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내용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알고 있는 그리고 어쩌면 너무 불편해서 눈감아 버리고 귀막아 버렸을지도 모르는 그 일에 대해서 우리는 모두 얼마쯤은 죄의식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가슴 아픈 영화는 보기 싫다고 우리 신랑은 말한다. 그래서 실제로 그런 영화는 거의 보지 않는다. 나 또한 그런 영화를 보면 며칠이 힘들어 보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그럴까? 이렇게 아프고 억장이 막히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나와 같은 사람들의 잘못일 수도 있다. 알고만 있거나 그리고 힘드니까 모른 척 하고 사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내가 알고 있는 사실보다는 훨씬 아니 너무 많이 부드럽고 조용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가장 잔인하고 무서웠던 그 일에 대해서는 언급이 자제되고 있었다. 그리고 원래의 주인공의 가정환경보다는 이 책의 주인공 지윤의 집은 환경이 좋다. 그래서 지윤이를 잘 돌보지 못한 아내에 대한 원망이 드러난다. 이 또래의 많은 아이들이 일하는 엄마 아빠를 둔 탓에 혼자 집으로 가고 혼자 간식을 챙겨 먹고 학원을 다니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인다. 


힘들게 맞벌이를 하는 가정의 여덟살 난 딸아이가 경험한 '그 일'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 소설은 그 일로 파괴되어버린 가정,아내가 남편에게 느끼는 감정,남편이 아내에게 느끼는 원망,그리고 힘든 지윤이의 적응 등이 그려지고 있다. 상처를 들쑤셔서 파헤치기 보다는 상처를 아물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하지만 나의 기대와는 다소 달랐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의 눈물을 자아내게 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그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건을 둘러싼 경찰과 검찰의 행동과 대처 그리고 법의 문제점 언론의 문제점 등을 르뽀식으로 훑어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조두순사건의 판결문에 나온 '강간치상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자로서, 술에 취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라는 분노를 자아내는 글귀와 12년의 선고,그리고 항소하지 않은 검찰 등은 이러한 문제를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었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희망의 노래는 합창이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