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터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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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1잔.. 4분, 권총 1정.. 3년, 스포츠카 1대.. 59년!

모든 비용은 시간으로 계산된다!!

근 미래, 모든 인간은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 바디 시계’에 1년의 유예 시간을 제공받는다. 이 시간으로 사람들은 음식을 사고, 버스를 타고, 집세를 내는 등,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시간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을 모두 소진하고 13자리 시계가 0이 되는 순간, 그 즉시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때문에 부자들은 몇 세대에 걸쳐 시간을 갖고 영생을 누릴 수 있게 된 반면, 가난한 자들은 하루를 겨우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노동으로 사거나, 누군가에게 빌리거나, 그도 아니면 훔쳐야만 한다.

돈으로 거래되는 인간의 수명!

“살고 싶다면, 시간을 훔쳐라!!”

얼마 전 보게 된 영화 『인 타임(In Time)』에서도 시간을 사고 파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다루고 있었다. 꽤나 흥미로운 주제였지만 산만한 전개와 피식 조소를 던지게 되는 결말에 아쉬움이 많았다. 콜라를 따서 마셨는데 톡~! 쏘는 맛이 없는 것과 같았다.

이 책 「스타터스」또한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은 상상하기도 힘든 북미대륙의 초토화가 배경이다. 태평양 연안국들과의 전쟁에서 생물학 미사일이 사용이 되고 먼저 백신을 맞은 어린 세대와 늙은 세대를 제외한 중년층은 모두 사망하게 된다.

사회계급은 완전히 둘로 나뉘게 된다. 엔더로 불리는 노년층과 어린 아이들 둘로. 기득권의 모두를 가진 엔더들은 기존의 기득권을 가지지 못한 노년층을 노예처럼 부린다. 그리고 그들은 확실한 신변이 보장되지 않은 아이들을 잡아다 처벌하고 강제 노역을 시킨다. 물론, 돈 많고 사회적 지위를 가진 할아버지, 할머니를 둔 아이들은 제 부모가 없어도 여전히 조부모의 보호 아래 모든 것을 향유하며 살아간다.

모든 것을 가지고도 엔더들의 탐욕을 끝이 없다. 젊음을 훔치려 한다.

그런 엔더들의 심리를 이용해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이라는 회사는 연고도 없고 형제도 없는 거리의 부랑자 아이들을 찾아 엄청난 계약금을 들이밀면서 늙어빠진 노인들에게 자신들의 싱싱한 몸을 렌트할 것을 제안한다.

뭔가 찝찝하고 뒤가 켕기는 일이지만 살아갈 방도가 없는 아이들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엔더와의 트랜스폼 수술 간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내 몸을 쓴다는 것에 대한 윤리적·도덕적 문제가 상존하지만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은 개의치 않는다. 넘치는 돈을 가진 엔더들의 욕구를 풀어주고 돈 없는 아이들의 절망스러운 현실을 개선해 준다는 명목상의 목적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주인공 켈리 또한 병을 앓고 있는 동생 타일러와 함께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을 찾는다. 하지만 이상한 환청이 들리고 자신을 산 엔더 헬레나와 접선을 하게 된다. 헬레나의 손녀 엠마는 흥청망청 부잣집 공주로 자라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단순한 호기심으로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을 찾았고 실종되고 만 것이다. 자신의 손녀를 잃어버린 헬레나는 직접 트랜스폼을 하여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의 실질적 리더 올드맨과 적극적 지지자인 상원의원 해리슨을 살해하려 한다. 그것에 켈리를 이용한 것이다.

“켈리... 그러지 마.. 프라임으로... 돌아가면 안 돼. 위험해... 내 말 들리니? 돌아가서는 안 돼...너무 위험해...” (p.164)

“나는 너를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너를 이용하게 돼서 미안하구나. 그리고 우리가 너에게 남겨 준 세상에 대해서도 미안하다.” (p.447)

뭐...어쨌든 올드맨과 해리슨의 음모를 파헤치고 젊음을 영원히 살 수 있는 입법추진을 막게 된다. 그 과정에서 헬레나가 죽게 되지만 켈리에 대한 미안함으로 자신의 재산 절반을 내어주고 살고 있던 대저택도 타일러와 함께 살 수 있도록 켈리에게 준다.

아... 사실 소재의 기발함에 미치지 못하는 구성과 전개가 아쉬웠다. 영화 『인 타임(In Time)』도 소재와 도입부만큼은 좋았지만 끝이 흐물흐물했다. 이 책 「스타터스」도 비슷했다.

트랜스폼 수술과정에서 칩하나를 더 넣고 덜 놓는 단순한 실수와 의도를 통해 헬레나와 켈 리가 접선을 하고(사실 내게는 접신과 같은 느낌이었다) 켈리와 올드맨이 접선을 하고 이런 것이 다소 유치했다.

마지막 올드맨과 켈리가 벌이는 헬리콥터에서의 난투극도 만화 같았다.

조금만 더 세련되게 전개했다면 소재의 기발함을 더욱 배가 시켜 흥미롭고 손에 땀이 나는 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을 텐데...아쉽다.

“영구렌탈입니다. 렌터가 되는 대신에, 몸의 주인이 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여러분은 전문 기술이 갖춰진 완벽한 몸을 선택하실 수 있고 여러분의 남은 삶 동안 그 몸을 유지하실 수도 있습니다. 영원히 환상으로 사시는 겁니다.” (p.301)

지금은 짐작할 수 없는 미래의 언젠가 정말 젊음을 사고팔고 시간을 사고파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영원히 환상으로 산다는 것이 무작정 좋은 일은 아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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