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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만 명을 어떻게 죽일까? -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진실이 중요한 이유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은정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2년 4월
평점 :
총선이 열흘 남짓 남았다. 저들의 진흙탕 싸움은 지루하다 못해 이제는 관심조차 없다. 수많은 말들이 낭자하고 있다. 닦을 수도 주워 담을 수도 없다.
“국가를 위협하는 최고의 위험은 바로 ‘그들 거짓말쟁이들이 우리를 제대로 리드해줄 것’이라고 시민들이 믿기 시작하는 순간, 시작된다.” (p.63)
“정치가가 당선되기 위해서라면 무슨 말이든 하고 보는 것, 이것이 오늘날 정계의 관행처럼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p.81)
많은 예비 국회의원들의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유력한 후보는 자신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면서도 헬스를 게을리 하지 않아 우람한 이두박근을 자랑하는 사진을 싣기도 했다. 얼마나 자랑할 것이 없으면 저 나이에 저런 몸을 자랑하나 싶기도 하다.
4년 전 찝찝하고 뭔가 개운하지 않았지만 더 잘 살게 만들어 준다는 말에 넘어가 뽑아 주었다.
4년이 지났지만 우리네 삶은 어느 것 하나 나아진 것이 없다. 살기는 더욱 팍팍해 졌고 상식 밖의 일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다. 합법적인 폭력을 휘둘러 힘없는 국민을 겁박한다. 정부와 정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조직을 만들어 운영했다.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말이다.
공영방송의 사장이라는 사람은 젊은 층의 투표율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선거 방송을 자제하라고 했다.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이 2012년 인지 1972년인지 분간할 수 없다.
우리는 또다시 4년 전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차분하고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바꿀 수 없다. 어떤 논리와 설득으로도 안 된다. 그 분들의 감정과 감성에 대한 공감이 없이는 될 수 없다. 키는 젊은 층이다.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저들이 젊은 층의 눈치를 보게 만들어야 한다.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한 현자들이 겪는 형벌은 바로, 잘못된 자들의 통치 아래 살아가는 것이다.” -플라톤-
플라톤의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4년간의 형벌이 괴롭지 않았다면 투표를 안 해도 되고 별 다른 고민 없이 투표 도장만 찍고 와도 상관없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다. 지난 4년이 너무 괴롭고 고통스러웠다. 바뀌었으면 좋겠다.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한 현자들이 겪는 형벌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당신이라면, 1100만 명의 사람들을 어떻게 죽이겠는가?”
“그들에게 거짓말을 하라!! (Lie to them)” (p.41)
나치가 저지른 학살과 폭력은 피해자들과 동조자들에게 가한 거짓말에 기인한다. 그것을 그대로 믿든지 믿는 척 하든지 어쨌든 그들의 거짓말에서 출발했다. 거짓말은 어느새 진실이 되고 확고한 신념이 되며 죽음을 불사한 종교가 되었다. 1,100만 명은 단지 숫자에 불과했다.
분별하지 않고 대비하지 않으면 그들의 거짓말에 또 넘어가게 된다. 뽑아놓고 후회하는 우를 또다시 범하는 것이다.
“우리를 대표하는 그 300명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더 강력한 권한으로 우리를 대표할 그 한 명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당신들에게 맡겼던 그 알량한 권력 따위, 우리 5000만 명이 빼앗아오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옮긴이 이은정, p.113)
그 알량한 권력 따위 우리 힘으로 되찾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도 아주 쉽게 아주 신속하고 전격적으로 말이다. 그래야 저들이 쫀다. 쫄아야 하는 저들이 쪼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대신해서 국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뽑는 선거다. 선거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참여해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투표하지 않는 세대는 결코 보호받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