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내 자리가 있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다들 이렇게 살았던 거야?‘ 혹은 ‘정말 이런 거야?‘란 기분에 내내 사로잡혀 있었다. 
- P18

노란빛이 섞인 주황빛이라고 해야 하나, 형광이 섞인 홍매색이라고 해야 하나, 능소화가 피어 있다. 
- P38

‘오빠 잘 있어요. 아직 용서해주지 않은 거예요?‘
아직 용서해주지 않은 거예요?
나는 할말을 잃고 잠시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내가 용서하고 말고 할 일이 뭐가 있다는 건가.
- P61

나는 할 수 없었는데 너는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좋다고 생각했다. 눈치를 보지 않는 수아가 언뜻 나와 같다고 생각하면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지만 학생들 같다고 생각하면 거슬렸다. 두 개의 상반된 마음 모두 내 진심이었다.
- P73

그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나지 않았다.
그저 놀랍고 조금 씁쓸했고 종국에는 퍽 슬퍼졌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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