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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란 무엇인가 - 오직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질문
고동진 지음 / 민음사 / 2023년 7월
평점 :

우리 모두는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어야 한다!
오랫동안 한 회사에서 몸담으며 얻은 ‘일에 대한 철학’을 후배들에게 전하려는 선배로서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책!
‘갤럭시 성공 신화’를 이뤄낸 전 삼성전자 고동진 대표이사가 지난 38년간 삼성에서 조직 생활을 하며 고민하고 실천했던 경험과 일에 대한 노하우를 나누고자 쓴 책이다. 평사원에서 대표이사라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왜 일하는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 스스로 치열하게 매달려왔던 일의 본질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또 오직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현실적인 조언이자 진실된 격려를 담은 글이기도 하다. 갓 입사한 20대부터 조직 내 실질적 리더인 40~50대에 이르기까지 직장이라는 삶의 터전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일에 관한 아주 훌륭한 멘토가 되어줄 것이다.
나중이 아닌 지금, 다른 곳이 아닌 자신의 업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직장 생활이라는 것은 단시간에 결과를 낼 수 있는 단거리경주가 아니다. 오랜 시간 지치지 않고 달려야 하는 마라톤과 같다. 따라서 저자는 직장인들에겐 마라토너의 마음으로 페이스 조절, 구간별 전략을 철저하게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RCB의 법칙’을 통해 직업인으로서 성장, 발전을 이끄는 로드맵을 제시한다. 첫 번째 법칙, R은 ‘Reset, 생각을 초기화하라’다. 회사에 들어가는 순간 우리는 모두 신입 사원이라는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한다. 과거의 조건이나 배경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리셋! 회사 생활의 시작은 지금까지의 삶과 생각, 태도를 리셋하고 직장인으로서의 새로운 세팅이 필요한 시기임을 잊지 말자.
두 번째 법칙, C는 ‘Change, 성장을 위한 두 번의 변화’다. 30대 중반 이후는 직무에 필요한 지식과 지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창의력 등을 갖추어야 할 때다. 즉, 역량의 변화가 요구되는 때다. 이 무렵에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자기가 해왔던 방식이나 태도를 고수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여태껏 문제가 없었으니 굳이 바꾸려 하지 않는 거다. 하지만 저자는 바로 이 시기야말로 단순히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하는 것을 넘어 깊이를 더하고 폭을 넓힘으로써 업그레이드가 반드시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세 번째 법칙, B는 ‘Be bravo, 담대하게 나아가라’다. 20대부터는 성실함을 기본으로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며 생각과 태도의 변화를 꾀하고, 30대 중반 이후부터는 전문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외연을 확대했다면, 마지막 40대 중반 이후는 최종적 진화를 거쳐 완성을 이루는 시기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담대함이다. 저자는 40대 중반부터는 뜻한 바를 담대하게 밀고 나가 직장인으로서의 자기 모습을 완성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크고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고 초지일관하며, 공과 사를 구분하고, 소탐대실하지 않는 담대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배려를 통한 유연한 소통까지 더한다면 분명 참된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그의 조언은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새겨두어야 할 메시지가 아닐까.
일 잘하는 사람의 창의력을 ‘머리’가 아니라 ‘발’에서 나옵니다. 직접 발로 뛰어 현장을 보고, 듣고, 분석할 때 사무실에서 머리만 싸매고 고민할 때는 떠오르지 않았던 획기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현장은 지식의 보고이고, 사유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소중한 배움터입니다. / 52p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투 두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퇴근 전 내일의 할 일을 적고 자기 평가를 하는 리스트 외에도 주 단위, 월 단위로 기록하고 챙기는 광범위한 리스트가 필요합니다. 리스트를 작성하는 요령 중 하나는 본인이 평균적으로 선후배에게 긴급히 요청받는 업무의 양을 고려해서 최대 60~70퍼센트, 기본적으로 50퍼센트 내외 비율로 리스트를 기록해 운영하는 것입니다. 또한 리스트를 만든 후에는 꼭 실행과 검증의 과정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 131p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조언 중에 하나는 ‘안정’에 관한 그의 철학이었다. 내 나이쯤에 이르면 대부분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삶에 있어서든 안정을 꿈꾼다. 고요하고 평온하고 무탈한 상태가 지속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저자는 파도가 잔잔하여도 수면 아래에서는 끊임없이 무언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듯, 내면에 역동성과 균형이 존재하지 않는 안정은 진짜 안정이 아니라고 말한다. 즉, ‘안정’이라는 단어 안에 ‘안주’하지 않는 삶, 결코 멈추지 않는 상태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확고부동함과 균형감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간을 역동적으로 쓰고 있는가? 앞으로 나아가되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과 균형감을 갖추고 있는가? 이 모든 시간이 지속적인 성장을 향해 가고 있는가? ‘안정적인 삶’이란 그저 그 상태로 머무는 것이 아님을 덕분에 나는 깊이 깨달았고, 또 마음 속에 새겨두기로 했다.
‘기하급수적 인재’는 여기서 차용한 것으로 ‘급변하는 시대에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활용해 성과를 올리는 사람’을 뜻합니다.
모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것이 등장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모르는 것을 한탄하느냐, 아니면 적극적으로 배우느냐에 따라 갈릴 뿐입니다. 그리고 이 배움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소통입니다. 소통의 시작은 경청이며, 경청의 시작은 배우겠다는 자세입니다. / 115p
인간관계를 위해 대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해주는 말은 이겁니다.
“주변에 어느 누구도 적으로 만들지 말 것.”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서로 의견이 충돌하면서 싸울 수도 있습니다. 혹 비슷한 논리나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소속 부서의 입장이나 이해관계로 인해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를 조심해야 합니다. 상대를 적으로 만들 수도 있고, 내 편으로 만들 수도 잇는 순간이기 때문이지요. 혹은 적은 내 편으로 돌릴 수 있기도 한 순간이고요. / 173p



이 외에도 회사를 유기체로 보는 시각, 즉 조직과 상호작용하며 큰 그림을 보고 필요한 바로 그곳에 제대로 힘을 쓰는 ‘시스템적 사고’를 강조하는 그의 직업 철학 역시 인상적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디에 포인트를 두어야 하는지, 직장 내에서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시대를 읽는 힘을 어떻게 키워갈 것인지, 저자가 직접 익히고 행한 실질적인 노하우를 전달하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일단 삼성전자 전 대표이사라는 직함이 먼저 눈에 띄었지만, 책을 읽다보면 오랫동안 한 회사에서 몸담으며 얻은 일에 대한 철학을 후배들에게 전하려는 선배로서의 따뜻한 마음이 더 오래 남는다.
우리 모두는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말을 기억해두고 싶다. 일을 단순히 성공의 도구나 생계 수단으로 삼지 않고 나의 인생을 성장하게 하는 동력으로 삼는다면 어느 곳에서든,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직업인들이 일의 본질과 그 안에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