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를 생각한다 - 프레시안 긴급 기획, 안철수 루트 따라가 보기
프레시안 기획, 전홍기혜.강양구 엮음 / 알렙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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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핫한 아이템! 안철수. 작년 서울시장선거에서 보여준 모습에서 그리고 그의 삶에서 많은 국민들이 희망을 보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런 바램을 알고 있는 듯하다. 많은 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며칠 전 정치쇄신안을 내놓았다. 물론 정치학자, 야권 등 모두 반대하고 있다. 

 국회의원 수 줄이고, 비례대표 비율을 확대한다. 국고보조금을 축소한다. 중앙당을 폐지 혹은 축소하자는게 그 요지이다. 정치권과 학계는 국민의 맹목적이 정치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 내용이 옳은지 그른지 잘 모르겠으니 그 논의는 지켜보기로 하고 지금 이 안철수 현상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 정치권의 반성이 먼저가 아닐런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안철수가 들고 나온 "상식"이라는 느슨한 말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이런 말에 국민이 공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정한 대상을 적으로 삼고 있지 않으니까. 물론 현정권과 새누리당은 예외이다. 노무현 전대통령 또한 상식을 이야기했었다. 그의 상식은 '조중동'과 결탁해서 나라를 말아먹고 있는 일제시대부터 이어져오는 기득권층의 연장선인 새누리당과 재벌들의 특권과 반칙에 반대되는 것이었다. 그럼 지금 이 시대에서 말하는 상식은 무엇일까? 지금 우리가 같이 고민하고 풀어야할 숙제 인것이다.

 안철수가 말하는 진보와 보수는 어떤 것일까? 안철수는 진보와 보수가 구분이 어렵다고 한다. 그런 구분하려는 사람은 벌레처럼 그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이며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었다고 의심된다고 했다. 여기서 사르트르가 말한 '좌파와 우파는 공허한 수사에 불과하다'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이런 점에서 나는 많은 공감을 했다. 그가 대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마지막에 인용했던 "미래는 이미 와 있다"는 말속에 아마 이런 이제는 탈이념의 시대임을 말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직도 진보와 보수를 나누고 빨갱이라는 말로 상대방을 가두고 하는 그런 낡고 구시대적인 사고를 일삼는 이들은 그걸로 인해 이득을 보려는 자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안철수가 말하는 정치쇄신안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한다. 정치학자들이 비판적인 것도 한 이유이고 우리가 직접민주정치를 할 수 없는 상황도 그것이도 그래서 민주정치의 근간은 정당인데 우리의 의견을 대변해주고 있는 국회의원의 수를 줄여서 이득을 보는 이들이 있을 듯하다. 그런 주장을 하는 자들은 주로 "조중동"이었으니. 

 길은 먼저 가는 자가 만드는 것이고 기준은 새로 만드는 것이지만 잘못된 길로 인도하면 많은 국민들이 혼란에 빠지게 된다. 

 

 안철수가 등장함으로써 한국정치는 또다른 정치실험의 공간이 되었다. 아마도 역동적인 한국인의 모습을 남은 기간동안 볼 수 있을 것이며 모든 상식을 가진 이들이 바라는 야권대통합 또한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지만 야권과 감동을 주는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고 대통령이 된 후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플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뉴라이트그룹은 인간을 이기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상식적인 지도자를 만남으로서 물갈이가 아니고 판갈이,틀갈이도 아니 '얼'갈이를 보고 싶다. 억대이상 내놓을 능력이 있는 계층이 사회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회의 혜택을 많이 보는 계츠이 덜 보는 계층보다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본인들의 유리한 위치를 지키기위해서라도 애써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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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하일지 지음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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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어쩌면 구도가 단순하다 싶을 정도이다. 독특한 것들이 있다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일 것이다. 

  이 책을 이끌어가는 이는 허도라는 인물이다.허도는 폐결핵환자이로 나무밑에서 지렁이를 파서 먹고 있는 사람이다. 허도는 해거름녘 모자 쓰고 마을에 들어온 사람인 슈라는 인물과 누나와 형과 누나의 무용반 학생들을 관찰하는 인물이다. 

  허도의 누나 허순,여상을 제대로 마치지도 못하고 이학년에 중퇴한 허순은 무용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인문계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 제자중 한나가 서울의 어느 대학 무용과에 진학을 했다. 아들 둘이 있지만 이혼하고 허도의 친구와 동거를 하고 있다.

  그리고 허순이 가르치는 무용반 아이들과 허도의 형과 형수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거름녘 허원이라는 마을로 들어서는 모자 쓴 낯선 남자, 여자랑 도망간 예배당 목사의 후임이라고 짐작했으나 그렇지 않고 허순을 찾아온 한국말을 잘 모르는 외국인 남자.

  이 마을에 들어 온 손님. 손님이 들어오면서 모두의 시선과 관심은 이 손님에게 모인다. 그러나 허도를 빼고 다른 이들은 이 부유한 손님을 벗겨먹으려고 작당을 한 듯 하다. 손님대접을 한다고 하고서는 개고기집으로 가서 포식을 하고 계산은 손님에게, 호텔비도 손님이, 봉고차를 빌리는 값도 손님이, 술과 간식 심지어는 허순의 아이들 장남감까지 손님이, 작정한 듯 당당히 요구하는 허순과 석태의 태도에 허도는 당황스럽기도 하다. 

  손님! 우리나라에서 손님은 다른 곳에서 나를 혹은 우리를 찾아 온 사람이다. 이런 손님에 대한 대접은 융슝히 하는 것이 우리의 관습인데 여기 이들은 해도 너무한 지경을 보여준다. 한 번 만나고 안 만날 사람에게도 이렇게 하기는 힘들텐데... 일반인의 상식으로.

  이런 이들을 보는 허도의 심정은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다. 그는 손님에게 대접하고 싶지만 고염나무 밑 지렁이외에는 가진 게 없다. 그래서 무용반 유나가 손님이랑 수영을 해서 안 보이는 곳으로 갔을 때 몸이라도 줬으면 하고 바란다. 

  그런데 이런 손님 슈는 왜 당하고만 있을까? 그의 말에서 우리는 짐작을 할 수 있다.

  아버지는 자신이 세살 때 죽었고, 재혼한 어머니는 삼남매를 낳고 살다가 몇년전에 죽었다. 허순은 내 어머니를 닮았다. 이 손님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 마을에 들어와서 허순을 비롯한 주변인물에게 당하고 있는 내막이 이건가? 

  서로의 시선이 관심이 비껴나 있다. 허순을 비롯한 이들은 손님에게서 이익을 취할 방법에만 관심이 가 있고 허도는 어떻게 하면 손님을 대접할 수 있을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손님은 이들에게 대접만 하고 있다.

  과연 무얼 말하는 걸까? 책을 읽고 나서 한참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결국 읽고 난 뒤 일주일만에 서평을 쓰고 있다. 아직도 정확히 그 중심이 잡히지 않는다. 아마도 살면서 고민하고 기억하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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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 -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과의 대화 이슈북 2
강만길.손석춘 지음 / 알마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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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가 여행에서 길을 잃었을 때 그 동네를 잘 아는 사람에게 길을 묻는다. 오른쪽으로 가야하는지 왼쪽으로 가야하는지 혹은 되돌아 가야 하는지. 우리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그 동네에서 오랜동안 살아왔던 분들에게는 쉽게 보이는 길이니 우리에게 쉽게 설명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혼란스러운 시대이다. 우리의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번듯한 직장에서 적당한 월급을 받으면서 생활할 수 있을 거라는 소박한 기대조차 품기 힘들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중장년층조차도 언제 실직의 위기가 올런지 불안하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외쳐대던 통일을 위한 남북관계는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뒤로 가버렸고 그렇다고 해서 정치인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 또한 적다.

 그래서 우리는 사상가나 학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시대의 양심적인 역사학자 강만길과 손석춘이 만나서 우리 시대 정치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책을 만났다. 내가 대학다니던 시절 강만길의 <분단시대 역사인식>과 <조선시대 상공업사연구>를 보았기에 그리고 그 뒤로 사는 게 바빠서(?) 이런 류의 책을 멀리 하고 지냈기에 반성하는 의미에서 그리고 요즘 시대적 관심사와 맞아떨어지는 주제라서 읽게 되었다. 왜 정치를 역사학자에게 묻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책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는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 한반도에서 오랜 역사를 통해서 내려온 역사의 총체이고 증거이다. 강만길이 말한대로 "정치는 역사의 현재형"이다. 사회의 발전을 경제학적으로 본다면 수치에 얽매여서 보게 되지만 역사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가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박정희 정권에 대해 진보진영에서조차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전쟁후의 복구과정에서는 어느나라든 경제가 발전하게 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 맡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해방이후 이승만정권때는 재벌중심의 경제체제가 원조물자를 기반으로 조금 발전하고 있다가 장면정부에 들어서서 중소기업중심의 경제건설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박정희 정권때는 완전히 재벌중심의 경제체제로 변화게 되었다. 박정희가 아니고 다른 지도자여서 중소기업중심의 경제체제를 구축했다면 어떠했을까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친일의 문제도 그렇다.흔히 먹고 살기 위해 그리고 그당시 분위기가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먹고 살기위해 친일한 것은 따지지 않는다. 고작 친일파로 규정된 사람은 1000명 남짓이다. 누구나 친일을 한 것도 아니다. 장준하 김준엽도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서 일본교육밖에 안 받았지만, 목숨을 걸고 탈출해서 광복군으로 갔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남북화해와 환경문제, 빈부격차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만길은 충고한다.

북한문제에 있어서 북의 인권문제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강만길은 일침을 놓는다.

"얼마나 도와주고 그런 소리를 하는가? 살려놓고 인권을 찾아야 하지 않는가?" 생존권이 문제다.

우리의 다음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남북문제라고 강조한다.


 21세기를 살아야하는 젊은이들에게 20세기를 살아 온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말라고 말한다.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실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역사문제와 정치문제에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 보라는 충고를 우리는 새겨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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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소설가 - 오르한 파묵의 하버드대 강연록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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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소설을 좋아하고 소설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어있다. 난 오로지 오르한 파묵이라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때문에 이 책을 골랐다. 터키의 작가이면서 노벨문학상을 비롯해서 많은 상을 그야말로 휩쓸다시피한 작가, 그리고 나는 아직 그의 작품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를 더 깊이 알고자 덤빈 격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서 파묵의 작품이 더욱 궁금해졌을 뿐 아니라 소설가로서의 고민과 작품세계와의 관계, 소설을 읽어나가는 독자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독자로서 재미있고 게다가 유익한 소설을 만나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기쁘고 뿌듯하다. 그렇지만 뭐 뻔한 이야기잖아 하는 소설을 만나면 돈도 시간도 아까울 따름이다. 그러면서 "도대체 뭘 믿고 글을 쓴거야?"한다.소설가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파묵은 이렇게 대답한다."소설은 우리가 인생을, 사람을 알기 때문에 쓰는게 아니에요. 다른 소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 써보고 싶기 때문에 쓰는 것이예요."라고.

 파묵의 고민은 소설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 그리고 소설가들이 어떻게 쓰고 소설은 어떻게 쓰이는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그는 이 책에서 그런 문제를 말하고 있다.

 

 "소설가는 단어로 그림을 그린다"

  파묵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묘사에 대한 설명이다. 묘사는 사진이전의 예술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본 사람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본 것을 말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소설이 일상생활의 경험과 감각을 묘사하고 삶의 본질적이 순간을 포착하는 작업을 통해 독자를 일깨울 때 우리는 공감한다. 동시게 소설은 인간적인 감정, 우리 주위의 평범한 일상, 제스처, 말, 태도들에 대한 강력하고 풍부한 기록보관소 역할을 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독자인 나는 나의 삶과 다른 사람의 삶을 비교하기도 한다. 공유되는 면이 많기도 하고 또는 이해되지 않는 면에서 벽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지만 소설가가 그려내고 있는 상황들에서 주인공이 겪는 일상에서 주인공의 행동과 생각을 이해하고 인정하기도 한다. 파묵은 이러한 '시각적'이고 '단어적'인 기법으로 소설을 써내려 간다고 말한다. 

 

 어떤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의 어려움은 작가의 의도나 독자의 반응을 파악하는데 있지 않다. 텍스트속 지식들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확보하고 텍스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아내는 데 있다. 이른바 중심부 찾기. 중심부란 삶에 대한 심오한 관점이며, 일종의 통찰이다. 깊은 곳에 있는 실재이며 상상의 신비로운 어떤 지점이다. 소설을 읽어가면서 중심부는 서서히 드러난다. 중심부의 위치가 너무 명확하고 빛이 강하면 소설의 의미가 곧장 드러나버려 읽기가 지루하다. 

 

 우리는 소설을 읽으면서 삶의 의미를 다시 찾기도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사람들을 이해하기도 한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와 소설가들이 소설을 쓰는 이유가 별반 다르지 않고 그 속에서 소설이 가지는 힘과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 

 이 책을 덮고 난 지금 파묵이 말했던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푸르스트의 작품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제는 소설을 좀 제대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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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가슴으로 듣고 마음으로 담아내다 - 클래식 해설가 이지혜의 음악 이야기
이지혜 지음 / 문예마당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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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 기타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쇼팽의 강아지 왈츠

 브람스 비올라소나타

 헨델 하프연주곡

 모짜르트 플룻과 하프협주곡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슈만 피아노를 위한 4중주 Eb 장조


 이 곡들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곡들이다. 

 클래식하면 교양이 줄줄 흐르는 사람들이 듣는 그런 음악이며 고상한 척 할 때나 듣는 척하는 음악이었다. 나한테는. 그리고 시끄러운 음악은 듣기 싫고 그렇다고 조용한 것은 참지 못할 때 그저 피아노소리가 조용히 들리는 제목도 어려운 그런 클래식한곡 틀어놓으면 적당히 좋은 그럴 때 필요한 게 클래식이었다.

 

 그런 내가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클래식해설서라는 말 한마디에 냉큼 선택한 이 책은 이제 나도 클래식 좀 듣는 여자임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자신감을 조금 심어줬다. 

 클래식을 읽다는 나처럼 클래식에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에게 기초지식을 알려주는 파트이다. 음악의 역사와 흐름, 그리고 작곡가들의 삶과 사랑. 특히나 이들의 사랑이야기는 역시나 눈에 띄며 피식하는 웃음이 날 정도다. 쇼팽과 조르주 상드의 사랑과 이별이야기를 읽으면서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과 강아지왈츠를 들었다. 테크닉보다는 무드에 중점을 둔 음악, 달착지근한 온기와 통통 튀는 느낌이 좋은 음악이었다. 당시의 꽃미남 아이돌스타여서 괴성을 지르다 기절한 여인도 있었다는 리스트의 이야기는 무척 웃기는 에피소드였다.

 스승인 슈만의 부인 클라라를 사랑한 브람스의 이야기는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이제 브람스의 곡을 들을 때는 브람스의 사랑을 기억하게 될 듯하다. 


클래식이 단순히 음악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도 놀라운데 문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주제로 많은 작곡가들이 작품을 썼다는 데는 관심과 애정이 몰리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슈베르트<물레잣는 그레트헨>,리스트의 교향시<파우스트>,말러교향곡<파우스트> 이 곡들은 책과 함께 꼭 들어봐야겠다.


초등학교때 트럼펫을 연주한 적이 있다. 시켜서 하는 연주라 그리 재미있는 지도 모르고 억지로 했지만 그래도 그때 브라스밴드했던 것 때문에 악기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어서 악기이야기는 더욱 재미있었다. 특히 악기와 연주자의 연관성은 빙긋이 웃음이 나왔다. 바이올리니스트는 바이올린처럼 예민하고 섬세하며, 중간음역대를 연주하는 비올라를 연주하는 비올리스트는 성격도 무던하고 주변사람의 이야기도 잘 들어준다고 한다. 첼리스트는 사교적이고 시원시원하고 낙천적이라고 하니 난 첼로를 연주해야할 듯 싶다.(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유형이니까 ㅋㅋ)


중간중간 들려주는 클래식음악상식은 암호같은 제목을 읽는 법이나 출판의 발달과 악보, 그리고 음반이야기, 조금은 무서운 나인심포니의 저주까지 톡톡 튀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팁 상식으로 꼭 알아야할 오페라는 차근 차근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생소해서, 익숙하지 않아서 가까이 가지 못했던 클래식의 세계로 이 가을 빠져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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