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주고 싶은 가장 좋은 말 - 아빠가 알려주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이길환 지음 / 다른상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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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마음으로 읽었고, 두 아들을 둔 엄마의 마음으로도 읽었다!

자녀가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아빠의 진솔하고도 다정한 조언들!






  내 목소리가 아이에게 온전히 가 닿지 않을 날을 상상하곤 한다. 아이의 자아가 부모의 존재감보다 커질 때, 부모의 말이 모두 잔소리로 여겨질 때쯤이면 하고 싶은 말보다 삼켜야 할 말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고. 그래서 나는 지금 내가 가진 말의 무게를 보다 소중히 여기려 한다. 어쩌면 아빠가 딸에게 쓴 이 책도 그러한 마음으로 쓴 것은 아닐까. ‘딸아’ 하고 아이를 부르며 시작하는 각 장의 글귀들에 문득문득 뭉글해지는 것은, 말로 다 전하지 못할 딸을 향한 염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가렴



  부모가 언제 어떻게 말을 건네느냐에 따라 아이의 오늘과 내일이, 그리고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딸에게 주고 싶은 가장 좋은 말』은 아빠가 딸에게 알려주고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말들을 담은 책이다. 일, 돈, 사랑, 관계, 행복, 꿈 등 사랑스러운 딸을 위해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고르고 골라서 쓴 글귀가 페이지 곳곳에서 빛난다. 나 역시 두 아이를 둔 부모여서일까, 내 아이에게도 들려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읽다보니 하나하나가 다 귀하게 느껴진다.




  행복과 불행 중에 우리는 무엇을 더 잘 기억할까?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했던 순간보다는 실수나 후회하는 순간을 더 많이 떠올린다. 실수에 빨리 대처하거나 회복하는 능력이 부족한 어릴 때일수록 더 그런 것 같다. 저자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의 책 『마음의 지혜』에서 이런 말을 빌려온다. “행복은 전반적인 만족도의 평균을 계산하고, 불행은 구체적인 사례를 찾는 것이 사람들의 기본적인 생각 패턴이다.” 우리가 행복을 묻는 말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재의 삶 전반’을 떠올리기 때문이라고. 일상 곳곳에 소소한 행복이 넘쳐 나는데도 전체적으로 보면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버린다고. 그렇게 곳곳에 있는 작은 행복들을 점점 잊고 살아가는 반면 ‘구체적인 사례’로 연상되는 불행은 버튼만 누르면 둑 터진 듯 금방이라도 쏟아낼 수 있는 거라고 말이다.



  때문에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스스로에게 자주 물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저자는 그러려면 일단 자신의 ‘관심사’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상에서 무심코 흘려보내는 관심사에 행복이 숨어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한 번이라고 눈길이 가는 대상이나 일이 있다면 한 발짝 더 다가가 손으로 느끼고 만져보고 경험해보면서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즐겨보라고 말한다. 부디 즐거운 일을 찾고, 그 일에 몰입하며 행복에 더 마음을 두길 바라는 아빠의 이 진솔한 마음이 곧 우리의 마음 아닐까.




딸아, ‘처음’이라는 생각에 찾아드는 불안은 그저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해. 더군다나 시작하기도 전에 겁을 먹는다면, 정작 잘 해낼 수 있었을 일을 망쳐버릴지도 몰라. 일단 네게 닥친 일은 뭐든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렴. 그런 마음가짐이라야 너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

어떤 일의 시작을 준비하는 너는 이미 뭐든 잘하는 사람이야. 그러니 망설여진다면 일단 행동하는 것이 해결법이란다. / 55p



딸아, 결국은 일을 제대로 살피고, 주변의 사람을 본다면 어느 곳에서든 성장할 수 있어.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은 안주하려는 네 마음이란다. 큰 도약만이 성장은 아니야. 일에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통찰력을 얻고, 사람에게서는 삶의 지혜를 얻기를 바란다.

그래, 맞아. 성장할 수 있는 곳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야. / 68p








   어느 날, 랍비가 하인에게 시장에 가서 가장 맛있는 것을 사오라고 시켰다. 그러자 하인은 곧장 시장으로 가서 혀를 사 왔다. 이틀쯤 지나 이번에는 가장 맛없는 음식을 사 오라고 시키자 이번에도 하인은 혀를 사왔다고 한다. 랍비가 왜 모두 혀를 사왔느냐고 묻자, 하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혀는 아주 좋으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없고, 반대로 나쁘면 그보다 나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참 훌륭한 말이다. 저자는 이 랍비의 이야기를 통해 딸에게 전한다. 사람이 주고받는 말에는 생각보다 강렬한 감정이 실려 있어서 쓰는 단어, 억양, 말하는 자세에 따라 대화의 분위기가 극과 극으로 달라진다고. 이렇게 혀로 내 뱉는 말은 한없이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반대로 한없이 끔찍한 것일 수도 있다. 부쩍 말의 무게를 가벼이 여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우리 아이들이 좋은 말이 전하는 힘을 믿고 다정한 언어로 따스함을 전하는 사람을 곁에 두길 나 역시 바라본다.




딸아, 할 수 있는 일을 되도록 많이 찾되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렴. 그렇게 내면의 무한한 가능성을 마음껏 펼쳐보는 거야. 그리고 비로소 삶의 어떠한 장이 펼쳐지더라도 자신만의 그림을 꿋꿋하게 그릴 수 있기를. / 88p



내 편이라 여겼던 이들이 네 곁을 떠나더라도 괜찮아. 그렇게 소란스러웠던 주변이 조용해지고 너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지게 되면, 처음엔 괴롭더라도 곧 깨달을 수 있을 거야. 스스로를 돌아보고 비로소 너 자신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을 말이야. 모든 문제의 답은 외부가 아닌 내면에 있기에, 그 누구보다 친해져야 하는 존재는 자기 자신이란다. / 121p



만약 조금이라도 후회하는 마음이 든다면, 지금 당장 휴대전화를 들어 메시지를 쓰렴. 망설이는 와중에 가장 적절한 때는 바로 ‘지금 당장’이란다. 때를 놓친 세배가 가족에게 웃음을 선물했듯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는 데 ‘적절한 때’는 있어도 ‘너무 늦은 때’는 없어. 시의적절하게 상대에게 전해지는 감정은 그 울림이 더욱 크다는 것을 명심하렴. / 179p



한번 일어난 불꽃 같은 감정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아.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아주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있어. 바로 글쓰기야. 글 쓰는 과정을 한번 생각해보렴. 머릿속으로 적절한 단어를 떠올리고, 자연스러운 문장구조를 찾아 배열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지. 그래서 사람은 글을 쓰는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돼. 즉, 글쓰기는 분노로 어지러워진 마음을 차분하게 정리하는 효과가 있단다. / 248p












  이처럼 이길환 작가는 책 속의 글귀가 딸의 인생에 나침반 속 침이 되어 자신만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실수를 배움의 기회로 삼고, 성장을 재촉하는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잡고 여유를 찾기를 독려한다. 무엇보다 어떤 일이든 우선순위는 자기 자신이라는 것, 무턱대고 남을 따르기보다는 내재적 동기에 소리를 기울이며 자신의 마음을 따라 살기를 소망한다.




  딸의 마음으로 읽었고, 두 아들을 둔 엄마의 마음으로도 읽었다.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삶에 꼭 필요한 지혜를 자녀에게 전하고픈 부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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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시선
이재성 지음 / 성안당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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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를 바라보다 그 너머의 우주를 끌어안게 되는 마음!

순간과 순간에 따스한 입김을 불어넣는 스무 살 시인의 순수한 감수성!







  아, 이분이구나. SNS에 자작시를 연재한다던 소개글을 읽고 접속했더니 안면이 있는 시인이다. 스무 살의 앳된 청년이라 눈길을 끈 것도 있지만 꾸준하게 시를 써온 성실함에 한 번 더 시선이 갔던 것 같다. 무엇보다 고3이 될 때까지 야구선수로 활동해 온 이력을 뒤로 하고 시인이 된 데에는 그만큼 누구에게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과 감정들이 있었을 텐데, 시가 그의 언어가 되고 위로와 응원이 되었을 것을 상상하니 여운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스무 살의 시선』은 이재성 시인이 SNS에 연재한 시들을 엮은 첫 시집이다. 스무 살 특유의 풋풋한 영혼의 맛을 담은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자연과 자아, 사물과 사람, 꿈과 현실, 변화와 성장 그 사이에서 시인이 고뇌하고 느낀 것들을 담백하게 표현한 시들이 눈에 띈다. 특히 자연에 자신의 마음을 투영한 시들이 와 닿는다. 짙은 어둠 속에서야 보다 환하게 빛날 수 있는 별을 위해 일찍 불을 꺼두려는 시인의 순수한 마음과, 한평생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고목을 보며 묵묵하게 최선을 다하는 오늘을 다짐하는 모습에서 온 우주가 성찰의 무대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여유


(중략)

별들은 매일 밤

밤하늘을 쳐다볼

여유도 없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바로

별들이 도시를 떠나는 이유다... / 45p




사포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거칠고 까칠한 면으로


나를 긁어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내게 상처를 입히려

끊임없이 나를 무시하고 깎아내릴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나를

긁어대고 깎아내릴수록


‘나’라는 작품이

점차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 76p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날을 세운 말, 무심한 듯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긁어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시인은 그런 사람들에게서 ‘사포’의 거친 면을 바라본다. 그는 말한다. 어차피 내게 상처를 입히려 끊임없이 무시하고 깎아내릴 사람들이라면, 긁어대고 깎아내릴수록 ‘나’라는 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거라 생각하자고. 타인에 의해 쉽게 마음을 닳곤 하는 청춘들에게 위로가 되는 시다.











시인의 계절


시인은

가을을 좋아한다


봄 여름 겨울에는

시인이 시를 쓰지만


가을엔

가을이 직접 시를 써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을이 시를 써 줄

시인들이 줄어들수록


가을도 점점

짧아져 간다... / 62p




  순간은 금세 흩어지고 말지만 시인은 그것을 언어로 붙드는 타고난 감각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과 순간에 따스한 입김을 불어넣는 스무 살 시인의 순수한 감수성에 덩달아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을 느꼈다. 별 하나를 바라보다 그 너머의 우주를 끌어안는 마음이 되고 마는 이 시집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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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눗방울 퐁
이유리 지음 / 민음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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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사랑스럽고, 명랑한 이별의 언어들이라니!

이별을 이야기하면서 끝내 사랑을 말하는 이유리 작가의 작품 속으로 경쾌하게 다이브할 것!






  나 오늘 비눗방울 되는 약 먹었어. 

  표제작 「비눗방울 퐁」에는 세상으로부터 사라지고 싶어 기어이 비눗방울이 되기로 결심한 유현과 이제 혼자 남겨질 연인, 수정이 등장한다. 깔끔하게 흔적도 없이 퐁, 하고 사라지고 싶다던 유현 앞에서 어안이 벙벙해진 수정은 고통스럽지만 다툼과 미움으로 얼룩질 이별이 아닌 평화로운 이별을 선택하기로 한다. 게다가 생애 마지막으로 옛 여자친구였던 혜령의 부모님이 보내주셨던 달큰한 참외를 꼭 다시 맛보고 싶다던 유현을 위해 혜령을 수소문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예정된 이별, 언제 어느 틈에 사라질지 모를 이별의 시간을 무용한 듯 무용하지 않게 보내기 위해 참외를 먹으러 강릉으로 향한다.




  문득, 사랑은 ‘계속해서 비눗방울을 부는 것’이라던 누군가의 말이 기억난다. 부풀고 부풀어 오르다 기어코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 비눗방울처럼, 애초에 이토록 불완전한 것인 줄 알면서도 계속해서 비눗방울을 불고 싶게 만드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랑에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비눗방울 퐁」에서 수정은 유현이 언제 비눗방울이 되어 사라질까 전전긍긍하는 대신 혜령을 도와 감자밭에서 묵묵히 감자를 캔다. 이 남자와 다 하지 못한 사랑을 후회하거나 원망하는 대신 감자를 삼키며 뜨거운 것이 뱃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에 집중한다. 그리고 흔적도 없이 그저 경쾌하게, 퐁. 이별은 ‘너를 쓴 문장들을 삭제하고도 다시 완연해진 서사로서의 나를 save하는 이야기’라던 박서련 작가의 발문처럼, 작가 이유리는 이별이 이처럼 명랑한 것일 수 있다면 새롭게 써 나갈 나의 이야기도 더없이 명랑해질 수 있지 않을까를 기대하게 한다.





유현도, 혜령 씨도, 곧 벌어질 일들과 찾아올 슬픔도 모두 사라지고 단지 이 땅속에 파묻힌 감자들과 나만이 있었다. 여름 내내 혜령 씨와 이 땅이 구슬땀을 흘리며 함께 키워 낸 감자알을 캐내는 일, 그것만이 나에게 주어진 일이었다. 나는 눈도 깜박이지 않고 일했다. 어느새 쨍쨍해진 햇빛이 푹 숙인 목덜미를 달달 굽는 것이 느껴졌지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기쁜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일하는 사람의 목덜미를 갖게 될 거야. 올해 내내 새까만 목을 당당하게 내보이며 다닐 거야. / 「비눗방울 퐁」 중에서 272p



그야말로 경쾌하게도, 퐁.

참, 말도 없이 가네요.

혜령 씨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나는 분명 들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응 이제 됐어, 하고 낮게 중얼거리는 유현의 목소리를.

네가 됐다면 나도 됐어. 나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찐 감자를 입안 가득 물었다. 볼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뜨거웟지만 꾹꾹 씹어 꿀꺽 삼켰다. 뜨거운 것이 배 속에 가득 차는 기분, 그것이 지금 내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 「비눗방울 퐁」 중에서 278p











  『비눗방울 퐁』 속에 수록된 여덟 편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별’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가장 흔한 이야기를 전혀 흔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이유리 작가의 매력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기억-담금주’라는 독특한 설정의 소설 「담금주의 맛」이 인상적이었는데, 남편의 외도로 고통과 아름다운 기억이 뒤엉킬 때마다 스스로 유리병에 들어가 술을 담그듯 기억을 그 속에 녹여냄으로써 상처를 회복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시간이 흘러 지난날의 상처가 조금은 덤덤해졌을 즈음, 주인공은 오랜만에 담금주를 떠올리고는 그 속의 오묘하고도 신비한 빛깔과 무늬에 감탄하며 뜨겁게 한 잔 마신다. 그때 그녀가 자각한 건 내가 통과한 모든 순간들의 무늬였다. 이 아름다운 빛깔에서 내 삶을 다시 구원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포착해내는 작가라니, 아… 이 작가 좋다!



구멍이었다. 그저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가슴 한가운데에 구멍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했고 그 사이로 드나드는 시리고 싸늘한 바람까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뭐지, 이게 무슨 일이지. 당황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얼굴이 축축했다. 손으로 얼굴을 쓸어 보고서야 알았다. 내 눈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신호라도 되듯 걷잡을 수 없이 울음이 터졌다. 나는 흑흑 흐느끼다가 종내는 끄억끄억 흉한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 /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중에서 116p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다만 그것들이 저마다 고통스럽고, 끔찍하고, 몸서리쳐지게 싫다는 거였다. 그러나 그것들은 또한 동시에 아름다웠다. 그것들이 각자 지닌 무수한 색깔과 온기와 냄새, 그것은 모두 사는 동안 두 번은 가져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잡아 둘 수 없으나 잡아 둘 필요도 없는 그런 찰나의 반짝임들. 그 하나하나들은 사라지지만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존재하던 곳에서 잠깐 불려 나왔다가 다시 되돌아가는 것에 가까웠다. 내가 평생 들여다볼 수 없는 저 뒤편 어딘가에 영원히 남은 나의 일부들. 잊고 싶고 버리고 싶지만 아무래도 그럴 수가 없는 조각들, 부드러운 내면에 깊은 흔적을 새기며 끝내 나름의 무늬를 만들어 내는 까끌까끌한 알갱이들. / 「담금주의 맛」 중에서 173p

 


그거면 됐다. 더 바랄 것도 없고 더 바랄 수도 없다. 방법이 없다면 찾지 않으면 된다. 최소한 찾지 않는다는 것만은 스스로 정할 수 있으니까. 나는 서랍장 속에 굴러다니는 혜원의 안경을 볼 때마다 그런 말을 되뇌며 윗옷 앞섶을 길게 뺀다. 언제 혜원이 그걸 찾을지 모르니, 안경알을 잘 닦아 두려는 것이다. / 「보험과 야쿠르트」 중에서 200p

 


거길 돌아가서 뭘 하겠다는 것인지, 이미 한번 배제당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를. 그런데 이제 네 얘기를 들으니 알겠다. 나는 돌아가서 내 눈으로 보겠어. 시스템이 옳았는지 아닌지를. 그리고 옳지 않았다면, 싸우겠다. / 「달리는 무릎」 중에서 218p











  이토록 사랑스럽고, 명랑한 이별의 언어들이라니. 이별을 이야기하면서 끝내 사랑을 말하는 이유리 작가의 작품 속으로 경쾌하게 퐁, 다이브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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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 (리커버) -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인간 본성에 대한 366가지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노승영 옮김 / 까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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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성장과 성공으로 나아가는 하루하루 설계법!






  지난해에 내가 목표로 삼은 것이 있다면 ‘뭐라도 하자!’였다. 이런저런 핑계로 생각에만 그치지 말고 일단 뭐든 해보자는 마음으로 조금 더 움직이고, 조금 더 도전해보자고 스스로를 독려했다. 덕분에 새로운 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경험하고 깨달은 바들이 있었으니 나는 여전히 성장하고 싶고 또 성장해야 부분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2025년, 올해에는 어떠한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만한 목표와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그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선별하게 되었고, 『오늘의 법칙』을 선택한 건 우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로버트 그린, 이름이 꽤 낯익다 했더니 『권력의 기술』을 쓴 작가다. 왕정 시대에나 존재하는 줄로만 알았던 권력의 역학이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으며, 오히려 더 교묘한 방식으로 작동되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또렷이 느낀 기억이 있다. 어렵고 복잡한 시대일수록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과 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 로버트 그린은 책 『오늘의 법칙』을 통해서도 이를 통렬하게 강조한다. 인간의 본성과 세상의 법칙을 읽고, 권력과 유혹의 구조에 맞서기보다는 오히려 먼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전략가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이 책은 과감하면서도 무척 현실적이다. 하루 한 장,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위한 1일 1성공의 법칙을 얻고 싶다면 이 책에 주목해보자.











자신의 한계-당신의 길에 놓인 장애물-중 하나를 오늘 직시하라. 그 장애물을 부숴도 좋고 넘어가도 좋고 돌아갈 방법을 찾아도 좋다. 도망치지만 말라. 그 장애물은 당신을 위해서 세워진 것이니까. / 32p





  저항 연습을 하라. 이 책에서 내가 길어 올린 올해의 목표는 바로 이것이다. 고통스럽거나 너무 어려워 보이는 일 앞에서 움츠러드는 것은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본능이다. 우리는 비교적 더 쉽게 느껴지는 것에 이끌릴 뿐만 아니라 익숙함에 지배당하고 나면 계속 같은 것만 반복하게 된다. 나 역시 늘 하던 방식대로, 집요할 정도로 기존에 검증된 안전한 방향만을 고집하는 편이다. 비난을 덜 받고 실패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곳에 안주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저자는 이렇게 안정성만을 지향하면 우리의 기술은 절름발이가 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자신에게 관대해지려는 유혹에 저항하고, 스스로에게 가장 혹독한 비판자가 되어야 하며, 타인의 눈으로 보듯이 자신의 결과물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약점, 즉 나의 가장 서툰 부분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것을 공략하는 연습을 해야만 보다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항하자. 관성에 머무르지 말자. 하던 대로 하면 그냥 하는 사람이 될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단순한 것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에서 실마리를 찾아보라. 이를테면 어떤 행동을 결코 지치지 않고 반복하려는 욕구, 이례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한 주제, 특정 행위를 할 때에 느꼈던 자신감 같은 것들 말이다. 이것은 이미 당신 안에 있다. 아무것도 만들어낼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 내면에 묻혀 있던 것을 캐내어 정제하기만 하면 된다. 어느 때든 이런 힘과 재결합하면, 그 원초적 끌림의 어떤 요소가 다시 생명을 얻어 당신에게 인생의 과업으로 이어지는 길을 보여줄 것이다. / 24p



사람들은 창의성 하면 흔히 지적 능력이나 특별한 사고방식을 떠올린다. 사실 창의적인 활동은 자신의 전부-감정, 활력, 성격, 정신-가 결부되는 활동이다.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대중과의 접점을 만들고, 의미 있는 예술 작품을 창작하려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년간 시도하고 온갖 좌절과 실패를 겪고,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며 자신이 하는 일이 중요한 결실을 낳으리라고 확신을 가져야 한다. / 37p



사람들은 삶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 가에 따라 그에 걸맞은 수준의 정신과 두뇌를 가지게 된다. / 40p



배움의 가치를 무엇보다 우위에 두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언제나 올바른 선택에 이를 수 있다. / 63p












  온갖 가짜 뉴스가 나돌고, 진위를 헤아리기 전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등장해 본질을 가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요즘이다. 로버트 그린은 겉모습에, 사건에,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쉽게 속지 말고, 진짜 의도를 간파하고 싶다면 라틴어로 ‘퀴 보노(cui bono)?’라고 물어보라 조언한다. 직역하면 이는 ‘누구에게 유리한가?’라는 뜻이다. 모호한 행동의 이면 동기를 알아내려면 누구에게 유리한지를 파악하면 본질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우리의 눈과 귀를 가로막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막막할 때면 진짜 동기가 무엇인지, 그것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누구인지를 파악해봐야겠다.




17세기의 위대한 사상가이자 궁정 신하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이렇게 썼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이나 식물의 특징을 연구하느라 시간을 보내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일은 사람의 특징을 연구하는 것이다. 죽든 살든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력 게임의 대가가 되려면 심리학의 대가가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둘러싸는 먼지 구름을 꿰뚫어 보고 그들의 동기를 간파해야 한다. / 172p



당신의 문제와 고충에 대해서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대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되, 더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여 그 문제를 잊도록 하는 것이다. 활기찬 존재감은 무기력보다 매력적이다. 무기력은 지독한 사회적 금기인 지루함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아함과 품위는 언제나 조속함을 이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고상하고 세련된 사람과 관계를 맺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 279p



결코 서두르는 것처럼 보이지 말라. 서두르는 것은 스스로가 시간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셈이다. 마치 모든 것이 결국 이루어질 것임을 아는 것처럼 언제나 인내심을 발휘하라. 적절한 순간을 찾는 탐정이 되어라. 시대정신의 냄새를 맡고 당신을 권력으로 인도할 흐름을 포착하라. 때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을 때에 물러나는 법과 때가 무르익었을 때 힘차게 공격하는 법을 익혀라./ 432p




  로버트 그린은 “당신이 어느 분야에 있든 스스로를 실제 재료와 아이디어를 이용하는 건축가”라고 생각해야 한다 말한다. 자신이 사람들에게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만들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인생은 내가 어떤 생각을 품고 행동하는 가에 달려 있다. 건축가의 마음으로 나의 기술과 전략을 설계하고 어제와는 다른 오늘로 한층 더 높은 성장을 꿈꾸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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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세계사 - 세계를 뒤흔든 결정적 365장면 속으로!
썬킴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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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이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365일, 최고의 역사 스토리텔러 썬킴이 들려주는 세계사 이야기!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역사 강사인 썬킴의 신작이다. 전작인 『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 『썬킴의 거침없는 세계사』 에서 유쾌한 스토리텔링으로 세계사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했던 그가 이번에는 세계사의 결정적인 장면들을 365일로 즐길 수 있는 책을 선보인다. 1863년 1월 1일 링컨 대통령의 노예 해방 선언을 시작으로, 1650년인 12월 31일 청나라의 실권자인 도르곤(청나라의 실권자로 명나라를 무너뜨린 뒤 베이징으로 입성할 때 조선의 소현세자를 데리고 감)의 사망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의 주요 사건들을 하루 한 장으로 익힐 수 있어 흥미롭다.





세계사 속 운명의 그날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내가 태어난 5월 11일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1960년 5월 11일은 아르헨티나에서 도피 중이던 ‘유대인 도살자’ 아돌프 아이히만이 체포된 날이다. 나치 장교로 총 실무 책임자였던 아이히만은 무려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주범이다. 그는 독일이 패망한 후 미군 수용소에 잡혀 있다가 탈출에 성공해서 남미 아르헨티나에 몰래 숨어들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이 애인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유대인 학살의 책임자였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떠든 것이 이스라엘 정보 당국에까지 알려졌고 결국 아이히만이 체포되었다고 한다. 체포되면서 그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난 공무원이었고 국가가 시키는 대로만 했다. 난 죄가 없다.”라고. 아이히만의 결말을 보며 지금,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봉사해야 할 공무원의 신분으로 자신의 안위만 챙기느라 양심을 저버린 분들은 뭔가 느끼는 바가 있지 않으신지 묻고 싶다.





1962년 1월 28일, 《훈민정음 해례본》을 발견한 전형필 선생이 사망한 날이다_

전형필 선생은 ‘왜놈들이 우리 문화재를 일본으로 가지고 나가는 걸 볼 수 없다’란 신념하에 개인 돈을 털어 우리 문화재를 싹 다 사들인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박물관까지 연다.

전형필 선생 최고의 업적은 사라진 《훈민정음 해례본》을 발견한 것. 한글의 창제 원리, 과학적 근거 등을 설명한 책이다. 이전에는 한글이 있기는 한데…… 세종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었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일제와 ‘누가 먼저 해례본을 찾나’ 경쟁에 들어간 전형필 선생! 결국 일제보다 먼저 해례본을 손에 넣게 된다! / 37p




1943년 2월 22일, 독일에서 반나치 단체인 백장미단의 단원들이 처형당했다_

모든 독일 국민들이 다 나치를 지지한 건 아니다. 양심적인 독일인들도 분명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뮌헨대학교 학생들과 교수로 구성된 백장미단이었다. 폭력적으로 저항하지도 않았다. 나치의 만행을 적은 전단지를 돌린 것이 다였던 철저한 비폭력 단체였다.

뮌헨대 학생이었던 한스 숄 그리고 그의 여동생 소피 숄이 주도를 했는데, 한스가 당시 읽고 있었던 스페인 소설 《백장미》에서 이름을 따왔다. 나치는 이들 대학생들을 검거한 후 바로 사형을 집행했다. 처형당한 소피 숄은 겨우 22살이었다.

지금도 독일 뮌헨대학교에 가면 캠퍼스에 이들의 비폭력 저항 정신을 기리는 조형물이 있다. / 67p










  뜻밖에 가장 눈길을 끈 것은 ‘1847년 4월 10일, 황색 언론 혹은 찌라시라고 불리는 저질 언론을 탄생시킨 조셉 퓰리처가 태어났다’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우리가 아는 그 퓰리처? 진짜? 헝가리 출신의 퓰리처는 미국에서 우연히 한 신문사에 취직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기자로 명성을 날리다 사업 수완이 좋아 차츰 경쟁 신문사까지 하나둘 인수했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뉴욕 월드>였다. 그런데 마침 윌리엄 허스트라는 경쟁자가 <뉴욕 월드>에서 연재 중이던 ‘황색 아이’란 만화의 만화가를 거액을 주고 스카우트 해 <모닝 저널>에서 연재하는 일이 벌어졌고, 화가 난 퓰리처는 다른 만화가를 고용해 계속해서 ‘황색 아이’를 연재하면서 본격적으로 두 신문사가 대립하게 되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두 신문사는 연일 자극적인 저질 기사들을 경쟁적으로 마구 쏟아내었다. 저질 언론, 즉 황색 언론을 탄생시킨 계기가 된 것이다. 다행히 말년에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퓰리처는 자기가 번 돈을 ‘참 언론인’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한다. 이때 만든 것이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퓰리처 상’이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역사란 자기반성을 통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 아닐까. 끊임없는 자기반성… 지금의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세일지도 모르겠다.





1492년 10월 12일,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대서양에서 헤매다가 지금의 서인도제도에 상륙했다_

(콜럼버스는) 스페인의 지원을 받아 1492년 ‘인도 찾아 삼만 리’ 여정에 들어간다. 문제는 인도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는 몰랐던 것. 가도 가도 안 나오니 서누언들이 반란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콜러버스는 조금만 더 가 보자며 설득했다. 왜? 인도에 도착해서 엄청난 향신료를 싣고 다시 유럽으로 돌아와 떼부자가 될 생각을 쉽게 포기할 수가 없었지.

그렇게 겨우겨우 지금의 서인도제도에 도착했다. 그곳을 인도로 착각하고 선주민들을 ‘인디오(영어로는 인디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콜럼버스는 죽을 때까지 자기가 표류한 그곳을 인도라고 생각했다. 이런 이유로 지금의 미 대륙의 선주민을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건 옳지 않다. / 324p










  한강 작가가 말하지 않았던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이후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실제로 과거가 현재를 돕고 있다고, 죽은 자들이 산 자를 구하고 있다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다.”고. 따로 떼어놓고 보면 다른 이야기 같지만 역사는 모든 게 연속이며 그 때문에 과거는 현재를 구할 수 있다. 어느 하루도 가볍지 않은 날이 없으며, 그 하루하루의 엄중함에 우리는 모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내내 생각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가. 이 시간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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