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호기심 많은 관찰자 - 임정욱의 인사이드 아메리카 이야기
임정욱 지음 / 더난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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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세상을 바꿔놓고 있는 혁신기업을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가 어디인줄 아시나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그리고 애플... 그렇습니다. 바로 미국입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디지털 기반의 혁신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물론 이 물음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답변이 나올 수 있겠습니다만, 한가지 명백한 사실은 아주 소규모의 자본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으로 출발했다는 사실입니다.

스타트업 기업이라면 빠짐없이 실천하는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방법론인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을 통해 가파른 속도로 성장해왔지요. "빠른 실행, 빠른 실패 그리고 빠른 적응"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소비자나 고객들과의 빠른 상호작용을 무기로 그들보다 큰 규모의 기업들을 따돌리며 승승장구해왔습니다. 더구나 125년 제조업의 대명사인 GE 마저 '린스타트업'을 도입해 디지털 제조업을 선언후 빠른 속도로 디지털로의 전환을 완성해 가고 있지요.

그렇다면 이런 혁신적 아이디어를 생산해낸 그 배후에 자리잡은 사회, 문화적 배경이 궁금해집니다. 바로 미국의 업무환경 특히 IT업계의 업무환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본서 <나는야 호기심 많은 관찰자>의 저자 임정욱 CEO는 초창기 검색포탈의 강자였던 라이코스(Lycos)의 CEO를 거쳐 현재는 국내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센터장을 맡고 있는 말그대로 IT업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그가 겪었던 10여년간의 미국생활과 그 속에서 그가 느꼈던 업무적인 혹은 일상적인 경험들을 편안하게 녹여내고 있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평균적인 미국인들의 회사생활은 우리 입장에선 무미건조하고 어쩌면 무정하기까지 합니다. 저녁시간은 오롯이 가족과 함께 한다는 기본원칙, 점심식사 또한 각자가 알아서 처리하는 개인주의, 경조사에 직원들을 가급적 초대하지 않기, 원리원칙과 투철한 준법정신 등은 정을 중시하는 우리 문화와는 일정부분 괴리가 느껴집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안에는 업무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실용주의, 정에 휘둘리지 않는 냉정함 그리고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배려심이 공존함을 알아야 합니다.

특히 능력만 있다면 나이, 국적, 인종, 학벌에 구애받지 않고 취업이 가능한 '철저한 능력주의' 사회인 미국이라 하지만 아시아계 이민자는 미국 회사에서 CEO자리에 오르는 승진의 사다리가 소위 '대나무 천장(Bamboo Ceiling)'으로 막혀있다는 내용은 큰 좌절감을 느끼게 합니다. CEO의 기본 자질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리더쉽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점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리더하는 혁신기업들의 성장은 미국 사회의 이러한 실용주의와 냉점함, 능력우선주의 그리고 거래처 접대나 의전 등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합리성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적 우월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업무방식 혹은 생활방식이 업무나 일을 수행함에 있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매커니즘이라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도 미국에서 공부를 했었기에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딱딱하기도 하고, 정도 없을 듯한 그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해가 되었습니다. 인간관계 특히 일적인 측면에서 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를 묻지 않는 것과 개인사에 참견하지 않는다는 것 등 등.. 그들 나름대로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문화를 만들어 냈고, 거기에 맞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미국기업의 업무환경과 그들의 사고방식을 간접체험하기 좋은 책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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