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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 밤이
한봄 지음 / 무블출판사 / 2022년 11월
평점 :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의 나무들 속에서 귀여운 아기 곰 한 마리가 방긋 웃고 있습니다. 아기 곰 밤이는 이 그림책에서 무슨 일을 겪을까요? 밤이의 밝은 웃음이 한껏 기대를 끌어올립니다.
지은이 한봄작가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외로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동화를 그려왔습니다. 이 그림책은 한봄 작가의 첫 단행본입니다.
<아기 곰 밤이>는 부모를 벗어나 스스로 어른이 되어 가는 어린아이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아낸 책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림책 속으로숲속에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가을 숲 나무 아래에서는 온종일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 곰 밤이가 있어요. 드디어 엄마곰이 돌아왔어요.
밤이는 포근한 엄마 품에 안기고 싶어요.
그런데 엄마는 깊은 굴속으로 쑥 들어가 버려요.
밤이는 그런 엄마곰에게 맛있는 밤을 드리고 싶어서 용기를 내어 혼자 밖에 나가봅니다. 어느덧 숲속에 어둠이 찾아오고 길을 잃은 밤이는 덜컥 겁이 났어요.
어둠을 피해 숨어도 보고 도망도 가 봤지만, 어둠을 자꾸 밤이를 따라옵니다.
그때, 밤이의 그림자가 점점 커지더니 커다란 검은 곰이 되었어요. 밤이의 그림자인 검은 곰은 밤이를 따스하게 안아주고 밤도 딸 수 있어요. 커다란 달이 뜨고 밤이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면서 검은 곰은 점점 작아져요.
엄마는 아직도 말없이 누워만 있어요.
밤이는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달빛도 따라 들어와요. 환한 달빛을 따라가고 싶은 밤이. 밤이를 부르는 이는 누구일까요?
아이의 내적 성장, 스스로 어른되기 <아기 곰 밤이> 그림책 속 밤이는 하루종일 엄마를 기다리고 혼자서는 밖을 나가본 적 없는 작고 귀여운 아기곰입니다. 그런데 밤이에게 돌아온 엄마곰은 밤이를 안아주지도 않고 굴속으로 들어가서 가만히 누워있어요. 그래도 엄마 등에 매달려 행복해하는 아기 곰 밤이에요.
밤이는 자기가 먹어 본 맛있는 밤을 엄마에게도 드리고 싶어서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갑니다. 아이 혼자 집 밖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그곳은 낯선 세계로 변해요. 익숙하게 겪은 공간도 어색하고 편하게 느껴지지 않게 됩니다. 숲을 헤매면서 밤이는 어둠을 피해 도망쳐 봅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쉽게 떨칠 수 없어요.
그때 밤이의 그림자가 커다란 검은 곰으로 변해 밤이에게 손을 내밀어요. 그리고 밤이를 포근히 안아줍니다. 무섭고 두려웠던 마음은 점차 가라앉고 밤이는 낯선 세상을 향해 계속 나아갑니다. 그리고 원하던 밤도 찾아내지요.
이렇게 밤이를 이끌어 준 존재는 커다란 검은 곰이지만, 그 누구도 아닌 밤이의 내적 존재, 그 자신입니다. 아이들은 마냥 약할 것 같으면서도 스스로 용기를 낼 줄 압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밤이가 두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기특했어요.
이 그림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집으로 돌아갈수록 검은 곰은 점점 작아져서 사라집니다. 그리고 엄마는 여전히 변함없이 누워있기만 해요. 왜 엄마곰이 이렇게 무력하게 변했는지는 알 수 없어요. 바깥일이 고되고 피곤해서? 아니면 육아우울증? 그것도 아니면 심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서? 어쨌든 엄마는 작고 약한 아이를 돌아볼 여력이 없어요.
그런 엄마곰 옆에서 밤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와 따스한 달빛은 밤이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어두운 굴 속에서 엄마와 머물러 있는다면 밤이는 어떻게 될까요?
이 그림책은 특히나 엄마곰의 무기력함이 인상깊게 다가왔어요. 안타깝지만 아기 곰을 위해서 그렇게 있어서는 안되는 건데.. 그러한 상황 속에서 밤이가 스스로 내면의 힘을 키워냈다는 게 대견했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자라서, 어느새 이렇게 훌쩍 컸구나, 대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아이는 언제까지나 누군가의 도움만 받고 자랄 수는 없지요. 스스로도 강해질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믿기에 이런 밤이의 성장이 기특합니다.
이 책은 <책과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지만 저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