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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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서평]「대통령의 글쓰기」대한민국 글쓰기 대통령들 


대통령의 글쓰기 - 10점
강원국 지음/메디치미디어

 

 

 #1 최고의 글쓰기 책

 

 여태껏 내가 읽었던 글쓰기 책 중에서 단연 최고의 책이다. 글쓰기 책을 많이도 읽었다. 책마다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었지만 중복되는 내용도 많았다. 중복 중에서도 글쓰기 책에서 다른 글쓰기 책을 추천하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최근에 나온 책 중에선 「대통령의 글쓰기」​추천을 빠트리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대통령의 글쓰기」에는 글쓰기에 충실한 기본과 재치있는 응용이 전부 담겨 있는 책이다. 덤으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인문학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도 준다. 

 

 책을 읽으며 총 67개의 포스트 잇을 붙였다. 책이 총 327페이지니 적어도 책의 1/5 페이지에는 포스트 잇이 붙어있다는 얘기다.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라고 느낀 책에는 포스트 잇을 거의 붙이지 않거나 페이지 넘어가기가 무섭게 여러 개의 포스트 잇을 붙이곤 한다. 반드시 기억하고 싶을 때, 남들에게 알려주고 싶을 때, 다시 내 손으로 적어두어 내 몸에 익히고 싶을 때, 삶에서 그 문장이 필요할 때면 쉽게 찾을 수 있게 그럴 때 붙인다. 그만큼 이 책에는 '글쓰기'를 하며 놓치고 싶지 않은 노하우가 담겨 있다. 문예창작과에서 강의를 받으며 배웠던 것들을 책에서 찾으며 공감했고, 그 이상의 것들을 맛보며 감동했다.


 

 #2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글솜씨

 

끝으로, 두 대통령 모두 존경하는 사람으로 링컨을 첫손가락에 꼽는다. 그러나 이유는 다르다. 김 대통령은 링컨의 용서와 화해의 정신, 노 대통령은 겸손한 통합의 리더십이 존경하는 이유다. 이처럼 두 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같으면서 달랐고, 다르면서 같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있다.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필력이 있는 정치인으로 두 사람을 꼽는 데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P. 294 

 

 글쓰는 방법에 대한 감동 이외의 것으로 두 명의 대통령의 글솜씨가 굉장히 인상 깊다. 이 책은 두 명의 대통령이 평소에 언급했던 글 쓰는 방법과 작성했던 연설문을 기초로 글을 말한다. 보통 일반인의 경우 연설문을 쓰는 경우는 좀처럼 없어 내가 쓰는 글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통령의 글쓰기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통할만한 보편적 성격을 지닌 방법이라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들이 전문적인 작가도 아닌데 말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오를만큼의 역량을 지니고 쉴틈없이 단련한 사람이라면 이정도 글에 대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 게 당연한 걸까. 오히려 반대일수도 있다. 그만큼 글에 대한 탐구욕을 지녔기 때문에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글은  생각하는 것보다 일상생활 많은 부분에 속해있다.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사람으로서 일정한 역량을 가지면 저절로 뿜어져 나온다. 학창 시절에도 언어 영역을 공부하면 자연스레 다른 과목의 점수도 오른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이 있었다. 한 분야에 일만 시간을 투자하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말처럼, 대한민국이라는 한 국가에 일만 시간 이상의 감정을 투자한 그들이 글에 대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은 글 외의 큰 감동이다. 

 

 두 번째 이유는 글쓰기 분야에서 최고인 두 분과 함께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연설비서관실은 글을 쓰는 곳이다. 글 쓰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영광스러운 자리다. 더욱이 두 분은 대한민국 최고의 문필가였다. 그곳에서 일하면서 대한민국의 내노라하는 글쟁이들도 만날 기회가 있었다. 학식이 높은 학자와 교수들, 치열하게 사는 운동가들도 만나봤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두 분 대통령과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P. 318

 

 

#3 인문학적인 대통령

 

 오랜만에 대학 동기를 만났다. 특이한 소설과 시를 잘 쓰던 친구였다. 흔히 말해 4차원. 문예창작과에서 4차원이라고 불릴 정도라면 말 그대로 차원이 다르다. 생각과 행동을 따라잡기 힘들다. 작가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특이한 것'을 갈망하기 때문에 난 그 친구를 조금 부러워 했다. 동기와 정치 얘길 했다. 현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는 친구에게, 그렇다면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지 물었다. 그 친구는 인문학적인 대통령이라 딱 잘라 말했다.

 나는 노무현과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들이 재임하고 있던 시기에 상대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한 학창 시절이었다는 점이 변명이다. 가장 '인문학적'인 대통령들이 활동하고 있을 때 정치적인 자각이 없었다는 건 개인적인 큰 불행이다. 「대통령의 글쓰기」​가 주는 글쓰기 방법 이외의 테마는 바로 두 명의 인문학적인 대통령에 대한 이해다. 대외적으로,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모습에 대한 이면의 기록은 다른 글쓰기 책에는 없을 큰 매력이다. 그 둘의 글을 만났다는 건 정말 분에 넘치는 영광이다. 

 

 2004년 11월 브라질 방문 시 룰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대통령 표현을 빌리자면 '귀국해서 국민에게 자랑할 것이 한 보따리'일만큼 많은 현안이 해결됐다. 이에 대한 감사의 뜻을 대통령은 이렇게 표시했다.

  "선물을 너무 많이 받아서 비행기가 뜰 수 있을지 걱정이니다."

 이런 유머가 나오기까지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 정상회담 도중 룰라가 시가를 피워 물었다.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노 대통령도 시가를 한 대 달라고 했다. '맞담배' 정상외교의 진풍경이 벌어졌고, 현안이 술술 풀여나갔다.

P. 255

 

대통령의 글쓰기 - 10점
강원국 지음/메디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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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 - 교양인이 되기 위한 내 생애 첫 인문학
박홍순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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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저는 인문학의 처음인데요」인문학은 사람답게 살기를 권한다 

 


 

 

 

저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 - 
박홍순 지음/한빛비즈

 

 

 #1 인문학이 대체 뭐란 말인가

 

 네이버 국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인문학이란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되어 있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에 대해 연구한다는 말인데 쉽사리 개념이 잡히지 않는다. 인문학이란 대체 뭘까? ​ 인문학이 어느 때보다 주목 받고 있다. ​인문학에 대해 말하는 책들이 베스트 셀러에 심심치 않게 오른다. 유명인, 전문가들의 인문학 강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인문학을 인문학으로 읽고 있으면서도 내가 내 머리 속에서 인문학을​ 정의할 수 없어 그 인문학은 나의 인문학이 아니었다. 「저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를 읽으면서, 난생 바다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커다란 보름달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그렇게 인문학을 대하며 읽었다. 지금은 누군가 나에게 인문학이 뭐냐고 물을 때 답할 말이 생겼다. 인문학이란 인간답게 살아가는 삶이다. 

 

 마르쿠제의 지적처럼 현대의 도시인들은 "자동차에서, 하이파이 전축에서, 주택에서, 부엌시설에서 자신의 영혼을 발견한다." 오직 소비만이 점령군처럼 도시의 곳곳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대다수 현대인은 더 이상 내면에서 자신을 찾지 않는다. 정신적 가치나 삶의 가치보다는 새로운 상품 속에서 자신을 발견할 뿐이다. 아파트의 브랜드나 평수가 자신이다. 집은 어떤 사람의 지위나 성공의 정도를 가장 잘 반영하는 척도가 되었다. 또한 자동차의 엠블럼과 배기량이 곧 자신이다. 유행에 맞는 옷, 장식품 등의 상품 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확인한다. 

P. 90 

 

 

 #2 인간이라는 정체성

 

 인문학에 사람들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는 우리가 살만해졌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문제, 생존의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고 나서는 사람들은 사람다운 삶을 바라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불안한 현대의 문제점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고 개선해야 된다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가지게 된 것이다.

 실제로 생존이 안정권에 들어 온 현대는 온갖 사람답지 못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 있는 삶의 양식을 보라. 똑같은 시간에 사람들은 똑같은 목표를 향해 문을 연다. 돈을 벌어야 된다는 일념으로 일상을 반복한다. 이것이 양계장에서 계란을 생산하는 닭과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사람들은 위의 지문처럼 '나'라는 유일무이한 정체성과 개성을 잊어버린 채 소유에 자신을 투영한다. 살고 있는 아파트, 타고 다니는 차가 곧 명함이 되어 버린 일은 아주 오래전이다. 

 '왜?' 라는 상상을 해본 것은 언제인가? 우리는 기계적인 가이드 라인과 도처에 해답이라고 깔려 있는 똑같은 이상을 바라보며 산다. 네비게이션에 신경이 쏠려 내 앞길을 찾아가지 못하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라는 해답만을 바란다.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려는 데 급급하여 창조의 중요성을 잊고 산다. 오죽하면 인간 근본의 창조적 행위인 출산마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을까. 이게 과연 인간다운 삶인가. 

 

 소유양식에 젖은 학생들은 단 한 가지 목표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즉, 배운 것을 단단히 외우거나 또는 노트를 소중히 간직함으로써 '배운 것'을 지키는 일이다. 그들은 어떤 새로운 것을 생산하거나 창조할 필요가 없다. 

P. 209

 

 #3 책을 잠시 내려놓고…

 

 나는 잠시 이 책을 덮었다. 맛있는 음식을 나중에 먹으려 아껴두는 심정과 같다. 「나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에서 주제와 걸맞게 소개 된 책들을 같이 읽으며 조금 더 인문학에 대해 곱씹기 위해서다. 치킨과 맥주, 피자와 콜라, 삽겹살과 소주처럼 음식과 음식이 절묘한 조합을 만들어내듯, 인문학의 진수가 담겨있는 책들을 「나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와 함께 읽고 싶다. '왜?'라는 상상을 하며 지나온 나를 돌아보고 죽음을 마주할 수 있으며 인간과 관계를 베풀 줄 아는 '나'. 소유보다는 창조를 꿈꾸고 시간을 즐길 줄 아는 '나'가 되기 위해서 인문학을 읽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무슨 대단히 형이상학적인 의미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인문학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는 바로 행복이다. 

P. 39

  

 

저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 - 
박홍순 지음/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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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도 단식이 필요하다 - 피부노화, 피부 트러블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피부단식 뿐이다
히라노 교코 지음, 정은미 옮김, 야자와 요시후미 감수 / 전나무숲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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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피부도 단식이 필요하다」화장품 폭식에 피부가 지쳐간다




피부도 단식이 필요하다 - 10점
히라노 교코 지음, 정은미 옮김, 야자와 요시후미 감수/전나무숲



 

 

#0 서평 읽기가 귀찮은 분들을 위한 3줄 요약

 

 화장품을 바를수록 피부는 늙어간다. 저자 히라노 교코 씨가 피부 단식을 통해 잘 보여준다. 우리는 매체에 의해 세뇌 당하고 고정관념에 놀아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화장품 상식은 다 거짓이야! 천연 성분이든 뭐든 다 피부에 안 좋다. 기초화장이든 색조화장이든 하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된다. 하지만 피부가 좋아지기는커녕 노화를 부추긴다는 건 알아야 한다.

 

 




#1 흔히 알고 있는 화장품, 피부 상식

 

 

  • 세안 뒤에는 스킨과 로션을 발라야 피부의 수분이 증발하지 않고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다.
  • 공기가 건조하면 피부도 건조해 진다.
  • 나이를 먹을수록 수분량과 피지량이 줄어든다.
  •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으면 기미가 생긴다.

 

 피부 관리에 아주 기초적인 상식들이다. 피부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하더라도 아마 어디선가 주워들은 적이 있을만한 이야기다. 나도 이렇게 믿어왔고, 대부분의 사람이 이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위에 나열된 상식 전부 잘못된 상식이다. 만약 저 중 하나라도 믿고 있었다면 당신은 「피부도 단식이 필요하다」를 읽어봐야 할 사람이다. 

 

#2 좋은 피부에 대한 환상

 

 피부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가지게 된 이유는 좋은 피부에 대한 환상, 집착에서 비롯된다. 아주 먼 옛날부터 아름다운 피부는 여성의 경쟁력이었다. 네로 황제의 아내인 포파에아가 우유 목욕을 했고, 클레오파트라는 장미 목욕을 했다. 양귀비는 미모를 가꾸기 위해 진주가루를 먹었다. 여성은 마치 화장품을 살 때 광고 속 모델처럼 아름다운 피부로 거듭나리라는 환상에 젖어 마치 당첨을 바라며 복권을 사는 것처럼 '대박'의 꿈을 꾸곤 하며 '여성은 무인도에서도 화장을 한다' 라는 말까지 만들어낸다. 

 

 여기엔 각종 매체도 한몫 한다. 잡지, 방송, 신문, 인터넷까지 '화장품을 바르지 않으면 수분이 증발해서 주름투성이가 되고,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으면 기미투성이가 된다'고 매일 세뇌하고 있다. 기초화장품을 바르면 피부가 촉촉하고 매끄러워 보이며 콜라겐이니, 천연보습인자니, 각종 추출물, 천연 성분 등 그럴싸한 단어가 넘쳐나니 속지 않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집착하고 그리워할수록 피부가 지쳐가는 지도 모른 체 비싼 돈을 들여 화장품 '폭식'을 하고 있으니 우스운 일이다. 

 

 며칠 전에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에서 걸스데이 맴버 혜리 양이 군생활을 대비해 SPF100 짜리 자외선차단제를 가지고 온 장면을 봤다. SPF15 차단제(차단율96%)와 SPF100 차단제(차단율99%)의 차단율이 단 4%밖에 차이나지 않는 걸 알면 그 명량소녀가 어떤 표정을 지을까. 단 4%의 차이지만 SPF100 차단제가 피부에 미치는 어마어마한 악영향을 알게 된다면 그 명량소녀가 어떤 충격을 받을까.

 

#3 피부 단식의 모범 사례

 

 「피부도 단식이 필요하다」는 독일어 번역을 전공하는 히라노 교코 씨가 기초화장품을 끊고 피부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는 과정이 담겨 있는 책이다. 피부에 정통해 있는 전문가의 본인만 아는 어려운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을 즐겨 사용했던 일반 여성의 단식 과정이라는 점이 일반 독자에게 큰 설득력을 가진다.  

 

나는 남자치고는 재수없게도(?) 피부에 꽤 관심이 많은 편이지만, '가능하면 좋아지고 싶다' 수준의 관심이지 스킨이니 로션이니 크림이니 하는 것들을 덕지덕지 바르지는 않는다. 군대를 다녀 온 후로 거칠어지고 푸석푸석한 피부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어 세안 후 스킨만 바르는 정도다. 이정도밖에 안 되는 나도 '스킨' 하나를 끊는 데 무척 두려움을 느꼈다. 

 처음 단식을 하며 느끼는 불안감은 히라노 교코 씨가 단식을 하며 느꼈던 불안함의 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혹시 여기서 더 나빠지면 어쩌지? 괜한 짓을 하다가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어쩌지? 하는 공포는 누구나 가질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은 변화보다는 유지하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어서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피부도 단식이 필요하다」​에는 이처럼 불안함의 과정부터 극복의 과정까지 저자의 사례와 국내 독자의 피부단식 체험기, 옮긴이의 단식 체험기를 통해 단식을 지속할만한 원동력을 준다. 

 

#4 책을 통해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Best 3

 내용 대부분이 충격적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충격적인 세 가지 사실을 뽑아봤다.


1. 천연 화장품도 피부에 안 좋다
 '식물성', '자연에서 온', '천연 유래'와 같은 화장품도 예외없이 피부에 안 좋다. '식물'이라면 다 몸에 좋을 거 같은 느낌이 있지만, 식물 중에는 피부를 빨갛게 부어오르 게 하는 식물도 있다. 식물 자체에 문제가 없더라도 성분을 추출하기 위해 화학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결국 '식물성'이 아니게 된다. 

 원래 '천연 유래 성분'이라는 주장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약품이나 화장품에 사용하는 원료는 전부 '자연'에서 왔기 때문이다. (P. 148)


2. 자외선차단제가 자외선보다 더 피부에 안 좋다. 
 햇볕에 탄다는 건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피부 세포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키기 위해 멜라닌색소의 양을 늘린 것이다. 멜라닌색소가 필요없어지면 낡은 각질(때)로 배출된다. 놔두면 알아서 피부가 회복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자외선차단제에는 광과민성 피부염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또한 피부에 유해한 자외선 흡수제나 계면활성제가 많이 들어있다. 자외선차단제를 지우기 위해선 계면활성제가 듬뿍 들어있는 클렌징 제품으로 지워야 한다. 이거 뭐 카드 돌려막기도 아니고.


3. 색조화장품보다 기초화장품이 더 피부에 안 좋다.
 보통 색조화장품은 반드시 클렌징 제품으로 지워야 한다고 생각할만큼 피부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초화장품은 피부를 가꾸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일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색조화장품은 피부에 잘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물로만 씻어도 충분히 씻겨 나가고 피부에 안 좋은 영향도 많이 끼치지 않는다. 기초화장품은 피부 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바르면 바를수록 아주 정통으로 비례해서 피부가 안 좋아진다. 

 

#5 피부 단식의 장점


​ 도대체 피부 단식을 했을 때 좋은 점이 뭐길래 단식의 공포와 맞서 싸우면서 까지 해야 되는 걸까? 책을 통해 알게 된 피부 단식의 장점을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피부의 변화

 

  • 팔자주름과 잔주름이 줄어든다.
  • 피부색이 환해진다.
  • 턱 선이 살아난다.
  • 피부 처짐이 개선된다.
  • 피부 결이 촘촘해진다.
  • 피부가 어려진다.
  • 블랙헤드가 사라진다.
  • 피지와 모공이 줄어든다.
  • 머리카락 끝이 갈라지는 증상이 완화된다(본문에서 헤어 제품도 단식하기를 권장한다)
  • 발진이 가라앉고 가려움과 붉은 기가 사라진다.

 생활의 변화
  • 돈이 적게 든다.
  • 화장대와 시간에 여유가 생긴다.
  • 피부 관리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 편하다

 위에 언급된 장점 중 절반만 믿어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특히 돈이 적게 드는 장점은 체감이 확실하게 된다. 책에서 피부가 텃을 때 스킨 대용으로 권하는 백색 바셀린은 100g에 1,500~2,500원 선이고 한 번 사용할 때 면봉 절반만큼만 쓰기 때문에 년(年)단위로 사용할 수 있을만큼 저렴하다. 색조화장을 지울 때 사용하는 무첨가 비누도 마찬가지다. 3개세트에 6,600원, 배송료까지 9,1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무첨가 비누, 백색 바셀린이면 피부 단식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다. 더이상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다. 


#6 독자의 선택

 정말 좋은 거야, 꼭 해봐! 라고 아무리 권해봤자 독자에게 와닿지 않으면 쉽사리 단식을 시작할 수 없다. 또한 기초화장품이던 색조화장품이던 바르는 '순간'만큼은 피부가 아름다워 보이는 눈속임이 있어서 그 효과를 바라보고 화장을 계속 한다면 말리지 못한다. 하지만 기초화장품이 피부에 좋다는 상식이 잘못된 지식이라는 점을 알고서 하는 화장품 폭식은 의미가 다르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노화된다는 손해를 굼사하고서'라도 기초화장품을 바르고 싶은 사람은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 

 

 

#7 서평 읽기가 귀찮은 분들을 위한 3줄 요약

 

 화장품을 바를수록 피부는 늙어간다. 히라노 교코 씨가 피부 단식을 통해 잘 보여준다. 우리는 매체에 의해 세뇌 당하고 고정관념에 놀아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화장품 상식은 다 거짓이야! 천연 성분이든 뭐든 다 피부에 안 좋다. 기초화장이든 색조화장이든 하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된다. 하지만 피부가 좋아지기는커녕 노화를 부추긴다는 건 알아야 한다.

 

 

 

 

피부도 단식이 필요하다 - 10점
히라노 교코 지음, 정은미 옮김, 야자와 요시후미 감수/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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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 여행작가 조정연이 들려주는 제3세계 친구들 이야기, 개정판
조정연 지음, 이경석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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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불행에서 배우는 행복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 
조정연 지음, 이경석 그림/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웹서핑을 자주 하다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 온라인은 매사에 불만으로 가득 차 있고 대한민국은 불평이 넘치는 곳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정도가 과한 네티즌을 보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대한민국에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베냉 소녀 야미나타는 8살 때 좋은 일자리를 소개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봉으로 팔려와 현대판 하녀와 같은 생활을 했다.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하루종일 중노동에 시달렸다. 경찰서로 탈출해봤자 소용없다. 고향으로 가볼테면 가보라는 식의 수수방관이다. 세계적인 관광 도시 두바이에서 펼쳐지는 낙타 경주에는 유치원에 다녀야 할 나이의 아이들이 시속 65km로 달리는 낙타에 매달려있다. 낙타 전용 수영장까지 있을 정도로 부유한 곳에서 낙타몰이꾼 아이들에게는 물을 주지 않는다. 가벼워야 낙타가 더 잘 달릴 수 있다는 이유다. 4살 때 수면제가 들어간 사탕을 받아 먹고 납치되어 온 알스하드는 7살이 되어도 몸무게가 그대로다. 아버지가 천신만고 끝에 알스하드를 찾아내긴 했지만 비자가 만료 됐다는 이유로 추방당하기만 했다. 빚을 갚지 못해 신부로 팔려가는 어린 소녀들. 쓰레기장에서 살며 하루종일 음식 찌꺼기를 찾는 아이들. 부모님이 살해 당하고 그대로 반군 손에 키워져 마약과 총성에 찌든 소년병들.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에는 이런 행복과는 거리가 먼 불행 속에 사는 아이들의 믿지 못할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불행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바로 행복이다. 남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에게 주어진 현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고 감사의 마음을 가질 줄 알며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좋은 일자리를 통해 가족을 먹여 살리려던 야미나타는 베냉에서 가봉으로 가는 도중 나룻배 위에서 난생 처음 바다를 봤다. 처음 만난 바다에서 느껴지는 황홀감과 아름다움은 곧장 굶주림과 혹독한 태양열에 의해 광폭한 존재로 탈바뀜한다. 이렇게 사람은 희망과 절망만으로도 자신의 풍경을 쉽게 바꾼다. 그런데 우리는 희망으로 넘치는 삶을 살면서도 왜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지 못하는 걸까? 

 반 세기전 우리나라는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의 배경으로 나오는 가난한 나라에 못지 않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꼽히던 나라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고 눈부신 성장을 달렸지만 과연 국민의 행복에 관한 인식의 성장은 얼마나 이루어 냈을까? 

 쓰레기장에서 살며 하루종일 음식 찌꺼기를 찾아 헤매는 아이들도 쓰레기 더미 위에서 즐겁게 뛰어논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과 만족, 감사의 마음이 없는 쓰레기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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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글쓰기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차윤진 옮김 / 북뱅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서평]「버리는 글쓰기」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버리는 글쓰기 -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차윤진 옮김/북뱅

 

 

 

 글쓰기는 무척 괴롭다. 내가 아는 한 글 쓰는 사람 중 괴로움을 느끼지 못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써야되는 글이 있을 땐 단 10분만에 써낼 분량이라도 그 내적인 강요가 너무 힘겹다. 그런데 나는 도대체 왜 계속 글을 쓰는가. 글로 뚜렷한 명예를 얻은 것도 아니고 생활을 유지할만큼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나탈리 골드버그가 워크숍에 참가한 학생에 했던 말이 나에게도 큰 비수로 꽂혔다. "안녕하세요. 저는 엔지니어입니다. 일 년에 4만 6천 달러를 버는데요, 글쓰기를 해서 그 정도를 벌려면 얼마나 연습을 해야 할까요?" "그냥 하던 일 계속 하세요."

 그러고선 나탈리 골드버그는 외쳤다. "출세도 없어! 장담도 못해! 자격증도 없어! 보상도 없어!"

 

 나는 이것저것 관심을 많이 가지는 편인데, 그 장르가 실로 다양하다. 게임은 물론 만화, 영화는 기본으로 좋아하고 음악, 미술, 사진도 즐긴다. 직업적으로는 영업 판매도 적성에 맞는 것 같고 심지어 단순 노동직도 즐겁게 한다. 그런데 이것저것 즐기다보면 결국 질리고 마지막으로 돌아올 곳이 바로 책과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 안에 글을 누적시키기 위해 쓰고 싶지 않더라도 꾸준히 쓰려 노력한다. 다른 사람은 글쓰기 슬럼프가 왔을 때 어떻게 겪을까? 「버리는 글쓰기」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버리는 글쓰기」의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의 전작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의 내용에, 나탈리 골드버그의 지난 10년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글쓰기 책으로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고 글쓰기 책의 바이블이라고 불릴정도로 큰 영예를 얻은 책이다. 많은 습작기 작가에게 희망과 결실을 주었던 글쓰기 책의 저자가 그 이후 큰 슬럼프를 겪었다니 믿어지는가? 그래서 그런지 「버리는 글쓰기」는 전작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와 무척 대조적인 책이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가 노란 황금빛 표지의 희망적인 책이었다면 「버리는 글쓰기」는 모던한 색깔로 하얀색 바탕에 검은색 얼굴 모양 깃털펜이 그려져 있는 내면의 어두움을 표현한 책이다. 

 

 「버리는 글쓰기」는 나탈리 골드버그가 겪었던 슬럼프부터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이 잘 담겨있다. 내면의 자신을 바라보기에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해답을 얻기에 충분하다. 특히 나탈리 골드버그의 톡톡 튀고 생동감 있는 문체는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읽는 것만으로도 글쓰기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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