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전쟁 - 국익 최우선 시대, 한국의 운명을 바꿀 6개의 전장
윤태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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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다양한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국가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시대로 변화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비대면 온라인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준 디지털 기술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인프라 기술들의 발전이 두드러집니다.

이러한 기술들의 발전에 힘입어 시장에서는 관련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결국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경쟁에서 선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국가야 말로 경제, 국방, 사회 발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미래사회를 선도해 나가리라 믿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기술전쟁>에서 저자는 지금까지 30년을 주기로 '총 3번의 기술전쟁'(1960년대, 90년대, 2020년)을 겪는 동안 회를 거듭할 수록 대립 구도가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에는 자동차 로터리 엔진 개발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대 기업의 대립 양상으로 전개되던 기술전쟁이 1990년대에는 미국과 일본 등의 국가대 국가의 대립으로 그리고 2020년을 기점으로 해서는 미국과 중국을 대표로 하는 진영 대 진영의 대립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술 전쟁이 진영 대 진영의 대립으로 흐르면서 결국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기로에선 중간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결정은 쉽지 않습니다. 최근의 정부기조로 보면 미국 쪽으로 방향을 잡는 모양새이지만 어디까지나 국방 외교적 차원의 행보로 보이며, 실질적인 경제, 무역이라는 변수를 고려해 본다면 역시 대답은 아직까지는 요원해 보입니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행보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기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6가지 전장(Battle field)' 즉, 피지컬, 사이버, 스페이스, 글로벌 특허, 글로벌 스탠다드 그리고 글로벌 인재 전장을 꼽고 있으며, 3곳에서는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며, 다른 3곳에서는 절대로 패배하면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6곳의 전장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점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퍼스트 무버는 못되더라도 최소 퍼스트 그룹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에 방점을 찍어야 하며, 이를 위해 퍼스트 그룹에 속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그룹에서 한 번 탈락하면 다시 끼어들기 어렵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 아닌가 합니다.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전장으로 저자가 우선 꼽고 있는 영역은 반도체 기설계, 소재 및 제조 기술 등을 포함하는 피지컬 전장입니다. 이 영역에는 미국과 중국, 한국, 대만 그리고 일본이 등장합니다.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분리하는 디커플링 전략을 시도하는 미국(설계기술)과 소재를 무기로 사용하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제조기술로 맞서는 한국과 대만의 일전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역시 큰 그림은 자국 진영을 중심으로 기술과 시장을 유지하려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구도의 확대라 하겠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벌어지는 디지털 전장에서도 역시 미국은 네트워크에서 중국을 배제합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식 인터넷과 중국식 인터넷으로 양분, 분열되어 전혀 다른 인터넷 생태계가 전개 되고 있음이 핵심입니다. 기업이 주도하는 미국식에 반해 정부 주도의 중국식 인터넷 하에서는 디지털 감시국가로의 퇴행이 예상됩니다.

결국 인터넷 분열로 인해 '우리' 아니면 '너희'라는 대립 구조가 생기게 될 것이며, 상대 그룹에 대한 반목과 편견 그리고 진영싸움으로 번질 수 밖에 없는 태생적 원인이 존재한다 하겠습니다.

무서운 사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보고 싶은 내용만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확증편향이 심해지고, 상대 진영에 속한 사람에 대한 미움이 커져 결국 모든 주제에 대해 각각 두개로 분열되는 '세계 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조짐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외에도 인공위성 전성시대를 맞아 한국 발사체에 찾아온 행운과 글로벌 기업의 화성 탐사 및 이주 계획을 다룬 스페이스 전장 또한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전장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절대 패배해선 안 되는 전장으로 저자가 꼽고 있는 '글로벌 특허 전장', '글로벌 스탠다드 전장' 그리고 '글로벌 인재 전장'은 기술 자체 보다는 기술을 둘러싼 법, 제도적인 성격이 강하며, 기술을 실제 개발, 운영할 인재 확보라는 측면에서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할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기술 혁신을 위해서는 '특허 보호'와 '글로벌 스탠더드 제정'이 필수입니다. 기술의 창출과 보호는 경쟁력 유지와 혁신의 핵심요소로 작용합니다. 선제적으로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도하는 국가는 기술 생태계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기술 전쟁시대에는 우수한 인재가 핵심 자원이 됩니다. 첨단 기술 분야의 전문가와 연구자, 창업가들은 혁신의 중심에 서 있으며, 국가의 기술 경쟁력을 결정합니다. 인재육성과 유치를 통해 국가는 글로벌 기술 시장에서의 경쟁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됨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한국이 지켜야할 원칙인 'SIT 3A'를 그대로 옮겨 봅니다.

과학(S) : 한국인은 왜 과학 기술의 힘을 믿지 않을까?

혁신(I) : 미국의 최고 기술은 97개, 한국은 0개

인재(T) : 최고 인재를 우리 품에 품는다

기술의 제3축(3) : 네트워크 형 기술 강소국 세력을 주도한다

적응(A) : 미래 시나리오를 만들고 환경에 적응한다

이익 앞에선 모든 적이 달라지는 국익 최우선의 시대 ! 책에서 제시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배터리, 특허, 표준, 인재의 6가지 핵심 분야의 기술 전쟁이야말로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피지컬, 사이버, 스페이스 전장에서의 승전보와 글로벌 특허, 글로벌 스탠다드 그리고 글로벌 인재 전장에서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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