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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그린 뉴딜 - 2028년 화석연료 문명의 종말, 그리고 지구 생명체를 구하기 위한 대담한 경제 계획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20년 1월
평점 :
지구온난화 문제가 대두한 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고, 이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지구의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1도 올라갔고, 앞으로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IPCC(유엔 산하 과학 위원회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앞으로 섭씨 0.5도 더 올라가면 지구의 생명체는 위험에 처한다고 경고한다. 특히, 최근 열린 제50회 다보스포럼에서도 기후변화를 최우선 어젠다로 삼을 만큼 지구온난화의 여파로 발생한 기후변화는 논쟁의 문제가 아닌, 해결이 시급한 급박한 문제이다. 많은 지식인이 기후변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육식의 종말』. 3대 종말 시리즈를 쓴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의 『글로벌 그린 뉴딜』은 전 지구적으로 문제 해결이 시급한 기후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그의 제언이 담긴 책이다. 책은 미국이 앞으로 해나가야 하는 이야기에 중심을 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이후 미국 연방 정부의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 해결 의지가 부재한 때, 개별 주가 어떻게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해나가야 하는지가 중심을 이룬다. 하지만 제러미 리프킨의 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하는 통찰력과 문제를 해결방안은 전 지구적 문제인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할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였다.
그는 명료하게 말한다. "우리는 탄소 제로 경제로의 전환에 자금을 지원해야 하고 모든 지역과 모든 공동체에서 정부의 행동을 촉구하여 모두 생태 시대"로 전환해야 하고, 이를 위해 "그린 뉴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주체로 '국가'를 꼽았다. "탄소 제로 경제로의 전환에 자금을 지원해야 하고 모든 지역과 모든 공동체에서 정부의 행동을 촉구"해야 함을 말한다. 과거 20세기 초, 시장을 중심으로 경제 시스템이 운영되었던 미국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뉴딜 정책에서 명칭을 빌려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 체제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동시에, 국가의 개입 없이 기존의 시장 질서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시간적 공간적 지향성, 경제모델, 거버넌스의 형태, 인지 방식, 그리고 인류의 세계관을 바꾸는 인프라 혁명이다. 경제와 사회를 관리하고 동력을 부여하며 작동시키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 새로운 에너지원, 새로운 이동 및 물류 방식으로서의 전환이 우리를 둘러싼 주변 세상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어 놓는다. _『글로벌 그린 뉴딜』 중에..
문제 해결을 위해 인프라 변화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인프라가 바뀌고 있으며, 그 변화 요소를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 4차 산업혁명 이후 익숙해진 사물인터넷을 꼽았다. 이렇듯 기술적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것은 기업이지만, 여전히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한 주체로 국가를 내세운 이유는 현재 기후변화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가 EU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EU의 사례를 미국에 어떻게 도입할 수 있을지 모색한 점이 흥미로웠다. 개별 주 단위에서 해결할 수 있음을 강조한 점은 미국 국가 시스템에 기반을 둔 문제 해결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이 공동으로 해결과제로 꼽은 '어젠다21'과 맥을 같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막대한 자금 확보와 이를 위해선 뉴딜 정책을 통해 경제 부흥이 일어났듯, "10년의 기간 동안 열 배의 성장률"이란 점은 그의 자세한 설명에도 미래가 분명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그의 제언은 작게는 미국의 각 주, 크게는 전 지구적인 규모라 개인이 가늠하기에 어려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대학 때 <지속가능발전 세미나>와 같은 수업을 통해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기초 공부를 했기에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누군가는 내 삶과 실질적으로 닿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낯설 수 있다.
많은 국가가 기후변화 문제가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나 있다. 나 역시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 해결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그의 글을 읽으며 내 삶의 문제임을 체감하기 쉽지 않다는 건, 기후변화 문제가 우리나라 정책이나 내 삶의 우선순위에서 시급하지 않은 문제라는 뜻이다. 그의 경고가 내 삶을 습격하기 전, 내가 먼저 해결방법에 다가가야 한다. 책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그의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에 제3세계, 개발도상국에 대한 고려가 빠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의 글의 독자가 전 세계인이기 보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꺾은 연방정부를 둔 미국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는 새로운 여정의 출발선을 지나는 중이다. 복원의 시대로 진입하는 새로운 여정의 출발선을 지나는 중이다. 복원의 시대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 새로운 세상의 현실에 어떻게 적응하는가에 따라 생물종으로서 인류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우리는 생물권적 의식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 바라건대, 너무 늦지 않게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믿는 그린 뉴딜이다. _『글로벌 그린 뉴딜』 중에..
그가 믿는 뉴딜을 나 역시 믿는다. 너무 늦지 않게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 그 희망이 희망에 멈추지 않고 이룰 수 있는 목표가 되도록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