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도 알아요. 다 알면서 하는 거예요. 뜨거운 줄 알면서도 만지고, 위험한 줄 알면서도올라가고, 다칠 줄 알면서도 잡는 거예요. 몰라서가 아니에요. 호기심은 아예 모르는 것에 대한 마음이 아니에요.
- P153

아저씨, 살아.
잠시 머뭇거리다가 원도가 주지 않은 돈까지 꺼내주며 덧붙였다.
이걸로 국밥이라도 사 먹어. 먹으면서 다시 생각해봐.
아니, 생각하지 마. 그냥 먹어. 먹으면서 이 밤만 버텨. 생각하면 안 돼.
- P156

불행하다고 말하기에는뭔가 부족했다. 그렇다고 행복하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모두가 인정할 만큼 불행하지 않아서 불행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그런데도 거추장스러운 불행이 미세하게 느껴져 끊임없이 불안하다는 것이 불행이라면 불행이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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