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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 매일 흔들리지만 그래도
오리여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4월
평점 :
내 행복, 내 감정마저 "한 것 같다"라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정말 행복한지, 내 감정이 분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행복한 거 같아.", "좋은 것 같아"라고 여지를 남겼다. 싫어하고 불편한 건 잘 알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는 잘 몰랐다.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를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언제 행복했었지?' '나는 언제 행복하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
"나는 밤 산책을 좋아한다."_ <밤산책>중에
나도 산책하다 편의점에서 붕어싸만코를 먹을 때, 정말 행복한데..
"식물을 무척 좋아해 꽃집을 보면 발길을 멈추고 구경한다. ...
20대 후반부터 이런 애정이 생겨났는데 그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_ <식물을 사는 것, 식물과 사는 것>중에
어, 나도 그런데. 사진도 찍고 가끔 엄마에게 화분을 사달라고 떼쓰기도 하는데, 공교롭게 나도 20대 후반인 요즘 그러는데..
"매일 어떤 '처음'을 맞이할 때면 호기심과 설렘이 마음에 가득 찬다." _ <처음>중에
나도 그런데, 너무 자주 설레고 좋아해서 가끔은 진심을 의심받을 만큼..
비슷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내게 크나큰 공감을 주었고 위로가 되었다. 책 곳곳에서 나와의 비슷한 점을 찾으며 웃기도 했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기도 했고 그러다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작가님의 추억에 내 추억을 겹쳐보았고, 작가님의 일상에 내 일상을 떠올렸다. 그렇게 내가 기억하지 못했던 내 행복을 차곡차곡 정리할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위로받으면 마음에 그 감동이 오래간다던데, 이 책이 나에게 그랬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서두르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세상과 함께하는 것을 온전히 느끼는 삶이면 훌륭하다고. 말하는 책이다. 그러니까, 나에게, 당신에게 시간을 주자고.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더 잘 알아볼 시간을 선물하라고 말하는 책이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서두르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세상과 함께하는 것을 온전히 느끼는 삶이면 훌륭하다고. 말하는 책이다. 그러니까, 나에게, 당신에게 시간을 주자고.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더 잘 알아볼 시간을 선물하라고 말하는 책이었다.
"좋은 책이든 좋은 사람이든 늘 곁에 두라고. 그게 중요하다고. 좋은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면 옷이 젖듯이 그렇게 좋은 것에 젖어갈 거라고."
출근 길에 피어난 꽃도 열심히 관찰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읽는 시간을 출퇴근 시간에 꼭 사수한다. 친구에게 손편지를 쓰며 내 행복을 선물한다. 엄마 아빠를 뒤에서 꽉 끌어안아주고 내 방으로 도망친다. 그렇게 차곡차곡 나를 위한 시간을 모으고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지금 행복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확신한다. 나를 위한 시간이 멈추지 않으면, 내가 바라는 행복한 인생이 언젠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젠 확실히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