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 유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사실을 알기 전에 이론을 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론을 왜곡해 사실에 맞추는 대신, 사실을 왜곡해 이론에 맞추려고 들 수 있으니까.' 셜록에 나온 말이라고 한다. 셜록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셜록에서는 1. 사건이 발생한다 2. 사건에 대한 의뢰가 셜록에게 들어온다 3. 셜록은 예리한 관찰과 논리적인 추론으로 남들이 보지 못한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사건을 단 한 번에 해결한다. 여기에는 냉철하고 철저하게 '사실'만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방법만이 통한다.


아쉽게도(?) 이런 식으로 할런 코벤의 작품은 구성되어있지 않다. 우리는 책의 처음에서 나이 든(매력적인 20대가 아닌 40에 들어선) 여자 경찰을 만나게 된다. 대대로 경찰인 집안의 혼자 사는 여형사가 돌아가신 아버지가 앉았던 의자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그 옆에는 아름다운 여자친구가 이제 그만 남자를 사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주인공 캣 도노반은 18년 전에 사랑했던 남자와 약혼을 하고 결혼 직전에 남자가 떠난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그 사이에는 캣의 아버지가 몬테 리번이라는 자에게 살해된 사건이 끼여있다. 여자친구가 캣에서 권한 남자와 만나는 방법은 요즘은 흔한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물론 캣은 이 사이트에 들어가 보고 이곳에서 여자친구를 구하고 있는 사별한 뒤 딸 하나를 키우고 있다고 하는 옛 약혼자인 제프를 만난다.

여기까지는 그저 평범한 한 여자의 일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쌓아지는 이야기들은 이 온라인 데이트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과학자인 제라드 레밍턴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만난 바네사라는 여인과 결혼을 하려고 집을 떠난다. 그런 그는 깜깜한 어둠 속에 갇힌 채 깨어나고. 19살의 브랜던 펠프스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만난 남자와 여행을 떠난 엄마가 실종되었다고 캣에게 신고한다. 엄마인 데이나가 그 사이트에서 만난 남자는 바로 제프 레인스, 캣의 옛 약혼자다. 그리고 여전히 미스터리에 빠져 있는 아버지의 살해 사건. 캣은 암에 걸려 죽을 날을 기다리는 몬테 리번을 찾아가 누가 아버지를 쏘았는지, 누가 시켰는지 묻는다. 캣이 듣는 대답은 '난 죽이지 않았어'였다. 그럼 누가 왜 아버지를 죽였을까? 아버지의 죽음과 옛 약혼자의 떠남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캣은 아버지의 죽음과 옛 약혼자를 찾는 일, 그리고 브랜던의 어머니인 데이나를 찾는 일을 한다. 놀랍기만 한 아버지의 과거와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제프와 그의 친구 아쿠아 그리고 캣의 상관.

읽는 내내 제프가 어떻게 변했을까 혹은 제프가 왜 그랬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만난다면 그들은 과거의 그 모습 그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여전히 상처를 안은 채?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실종된 사람들은 '오랫동안 슬프고 외로웠지만 늦게나마 진정한 사랑을 만나 새 출발'을 하려고 한다. 눈먼 사랑, 사랑받고 싶다는 갈망을 이용한 범죄를 그린 <미싱 유>는 역시 할런 코벤의 책답게 손에서 놓기 힘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