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자는 주장은 어느 순간부터 인간으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도덕적·종교적 논란으로부터 중립적이지 않다. 연구를 허용하자는 주장은 그러한 논란에 대해 배아 줄기세포연구에서 파괴되는 착상전 배아는 아직 인간이 아니라는 답을 전제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 P370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이견을 기꺼이 수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 P380

정의는 올바른 분배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올비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 P381

이들은 대부분 공동체주의자라는 호칭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특정 공동체가 규정하는 것은 무엇이든 정의가 될 수 있다는 상대주의적 견해를 주장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한가지 중요한 면을 시사한다. 공동체가 주는 부담은 억압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자유는 카스트나 계급 신분이나 서열, 관습이나 전통, 타고난 지위로 사람들의 운명이 결정되도록 하는 정치론에 대한 해결로 발전했다. 그렇다면 공동체의 도덕적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일까? 
- P420

자유주의란 자유를 중심적 가치로 삼는 입장을 말하며, 자유란 주로 선택의 자유를 말한다. 자유주의자란 근대에 들어서면서 등장한 사회계약론자들을 포함하며, 이 책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자유지상주의자 로버트 노직과 평등을 강조하는 자유주의자 존 롤스 로널드 드워킨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공리주의자인 벤담과 밀 또한 마찬가지다. 
- P421

샌델과 같은 현대의 공동체주의자들은 이러한 원래의 공동체주의에 반대하며, 공동체의 중심성을 인정하더라도 보편적 가치 혹은 전 세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보편적 가치의 존재를 줄곧 주장해 온 대표적인 학자가 이마누엘 칸트이며, 존 롤스는 칸트의 정신을 이어받아 현대의 평등적 자유 노선을 자신의 <정의론>을 통해 개진했다. 자유주의가 아니면서도 그런 가치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말은, 샌델 교수가 롤스에 대한 비판과 수용을 동시에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P422

개인은 공동체와 전통이 주는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수 없으며 나아가 그에 적극적으로 응대하는 것이 필요한 존재이다.
이를 설명하는 근거가 인간은 이야기하는 존재, 혹은 서사적 존재라는주장이다. 개인은 공동체가 역사적으로 이루어 온 것에 대해 부담을 지고 있다. 이는 다른 말로 우리가 하는 선택이 역사적으로 완전히 중립적일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존재는 가치와 역사, 전통 등으로 이미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런 것으로부터 완전히 부담을 덜어 버린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예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 P4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