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와 철학자들 클래식 보물창고 16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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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미드를 보고 난 뒤 한참동안 그들의 톡톡 튀는 대사와 멋진 옷차림 그리고 흥겨운 음악에 젖어 있던 적이 있었다. 그들처럼 옷을 입고 그런 음악을 들으며 그런 사고방식으로 무장한 세련된 생활을 하고 싶었던. 그렇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그들의 그 웃음과 활력 뒤에 숨어있는 고독과 방황도 멋있게만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하는 반성도 같이 했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서 작가가 이 소설을 썼을 당시 이런 소설이 지금의 미드처럼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감각적이고 톡톡 튀는 대사와 멋진 등장인물들.

그런 피츠제럴드의 단편집인 <말괄량이와 철학자들>은 <위대한 개츠비>보다 더 가볍고 경쾌한 에피소드들로 되어있는 단편집이다. 단편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독특하며 등장인물들은 개성이 강하고 사랑스럽다. 마치 재미있는 시트콤을 보는 듯하다.


주인공들은 그다지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1920년대의 부를 향유하며 즐기며 여성들은 파티와 연애에 온 관심이 쏠려있다. 그들은 자유분방하며 도발적이고 생기발랄하다. 하지만 그런 상태에 대한 불안감과 혼란을 보여준다. 


"하지만 넌 떠날 거지?"

"그래...... 너랑 결혼할 수는 없으니가. 내 마음속에는 다른 누구도 차지할 수 없는 너의 자리가 있어. 하지만 여기 매여 있으면 난 불안해질 거야.내가...... 스스로를 허비하고 있다고 생각할 거야.알겠지만 나에겐 두 가지 면이 있어. 네가 무척 좋아하는 나른한 면도 있지만 일종의 활력 같은 것...... 나 스스로 무모한 짓을 하게 만드는 그런 감정이 있어. 그런 면은 언젠가 유용해질 거고 내가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더라도 지속될 거야."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을 치루고 적은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불안감을 안고 사는 미국의 젊은이들의 생활과 생각을 보여주는 이 단편집은 그냥 읽어도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어서 좋다. 그렇지만 시대적 배경이나 피츠제럴드의 다른 작품과 함께 읽는다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재미있는 소설로 꼽히는 지 공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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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
스콧 허친스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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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제목의 이쁜 표지의 책을 읽었다.<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 이 책을 읽으면 사랑에 대해 뭔가 확답할 수 있는 게 생길 듯한, 사랑에 표류하는 사람들에게 등대가 되어 줄 것 같은 그런 책제목이다. 그러나 읽고 난 뒤 나의 대답은 '쓸 만한 이론은 결국 아무것도 없다'이다.

 

주인공인 닐 바셋 주니어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이혼이라는 과거를 피해 아칸소에서 캘리포니아로 옮겨와 살고 있다. 그는 지금 인공지능을 갖춘 대화하는 로봇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그 프로젝트의 근간은 아버지가 남긴 많은 일기장이다. 닐에게 아버지는 죄책감을 갖게 하는 존재임과 동시에 사랑을 받아본 기억이 없는 존재이다. 그리고 자살로 가족에게 상처를 남긴 사람이다.

 

로보트에게 아버지의 기억을 입력해 가면서 점차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는 닐은 혼란스럽다. 

일기장과 함께 숨겨진 아버지의 모습을 만나며 엄마인 리비와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알게 된다. 부인인 리비를 사랑하지만 부인이 외도했다고 의심하면서 우울증에 걸려 권총으로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의 사랑과 표현하지 않았던 자식에 대한 사랑을 알게 된다. 

 

닐은 이혼 한 전 부인인 에린과의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고 현재의 여인인 레이첼과의 혼란스러운 사랑에 대해서 닥터 베넷에게 물어보게 된다. 마치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처럼. 점차 닥터 베넷을 아버지처럼 느끼면서 사랑에 대해 조금씩 배워가는 닐. 

여기서 나는 불확실함이라는 걸 만났을 때 누구에게 묻고 있는가 하는 걸 생각해 보았다. 같이 살고 있는 남편,혹은 친구. 그렇지만 부모님에게는 잘 물어보지 않는 게 사실인데 만약 이런 컴퓨터가 발명된다면 적극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덜 쑥스럽게 비밀스럽게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은 다양한 모습의 사랑에 대한 변주곡을 들려준다. 결국 사랑은 불확실한 것이며, 답이 없는 방정식과도 같은 것이다.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조언은 도움은 되지만 불완전한 설명이고,서로 상충되고 결국 어떤 결론도 내놓지 못한다. 


그렇지만 인간은 누구나 사랑에 빠지고 또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한다. 우리는 길을 잃었을 때 랜드마크가 필요한 것처럼 부모님의 조언이나 이처럼 컴퓨터의 조언이라도 필요한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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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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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날카롭고 똑똑한 지식인이자 정치인으로 알고 있는 유시민의 이야기를 이번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들었다.언제나 시대적 정치적 현상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하곤 하던 그가 세상을 보던 시선을 자신의 내부로 돌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가는 시기에 하는 내면의 성찰을 읽는 나는 나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아들에 대한 마음이 물 끓듯이 보글거렸다. 

 

서점의 책장을 가득 채운 오래된 개론서들이 말하듯 결국 모든 것은 출발점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성찰이 필요한 시기에 우리는 인문학-문학,역사,철학-으로 돌아온다. 요즘의 인문학의 열풍이 그렇다. 인문학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다.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고자 우리는 인문학을 읽는다. 유시민의 경우도 그렇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죽음을 맞이 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당신은 무엇으로 인생을 채우고 있는가?'

'그것이 당신의 삶에 충분한 의미를 부여하는가?'

'살아있는 순간마다 당신은 기쁨을 누리는가?'

 

 

이 책속에 나와 있는 질문을 나에게 해보았다.

나는 내가 어쩔 수 없는 것들-좋은 머리,멋진 외모,부유한 집안-등을 질투하고 쓸모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으며 그런 가치를 아들에게 강요해 왔다.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처럼 그렇게 나를 주위사람들을 채찍질해왔다. 내 삶에서 일,놀이,사랑,연대중에서 일을 제외하면 다른 것은 흔적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제 다시 사춘기다. 마흔의 사춘기를 겪는 요즘, 이 책이 나에게 던져준 질문들을 안고 살아봐야겠다.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타인의 상대적 가치평가인 쓸모가 중요한지 자신의 내면에 대한 가치인 존엄이 중요한지.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물질,지위,타인의 시선인지 자신의 내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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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부자들 실전편 - 평범한 그들의 나무농장 입문기 나무부자들 2
송광섭 지음 / 빠른거북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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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그냥 좋아서 나무를 찾아 산으로 돌아다녔던 날들이 있었다. 책을 들고 사진기를 들고. 도서관에서 서점에서 나무에 관련된 책들을 읽고 또 사 모았다. 그때 나에게는 나무는 그냥 꽃처럼 좋은 것에 불과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나무를 키워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단순히 좋아하니까. 그렇지만 좋아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화분과 화단에 키우던 화초들을 다 죽여버렸다. 핑계도 많다. 집이 서향이라 빛이 적어서, 요즘 바빠서 물을 자주 주지 못해서 등등. 나무는 자식처럼 꾸준한 관심과 애정과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인데 그렇게 보살펴주질 못했다.


그렇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가고 은퇴 후에 뭔가를 하면서 보내야 할 시간이 적어도 20년은 될 거라는 통계학적인 이유때문에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나무 부자들>은 나이들어서 해봐야 할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 보게 한다. 나무투자가 색다른 매력이 있지만 낯설어 겁이 나는 분야이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초보자들은 실제로 나무농장을 방문하면서 어떤 땅을 어떻게 구입해야 하는지,어떤 묘목을 구입해야 하는지,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 조목조목 그림과 함께 알려주고 있다.


서로 생각이 조금은 다르지만 나무농장을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농업법인을 만들어 나무를 키워가는 일을 하게 되는 과정을 소설처럼 풀고 있다. 


독일에서는 핀오크를 아이가 어렸을 때 심어둔다고 한다. 그러다 그 나무가 대를 이어가며 자라서 나중에는 큰 돈이 되는데 그래서 그 나무는 "벤츠트리"라는 닉네임까지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나무투자에 대한 게 아직은 낯선 이야기지만 주목해 두어야 할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계기로 보다 구체적으로 나무농장에 대해 나의 노후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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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안데르스 데 라 모테 3부작
안데르스 데 라 모테 지음, 박규호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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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다도 섬뜩한 표지에 끌린 이 책은 요즘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북유럽의 추리소설이다.얼마전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던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을 읽으면서 알게 된 스웨덴의 추리소설은 일단 재미있었다. 이 작품 또한 한 번 잡으면 순식간에 읽히는 책이다. 문장이 간결하고 작은 단위로 끊어져 있는 이야기구조때문에 다음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진다. 

 

여경찰 레베카와 졸지에 게임에 뛰어들게 된 페테르손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면서 이 둘은 무슨 관계인지, 언제 만나게 되는지 궁금증을 책의 뒷부분까지 가지고 가게 한다. 또한 레베카의 스토리에 조금씩 배여있는 과거의 흔적은 이 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이들의 관계와 사건의 해결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여러가지 예상을 해보게 하는 재미가 있다.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엉킨 실타래가 풀리듯 조금씩 풀리는 과거는 마지막까지 달려와서야 이해가 된다. 

 

페테르손은 기분내키는대로 하고 싶은 거, 입맛에 맞는 것만 하고 사는 사람이다. 실업자이며 전과기록을 가지고 있고 가족은 거의 없고,친구도 없고 사람들의 칭찬에 굶주려 있는 그리고 돈에 쪼들리는 범죄조직이 쓰기에 딱 맞는 조건을 가진 인물이었다.그는 우연히 지하철에서 주운 핸드폰으로 주어지는 게임명령을 수행하면서 희열을 느낀다.그러나 게임의 미션은 점점 더 심해지고 결국은 가장 소중한 사람인 누나를 헤칠 뻔한 사태까지 이르게 된다. 

 

현대사회의 전형적인 인물이 페테르손,충동적이고 활동적이며 주변사람들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심따위는 느끼지 않고 스스로 사회의 희생자이고 아웃사이더인 그는 미션뒤에 주어지는 포인트와 돈,게임운영자의 축하메세지,높은 랭킹,팬들의 영웅대접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마는데......

사람들은 아마도 죄를 페테르손에게 물을 것이고 그 뒤에 숨은 거대한 악마조직에 대해서는 그 존재를 믿지 않을 것이다. 


레베카와 페테르손이 이 조직에 대항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한다. 

 

쫓고 쫓김,뜻밖의 반전등이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그렇지만 P.167 구글을 구들로 인쇄한 오류는 완성도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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