 없이 치솟는 것을 바라보았다그리고 피가 얼어붙을 만큼 차가운 비명이 귀를 때리기 시작했다처절한 비명과 신음들아직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도 남을 만큼 생생한 소리였다.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시커먼 연기와 불길이 언덕 위에서 넘실거렸다얼굴이 델 듯 뜨거운 기운이 훅 끼쳐서 뒷걸음질을 쳤다하늘 위로 흔드는 팔도희망에 찬 얼굴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그저 커다란 숯덩이들과 매캐한 연기이글거리는 불길뿐이었다그 많던 사람들이. / 117p

 

 

떠나다니같이한 적두 없는데내 이름도 모르지 않니?” 아주머니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잘 들으라우나는 내 딸을 지켜야 한다니 동생한테 병이라도 옮았다간 큰일 나지 않갓니네 동생은 니가 돌봐야지내 몫이 아니잖니니 동생한테 남은 건 너뿐이란 말이다.” / 149p

 

 

울지 마!” 나는 화가 나서 시뻘게진 얼굴로 외쳤다.

결국 우리는 배에 타지 못했다나는 영수를 잡아 일으킨 다음 다시 길을 걸었다.

폭탄 터지는 소리가 근처에서 들려왔다공산당이 우리 바로 뒤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니 미칠 듯 겁이 나서 영수의 팔을 확 잡아당겼다내 기세에 넘어질 듯 비틀거리는 영수를 엄하게 꾸짖었다. “정신 좀 차리라우공산당이 잡으러 오잖니!” / 157p

 

 

 

  6.25전쟁 당시의 모습을 매우 생생하게 그려낸 것만으로도 인상적이지만주인공인 소라를 통해 억압된 여성 서사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누구보다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좋았고작가가 되기를 꿈꾸었지만 딸은 집안일을 돕거나 시집을 가면 그만이라는 오랜 관념 앞에서 끊임없이 좌절해야 했던 소라여성이 가진 자아와 재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세상에서 고작 품을 수 있는 꿈이란찢기고 구겨진 세계 지도 한 장짜리의 어설픈 희망뿐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겨진 지도를 펴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영수의 바람 같은 것이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당당히 소리쳤던 소라의 목소리가엄마가 건넨 튼튼한 교복 한 벌의 의미가 이 땅에 새로운 여성 서사를 써나가게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웠다부모님을 따라 성인 당원 모임에 참여하면서 더 이상 가지 못하게 된 소년단 모임이 아니라새로 부임한 선생 조 동무가 부모님이 집에서 흘리는 반공산주의 발언을 신고한 학생들에게 주는 사탕이 아니라가족보다도 당에 더 충성하는그래서 더 이상 친구라고 믿을 수 없는 급우들이 아니라.

공부가 너무나 그리웠다수학지리학과학집안일을 빼먹을 수 있을 때면 나는 학교 창문 옆 버드나무 뒤에 숨어서 수업 내용을 훔쳐 들었다. / 13p

 

 

오늘부터 이 오마니도 밭일할 수 있도록 니가 동생들을 돌봐야 한다.” 오마니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학교는 이제 끝이다오늘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라니요?” 머리털이 쭈뼛 서고 입술이 떨렸다.

소라야뭐 그리 유난이니이제 집안일 돕는 법을 배워야지그거이 너한테도 더 좋지 않갓어니 앞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누구의 앞날내가 원하는 미래는 그게 아닌데. “그치만 저는 커서 작가가 되고 싶습네다.”

작가?” 오마니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소라야니 정신 차려라.” / 97p

 

 

영수가 지도를 찾지 못하게 아궁이 불꽃에다 던져 버렸어야 했는데그럼 눈감기 전날 밤 마지막 순간을 아무 쓸모도 없는 지도 따위에다가 낭비하지 않았을 테데.

그때였다유미가 내 어깨에 손을 얹은 건나는 놀라서 유미를 쳐다보았다.

소라야다 너를 위해서 그렇게 한 기다.” 유미가 말했다. “그러니까 세상 바라보는 걸 멈추어서는 안 된다영수는 니가 꿈을 포기하는 걸 원하지 않았던 기야.” / 323p

 

 

 




 

 

 

 

  미국 역사에서 6.25전쟁은 이제 잊힌 전쟁(Forgotten War)’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2차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사이에 끼여태평양 건너 작은 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은 미국 내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단지 미국뿐일까이제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우리 아이들 세대에게 있어 전쟁이란


게임 속에서나 일어나는 전투극이자 영웅들이 벌이는 거대한 난투극에 지나지 않는다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아픔을 끊임없이 복기하고 다시는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러한 시도들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매년 6월 25일은 다가오지만 점점 이날의 역사를 기리고자 하는 의미는 퇴색되어가는 요즘이 책이 부디 많은 이들에게 읽힐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