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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안 졸린 나비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40
로스 뷰랙 지음, 김세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1월
평점 :
<하나도 안 졸린 나비>는 <참을성 없는 애벌레>, <포기가 너무 빠른 나비>의 작가인 로스 뷰랙의 후속작입니다. 이전 책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김세실 작가가 번역했고요.
집에 <포기가 너무 빠른 나비>가 있는데 대히트쳤어요! 아이들이 숨 넘어가게 깔깔대면서 함께 읽었습니다. 초등학교 가서 아이가 하는 말이, 선생님과 <참을성 없는 애벌레>를 다같이 읽었다고 해요.
그러니 후속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얼른 이 책을 받았습니다.
친구들의 단톡방에서 이 책을 받았다고 보여주니 다들 반응이 똑같았어요.
“이 책은 내가 사야 해!”
앞표지에서 눈을 크게 뜬 나비가 “나 아직 말똥말똥해!” 이것만 봐도 엄마들의 말이 한결같아요.
“우리 애가 왜 거기서 나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로스 뷰랙 작가는 앞면지부터 허투루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독 오독’하는 글자부터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속표지를 보면 하얀 이를 드러낸 고슴도치같은 동물이 ‘오도독 아작아작 우적우적’ 소리를 내고 있어요. 엄마의 리액션이 중요합니다. 과장된 행동을 하며 소리내어 씹는 모습을 보여주니 우리 아이는 신나서 함께 소리를 흉내냈어요. 관심끌기도 쉽습니다.
밤에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외치는 나비.
예쁜 달이 떠 있는데 아침밥을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고슴도치가 만나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로스 뷰랙 작가의 장점은 이야기에 코믹한 요소가 많다는 점입니다. 나비가 하는 엉뚱한 말들이 웃음을 터뜨립니다. 그러면서도 이야기는 ‘잠이 오지 않는 나비’의 상황을 중심축으로 해서 곁길로 빠지지 않고 이어져요.
또한 나비와 고슴도치의 대화를 통해서 부모는 아이에게 ‘너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때?’라는 질문을 던지며 아이가 자신이 겪은 일이나 했던 생각들을 끄집어내게 할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아이는 나비의 상황이나 감정에 공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 속에 집중하게 돼요.
“밤에 가장 좋은 게 뭐야?” 질문하는 나비에게
“고요함”이라고 대답하는 고슴도치.
하지만 나비는 오히려 고요해서 무섭다고 합니다.
이 장면에서 제가 아이에게 같은 질문을 했어요. 큰 애는 캄캄한 게 싫다고 했고요. 둘째 아이는 아빠의 코고는 소리가 무섭다고 했어요. 그런 이유로 제가 아이들 옆에 붙어서 토닥토닥하며 재워주거든요. 아이들도 저도 너무나도 공감이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잠이 안 올 때 그림책을 보자고 하는 것도 제가 아이들에게 권하는 방법이고요.
나비가 ”왜 내가 자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렇게 크게 외치는 장면에서는, 아이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아이들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요?
”아침에 학교/어린이집 가야해서요.“
지극히 현실적인 대답입니다. 아이들의 맞춤형 대답.
그리고 나비가 ”어떻게 하면 잠이 올까?“ 질문도 합니다.
고슴도치는 이 두 질문에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어떻게 하면 잠이 올 지 고슴도치의 대답을 듣고, 아이들과 또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렇게 하면 너희도 잠이 오니? 너희는 어떻게 하면 잠이 오니?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기 좋은 그림책입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잠자기 싫어하는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을 담은 그림책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밤에 잠들기 싫어해서 떼를 쓰고요. 부모들은 밤에 재우려고 고민하는 날들이 계속 되는 거죠. 유명한 책을 읽어도 내 아이에게 관심을 끌어내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로스 뷰랙의 <하나도 안 졸린 나비>는 이전 그림책들을 한 권이라도 좋아한 아이라면 이 그림책 역시 손을 뻗어서 한장씩 넘겨 읽게 만드는 마법같은 책입니다. 부모가 억지로 읽어보자고 권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읽게 만드는 데서 이미 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재미도 있고, 아이의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좋은 그림책. 잠이 왜 안 오는지, 잠을 어떻게 해야 잘 수 있는지 부모와 집중하며 이야기하기 좋은 그림책 <하나도 안 졸린 나비>입니다.
이 책은 책세상맘수다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