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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품집
혜림 외 지음 / 엘릭시르 / 2026년 6월
평점 :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품집은 처음 읽는다.
검색하니 제8회만 보이고, 이전에는 대상 작품 몇 권만 있다.
대상을 받은 소설은 올해 <중복 보상> 한 권을 읽었다.
미스터리만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눈길이 가는 데 덜 알려진 것 같다.
비어 있는 몇 년은 왜 출간된 책들이 없을까?
대상 작품이 없는 것일까? 출간하기 미달인 것일까?
아니다. 작년 이전에는 <미스터리야>에서만 단편을 만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 완성도라면 상당히 뛰어난 단편집이다.
어쩌면 개인 취향에 더 맞는 것일지 모르지만 만족스러웠다.
네 명의 작가 중 김아직만 읽은 적이 있고, 출간작이 있다.
나머지 세 명은 현재 검색에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한다면 언젠가 만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상작인 혜림의 <광신도>는 예상을 벗어난 전개와 결말이다.
편지, 인터넷 게시판, 유튜브 방송 등을 한 사건과 엮었다.
광신도인 엄마와 그녀의 딸, 이 딸을 둘러싼 이야기들.
게시판, 유튜버 등의 글은 사람들의 생각을 하나로 고정시킨다.
이 고정은 사이비 종교의 교주 행동과 엮이고, 이것은 낯익은 장면이다.
파편화된 정보와 분명한 사실인 살인의 흔적과 시체 유기.
하나의 살인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정보는 갇혀 있던 시야를 열어준다.
다만 그 사실을 보고, 납득해야만 가능하다.
김상태의 <심판관>은 인도를 배경으로 한다.
한국에서 흔한 배경이 아니고, 열린 결말로 끝난다.
자본의 탐욕, 마약의 유통, 욕망의 충돌 등이 그려진다.
이 과정에 벌어지는 예상하지 못한 살인들.
조금씩 쌓아가는 사실들은 마지막 불안과 공포로 이어진다.
하지만 실제 재미는 국제금융회사의 직원이 보여주는 일상적이 일들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개발하려는 노력과 그 과정에 발생하는 문제점들.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때 생기는 작은 어긋남.
이 어긋남이 더 큰 어긋남으로 이어지면서 파국의 기운을 풍긴다.
뛰어난 가독성을 보여주지만 인물이 조금 평면적인 듯한 아쉬움이 있다.
김아직의 <호명 : 망자의 이름을 부리니>는 개인적 취향에 잘 맞다.
바리공주 전설의 저승신 바리공주가 해결사의 한 축으로 등장한다.
처참한 몰골로 죽은 여성, 신원미상의 시체, 경찰과의 공조.
원귀가 되어 산을 내려가 사람들에게 빙의라혀는 귀신.
자신의 이름을 안다면 바리공주의 호명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귀신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악의만 가득하다.
현실에서 이 신원불명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것은 경찰이다.
이 경찰이 바리의 단서를 따라 살인 사건의 실체에 다가간다.
그리고 밝혀지는 몇 가지 사실은 솔직히 도식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바리공주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형사의 만남은 아주 매력있다.
황수경의 <지역 노인-유학생 교류 시범사업에 관하여>는 서서히 스며든다.
지역 노인과 유학생을 묶어 서로를 알아가게 하는 사업이다.
좋은 기획과 성공적인 결과는 담당자를 기쁘게 한다.
그런데 이 사업의 보고서 세 개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 공무원이 있다.
무심하게 보고 지나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것들을 하나로 묶었다.
보고서 양식과 인터뷰로 이루어진 글 속에 살짝 심어놓고, 그냥 드러낸다.
이 이상한 일들은 모두 특정한 장소에서만 일어난다.
화려하거나 끔찍한 공포가 아닌 조금씩 잠식하는 공포로 이어진다.
이런 형식의 공포를 좋아한다면 매력적일 수 있지만 호불호가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