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내가 어떤 존재인지 안다는 것은 문을 여는 행위와 같다. 문을 열어야 내부가 보인다. 혹은 길이 보인다. 문조차열 수 없을 때, 잠긴 문고리만 악에 받쳐 비틀어야 할 때, 잠긴 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을 때 사람들은 문을부수거나 문을 떠난다.것이다.
여기, 문 앞에 원도가 있다.
- P199

어머니와 그녀의 진심 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윈도가 의심하고 장민석이 이해하는 순간 그것은 사실이 되었다. 
- P214

질문은 더 깊은 상처를 만든다. 하지만 묻지 않는다고 상처가 아물어 흉터가 되지는 않는다. 그대로 있다. 벌건 살을 드러낸 채 끊임없이 피를 흘리며, 굳지도 아물지도 하물며 썩지도 않고, 처음 구멍 그대로 존재한다. 그 자리에서 시간은 멈췄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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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산 아버지는 옳거나 그르다는 판단을 너무 쉽게 내렸고 자신의 판단을 무서울 정도로 확신했다. 확신을 강요하고 망설임 없이 처벌했다. 길고 긴 이야기다. 평생 이어질 기억이다. 덮지 말고 끝까지 보아라. 숱한 구멍 중 가장 광활한 구멍, 당신에 대한 기억이다. 다시 순서로 돌아간다.
- P175

매 순간 살면서 죽어가고 있다. 삶은 어정쩡하며 모호하다. 희뿌연 단어다. 죽음의 반대는 삶이 아닌 탄생이다. 탄생은 순간이다. 그 순간을 지나면서부터 죽음에 가까워진다. 
- P182

‘왜‘라는 질문을 잃어버리는 순간 아이는 어른이 된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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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수천 번이나 그것을 증명했지만, 지금 와서는그게 다 무의미한 것 같았다. 그래서 노인은 지금 또다시 새롭게 증명해 보이려는 것이다. 증명은 늘 처음 하는같았고, 그럴 때 과거의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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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도 알아요. 다 알면서 하는 거예요. 뜨거운 줄 알면서도 만지고, 위험한 줄 알면서도올라가고, 다칠 줄 알면서도 잡는 거예요. 몰라서가 아니에요. 호기심은 아예 모르는 것에 대한 마음이 아니에요.
- P153

아저씨, 살아.
잠시 머뭇거리다가 원도가 주지 않은 돈까지 꺼내주며 덧붙였다.
이걸로 국밥이라도 사 먹어. 먹으면서 다시 생각해봐.
아니, 생각하지 마. 그냥 먹어. 먹으면서 이 밤만 버텨. 생각하면 안 돼.
- P156

불행하다고 말하기에는뭔가 부족했다. 그렇다고 행복하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모두가 인정할 만큼 불행하지 않아서 불행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그런데도 거추장스러운 불행이 미세하게 느껴져 끊임없이 불안하다는 것이 불행이라면 불행이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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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일 중에 가장 슬픈 사건이었어. 아이도 슬퍼했었지. 그리고 우리는 암컷에게 사과를 하고 즉시 칼질을해버렸지.‘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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