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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 Feel通 - 머리 좀 굴리며 살고 싶은 그대를 위한 카피라이터의 뇌 소통법
김이율 지음, 송진욱 그림 / 대교북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정말 맛있는 음식을 양껏 먹고 체하면 약도 없습니다. 며칠 동안 큰일을 못 보면 초조하고 불쾌합니다. 시원하게 샤워를 했는데 하수구가 막혀 물이 빠지지 않으면 짜증납니다. 긴 시간 고민하다 어렵게 꺼낸 말에 동문서답하는 상대방은 골 때립니다. 내 마음 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헛물켜는 저 치가 답답합니다.
통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연스럽지요. 그래야 순리대로 진행이 되니까요. 막히면 답답하고 짜증나고 제 맘대로 해버리니까요.
「필(Feel)통(通)」카피라이터의 감각이 물씬 묻어나는 책입니다. 벌써 제목부터 카피라이터 냄새가 나잖아요. 어떻게 저런 감각을 가질 수 있을까요. 지금 읽고 있는 책도 유명한 카피라이터가 쓴 책인데 이 분도 참 감각이 환상적입니다.
사실 이런 책이 많이 출간되어서 ‘소통을 해야 한다.’, ‘fell이 통해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하는 것은 그 만큼 소통이 안 되고 있다. feel이 통하지 않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모르고 있다는 현실의 반증이기도 하지요.
“소통이란, 말을 섞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로의 마음을 섞어야 하는 것입니다.” (p.5)
며칠 전 우연히 TV에서 학교폭력 관련된 프로그램을 시청했는데요. 중간에 소아정신과 의사 한 분이 원인을 제시했는데요. 지금의 아이들은 모두 일정 정도의 정서적 학대를 받아왔다고 하더군요. 그 분의 말씀이 이랬습니다.
“2살 된 아이에게 영어 발음을 해보라고 하는 게 정상입니까?”
아이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통행 이지요. 그러나 부모는 맞벌이로 정신없이 살다보니 내 아이 공부만을 똑부러지게 시켜야겠다는 욕심이 앞섰겠죠.
그래서 쉬는 날에도 퍼질러 쉬지 않고 나름 소명감으로 공부를 시켰겠죠. 그런데 그것이 아이의 발달 정서를 멈추게 하고 스트레스 동인으로 작용하게 되었죠. 아주 어린 나이부터 경쟁을 강요받고 성공에 대한 강박에 세뇌되어 온 아이들은 ‘배려’, ‘나눔’, ‘이웃’ 따위의 단어들을 연상하지 못한 다고 하더군요.
가만히 생각해봤더니 꽤나 구조적이고 복잡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나라에서 전적으로 책임을 져서
“자~ 오늘부터는 맞벌이 하는 가정은 불법입니다. 맞벌이 하던 소득수준을 보장해 줄 테니 부모 중 한 명은 가정으로 가서 아이들 정서함양에 힘써주시오!!”
라고 한다면 모를까 맞벌이를 해도 먹고 살기 빠듯한 가정에게는 정서발달이니 가정교육이니 하는 것은 배부른 남의 나라 얘기일 뿐입니다. 또한 한국의 정부가 그런 용기와 배려가 있을 리 만무하고.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과 말을 섞지만 마음을 섞지 못합니다. 특히 아이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마음을 섞는다는 것도 무슨 의미인지 모르리라 확신합니다. 슬픈 일입이다.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으로 제도를 만들고 처벌을 강화하고 하는 따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본질적 배경과 근원을 모르는 바 아닐 겁니다. 직시하기 두렵고 용기가 없기 때문이겠죠. 바보들.
부모가 먼저 아이와 통(通)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볼 때는 망원경으로 보라. 다른 사람의 단점을 볼 때는 현미경으로 보라” (p.75)
요즘 꽤나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보다 연배도 한참 위고 평소 많이 친했던 분인데 지금은 얼굴을 마주치는 것조차 부담스럽고 불편합니다. 이유를 찾으려면 A4를 가득 채울 수 있지만 책에서 저 문장을 보는 순간 적잖이 놀랐습니다. 누군가 제가 정말 존경하고 따르는 스승이 해주는 말 같았거든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 생각해 덮어두고 있었는데 뒤통수를 후려칩니다.
더 늦기 전에 그 분과 통(通)해야겠습니다.

삼성이 이제는 정유 업계까지 손을 뻗친다고 하죠. 보수언론들은 또 용비어천가를 불러 대고 있고요. “삼성의 정유계 진출로 그간 정유 업체들의 담합을 막고 합리적 경쟁을 통해 서민의 등골을 휘게 하던 주유비를 낮추는데 기여를 할 것으로...”
쌍욕을 하고 싶지만 참습니다. 개풀 뜯어 먹는 소리, 바보 널뛰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십시오. 한 두 번속아 왔습니까? 그냥 돈 벌거 찾아서 들어가면 들어가지 왜 그딴 말도 안 되는... 하긴 언론이라는 것들이 지금은 모조리 이상해 져서 이해는 갑니다만 작작들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통(通)하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삼성도 언론도 가카도 맞벌이 부부도 학교폭력도 가해자도 피해자도 나도 그분도 문대성도 박근혜도, 말이죠.
feel까지 통한다면 금상첨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