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옆집에서 살기 - 우리 가족의 행복한 독서 성장기
박은진.박진형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독서 에세이/서평]「도서관 옆집에서 살기」우리 가족을 위한 최고의 투자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 - 
박은진.박진형 지음/인물과사상사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를 보면 글 쓰는 게 참 쉬워 보인다. 비하의 뜻이 담긴 게 아니다. 쉬운 글이 좋은 글이다. 그만큼 이 책은 솔직하고, 쉽고, 편하게 쓰였다. 전혀 불편함 없이, 막힘 없이 쭉쭉 읽어 나갈 수 있다. 어렵게 쓰는 건 쉽지만 쉽게 쓰는 건 어려운 법이다. 글을 쓰자, 라고 의식하는 순간 몸에 힘이 들어가고 긴장을 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글은 무거워진다. 겉멋 부리지 말고 욕심 내지 않는 게 글쓰기의 기본이기도 하다.

 SBS에서 진행 중인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를 보면 박진영 심사위원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참가자들에게 기존의 기성 가수 흉내 내지 말고 겉멋 부리지 말고 본인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라고 한다. 공감 버튼이 있으면 눌러 주고 싶었다. 글도 마찬가지다. 본인의 글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글을 흉내 내려 하는 사람이 많다. 그 사람들이 나쁜 건 아니다. 그렇게 정형화된 교육을 받아 왔으니 모범 답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어본 사람은 다르다.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를 쓴 부부는 작가이기 전에 도서관 옆집에서 살던 독서 좋아하는 부부였기 때문에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감각적으로 깨닫고 있다. 도서관에서 흡수한 좋은 글을 그대로 그들의 책에 배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도서관 대출코너 앞에 적혀 있는 문구가 마음에 와 닿는다.

  '가치를 대여하고 배려를 반납하는 곳.'

 아이 역시 가치를 배우고 배려를 실천하는 모습으로 자라나길 바라며 오늘도 함께 도서관에 간다.

P. 253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는 지금 집을 투기의 목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엄마, 아빠에게 경종을 울린다. 학군이 좋은 곳, 집값이 오를만한 곳을 찾는 이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도서관 옆집에서 사는 기회가 어떤 이익을 낳는지, 최고의 투자란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 있다. 이사할 때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는지 없는지의 유무로 이사갈 곳을 정한다는 개념은 꽤 생소하지만 도서관 공화국이라 불리우는 미국의 경우에는 꽤 흔한 일이다. 도서관 근처에 살고 싶어서 이사 가는 경우도 종종 있을 뿐더러 도서관과 멀어지고 싶지 않아서 이사를 가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 마을 조성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도서관의 위치를 정한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도서관이 삶이 한 부분이고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는 두 아이를 위해 도서관 옆으로 이사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내용부터 이사를 간 후에 벌어지는 시행착오와 완벽한 북밀리(book family)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이 자세하게 나와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 선택한 도서관 옆집행인데 아이들이 도서관에 가기 싫어하는 전개는 무척 재밌고 흥미로운 부분이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책을 강요할 때 벌어지는 일반적인 현상이고 가장 큰 실수이기 때문에 이 장면은 의미가 있다. 마치 만화 영화에서 주인공이 악당과 맞서 싸우다가 처음에는 위기를 맞게 되는 장면을 보는 것처럼 조마조마하다. 아! 융자를 갚으려면 아직 몇십 년이나 더 남았는데 아이가 도서관 옆집인 걸 싫어한다니! 

 

 책은 분명 좋다. 그러나 부모가 책을 좋아한다고, 혹은 책이 중요하다고 아이에게 책을 억지로 읽게 한다면 그때부터 아이의 불행은 시작된다. 흥미도, 관심도 없는 책 읽기를 강요당하면 오히려 반발심만 생겨 책을 더 멀리하게 된다. 도서관 옆집에서 살면서 가장 우선해야 할 건 도서관이란 공간에 대해 익숙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절대 책이 우선이 아니다. 도서관이 우리 집 거실처럼, 화장실처럼 자연스러워야 한다. 도서관은 그만큼 우리 삶의 곁에 있어야 한다. 그래서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처럼 편안해야 한다.

P. 55 


 책은 엄마의 시점과 아빠의 시점 두 가지가 번갈아 가며 나온다. 둘이 의견이 대립되어 서로의 입장을 글로 쓰는 걸 보는 것도 무척 재밌는 볼거리 중 하나다. 그렇지만 이들 부부는 항상 도서관에 밝은 미래가 있다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 한다. 지식 습득의 의미보다 글을 읽고 행간의 의미를 파악할 때 몸안에서 이루어지는 그 멋진 화학작용을 알고 있다. 도서관이 가족의 구심점이 되어 서로 소통한다는 일이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말하고 있다. 책은 개인적인 행위이기도 하지만 공동체적인 행위로도 으뜸이기 때문에 이런 소통이 가능하다. 이들 부부는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옳다는 걸 알고 있고 그 믿음에서 나오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 나와 가족을 위한 최고의 투자가 도서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동안 음식이 '맛있다'거나 '짜다'라는 말 외에는 별 이야기가 없었는데, 이제는 식탁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풍성해지기 시작했다. 한겨울이 지나 봄바람이 불고 꽃망울이 터지듯이 침묵의 식탁에서는 대회의 꼬칭 피어나고 있었다. 서로 간에 이것저것 묻고 말하기 시작했다. 공통의 화제는 바로 책이었다.

P. 160 


 이 두 녀석들은 분명 나보다는 오랜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도서관에서 함께하는 시간도 많을 것이다. 형제가 공통의 취미와 여가를 갖는다면 참 좋겠다. 책 읽기, 글쓰기, 여행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나 내가 없더라도,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아빠가 두 녀석에게 준 가장 값진 선물이란 걸 먼 훗날 알아준다면 그 이상 기쁠 게 없을 것 같다.

P.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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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처럼 살라 다른 길, 자기만의 삶 1
박홍순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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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평]「장자처럼 살라」자유로운 삶에 대한 고전


 



 

장자처럼 살라 - 8점
박홍순 지음/한빛비즈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문제에 고전(苦戰)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천명관 작가의 소설 「나의 삼촌 브루스 리」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하지만 그때 나는 깨달았다. 우리의 생은 그것이 무엇이 됐든 우리가 감당하기에 늘 너무 벅차리라는 것을'. 분명 사람들의 삶은 각기 다른데 모두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물질적인 풍요는 일시적인 행복밖에 보장해주지 못한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이건만 행복을 위해 달리고 있는지 달리기 위해 살고 있는지 구분이 안 간다. 성공이 행복을 대변해주지 않는다면, 돈이 행복을 장담하지 못한다면 무엇이 행복을 말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그 답을 인문에서 찾고 있고 인문의 정점이라 볼 수 있는 삶에 대한 통찰은 고전(古典)이 최고의 자리에 있다. 


 직접 자신의 경우로 돌아가 고민해보자. 내일의 이름을 위해 오늘 능력을 쌓는 데 몰두하는 삶, 내일의 성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미루는 일상이 반복되는 생활에서 진정 살아 있음을 느끼는가? 무려 15년 가까이에 이르는 청소년과 대학생 시절을 희생하며 원하는 직장에 들어간 지금 자신을 돌아보면 행복한가? 또한 이후 오랜 기간 오직 승진 경쟁에만 몰두하며 살다가 적지 않은 나이에 도달한 현실의 자신을 돌아보면 어떠한가? 혹은 자신의 성적과 남편의 승진을 인생의 목표처럼 여기며 그 오랜 세월을 육아와 가사에만 쏟아오다 문득 돌아본 자신은 또 어떠한가? 모두 인간 존재가 유한하다는 점을 생각하지 못하고, 오늘이 영원히 이어질 것처럼 착각하고 살아간다.

P. 93 


 장자는 논어와 함께 동양 고전에 있어 항상 으뜸을 차지해왔다. 특히 장자의 스토리텔링은 무척 훌륭해 가장 재밌는 고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만큼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잘못 알고 있는 것과 편견에 사로잡힌 경우가 많다. 「장자처럼 살라」는 장자에 대한 통념을 깨부수고 제대로 된 해석을 보여준다. 자기계발이나 처세술에 있어 심각하게 왜곡된 현실을 바르게 고쳐 잡는다. 책을 읽다보면 장자를 얼마나 충실하게 구현해내려 했는지 노력이 엿보여 기특하기까지 하다. 


 장자에 대한 왜곡은 공자나 맹자보다 더 심한 편이다. 공자의 경우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비교적 간결하게 제시하고, 맹자는 친절하게 풀어서 설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해의 여지가 덜하다. 하지만 「장자」에 실린 내용을 보면 온갖 비유가 등장하고, 하나의 단어나 구절 안에 매우 함축적인 의미가 켜켜이 쌓여 있다. 또한 역설적인 논리까지 뒤섞여 있기 때문에 장자의 본래 문제 의식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P. 5 


 장자는 무척 자유롭다. 장자를 읽는 것 만으로 일상에 속박되지 않고 큰 포부를 가지며 사는 붕(날개로 태양 빛을 가릴만큼 거대한 새. 장자 소요유편에 등장한다)이 된듯한 느낌이다. 그의 의식과 행동의 자유로움은 몇백년 전에 표출해낸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에서도 보편적 가치를 지녔다. 어쩌면 자유민주주의라는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두는 이념 안에 살면서도 가장 부자연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지금이 가장 장자가 필요한 때인지도 모른다. 


 

장자처럼 살라 - 8점
박홍순 지음/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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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 - 속도에서 깊이로 이끄는 슬로 리딩의 힘
이토 우지다카 지음, 이수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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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평]「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기적의 독서법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 - 
이토 우지다카 지음, 이수경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노벨상 수상자를 무려 81명을 배출한 미국의 명문 대학 중 하나인 시카고대학교가 사실은 3류 똥통 학교였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 대학은 일명 '시카고플랜'을 시행하면서 명문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시카고플랜이란 고전 100권 읽기 제도다. 5대 총장 로버트 허친스가 1929년 5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적용한 제도다. "100권을 읽지 않으면 졸업을 시키지 않겠다", 이 말이 노벨상 수상자 81명을 만들었다. 이와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 세인트존스대학교다. 여기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도 없다. 전공도 없고 교양 수업도 없다. 오로지 고전 100권을 읽으며 토론하는 것이 수업의 전부다.


 이런 사례는 중국에도 있다. 중국 최고의 명문 칭화 대학의 학생들도 100권의 동서양 고전을 읽는다. 칭화 대학은 고전 읽기를 시작한 다음부터 중국대학 종합 평가에서 베이징 대학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칭화 대학을 다니며 고전을 읽었던 학생 중에는 중국 최고 지도자가 된 사람도 있다. 중국의 주석 후진타오다.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은 일본판 고전 읽기 수업의 훌륭한 예를 보여주는 책이다. 일본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 「은수저」만을 교재로 사용해서 수업을 진행했는데 은수저 수업 3기에 해당하는 1968년 졸업생은 사립학교 사상 최초 도쿄 대학 최다 합격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고전의 힘은 이다지도 대단한 걸까?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런 수업을 하는 선생이 있다면 반응이 어떨까? 모르긴 몰라도 난리 중의 난리가 났을 것이다. 한창 수능 공부를 할 시기에 무슨 쓸데없는 짓을 하냐고 원성이 빗발칠 것이다. 수능 공부에 따라가는 게 속도를 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빠르기를 바라는 세상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속도와 깊이, 무엇이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단어 속에는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단어 하나를 철저하게 이해하면 역사 · 문화 · 사회 · 전통 등 다방면에서 지식의 폭이 얼마든지 넓어집니다. 속독으로는 습득할 수 없는 그 폭을 여유 있게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P. 122 


 책은 은수저 수업을 시행했던 하시모토 선생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천천히 흘러간다. 그 구성과 전개는 정말 놀라울 정도다. 이 책은 자기계발 도서로 분류되어 있지만 인문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독자의 지루함과 싸우는 게 중요한 해결과제였는데, 이 책에서는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스토리텔링이 훌륭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책을 읽을 때는 소설인지 자기계발서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검색을 해봤을 정도로 스토리텔링이 잘 돼 있다. 전혀 겉멋 부리지 않은 솔직하고 담백한 문체가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기도 하다. 


 '빠름'이 시대적인 가치가 되어 습관처럼 몸에 베어버린 요즘이라도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을 읽다보면 그 '천천히' 속도에 맞춰가게 된다. 빠르지 않으면 뒤처지는 세상을 여유롭게 비웃는다. 애당초 독서는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한 역할이 1순위라고 생각한다. 정보 수집의 기능으로 꼽히는 속독의 방법은 어불성설이나 다름없다. 정보 수집은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깊이의 중요성을 인지시키면서 고전을 강요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자칫 '깊게 읽기'를 고전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 강박에 흡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억지로 붙들고 있는 고전은 고문이나 다름없다. 하시모토 선생은 무엇보다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는 걸 우선으로 했다. 요즘 독서 교육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책과 놀기'를 훌륭하게 보여준다. 「은수저」에서 주인공이 막과자를 먹으면 학생들에게 막과자를 나눠주고 맛을 보게 한다. 연을 날리면 학생들도 연을 직접 만들어 날려보기도 한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 단어에 대해 알려주고 밖에 나가 그 단어와 연관되는 물건을 찾아본다. 주인공에게 편지를 써보기도 하고 이야기의 내용을 바꿔보기도 한다. 수업이 재미있지 않을 수가 없다. 얼마나 재밌었으면 전학 간 학생이 수업을 그리워하며 편지로 수업 내용을 물어보며 따라가기도 한다. 

 천천히 깊게 읽는 방법은 재밌다. 학습에도 최고의 효율을 보여준다. 대체 왜 우리는 이런 수업이나 방식을 놔두고 그저 빠르게 달려나가는 수업만 하고 있을까? 은수저 학생들을 만든 기적의 교실처럼 대한민국에서도 하루빨리 '기적의 교실'이 나오길 바라겠다. 이 책은 그 기적에 조그마한 일조를 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당장 도움이 되는 것은 곧바로 쓸모없어집니다. 그런 것을 가르칠 마음은 없습니다. 무엇이든 좋습니다.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낀 것에서 마음이 동하여 스스로 깊이 파내려 가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내 수업에서 힌트만 찾으면 됩니다……. 이 인쇄물에 정답을 쓰기를 바라는 게 아닙니다. 그 순간 여러분에게 떠오른 진심이나 글을 남기면 됩니다. 그렇게 스스로 찾아낸 것은 여러분의 평생 재산이 됩니다. 언젠가는 알게 될 겁니다."

P. 132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 - 
이토 우지다카 지음, 이수경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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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데일리 티칭 - 소원을 이루어주는 시크릿 습관 365
론다 번 지음, 이민영 옮김 / 살림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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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평]「시크릿 데일리 티칭」불친절한 설득


 


 

시크릿 데일리 티칭 - 
론다 번 지음, 이민영 옮김/살림



 「시크릿 데일리 티칭」을 읽을 독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전편이라고 볼 수 있는「시크릿」을 읽은 독자와 그렇지 않은 독자다. 모든 독자가 「시크릿」을 읽을 순 없으므로 「시크릿 데일리 티칭」은 두 가지 기능을 해야 한다. 첫 번째는 기존의 「시크릿」을 읽은 독자가 「시크릿 데일리 티칭」을 읽었을 때 이전 편에 이해했던 내용을 확실히 숙달시키 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속편까지 읽을 필요는 없다. 나는 이전 편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확실히 역할을 다 했는지 알지 못한다. 

 두 번째 기능은 「시크릿」을 읽지 않은 독자가 「시크릿 데일리 티칭」을 읽고 시크릿의 주요 내용을 이해하고 단 권으로써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화 속편을 제작할 때 전편을 보지 않고 그 속편만 보더라도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속편의 숙명이기도 하다. 「시크릿 데일리 티칭」은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이 문제를 해결한 책일까? 나는 「시크릿」을 읽지 않은 독자다. 「시크릿 데일리 티칭」이 단 권으로써 역할을 충분히 했느냐, 라고 물어본다면 개인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시크릿 데일리 티칭」은 너무 맹목적이다. 흡사 강요적인 신앙 같다. 책을 펼치자마자 매일 감사한 일 100가지를 적으라고 한다. 별다른 설득도 없이 에너지를 감사로 바꿀 때 삶에서 기적을 본다고 한다. 과연 이 이야기만 듣고 매일 감사의 말 100가지를 적는 독자가 있을까? 어떤 책이든 책에 담긴 메시지는 한 문장, 두 문장으로 요약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왜 작가는 그 긴 시간을 할애하여 몇백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적을까? 바로 그 한두 문장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몇백 페이지를 통해 설득하는 것이다. 「시크릿 데일리 티칭」은 별다른 설득력을 느낄 수가 없다. '감사' 라는 주제가 반복적으로 나오긴 하지만 각기 다른 스토리텔링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맹목적인 강요밖에 느낄 수 없다.

 



 아쉬운 점을 한 가지 더 찾자면 책이 조금 무책임한 편이다. 이 책에는 목차가 없다. 페이지에도 따로 쪽 번호가 매겨지지 않고 Day 1, Day 2 이런 식으로 번호가 매겨져 있어 하루에 한 쪽 읽기를 유도하고 있다. 하루에 한 쪽 읽기 자체는 좋다. 독자로 하여금 부담없이 책을 펼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한 줄이나 두 줄이 적혀 있는 경우도 있고 웹서핑 중에 흔히 볼 수 있는 인용문으로 때운 페이지도 있어 곤혹스럽게 한다. 「시크릿 데일리 티칭」을 읽는 독자는 흔한 인용문이 아니라 '시크릿' 만이 가질 수 있는 설득력을 원하는 것이다.

 대학생 시절 방학 때 잠시 잡지사에서 객원 기자로 일한 적이 있다. 대학을 그만두고 바로 일을 시작한다면 정기자로 채용하겠다는 제의도 받았다. 그때 편집장님은 한 쪽 당 100만원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라고 하셨다. 실제로 광고비를 그정도 받는다고 했다. 내 글로 한 쪽을 채울 때마다 이 글은 100만원의 가치와 무게를 가지고 있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물론 잡지 외에 다른 책에는 본문에 광고가 들어가진 않지만 '한 쪽'에 대한 가치가 다르다고 볼 수는 없다. 이 페이지에 독자의 시선이 머물 수도 있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여기서 책을 덮고 책장에 꽂아 영영 꺼내보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책이든 친절과 불친절의 간격을 잘 조절해야 한다. 책이 너무 친절하다면 독자는 이미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학교에서 복습 할 때 지루함을 느껴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듯이 책에도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독자를 무시하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독자에게 너무 불친절하고 혼자 하고 싶은 얘기만 한다면 독자는 그 책을 외면한다. 내용도 쉽게 이해할 수 없어 진저리가 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책을 펼쳤는데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다. 마치 음식의 맛을 조절하듯 적당하게 친절과 불친절의 간을 맞춰야 한다. 많은 독자를 포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시크릿 데일리 티칭」은 아쉽게도 조절에 실패한 듯 보인다. 





 

시크릿 데일리 티칭 - 
론다 번 지음, 이민영 옮김/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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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15분 독서혁명 - 부모의 교육혁명, 책읽기가 답이다
이영호.이인환 지음 / 세종미디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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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하루 15분 독서혁명」독서는 보여주는 것이다


 


하루15분 독서혁명 - 8점
이영호.이인환 지음/세종미디어



 대한민국 부모는 반성을 조금 해야 한다.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책을 읽는다고 대답한 사람은 전체 59퍼센트, 그 중 한 달에 두 권 이상 읽는다고 대답한 이들은 고작 14퍼센트에 불과했다(「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177P 참조). 이렇게 독서율이 바닥으로 떨어지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바로 자녀를 둔 부모다. 책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좋은 책을 아이들에게 억지로 먹이려하다가 배탈이 났다. 억지로 책을 읽으며 거부감이 쌓인 아이들은 성인이 되고 독서에 대한 자유가 생기면서 확실히 책과 거리를 두게 된다. '올해는 책 좀 읽어야지' 하는 생각을 해도 몸이 거부한다. 제대로 된 독서 교육 방법을 알지 못한 무지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북매거진 「땡스북」VoL. 4를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한번은 수업 중에 맞은편 책상에 몇 권의 책을 쌓아놓고 열심히 책을 읽는 아이를 보았다. 대단한 열정이구나 했는데, 그 위에 서너 권의 책을 더 얹으며 "이거 다 읽어야 집에 갈 수 있어!" 라고 단호하게 말하던 아이 엄마로 짐작되는 분의 말에 순식간에 찡그려지던 얼굴! 하지만 그럴 사이 없다는 듯 곧바로 책에 시선을 꽂던 모습. 더없이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엄마와 아이는 무엇을 위해, 그리고 누구를 위해 이곳에 왔을까? 

「땡스북 VoL. 4」 P. 47


 좋아하던 책도 싫어질 판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기존 독서 교육의 문제점을 알고 주민 센터나 도서관 등에서 운영하는 평생학습에서 진행하는 올바른 독서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나도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자격증을 따고 나서 한 번도 갱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자격이 유효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딴 적이 있다. 「하루 15분 독서혁명」을 보면서 가장 신뢰가 갔던 점은 자격증을 따며 배웠던 내용과 책의 내용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었다. 

 자격증을 따며 읽었던 교재에 비하면 책이 매우 친절하고 쉬워서 이해하기가 무척 수월해 보인다. 독서가 필요한 이유와 보통의 가정에서 보이는 독서 거부 현상부터 시작해서 독서 교육을 하며 주의해야 할 점과 나이별, 수준별 독서 교육, 독서 문제아 유형별 대처법과 많이 물어보는 질문 Q&A 등이 무척 자세하다. 마치 자격증 교재에서 딱 부모들이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엑기스 내용만 뽑아낸 듯한 느낌이 든다. 


 책의 중심 내용은 초반에 나온다. 후반부는 대부분 방법론이라고 보면 된다. 독서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보여주는 것이다.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따라 읽는다. 밥 먹고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게 아니라 미리 소파 옆에 놔둔 책을 읽자. 화장실에 볼일을 보러 갈 때 스마트폰을 들고 가지 말고, 미리 변기 위에 올려 둔 책을 읽자. 책 제목 하루 15분 독서 혁명은 아이들이 대상이 아니다. 내가 하루 15분 독서를 했을 때 혁명은 찾아온다. 나의 독서 15분이 곧 아이들의 혁명이 된다. 


부모가 책을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공부를 하지만, 공부하라는 소리만 들은 아이들은 오히려 공부와 점점 담을 쌓게 된다. 공부하라고 강요받은 아이의 마음속에는 이미 부담감이 쌓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 19


하루15분 독서혁명 - 8점
이영호.이인환 지음/세종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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