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하나로 세계를 정복하다 - 온리원 상품을 만들어 롱셀러 상품으로 키워라 서돌 CEO 인사이트 시리즈
와카바야시 가츠히코 지음, 황세정 옮김 / 서돌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 TV에서 전 세계 오토바이 헬멧 시장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한국의 기업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자세히 찾아보니 ‘홍진크라운(HJC)’ 이라는 중소기업이었다. 북미시장의 점유율이 35%이고, 전 세계 시장으로 환산하면 15%정도라고 한다. 명실상부한 부동의 1위라고 하니 대단하다.

 

이 책 「나사 하나로 세계를 정복하다」는 ‘하드록 나사’를 만든 일본의 ‘하드록공업’에 대한 책이다. ‘하드록공업’ 또한 ‘홍진크라운’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이다. 두 회사 모두 국내·외 특허등록이 수십 건이나 되고 탄탄한 기술력으로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 소개된 ‘하드록공업’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일본 국내의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도 십 수 년 간 꾸준한 매출성장을 기록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다른 회사에는 없는 ‘온리원 상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p.22)

 

‘하드록공업’은 ‘하드록 나사’라는 단 하나의 나사를 만들어 냈다. 사장인 ‘와카바야시 가츠히코’씨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이 ‘하드록 나사’는 누구도 만들어내지 못했던 것이었다

.

“하드록공업에서는 ‘절대로 풀리지 않는 나사’를 만들고 있다. 나사는 너트와 볼트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p.4)

“하드록 너트는 ‘쐐기의 원리’를 이용해서 풀림 현상을 방지한다.” (p.27)

“나사 자체가 ‘역회전’을 하지 않는 구조라는 점, 즉 스스로는 절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면서 하드록 너트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p.21)

 

‘풀리지 않는 나사’가 말이 될까 싶었다. 그러나 이것이 구조역학·물리학적으로 입증이 되었다고 한다. 이전까지 사용되던 모든 나사는 아무리 튼튼하고 큰 것이라 해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풀렸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나사라는 것은 조이고 또 풀어야 하기 때문에 영구적인 접합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량이나 건축물, 특히 철도레일 같은 곳에 쓰인 나사가 풀리지 않도록 접합되어 있다면 보수 공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사는 반드시 잘 조여야 하고 잘 풀려야(단, 필요할 때) 했다.

 

사장인 ‘와카바야시 가츠히코’씨는 우연히 방문한 신사에서 ‘쐐기의 원리’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그대로 나사에 적용한다. 물론, 책에서도 소개되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장의 외면, 고객의 클레임으로 인한 리콜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줄곧 강조하는 것은 <아이디어>다. 누구나 사용하는 것이지만 조금만 더 독창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할 때 비로소 ‘온리원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리원 상품’은 곧 ‘롱셀러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 ‘하드록 공업’과 오토바이 헬멧 시장의 왕좌에 오른 ‘홍진크라운’은 모두 자사의 상품에 대한 특허출원이 많은 곳이다. 이것이 경쟁력인 것이다.

 

‘풀리지 않는 나사’와 ‘튼튼하고 가벼운 오토바이 헬멧’은 시장의 타사제품보다 시장가격이 높다. 그렇지만 더 많이 팔린다. 왜? 제품이 좋기 때문이다. 고객은 조금의 웃돈을 주더라도 좋은 제품을 쓰고 싶은 당연한 요구를 가지고 있다.

 

“신칸센은 개통 이후 단 한 번도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다. 그러한 안전성을 유지하는 데 우리 회사의 하드록 너트가 일조하고 있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p.178)

 

하드록공업’의 ‘하드록 나사’는 신칸센 차량과 레일에 납품이 되면서 완전히 시장을 석권하게 된다. 여러 번 TV와 책을 통해 ‘무사고 신화의 신칸센’을 보고 듣게 되었는데, 그 중심이 ‘하드록 나사’였다는 사실을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국내 KTX가 심심하면 사고가 나는 것을 생각해보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하드록 나사’는 비싼 편이다. 나사 하나에 4천원 돈이면 비싸다.

그래서 신칸센에서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 번 써본 ‘하드록 나사’는 말 그대로 절대로 풀리지 않았고 기존에 쓰던 나사로 인해 들었던 유지·보수비용을 절감하게 되니 오히려 돈을 아끼게 되었다고 한다. 기술의 승리인 것이었다.

 

“한국과 대만에서는 지금까지의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향후 공공사업 분야까지 진출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p.194)

 

나는 이미 국내에서도 상용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뛰어난 기술로 이미 일본 국내의 굵직굵직한 사업에 나사를 납품하게 된 ‘하드록공업’이 본격적으로 국내로 뛰어든다면 쓰나미가 몰아치지 않을까 싶다. 먼저 코레일에서 좀 대량으로 구매해서 KTX 사고 좀 줄였으면 좋겠다. 물론, 나사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책을 읽어보면 ‘하드록 공업’의 사장인 ‘와카바야시 가츠히코’씨가 참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조그만 회사를 차려 무던한 노력과 끊임없는 아이디어로 독보적 제품을 만들고 시장개척을 위해 사장이 직접 영업전선에 뛰어들고 하는 열정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원 교육만큼은 어디까지나 경영자가 직접 책임져야 한다. 회사의 기업문화와 관련된 부분만큼은 절대로 남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내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청소’와 ‘조례’다. 우리 회사는 8시30분에 업무를 시작하지만, 모든 직원이 8시까지 출근한다. 그리고 8시15분까지 본사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한다.” (p.204)

청소가 끝나면 함께 라디오 체조를 한다. 라디오 체조를 할 때 진행자를 둔다. 진행자가 큰소리로 ‘0월0일, 오늘도 열심히 합시다!’라고 외치면 전 직원이 큰 소리로 따라 외친다... 끝나면 식당에서 아침 조례가... 회사의 기본 이념을 큰 소리로 읽으면, 사장인 나를 포함한 전 직원이 따라 읽는다.” (p.205)

 

직원들은 참 피곤할 것 같기도 하다. 사장님이 워낙에 잘하시니까 부담이 클 것 같다.

 

'온리원 상품'을 만드신 '온리원 사장님'이다.ㅋㅋ

 

일본의 기업문화라고 봐야할지... 모르겠지만 한국의 군대 문화 같기도 하고... 일찍 출근해서 다 같이 청소하고 체조하고 조례하는 것을 좋아할지 모르겠다. 세계 1위의 ‘하드록공업’ 회사의 직원들로 고달픈 하루를 사는 직장인임에는 틀림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