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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피 키드 6 - 현상 수배 일기 ㅣ 윔피 키드 시리즈 6
제프 키니 글.그림, 김선희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7년 4월
평점 :
책 안 보는 아이들도 책을 보게 만들고, 미국 출판 역사상 가장 성공한 어린이책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윔피키드>를 드디어 만나보았네요!
원제는 <Diary of Wimpy Kid>로 소심한 중학생 그레그가 써내려가는 일기 형식의 어린이동화책으로 삽화가 재미있는 만화로 되어 있어 긴 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일반적으로 어린이동화책이라고 하면 그림책에 비해 삽화가 거의 없고, 혹시 있더라도 문장 흐름을 끊기지 않도록 배치가 되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윔피키드>는 그런 기존의 생각을 철저히 배제한 채 긴 문장과 단락 사이에 말풍선이 든 만화 또는 포스터 형식의 그림을 삽화로 넣어서 그 삽화만 자세히 훑어 보아도 전체 내용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고, 반대로 삽화가 재미있어서 무슨 내용일까 궁금하여 전체 내용을 읽도록 유도하는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네요!
처음에는 유치한 만화가 글 중간 중간에 있는 것을 보고 학습만화보다 더 해로운(?) 어린이동화책이라고 혼자 판단내리고 엄마 혼자 읽고 서평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소심한 중학생 그레그가 꼭 초등학생 같이 느껴지고 그의 생각이 담긴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재미가 다른 재미있는 동화책을 보는 것보다 더 쏠쏠해서 똘망군에게 권하게 되었네요!
책 속 이야기가 어쩜 너의 이야기랑 이렇게 비슷할까? 우리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라는 말과 함께 보여주니 혼자 키득거리면서 보더라고요.^^;
특히, 똘망군도 이번 어린이날 선물로 아빠와 함께 국제전자상가에 가서 십여 년 전 유행한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기를 선물로 받았는데, 말을 안 듣거나 그날 해야할 공부를 다 하지 않으면 엄마로부터 "이 게임기 압수야. 밥 잘 먹고, 일찍 자기로 약속했는데~ 어제 몇 시에 잤더라? 주말까지 게임기는 못할 것 같다!"라면서 협박을 당하기 일쑤!
또, 혼자서 이것 저것 게임을 만든다고 빈 종이상자랑 박스를 볼 때마다 옆면에 다양한 그림들을 가득 그려놓기 일쑤인데~ 비록 '팩맨'은 아니었지만 이와 비슷하게 얼마 전에는 '추억의 야구게임'을 만들어서 매일 같이 하자고 엄마를 닥달하기도 했네요!
1권부터 봤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 똘망군이 처음 접한 건 <윔피키드 6>이라서 처음에는 주인공 그레그의 일상에 완전 동화되지 못해서 표정이 굳었지만~ 다시 한번 읽을 때는 침대에 뒹굴거리면서 한 장 읽고 "푸하하하~" 웃느라 정신없고, 다시 또 한 장 읽고 "엄마~ 여기 봐봐~ 이거 딱 내 이야기야! 나도 이랬는데~" 그러면서 엄마 호출하느라 바쁘고!!!
어쨌든, '출간 이후 450주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영국 블루피터 북어워드 어린이책 부문에서 <해리포터>를 제치고 1위로 선정!'이라는 수식문구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재미있게 쓰여진 어린이동화책으로 인정하네요!
이번 <윔피키드 6>에서는 11월 추수감사절 직후부터 12월 크리스마스까지의 일기를 모아서 적어놓았어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기 위해서 한달 전 11월말부터 착한 어린이처럼 굴어야 한다는 그레그, 하지만 엄마가 만든 '산타 할아버지의 스파이' 인형 때문에 이것 저것 신경쓰이는 일이 많죠!
크리스마스 장식도 만들어 거실에 있는 트리를 꾸미고, 크리스마스 선물과 관련된 어린시절의 추억도 틈틈히 공개하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그레그에요~
물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교 가는 날은 거의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이 주로 일기장에 담기는데, 학교 운동장에서 놀다가 아이들이 다쳐서 하나씩 놀이기구가 없어지다보니 '교도소 쉬는 시간 모습하고 똑같다'는 말에 한참 웃었네요.
또 한참 유행하던 '헬로 마이 펫' 게임에 대한 이야기에 귀가 솔깃했는데, 아이템을 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레그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우리나라에서는 북한군이 중2병 아이들이 무서워서 못 내려온다고 할 정도로 '중학생 = 사춘기'로 표현하며 어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로 묘사하는데, 이 책 속 그레그는 분명 중학생이라고 들었는데, 6권까지 내려오면서 초등학생으로 나이가 떨어진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참 순진무구하네요!
형 로드릭과 아주 어린 여동생 매니 사이에서 위 아래로 치이는 둘째 그레그~
하지만 이리 저리 치이는 생활 자체도 그레그에게는 하나의 일상 일뿐 아주 심하게 현실을 부정하거나 괴로워하지 않고,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소신있게(?) 잘 지내는 모습이 아주 희망적이네요!ㅎ
'이 주의 학생' 스티커를 동생 매니가 아빠의 새 차에 붙여 놨을 때도 매니를 탓하거나 괴롭히지 않고 혼자서 그 스티커를 제거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다 결국 그 부분의 칠을 몽땅 벗겨 버린 일은 요즘 똘망군과 초롱양을 보면서 곧 우리집 이야기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또, 크리스마스 바자회 대신 절친 롤리와 함께 자신만의 바자회를 열려고 학교 담벼락에 포스터를 붙였다가 기물파손죄로 붙잡힐 것 같은 상황에 빠지자 자신이 붙잡힐까봐 한 행동이 '교회 앞 눈을 치운 정체모를 영웅'으로 둔갑하기도 하고~
중학생 소년의 일기라고 아주 우울하거나 슬프거나 하는 일들이 가득 적힌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이야기, 더 나아가 내 주변의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어서 읽는 내내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는 <윔피키드>네요!
특히 똘망군보다 먼저 책을 읽다 엄마를 뜨끔하게 만들었던 이야기~
지난 크리스마스 때 둘째 초롱양을 재우다 같이 잠들어서 미처 크리스마스 선물을 포장 못했거든요.ㅠㅠ
그래서 아침에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택배박스 채 선물을 두고~ "산타할아버지가 너무 바쁘셔서 택배로 부치셨대!" 라고 똘망군에게 거짓말(?)을 했는데~ 그레그의 엄마는 저보다 한 수 위네요!
눈보라 때문에 산타 할아버지 일정이 꼬여서 그냥 쓰레기봉투에 넣어두고 갔다니!ㅋㅋㅋㅋ
근데 똘망군이 이 부분을 읽고 산타할아버지가 아직 계시다고 믿는 동심이 깨지는건 아닐까 걱정은 좀 드네요.ㅋ
암튼, <윔피키드>는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어린이동화책이자 만화책으로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동지감을 느끼게 해줘서 강력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