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디토리얼 씽킹
모든 것이 다 있는 시대의 창조적 사고법
최혜진 (지은이) 터틀넥프레스 2023-12-22, 224쪽, 미학/예술이론

#딩팅
#브렌딩x마케팅 #빈칸놀이터프로그램
#에디토리얼씽킹

⛺️ 난 이 책이 외국 작가가 지은 책인 줄 알았다. 뜻이 직관적으로 오지 않았던 제목과 뭔가 표지에서 느껴지는 있어보이려는 느낌이 살짝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읽어나간 책은 (아마도 내 또래로 느껴지는 작가는) 사회에서 친절한 선배처럼 사근사근 똑소리나게 길을 넓혀주었다.

⛺️ 45쪽 작가가 재료수집을 어떤 걸 하겠냐고 독자에게 묻는 질문(만약 당신이 동일한 성질이나 목적으로 만들어진 여러 사물을 수집할 수 있다면 무엇을 수집하겠는가?)에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다. 잠시 책 읽는 걸 멈추고 생각한 내 대답은 이전에 이런 독립출판 모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취미에 관한 독립출판 모음이었다. 노는 것을 모아둔 수집을 보게 되면 좀 더 다양하고 풍성한 삶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 수집은 강력한 주장이 될까 내게 물어 보는 중. 난 훈련이 많이도 필요하다.

⛺️ 글의 제목과 소제목을 진짜 못 만드는 나로서는 4번 챕터 내용이 뭔가 머리를 치게 만들었다. 결국 제목을 짓는다는 건 편집이있다. 익숙함과 명확함, 낯섦과 모호함의 그 사이 어딘가를 난 어떻게 자리 잡을 것인가. 5번 챕터를 읽으며 자료를 독해하는 능력 단계별 4단계를 보면서 나는 어느 수준까지 깊은 독해를 하고있는지 돌아봤다. 단계를 널뛰기하는 것 같은데 1단계도 안될때가 많은 듯 해서 독해도 레퍼런스의 자기화도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 듯.

⛺️ 6번 챕터 포지셔닝은 내가 한참 회사다닐 때 내 커리어로 고민했던 내용. 지금은 그 고민이 다 부질 없는 얘기가 되었지만 예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통찰력을 읽었다. 사실 포지셔닝은 회사에서 내가 갈 지향점 보단 지금이, 그리고 누구에게도 어떤 상황에도 필요한 것인거늘.
그리고... 챕터 시작부터 웃었다. 야마병 ㅋㅋㅋ ㅋㅋㅋ

⛺️ 이 책은 에디터의 책이지만, 독립출판물을 창작하는 내게 필요한 책이라는 걸 챕터 7을 보면서 다시 절감한다. 나를 위하지만 너를 위하기도 해야 하는. 책이란 독자와 대화니까. 8번 프레임을 읽으며 창작을 하는 자에게 적절한 조언이 있구나라고 생각들고, 창의적이지 않은 내가 읽게 되어 다행이다 싶다. 그래. 이상하거나 뻔해도, 공감받지 못하거나, 혹은 초라해도 내 입장과 관점을 정하고 드러내자.

⛺️ 그리고 마지막 챕터가 결국 맨 처음인 재료 수집부터 연결이 되는 걸 깨달았다. 모두다 자기가 에디터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 역할을 무시했다기보다, 정말 몰랐던 게 아닐까.

⛺️ 각각의 챕터가 되게 독립적인데 결국에는 하나의 이야기로 느껴졌다. 나는 에디터가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이 흥미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프롤로그를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이 에디터만 관심 가지는 책이 아니라는 걸 알 수밖에 없었다. 요즘은 다 자신만의 창작을 하는 시대이니. 내가 조금씩 써 놓았던 글들이 구슬이 되겠구나.

⛺️ 더 남았던 구절들

🌱 편집은 결국 의미의 밀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다. 
33

🌱익숙함과 명확함, 낯섦과 모호함이라는 두 원소를 손에 쥐고 목적에 맞춰 적정 배합 비율을찾아내는 일. 나는 그것이 에디팅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93

🌱세상을 보는 당신의 두 눈, 정보를 해석하고 세상과 호응하는당신의 방식은 귀하고 소중하다. 뛰어나서가 아니다. 화려해서가아니다. 유일해서다. 당신이 이 세상 누구와도 같지 않은 사람이어서 그렇다. 그러니 부디 질문하기를, 입장을 갖기를, 드러내기를!
165

🌱에디터는 어떻게든 관여하고 설득한다. 끝끝내 소통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나는 에디터 업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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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천천히 걷기로 했다. 걸음을 재촉할수록 출입문을 헛갈리거나 하는 실수가 잦았다.
내가 이 학교로 출근하는 마음이 매양 그렇게 무겁다는 것을,
그 부담감이 자꾸 나를 헤매게 만든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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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내 자리가 있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다들 이렇게 살았던 거야?‘ 혹은 ‘정말 이런 거야?‘란 기분에 내내 사로잡혀 있었다. 
- P18

노란빛이 섞인 주황빛이라고 해야 하나, 형광이 섞인 홍매색이라고 해야 하나, 능소화가 피어 있다. 
- P38

‘오빠 잘 있어요. 아직 용서해주지 않은 거예요?‘
아직 용서해주지 않은 거예요?
나는 할말을 잃고 잠시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내가 용서하고 말고 할 일이 뭐가 있다는 건가.
- P61

나는 할 수 없었는데 너는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좋다고 생각했다. 눈치를 보지 않는 수아가 언뜻 나와 같다고 생각하면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지만 학생들 같다고 생각하면 거슬렸다. 두 개의 상반된 마음 모두 내 진심이었다.
- P73

그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나지 않았다.
그저 놀랍고 조금 씁쓸했고 종국에는 퍽 슬퍼졌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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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구나.
그녀의 얼굴은 그믐달처럼 파르스름하게 여위어 있었다.
그렇게 다들 없어지는 거구나.
- P207

사랑이라는 게 만약 존재하는 거라면, 그 순간순간의 진실일 거야. 순간의 진실에 대해서 물은 거라면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영원을 믿어? 있지도 않은 영원이라는 걸 당신 힘으로 버텨내려고? 버텨내볼 생각이야?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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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예민하고 모가 난 사람들은 관계에서 갈등 상황에 놓일 때 부딪힐 수밖에없다. 하지만 ‘난 원래 그러니까‘ 하고 넘기는 것과 어떻게든 달라지려 애를 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모가 튀어나올 때그것을 인지하고, 어떻게든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 P22

모든 사람이 모를 가지고 살아간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은 ‘모난 사람들‘의 세상이며, 모난이들끼리 만나 서로를 다듬으며 치유해준다. 망설이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자.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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