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 -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과의 대화 이슈북 2
강만길.손석춘 지음 / 알마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여행에서 길을 잃었을 때 그 동네를 잘 아는 사람에게 길을 묻는다. 오른쪽으로 가야하는지 왼쪽으로 가야하는지 혹은 되돌아 가야 하는지. 우리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그 동네에서 오랜동안 살아왔던 분들에게는 쉽게 보이는 길이니 우리에게 쉽게 설명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혼란스러운 시대이다. 우리의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번듯한 직장에서 적당한 월급을 받으면서 생활할 수 있을 거라는 소박한 기대조차 품기 힘들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중장년층조차도 언제 실직의 위기가 올런지 불안하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외쳐대던 통일을 위한 남북관계는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뒤로 가버렸고 그렇다고 해서 정치인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 또한 적다.

 그래서 우리는 사상가나 학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시대의 양심적인 역사학자 강만길과 손석춘이 만나서 우리 시대 정치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책을 만났다. 내가 대학다니던 시절 강만길의 <분단시대 역사인식>과 <조선시대 상공업사연구>를 보았기에 그리고 그 뒤로 사는 게 바빠서(?) 이런 류의 책을 멀리 하고 지냈기에 반성하는 의미에서 그리고 요즘 시대적 관심사와 맞아떨어지는 주제라서 읽게 되었다. 왜 정치를 역사학자에게 묻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책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는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 한반도에서 오랜 역사를 통해서 내려온 역사의 총체이고 증거이다. 강만길이 말한대로 "정치는 역사의 현재형"이다. 사회의 발전을 경제학적으로 본다면 수치에 얽매여서 보게 되지만 역사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가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박정희 정권에 대해 진보진영에서조차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전쟁후의 복구과정에서는 어느나라든 경제가 발전하게 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 맡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해방이후 이승만정권때는 재벌중심의 경제체제가 원조물자를 기반으로 조금 발전하고 있다가 장면정부에 들어서서 중소기업중심의 경제건설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박정희 정권때는 완전히 재벌중심의 경제체제로 변화게 되었다. 박정희가 아니고 다른 지도자여서 중소기업중심의 경제체제를 구축했다면 어떠했을까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친일의 문제도 그렇다.흔히 먹고 살기 위해 그리고 그당시 분위기가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먹고 살기위해 친일한 것은 따지지 않는다. 고작 친일파로 규정된 사람은 1000명 남짓이다. 누구나 친일을 한 것도 아니다. 장준하 김준엽도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서 일본교육밖에 안 받았지만, 목숨을 걸고 탈출해서 광복군으로 갔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남북화해와 환경문제, 빈부격차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만길은 충고한다.

북한문제에 있어서 북의 인권문제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강만길은 일침을 놓는다.

"얼마나 도와주고 그런 소리를 하는가? 살려놓고 인권을 찾아야 하지 않는가?" 생존권이 문제다.

우리의 다음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남북문제라고 강조한다.


 21세기를 살아야하는 젊은이들에게 20세기를 살아 온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말라고 말한다.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실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역사문제와 정치문제에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 보라는 충고를 우리는 새겨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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