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을 지키는 미디어 글쓰기 - 기자들의 글쓰기 훈련 따라하기
이기동 지음 / 프리뷰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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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편집국장이던 진 로버츠가 언론계에 들어와 처음 만난 데스트는 장님이었다고 한다. 그의 이름은 헨리 벨크. 그는 자기 아내와 고등학교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불러서 자기에게 넘어오는 기사를 한 자 한 자 읽도록 해서 데스크를 봤다고 한다. 그는 숱하게 그를 불러서 "자네 기사는 볼 수가 없어.제발 내가 볼 수 있게 해줘."라고 말했다고 한다.

 

"내가 볼 수 있게 해 줘"

라는 말이 꼭 신문기사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닌 듯 하다.

우리가 읽는 것들. 소설,수필,기사 등 모든 것에 적용되어야 할 말이 되야하지 않을까?

 

글이 겉돌기만 하고 답답할 때가 많다. 신문기사도 그렇고 가끔 보는 책들도 그렇다. 그런 글을 만날 때 도대체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지 따져보고 싶을 때가 많다.

그렇지만 글이라고 하는 것이 저자가 토해내고 나면 끝인 속성을 가진 탓에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만 있게 된다.

 

내가 이 책을 읽으려고 했던 이유는 그나마 블로그 정도만 하고 있지만 그래도 글을 좀 잘 써보고 싶어서 이다.

어찌 되었건 나의 글의 누군가에 의해 읽혀지고 있다면 되도록이면 읽기 좋게 그리고 잘 써진 글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이 책은 내가 원하던 바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었다.

 

우선 이 책은 철저히 신문기자의 글쓰기다.

신문사에 들어가 기자가 되기 위한 이들이 읽어봐야 할 책이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신문사의 조직과 언론문장의 요건, 기사문장의 길이와 사설의 길이,기사작성의 기초적인 부분, 사건기사의 문장구조,사건사고 기사의 리드쓰기,특집기사란 무엇인가,특집기사 작성의 방법,보도자료 활용하기, 기자회견과 연설문 기사쓰기, 인터뷰기사쓰기,칼럼쓰기 등 기사가 해야 할 기사들에 대해서 조목 조목 말해주고 있다. 


이 책을 기자가 되기 위해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다지 나에게 필요한 점은 없었지만 신문기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식으로 편집이 이루어지는지 알게 되었다는 소득정도는 얻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이 기자가 가진 시각이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는 느낌이 확 올 정도여서 사실 읽는 내내 조금은 불편했다. 저자가 누누히 얘기했던 좋은 글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는 내내 잘 느끼지 못했던 것은 무슨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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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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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알고 있는 그리고 어쩌면 너무 불편해서 눈감아 버리고 귀막아 버렸을지도 모르는 그 일에 대해서 우리는 모두 얼마쯤은 죄의식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가슴 아픈 영화는 보기 싫다고 우리 신랑은 말한다. 그래서 실제로 그런 영화는 거의 보지 않는다. 나 또한 그런 영화를 보면 며칠이 힘들어 보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그럴까? 이렇게 아프고 억장이 막히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나와 같은 사람들의 잘못일 수도 있다. 알고만 있거나 그리고 힘드니까 모른 척 하고 사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내가 알고 있는 사실보다는 훨씬 아니 너무 많이 부드럽고 조용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가장 잔인하고 무서웠던 그 일에 대해서는 언급이 자제되고 있었다. 그리고 원래의 주인공의 가정환경보다는 이 책의 주인공 지윤의 집은 환경이 좋다. 그래서 지윤이를 잘 돌보지 못한 아내에 대한 원망이 드러난다. 이 또래의 많은 아이들이 일하는 엄마 아빠를 둔 탓에 혼자 집으로 가고 혼자 간식을 챙겨 먹고 학원을 다니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인다. 


힘들게 맞벌이를 하는 가정의 여덟살 난 딸아이가 경험한 '그 일'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 소설은 그 일로 파괴되어버린 가정,아내가 남편에게 느끼는 감정,남편이 아내에게 느끼는 원망,그리고 힘든 지윤이의 적응 등이 그려지고 있다. 상처를 들쑤셔서 파헤치기 보다는 상처를 아물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하지만 나의 기대와는 다소 달랐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의 눈물을 자아내게 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그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건을 둘러싼 경찰과 검찰의 행동과 대처 그리고 법의 문제점 언론의 문제점 등을 르뽀식으로 훑어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조두순사건의 판결문에 나온 '강간치상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자로서, 술에 취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라는 분노를 자아내는 글귀와 12년의 선고,그리고 항소하지 않은 검찰 등은 이러한 문제를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었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희망의 노래는 합창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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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
최진영 지음 / 창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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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단편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다지 재미있지가 않아서가 가장 표면적이고 직접적인 이유일 것이다. 인생의 이모저모를 그려내거나 한 사람의 생각의 전부를 통채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다소 긴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최진영의 <팽이>를 읽고 나서는 장편 못지 않은 단편도 있구나 하는 나름의 안도감이 들었다.

물론 단편이 인생의 질곡을 다 표현해낼 수는 없지만 중요하고 문제적인 순간의 에피소드를 그려냄으로써 삶의 단편을 보여주는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특히 최진영의 이 단편집은 그렇게 강하게 다가오는 몇 몇 작품들이 들어 있었다.


<돈가방>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6년이 지난 어느 날,생전 벌초 한 번 안 하던 큰형내외와 둘째 두수네는 어머니 묘지에서 만난다.사정도 좋지 않다던 큰형네는 아우디를 끌고 나타나고 둘째네는 시동도 꺼지는 구형 아반떼를 타고 갔다. 묘지에 가던 중 둘째네가 발견한 검은 가방안에는 3억이라는 돈이 들어있다.이 돈을 놓고 이 두 가족은 갈등을 한다. 둘이 나눠 쓰자고 하는 형에게 둘째는 세째의 것은 어쩌냐고 묻는다.제일 힘든 건 세째니까. 그렇지만 돈생기면 허투로 쓰는 놈이라 다 탕진할 것이다는 큰 형과 오히려 어음만 돌아서 힘들다는 큰형수의 말에 급한 불부터 끄라고 모든 돈을 형에게 양보하는 둘째. 


둘째의 아내는 큰형부부의 이중적인 태도에 분개하고 저혼자 정의롭겠다고 나머지를 파렴치한으로 만든 남편도 싫다. 

그런데 이 둘째의 생각은 형부부에게 자신도 아내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으로 비쳤을까봐 불안하다. 이 둘째가 지키고자 했던 인간의 가치는?

며칠 뒤 돈이 없어졌다는 형의 전화를 받고 둘째는 112를 누른다.


이 짧은 단편을 읽으면서 어쩜 우리의 생활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지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려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와 비슷한 일들과 생각을 만나게 된다. 그러고는 정말 화내야 할 사람에게 보다는 손해보고 무시당한 그 것에 더 화가 난다. 


두번째 단편 <남편> 또한 결혼을 하고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것 같다.

물론 남편을 믿는다. 이런 저런 믿을 만한 이유들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내가 모르는 어떤 다른 사실들을 만날 때 내가 잘 알고 있다는 사람을 의심하게 되고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 묘한 어떤 지점을 작가는 참 잘 그려냈다.

 

내 마음의 흔들림과 맞닿아 있어 책을 읽으면서 같이 방황하기도 하고 고민해 보기도 하니 불편하기도 하고 짜증이 확 솟구쳐 오르기도 한다.

작가가 책의 뒷편에 말하듯이 작가는  잘 될 거라고, 앞으로 좋아질 거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주시한다. 미련도 희망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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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때 잠자리
마르탱 파주 지음, 한정주 옮김 / 열림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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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무 좋은 책을 만날 때는 꼭 사랑하는 이를 뒤늦게 만난 것처럼 "왜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난 거니?"하면서 투정을 부리고 싶다.

오늘 이 책이 꼭 그렇다.

어제 밤 음악을 틀고 손에 들었던 다소 이상한 제목의 책 한 권 <여덟 살 때 잠자리>

잠자리가 그 잠자리가 맞나?하면서 표지를 자세히 보니 가로등 위에 잠자리 한마리가 그려져 있다. 그 잠자리가 맞나 보다. 그런데 왜 여덟 살 때의 잠자리를 제목으로 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이 제목이 갖는 의미는 의외로 크다.


피오는 어려서 부모님을 다 잃고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 할머니가 들려주신 인생의 비밀 이야기.

할머니는 높이 자란 풀밭 사이를 하얀 강아지와 자전거를 타고 나란히 달리는 자신의 모습을 기준 음으로 삼으며 살고 있다고 피오에게 말해준다. 무엇에 따라 삶을 살아갈지 기준이 되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것만이 피오가 할머니에게 받았으면 하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 피오가 여덟 살 때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세상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일 때 돌연 나타나 피오의 손에 내려앉은 잠자리.그 잠자리는 하늘을 향해 자신을 던져 날아 올랐다. 피오는 그 순간 본으로 삼고 살아야 할 삶의 형태가 바로 이것이라고 느꼈다.


세상의 교훈들이 모두 무겁고 어려운 언어로 전달될 때 할머니의 이 느낌 가득한 이야기는 피오의 삶에서 어떻게 꽃을 피우고 살아갈까?


피오의 눈에 비친 세상은 보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평가를 하고 이야기를 만들고 그것이 진실이 되는 곳이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화단에 대한 것이지만 다만 무대가 화단과 그림일 뿐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다 이렇다.

이 책에서 묘사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부끄럽고 슬펐다.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고 나를 잃어버리는 일이 되어버린 곳. 작가의 손에서 그려진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눈 감고 못 본 척 한 것들이거나 우리도 모르게 하고 있는 역설적인 우리들의 행동과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이 작가의 나머지 책들을 찾아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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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폴리스맨 - 자살자들의 도시
벤 H. 윈터스 지음, 곽성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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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 화장실에서 목을 메어 자살한 보험계리사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자살처럼 보이지만 초보 형사 헨리 팔라스 형사는 살인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와닿는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다른이들은 자살이라고 단정짓고자 한다. 

왜?

지금은 지구를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는 소행성 마이아와의 충돌 6개월 전이고 헨리 팔라스가 살고 있는 콩고드라는 도시뿐 아니라 전세계가 제정신이 아니다.

소행성과의 충돌가능성이 0에서 100%로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의 일상과 가치는 달라지고 있었다.

게다가 법과 경찰 교통 이런 체계들까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법,버킷리스트를 실천하고자 옷을 벗는 경찰,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사직서를 쓰는 경찰,더이상 석유를 공급할 수 없어서 멈춰버린 차들. 


뿐만아니라 학생들이 1/3도 차지 않은 교실,더이상 새 상품을 내놓지 않아 보험계리사가 필요없는 보험사,망해버린 대기업들.

많은 사람들은 극도의 환각상태에 빠지고 싶어 마약을 구하고 아니면 구원을 찾아 종교와도 같은 단체로 향하기도 한다. 


그 와중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초보 형사인 헨리 팔라스는 이 자살사건을 조사해 나간다.

보험계리사 피터 젤과 그의 누나 소피아 그리고 피터의 어린 시절 친구 제이티 투생,직장동료였던 나오미 이데스까지 그의 눈에 비친 이들은 지구종말이라는 무기력한 상황에서 자살을 생각하고 환각에 빠지고 그를 이용해서 돈을 벌기도 한다. 


헨리 팔라스는 사건을 쫓아가지만 매번 뒤늦게 진실을 알아차린다. 스스로 '바보'라고 외치면서 다시 되돌아 가보면 사건은 해결하기 힘든 지점을 넘어 가고 있다. 미래가 없는 상황에서도 형사 본연의 임무를 하고 있는 팔라스의 눈에 비친 인간군상들의 모습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것 보다 더욱 관심이 갔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웅이 나타나 이렇게 저렇게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지구와 인류를 구하는 내용이 아닌 평범하고 소심한 한 인물이 그저 일을 해나가며 주변인물들을 관찰하듯 서술하는 이 책은 단순한 미스테리물이상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속도감있게 읽히기도 하고 인류멸망의 그 순간을 상상하면서 읽는 재미도 있어 다음 작품 또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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