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독서 - 삶의 방향을 찾고 실천적 공부로 나아가는 지혜
박민근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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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4년 영국에서는 '우울증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기 전 독서를 권하라'라는 전국적 의료 서비스가 실시되었다고 한다. 약물 대신 자기 구제(self-help)의 방법으로 도서를 처방하는 독서치료다. 좀 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그리스 테베의 도서관 입구에는 '영혼을 치유하는 곳'이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역사의 기록에서 살펴보면 우울증 환자에게는 희극을 조울증 환자에게는 비극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독서치료는 우리에게는 낯선 단어지만 오랜 옛날부터 있었던 방법이었다. 우울할 때, 상처받았을 때, 앞으로의 진로가 모호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되겠다는 것은 알겠다. 하지만 그럴 때 과연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이 부분은 독서의 내공이 깊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성장의 독서>의 저자 박민근 씨는 우리가 잘 모르는 이 분야에서 15년간의 내공이 쌓인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전작 <치유의 독서>에서 삶의 방향 상실과 우울, 아픔을 치료할 많은 책을 소개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방향을 찾고 공부하며 살아갈 때 필요한 처방을 내놓은 것이 <성장의 독서>다.

<성장의 독서>에서 말하고 있는 큰 두 줄기는 삶의 가치와 의식의 방향을 정하는 일과 세계와 우리 자신에 대한 공부다. 우선 자신에 대해서 알기-자신의 강점 알기, 원하는 일 찾기, 20대의 고민, 미래-에서 저자가 권하는 책들은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 하워드 가드너 <다중 지능>, 로먼 크르즈나릭 <인생 학교-일>, 티나 실리그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던 것들>, 앨 고어 <앨 고어, 우리의 미래>, 말콤 글래드웰 <다윗과 골리앗> 등이다. 다음으로 공부에서는 켄 베인의 <최고의 공부>. 윌리엄 데레저위츠 <공부의 배신>, 정민 <다산 선생 지식경영법>, 사사키 다케시 외 <절대지식 세계고전>등이 있다. 

방황하는 20대의 자식을 둔 엄마로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20대를 도대체 어떻게 보낼 것인가'였다. 방황하는 20대의 모습에는 도피 심리, 자기합리화, 자기부정, 사회 거부, 현실 부적응의 모습도 보인다. 이런 청년들에게 저자는 티나 실리그의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 한 줌의 영양제라고 말한다. 나이나 시간이 어른을 만들지는 않는다. 인생 전반에서 호기심과 흥미를 잃지 않고 어른을 준비해야 한다.

저자는 내담자에게 자기 탐색과 자성을 도와줄 100권의 도서 목록을 준다고 한다. 물론 많다. 하지만 자신을 일으키는 데 100권의 책을 읽는 일이 그렇게 부담 가는 일은 아닐 것이다. 저자가 권하는 책에는 문학과 시는 빠져있다. 그가 권하는 책들은 주로 즉각적으로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 점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독서의 고수가 전해주는 책의 목록은 참조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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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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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십시오.

쓰지 않으면 잘 쓸 수 없습니다.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라는 문구의 책 표지를 넘기니 이런 문구가 떡 하니 보인다. '내가 쓰는 모든 글이 카피라며 왠 딴지?' 이렇게 궁금증을 유발해 놓은 책은 그야말로 술술 읽혔다. 글쓰기에 대한 책이지만 머릿속에 가슴속에 와서 살짝 흥분을 일으킨다. 연필을 들고 뭔가 써보고 싶게 하는...... 하지만, 쓰십시오라는 말 뒤에는 여러 가지가 숨겨져 있었다.

이 책은 작가의 말대로 '나는 이렇게 썼는데 너는 어떻게 쓸래? 묻는 카피 연습장'에 가깝다. 작가는 카피든 에세이든 연애편지든 사람 마음을 열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모든 글은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와 같이 이 나이에 카피라이터를 할 것도 아닌 사람은 '짧은 글로 사람 마음을 얻는 방법이라는 관점'으로 이 책을 읽으면 된다.


작가가 전하는 35가지 글 쓰는 방법 중에서 특히 지금 나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구체성'이었다. 내가 쓰는 글은 대체로 길었다. 그리고 무언가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것처럼 꾸며대고 있었다.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하게 하는 글에는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 많다--> 삼십육만 칠천팔백 개, 꼼꼼하다-->손톱 열 개 깎는 데 꼬박 20분을 투자한다처럼 눈에 구체적으로 쓰라는 것이다.


 

 

 

'잘게 썰어라' 그다음 나에게 필요한 글쓰기 팁이었다. 읽는 사람이 읽기 쉽게, 글에 집중이 되게 문장을 짧게 써야 한다.
'제 마음과 똑같은 정카피 님의 그분이 돌아가신 날 썼던 글을 공유해봅니다.'라는 문장은 두 문장, 혹은 세 문장으로 쪼개본다.
'그분이 돌아가신 날 정카피 님이 쓴 글,
제 마음과 똑같습니다.
공유해봅니다.'

 

물론 이 책의 대부분은 광고의 카피 이야기다. 책의 제목이 <카피책>이지 않는가? 하지만 요즘에는 많은 이들이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이 특정한 직업을 가진 이들만의 일이 아니다. 굳이 우리가 글을 쓴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심지어 카톡에 우리는 매일 글을 쓰고 있다. 이왕이면 자~알 쓰고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여러 가지 팁을 주며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백선생 레시피'같은 책이다. 이제 내가 쓰는 모든 글이 '카피'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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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 유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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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알기 전에 이론을 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론을 왜곡해 사실에 맞추는 대신, 사실을 왜곡해 이론에 맞추려고 들 수 있으니까.' 셜록에 나온 말이라고 한다. 셜록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셜록에서는 1. 사건이 발생한다 2. 사건에 대한 의뢰가 셜록에게 들어온다 3. 셜록은 예리한 관찰과 논리적인 추론으로 남들이 보지 못한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사건을 단 한 번에 해결한다. 여기에는 냉철하고 철저하게 '사실'만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방법만이 통한다.


아쉽게도(?) 이런 식으로 할런 코벤의 작품은 구성되어있지 않다. 우리는 책의 처음에서 나이 든(매력적인 20대가 아닌 40에 들어선) 여자 경찰을 만나게 된다. 대대로 경찰인 집안의 혼자 사는 여형사가 돌아가신 아버지가 앉았던 의자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그 옆에는 아름다운 여자친구가 이제 그만 남자를 사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주인공 캣 도노반은 18년 전에 사랑했던 남자와 약혼을 하고 결혼 직전에 남자가 떠난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그 사이에는 캣의 아버지가 몬테 리번이라는 자에게 살해된 사건이 끼여있다. 여자친구가 캣에서 권한 남자와 만나는 방법은 요즘은 흔한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물론 캣은 이 사이트에 들어가 보고 이곳에서 여자친구를 구하고 있는 사별한 뒤 딸 하나를 키우고 있다고 하는 옛 약혼자인 제프를 만난다.

여기까지는 그저 평범한 한 여자의 일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쌓아지는 이야기들은 이 온라인 데이트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과학자인 제라드 레밍턴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만난 바네사라는 여인과 결혼을 하려고 집을 떠난다. 그런 그는 깜깜한 어둠 속에 갇힌 채 깨어나고. 19살의 브랜던 펠프스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만난 남자와 여행을 떠난 엄마가 실종되었다고 캣에게 신고한다. 엄마인 데이나가 그 사이트에서 만난 남자는 바로 제프 레인스, 캣의 옛 약혼자다. 그리고 여전히 미스터리에 빠져 있는 아버지의 살해 사건. 캣은 암에 걸려 죽을 날을 기다리는 몬테 리번을 찾아가 누가 아버지를 쏘았는지, 누가 시켰는지 묻는다. 캣이 듣는 대답은 '난 죽이지 않았어'였다. 그럼 누가 왜 아버지를 죽였을까? 아버지의 죽음과 옛 약혼자의 떠남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캣은 아버지의 죽음과 옛 약혼자를 찾는 일, 그리고 브랜던의 어머니인 데이나를 찾는 일을 한다. 놀랍기만 한 아버지의 과거와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제프와 그의 친구 아쿠아 그리고 캣의 상관.

읽는 내내 제프가 어떻게 변했을까 혹은 제프가 왜 그랬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만난다면 그들은 과거의 그 모습 그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여전히 상처를 안은 채?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실종된 사람들은 '오랫동안 슬프고 외로웠지만 늦게나마 진정한 사랑을 만나 새 출발'을 하려고 한다. 눈먼 사랑, 사랑받고 싶다는 갈망을 이용한 범죄를 그린 <미싱 유>는 역시 할런 코벤의 책답게 손에서 놓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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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살림지식총서 444
김도윤 지음 / 살림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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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지식총서 '세계문학의 거장 세트' 중 마지막 책인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을 읽었다. 이 세트는 알베르 카뮈, 프란츠 카프카, J.D. 샐린저, 도스토예프스키 그리고 셰익스피어 이렇게 5명의 작가에 대한 책이다. 꼭 읽어야 할 작품과 작가이며, 학창시절 필독서라고 지정해주었건만 실제로 읽은 이들은 드물다는 바로 그 문학의 거장들에 대한 작품 해석과 함께 작가의 삶을 100페이지가 안되는 분량으로 짧고 쉽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한 작품만을 읽고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작품을 잘 읽는 방법에는 작가를 그리고 그 시대를 함께 읽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고전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와는 시간적 거리가 있기에 작가와 시대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하지만 굳이 우리가 찾아보고 알아보려는 수고와 노력 없이는 알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런 수고와 노력에 도움이 될 만한 책으로 살림지식총서의 책이 있다. 이번에 읽은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에서 셰익스피어의 주요 작품들인 <햄릿>, <오델로>,<맥베스>, <한여름 밤의 꿈>,<로미오와 줄리엣>,<템페스트>, <베니스의 상인>, <겨울 이야기>와 <소네트>의 간략한 줄거리와 작품의 의의를 접할 수 있다.

저자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셰익스피어가 그린 인물들에 대한 여러 비평가들의 평가와 인물에 대한 분석, 그리고 당시 유행하던 테아트럼 문디 사상, 크리스토퍼 말로우 등 셰익스피어에 영향을 끼친 인물, 당시 연극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을 망라하고 있다. 너무 많은 작품을 남기고 너무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기에 '도저히 한 사람이 했다고는 믿을 수 없어서' 셰익스피어가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다는 소문에서부터 그가 쓴 문장이 너무 고급 져서(?) 얼마 배우지 못한 셰익스피어가 아니라 위대한 학자인 프란시스 베이컨이 실제 인물이다는 설까지, 셰익스피어를 둘러싼 많은 이야기들을 알게 되고 나니 그의 작품에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아직까지 읽어 본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딱 한 권 <로미오와 줄리엣>뿐이지만, 나머지 책도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 살림지식총서의 세계문학의 거장 시리즈 중 이 책만이 표지에 작가의 사진이 들어있지 않다. 찾아보니 셰익스피어 초상화라고 전해지는 것들이 모두 진짜 셰익스피어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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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 살림지식총서 369
박영은 지음 / 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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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읽는다는 것은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다른 작가의 경우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경우는 그 말이 딱 맞아떨어질 것이다. 그의 작품은 바로 그의 삶에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살림지식총서 <도스토예프스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삶의 질곡과 영광의 순간이 그의 작품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작가 박영은은 러시아 문학도로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도스토예프스키'를 바로 내 옆에 있는 '친구 도스토예프스키'로 인식될 수 있도록 그의 문학세계를 대중의 언어로 재조명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한다. '살아있는 인간'으로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숨을 불어넣고 싶은 작가의 의도는 이 책을 읽고 난 뒤 그동안 도전만 외치고 중도에 포기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에 다가가고 싶게 만든다.


박영은이 그려서 우리 앞에 데려온 도스토예프스키는 아픔을 품고 살았던 인간이었다. 또한 자신의 광기와 열정의 소용돌이를 다스리지 못해 괴로워했던 모순 투성이 인간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항상 겸손하고 따뜻한 인간이길 원했다. 이 모든 삶의 이야기가 그의 소설 속으로 굽이굽이 흘러 들어갔다. 이런 도스토예프스키의 이야기를 부친의 살해, 체포와 날조된 사형, 시베리아 유형, 간질병, 도박, 파산, 푸쉬킨에 대한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고 있다. 


살해당한 아버지.

의사였던 그의 아버지는 악착같이 돈을 모았지만, 다혈질적이고 신경질적이었다. 그래서 온 가족이 그 앞에서 떨었다고 한다. 의처증이 있었던 아버지는 자신의 아이들까지도 자기애인지 의심했다. 교양과 품위가 있고 신앙심이 깊었던 어머니와 달리 거친 행동과 신경질적이었던 아버지는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성격의 일부분을 물려준 듯하다. 그러던 아버지가 그에게 앙심을 품은 농부들에 의해 살해된 것이다. 그는 아버지에 대해 함구만 하다가 생의 마지막 작품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비로소 아버지에 대해 털어놓는다.

죽음의 심연을 응시했던 사형 체험 토스토예프스키는 한동안 공상적 사회주의에 심취해있었다. 그는 그 활동으로 붙잡혔다. 황제 니콜라이 1세는 이렇게 붙잡힌 이들에게 '사형을 언도하는 연극'을 꾸민다.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살아돌아 온 도스토예프스키는 강렬한 체험을 한다.

'오늘 죽음과 대면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할 때가 되어서야 그런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과거를 되짚어볼 때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었는지요.(중략) 삶은 행복입니다. 매 순간이 행복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체험은 <백치>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사랑, 도박, 광기 그리고 간질병.

유부녀를 사랑했고, 그녀의 남편이 죽자 그녀와 결혼을 하지만 곧 실망하고 방황하던 도스토예프스키. 그는 그녀가 죽고 다른 여인과 사랑을 하고 결혼에 이르지만 도박에서는 헤어나지 못한다. 그런 남편을 듬직하게 지켜주던 어린 아내는 남편의 간질과 아들의 죽음 또한 지켜봐야 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지금도 여전히 '대작가'인 것에는 이 어린 부인의 도움 덕분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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