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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첫 SNS - 가장 나다운 모습을 찾아서
곽진영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2년 4월
평점 :
한 권의 책을 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책의 저자’라고 하면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인물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의 작가들도 ‘경력단절의 평범한 주부’라고 자기 소개를 밝히지만, 알고보면 ‘글쓰기’와 관련한 직업을 갖고 있었거나 이쪽 경력이 10년이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 그렇지, 그런 경력들이 있으니 책을 쓰는 거지. 진짜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책을 내겠어.’
꽤 많이 엄마들이 쓴 책을 읽은 뒤에야 내린 결론이었다.
하지만 이 책 <엄마의 첫 SNS>의 저자인 곽진영 작가님은 평범한 주부이고, 세 아이의 엄마이다. 이 ‘평범함’이란 내 곁에서 볼 수 있는, 나와 동떨어진 게 아니라 현실 속에서 만날 법하다는 뜻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역시 한결같다, 였다. 오래전 온라인상에서 만났고 작가님과 나는 SNS 이웃이지만 대다수 이웃들처럼 ‘우린 친해요.’라고 선뜻 말할 수 없는 적당한 거리의 인연이다.
그럼에도 작가님의 이 책을 읽으며 ‘한결같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내 눈으로 직접 봐왔던 SNS의 콘텐츠들처럼, 이 책에도 작가님의 ‘나다움’과 ‘꾸준함’, 그리고 ‘진솔함’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책의 246쪽을 보면 이런 소제목이 붙어 있다. <SNS가 또 다른 가면이 되지 않도록>. 온라인 상에서 남들에게 가면을 쓰고 좋은 점만 보여주려고 애쓰면서 글쓰기 말고, 솔직한 자신의 글을 쓰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 말 그대로 작가님은 책 전체에서 그동안의 자신의 행보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만나서 근황을 주고받는 것처럼 친근한 기분이 들었다. 작가님의 글에 무언가 부풀려져 있다면 이 책을 완독하지 못했을 것이다.
SNS를 잘 하게 되어서 ‘수익화’ 내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은 도움되지 않는다.
책 244쪽
또 이 책에 SNS 글쓰기를 잘하는 ‘기술적인’ 방법이 여타의 책보다 많이 나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꾸준함’이다. 그것은 열정을 불태워서 나를 쏟아붓고 영혼까지 불사르는 꾸준함이 결코 아니다.
책 235쪽
블로그 포스팅 한 시간, 인스타그램 10분, 소통하는 시간 30분, 이런 식으로 뭔가를 시작할 때 시계를 돌려 놓고 시작한다. ‘삐리리’ 알람이 울리면 글쓰기의 경우에는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하고, SNS 소통의 경우 그대로 전원을 꺼 버린다. (234쪽)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지만 막연하기도 하고,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더 좋은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작가님의 루틴이, 조금씩 조금씩 개미처럼 움직이는 꾸준함이 어떻게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성장시켰는지 알기에 믿음이 가고 안심이 된다.
에필로그에서 작가님은 매일 30분씩 30일 챌린지 새벽 요가를 했던 이유를 밝혔는데, 내게도 따스하게 와닿는 말이다.
‘시작했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아니 이것도 못 해? 변명하는 거야? 더 해, 더 달려. 지금은 그럴 때라고.’ 이런 세상의 재촉으로부터 벗어나, 할 수 있는 만큼만, 더 하지 말고 딱 그만큼만 하라는 말이 오히려 나를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되었다. 지독히도 움직이기 싫어하는 나를 움직이게 한 것은 채찍질이 아닌 따스한 토닥임이었다. (260쪽)
나다움에 대한 것, 나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하라.
꾸준히 하면 된다. 어제보다 조금만 더.
진솔한 작가님의 이야기가 한가득 담긴 <엄마의 첫 SNS>. 나처럼 정말로 정말로 평범한 사람도, 나이를 한참 먹은 사람도 다시 꿈꿀 수 있게 해준 작가님의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