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야 연애는 늘 그런 문제 아니었던가.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것.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것. ‘썸머Summer‘와 헤어져도 ‘오텀Autumn‘이 온다는 걸 알지만, 지금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썸머이다. 그럴 때 ‘이 다음‘ 같은 건 의미가 없다. - P101
나는 언제부터 이런 것을 세어보는 사람이 되었나. 인생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면, 지금은 분명 여름일 것이다. 언제까지 여름이라 느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렇다. - P105
아무도 여행 오지 않던, 어린 나를 키운 조그만 시골마을에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쌓여 있었는지 나는 안다. 그러니 내가하루나 이틀 머물다 가는 곳에서, 오랜 세월 차곡차곡 쌓여왔을이야기를, 누군가가 보냈을 한평생을 지금도 나는 궁금해하지않을 수 없다. 그 긴 세월에 내 짧은 하루를 포개고 가는 것이 여행이라면, 사실 할 일이란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 P122
어디서든 쉬이 외로워지는 우리를 위해, 어디서나 비슷하게 이어지는 일상을 보여주는 창들. 창이 있어 우리가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할 수 있다는 건 다행한 일이었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사람은 처음 막힌 벽을 뚫어 창이란 걸 만들어낼 생각을 했는지도. - P127
오래전 여행을 하며 창문 바깥에 서서 안쪽을 그리워하던 나는, 이제 생활을 하며 창문 안쪽에서 바깥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꼭 멀리 갈 필요는 없는 거라고 산다는 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지금 눈앞의 세상을 잘 담아두는 일이라고.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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