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러 잔혹한 약탈자 - 중국에 뺏긴 기술패권 되찾아올 9가지 전략
김상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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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신문지상에 자주 언급되는 기사가 있습니다. 바로 '제조업의 위기론'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조업의 위기'란 곧 한국경제의 총체적 위기란 말과 같습니다.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바로 제조업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경기가 좋은 데 유독 우리나라만 수출과 내수경기 모두 저조한 상황입니다. 제조업 생산설비의 30%가 놀고 있으며, 외환위기 이후 재고는 사상 최대치라고 합니다.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수출이 미국의 통상압박과 중국의 급성장이라는 2중고에 직격탄을 맞으며 구조적 난관에 부딪힌지 오래입니다.

그간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스마트폰 등 ICT, 조선, 가전,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추월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러한 제조업의 위기를 더욱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조선업은 이미 무너졌고, 자동차 산업도 시간문제이며, 그나마 한국의 수출감소를 막아주던 반도체 산업 또한 최근 발표한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전면적으로 위협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차이나 쇼크(China Shock)'를 제조업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하며, 또한 중국에 뺏긴 기술 패권을 되찾아오기 위한 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잔혹한 약탈자 스틸러 The Stealer>에서는 유행처럼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제조업 부활 프로젝트'로 인해 우리나라 산업 전반이 스틸(Steal) 당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의 '첨단 제조업 파트너십(AMP : Advanced Manufacturing Partnership)', 독일의 'Industry 4.0', 중국의 '중국제조 2025', 일본의 '일본재흥전략' 등은 모두 저성장이 고착화된 '뉴노멀시대'의 자구책으로 자국의 제조업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여기에 인도와 베트남 등의 신흥국들의 도전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본서에서는 우리나라에는 이런 치밀한 프로젝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물적, 인적 자본의 결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자본이 축적되지 않고, 오히려 고갈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보수, 진보, 기성세대, 신세대 등의 진영논리에 사로 잡혀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국가 경쟁력은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다시 한번 세계로 눈을 돌려,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스틸러로의 변신이 필요합니다. 미래 먹거리와 관련한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 마련과 뺏길 것과 빼앗을 것을 정리하면서 과감한 구조조정이 또한 필요합니다.

 

"진정한 스틸러는 자기 것을 완벽하게 지키면서 남의 것을 빼앗는다. 새로운 성장 동력의 확보를 위한 한국 경제의 리포지셔닝을 더 이상 미루면 안된다."

 

이에 저자는 아래와 같이 중국에 빼앗긴 기술 패권을 되찾기 위한 "新스틸러가 되기 위한" 9가지 산업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반도체 산업 : 비메모리를 장악하라
2. 청장년 스타트업 지원 : 아이디어를 지원하라
3. 4차 산업혁명 혁신 : 스마트시티를 살려라
4. 산업 기술 유출 : 발 빠른 규제가 필요하다
5. 스마트 농업 : 신기술로 생산성을 끌어 올려라
6. 가전, 스마트폰 시장 : 혁신으로 흐름을 가져와라
7. 한류 : 지방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게 디자인하라
8. 바이오 산업 : 규제를 풀고, 제2의 셀트리온을 만들자
9. 자동차 산업 : 인도 등 신흥시장 맞춤형 전략으로 승부하라

우리나라는 대량생산 시대의 Fast Follower 전략의 덫에 빠져 기술경쟁력이 뒤쳐지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물론 대기업도 예외는 아닐겁니다. 지난 날 현대차는 폭스바겐과 도요타를 삼성전자는 애플을 벤치마킹했죠. 지금까지는 인건비 등 낮은 원가로 경쟁력을 지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지금, 선제적인 산업재편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가장 우리 제조업의 숨통을 조여올 '중국제조 2025'에 맞서 그 전에 한 단계 치고나갈 치밀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9가지 산업 전략을 진지하게 음미해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책 말미의 스탠포드 대학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의 저서 <트러스트 Trust>의 내용은 진영논리에 사로 잡혀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고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진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있어 인용해 봅니다.

 

"사회 신뢰 수준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그 무엇보다 실추된 기업과 국가, 기업과 개인 그리고 기업과 기업간의 '신뢰 회복'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재 축적을 통해 21세기 새로운 대한민국 경제의 비상(飛上)을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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