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아파요 - 우리가족 건강만화
임도선 지음, 박지훈 그림, 이한율 스토리 / 북폴리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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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웰빙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부터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을 가진 거 같다. 티비 프로그램명 중에서도 잘먹고 잘 사는 법이 있을 만큼 세상의 관심이 재테크와 돈에서 건강으로 이어지게 된 것은 부가 행복의 전부가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나이를 먹어가고 주변사람들이 아파서 병원을 찾게 되고 친구들 부모님들께서 한분 두분씩 세상을 뜨시는 것을 보니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삶, 죽음이 그리 먼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앞만 바라보고 험한 세상에서 버티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제 정말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곰곰히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때인 거 같다.

 

아파트에서 보름이나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이사를 오는 집이 있었다. 얼마나 으리번쩍하게 집을 고치기에 보름이나 뚱땅거릴까 싶었는데 어느날 만나게 된 동네 아주머니에게서 그집 아빠가 이사오고 다음날 심장마비로 사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사람목숨이 참 허망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내집 마련해서 가족과 함께 오손도손 멋지게 살아보고자 했는데 돌연 세상을 떠나니 가족들은 얼마나 망연자실했을까?

 

돌연사의 80%를 차지한다는 심혈관 질환이 원인이었을텐데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싶다. 주변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심근경색이니 협심증이니 하는 병들은 들어만 보았을 뿐 이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나 주의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는 것이 병이고 모르는 것이 약이라지만 조금씩만 생활습관을 바꾼다면 예방할 수 있다니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우리 스스로 건강을 지키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펼친 책이 고려대학교 흉통 클리닉 임도선 교수의 협심증 이야기 <가슴이 아파요> 이다.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병 중의 대부분은 인간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라 한다.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다지만 아직은 이름만으로도 너무나 무서운 암이나 잘못된 활습관에서 오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의 병들은 환경과 스트레스 음식 담배 운동부족이 원인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도 심장관련질환은 순간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흉통이 발생하면 빠르게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슴이 아파요>는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만화로 우리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 닥친 위험의 순간들을 통해 심장질환을 인지하지 못하는 무신경을 알리고 스스로를 일상생활속에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현명한 건강매니저가 될 수 있도록 조언한다.

의사들의 권위를 내세워 딱딱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임도선 교수의 협심증 클리닉으로 환자들의 입장에서 좀 더 쉽게 병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처방전이나 건강게시판이란 제목의 지면을 활용해  막연히 생각했던 예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담배, 만성스트레스, 당뇨병, 고혈압, 식습관으로 나누어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소들과 생활속에서 교정해야할 습관들을 배울 수 있었고 건강을  잃기전에 그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좋은 책이었다. 아프면 서럽다고 한다.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는 뜻일거다. 뭐 하루쯤은 어때 한번쯤은 어때 라고 생각했던 안일함이 모르는 사이에 내 몸에 큰 병을 만들고 병원에 가기 싫어하고 건강은 자신하는 것이 아니라는데 지나친 건강에 대한 신뢰로 가족들을 불행하게 만들수도 있다. 모두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 이것이 현대인의 행복필수 요건 중 하나가 아닌가. 주변 모두가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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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과 올로지 - 세상에 대한 인간의 모든 생각
아서 골드워그 지음, 이경아 옮김, 남경태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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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책이 손에 잡힌다. 무식한 머릿속에 자양분을 주고자 큰 맘먹고 읽어 보려 하는 책이다. 인문과는 많이 거리를 두고 산 탓에 ~주의 ~이즘 그러면 퍼특 비의 <레이니즘>이란 노래부터 생각이 나는 현실을 직시하며 세상속에서 세상과 소통하며 살기 위해서는 인간의 생각을 먼저 알아야 겠다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며 과감히 페이지를 넘긴다. 500여페이지가 넘는 이 책 안에서 얼마나 많은 주의와 이론들을 발견하게 될지 두근거림은 없었다. 단지 450여가지가 넘는다는 온갖 사상과 주의들의 기원과 용례, 일화, 왜곡의 역사를 예리한 통찰과 신랄한 풍자, 경쾌한 위트로 풀어낸 매력만점의 지식백과사전이라는 말에 끌려 시작한 책읽기였다.

 

이즘 (ism) [명사] 주의, 학설 이즘(doctrine)

올로지(ology) [명사] 과학,학문(분야) / [접사]-학,-론

 

인간이 집단 생활을 하면서부터 서로 다른 생각을 갖게 되고 자신의 이론을 설득하기 위해 논리를 전개하고 실험자료나 증거를 제시하는 일이 생겨났을 것이다. 인간의 존재와 함께 긴 세월을 거쳐오며 수많은 생각들이 이론화되고 체계화되고 학문화 되기도 하고 반대파에 밀려 사장되기도 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이즘과 올로지의 존재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너무나도 많이 등장해 혼란스럽기도 한 말들이 또한 세계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켰던 이즘과 올로지였기에 복잡하지만 세상을 이해 하는 도구로서 알아야 하는 부분임에는 분명하다.

 

세상에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만들어 내었던 나치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아픈 현실을 만들어 내었던 식민지주의 아직도 분단의 힘겨움을 느끼게 하는 자유주의 공산주의, 냉전시대가 끝나고 이젠 살기 좋은 세상이 되련만 했는데 서로의 종교관이 달라 인정하지 못하고 다시 신의 뜻이라며 총을 든 이슬람과 기독교 뿐만 아니라 수니파니 시아파니 하는 민족갈등까지 과거에 세상을 풍미했고 지금 이슈가 되어 연일 매스컴을 오르락 거리는 이즘과 올로지들이 등장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창시절 시험을 보기 위해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던 낭만파니 야수파니 하는 미술의 파, 억지로 외워야 했던 정치 이데올로기나 과학시간 졸면서 들었던 적색편이나 판구조론 등이 담겨있다.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는 말자. 우리가 익히 알고 또는 모르고 있는 지식들에 저자의 해석이 덧붙여져 객관적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그 주관적 관점을 동감할 수 있게 이끌어 내어 빠져들어 읽을 수 있도록 <이즘과 올로지> 는 세상에 대한 시각을 담고 있다. 그래서 이데올로기의 총집합장인 듯 하다. 백과사전처럼 단순 참고용이라 하기에는 조금 깊고 심오한 접근도 있어 어려울 듯 하나 생각지도 못한 몇몇 단어들의 등장을 유쾌하게 그려내어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정치와 역사 철학/ 예술  과학 경제 종교 그리고 성도착등으로 분류되어 관심분야에 집중해 읽어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형식은 사전을 띠고 있으나 사전이란 느낌보다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하나의 역사서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세상을 읽는 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딱딱한 교과서에서 학생이기에 배우고 지식들을 전달받고 머리속에 우격다짐으로 밀어넣던 내용들과는 시간이 지나서 내가 어른이 되어서 그런지 받아들이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흥미로움이 담겨 있고 새로움이 솟아나며 때론 안타까움과 아쉬움도 존재한다. 일반인의 호기심에 충족되도록 오랜시간 공을 들여 기획을 하고 조사를 했을 저자의 노력이 참으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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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 - 티베트에서 보낸 평범한 삶, 그 낯설고도 특별한 일 년
쑨수윈 지음, 이순주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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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전 읽은 바람의 딸 걸어서 세바퀴 반을 보면 오지탐험가로서의  한비야는 한 마을에 적어도 일주일 이상씩을 머물렀다. 마을에 머물며 그 마을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열어 가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말도 잘 안통하는 사람들과 서스럼 없이 같이 살아 볼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 사람들이 먹는 음식과 생활문화를 함께 하다 보면 어느새 동화되어 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경험이었고 나로서는 인상이 깊었던 대목이었다. 

티베트.. 그 멋진 곳에 대한 이야기를 아니할 수가 없다. 베이징에서 기차를 타고 이틀을 꼬박 걸려 세계의 지붕인 티베트의 수도 라싸에 도착을 했고 그곳에서 일주일의 시간을 보냈다. 물론 한비야처럼 그네들과 함께 생활하고 그네들이 먹는 음식을 체험하기 보다는 유명하다는 사찰과 포탈라궁 그리고 하늘호수 등의 관광지위주로 돌아보는 시간이었지만 나 또한 몇 가지의 짜릿한 경험이 있다. 포탈라 궁에서 할머니 엄마 아빠 그리고 아들로 이뤄진 한 티베트가족을 만나 그들의 안내로 궁을 돌아보며 승려의 축복(^^) 도 받아보았고 타 지역에서 온 젊은 티베트 승려를 따라 조장을 하는 특별한 장소에도 가 보았으며- 물론 조장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 흔적은 남아 있어 오싹했던 기억이.... - 순진한 티벳족 택시 기사가 길을 잘 몰라 가고자 했던 하늘호수에는 가 보지도 못하고 하루를 티벳 주변지역을 차를 타고 뱅뱅 돌기만도 해 보았다. 생각해 보니 추억 속의 티벳은 맑고 순수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았던 곳이다.  

영국 BBC제작 다큐멘터리<A Year in Tibet>의 방영을 위해  4040m고지에 자리한 티베트 제3의 도시 갼체에서 일년을 보낸 한족 처자의 눈에 비쳐진  티베트 인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 <바로 이 몸에서 바로 이 생에서>이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만 책은 무당 체텐과 두 형  돈단과 로가 그리고 삼형제가 공유(?) 하는 아내 양드론, 그리고 아버지 밀라의 생활을 주로 따라가고 있다. 아직은 때 묻지 않은 과거 조상들의 삶을 따르고 있는 티베트인들에게 무당 체텐은 중요한 사람이다. 현대인들이라면 미신이라고 치부해 버릴 만한 것들을 그들은 아주 소소한 것까지 체텐에게 물어보고 의논하며 그의 의견을 따르고 있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수 있겠는가. 아직도 일부 다처제가 이어지고 있고 젊은이들은 상대를 알지 못한 채 부모가 정해주는 결혼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삶속에는 믿음이 있고 따스함이 있으며 배려가 있다. 현대화된 문명과 부만이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에 반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수민족으로서 티베트인들도 세상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한족들이 그들의 삶에 들어오고 공생보다는 우위를 점령해 버리고 있기에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그들이 받는 불이익이 있고  잘살아 보기 위한 몸부림 또한 쉽지가 않다. 높은 고도와 험난한 지형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던 그들의 땅에 기찻길이 놓이고 도로가 생기고 이를 따라 들어온 많은 관광객과 한족의 유입은 그들의 전통적 생활문화를 파괴하고 퇴색시켜 버리고 있다. 

오랜만에 티베트라는 말을 들으니 너무나도 반가웠다. 또한 이 책이 관광여행을 담은 책이 아니라서 너무 좋았다. 친구들의 이야기가 있었고 독특하고 색다른 문화가 있었다. 작년에는 티베트에서 독립을 위한 시위를 하고 요즘은 위구르족이 우루무치등에서 또 다시 독립을 위한 시위를 하고 있다는데 중국의 대응이 너무나 강경하고 폭력적인 진압으로 일관되고 있어 안타깝다. 티벳의 정치적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망명을 하고 중국 또한 천예의 지하자원과  관광자원 몇몇 나라들과의 국경이 접해있는탓에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티벳을 포기하지 못하지만 개발의 수혜는 모두 한족이 가져가고 있는 지금의 현실 또한 걱정스럽게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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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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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산 술병에 전자 태그를 붙인다. 그 술병을 상류사회에 유통시킨 후 이동경로를 추적하면 자연스레 권력 분포 지도가 그려진다.

 

ㅋㅋ 이 얼마나 황당한 시츄에이션인가.  아니 다시 생각해 보니 가능한 일일것도 같다. 술이 최고의 뇌물임을 안다면 권력자를 향해 돌고 돌아 정착할 것이다. 흥미로운 이 작업을 위해 빈스토크 미세권력 연구소의 정교수와 박사 세사람이 뭉쳤다. 하지만 컴퓨터 안에서 3차원으로 그려지는 권력지도를 쫓아가던 이들의 앞에  있던 현실은 5병의 술병이 한 곳으로 모이고 그 집의 주인이 바로 개라는 사실이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해..?

 

높이 2408m, 674층 , 인구 50만 이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마치 하늘에 닿기 위해 바벨탑이 생각이 난다. 특별자치구역으로 지정되고 주권을 인정받아 독립적인 정치와 군대를 가질 수 있고 빈스토크에서 통용되는 화폐가 있으며 가상의 공간이라 하더라도 어쨌든 있을 것은 다 있다. 인간사회의 모든 현상이 다 벌어진다. 닫혀있는 공간이고 있는자들의 세상이지만 그들안에서 고통받고 힘겨워하는 일반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이 빈스토크를 소재로 6편의 단편을 모아 옴니버스 소설을 선보인 저자가 너무나도 궁금해진다. 작금의 현실을 가상의 공간에 담아 비꼬고 싶었던 것일까? 온라인 서점에 연재를 해서 큰 인기를 끌었다는데 읽다보니 그 이유를 알 듯하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힘겹다. 일자리도 찾아 헤메야 하고 사회의 차디찬 냉대에도 견뎌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도 서럽다. 젊은이들만 그런가 한창 일할 나이 직장을 나와야 하는 가장들의 고충도 말로 할 수 없다. 빈스토크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외주 용역업체의 비정규직 사원으로 사고가 나지만 빈스토크는 외면한다. 책임질 일도 아니고 관심이 있는 일도 아니다. 그들이 아니어도 빈스토크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는 사람들은 많다. <빈스토크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가족과도 헤어져야 한다. <광장의 아미타불>에서 처제와 형부가 주고받는 편지속에는 그리움에 대한 애환이 묻어난다. 하지만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타클라마칸 배달사고>에서 사막에 추한 후 빈스토크에 의해 버려진 비정규직 조종사를 찾기 위해 미친듯 컴퓨터에 접속해서 영상검색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희망이라는 것을 생각하게도 한다. 권력층은 우리를 버렸는데 우리는 우리 모두를 버리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예찬>을 읽다보면 인공적으로 모든 것을 갖추었을지는 모르지만 자연적인 것들을 그리워하고 있음이 보인다. 권력과 자본으로 똘똘뭉쳐져 있는자들의 힘을 알수 있는 빈스토크지만 태초의 따뜻함을 진솔함을 인간다움을 기억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주류에 편입하기 위한 비주류들의 몸부림이다. 어느 편이 잘 사는 길인지는 모르겠다. 세상에서 가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를 보여주던 티비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그들에게는 내것도 네것도 없었고 자연이 주는 혜택을 감사하고 오버하며 이용하지 않았고 서로를 신뢰하며 순간순간의 자유를 즐기고 만끽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더 많이 더 크게 더 높게 올라가고 싶어하는 빈스토크에 살고 있는 나는 과연 행복한 지 물어보고 싶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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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 평전
베르나르 앙리 레비 지음, 변광배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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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인구가 50억 아니 60억이라 했던가. 지금 이순간도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긴 시간 세상을 여행했던 사람들이 그 불꽃을 사그러뜨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을 떠나고 있다. 왜 살까를 나 자신에게 물어보기에는 이미 어느 정도의 세월이 흘러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내 주변의 일이 아니라고 평소 느끼지는 못하고 있기도 하고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하늘이 정해 놓은 이치이기에 원한다고 이루어지지도 막을 수도 없는 일이기에 결국 어떻게로 물음의 돌리고 오늘도 화이팅을 외치고 있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살았다 말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답을 알수 없다.

 

그렇기에 다른 이의 인생을 자꾸 들여다 보게 되는지도 모른다. 나와는 다른 사람 다른 환경 다른 결정들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  삶에 지표를 삼기도 하고 방향을 정하기도 하며 고민의 답을 끌어내기도 한다. 주로 자신의 일상을 써 내려가거나 과거의 힘겨움을 극복하는 과정들을 열거하는 형식의 글을 빌린 수필들이 대 다수이긴 하지만 이런 경우는 동감이나 동조의 감성적인 면만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아 함께 울고 웃게 되는 경우가 다이다. 이에 반해 한 인물의 태어남부터 자라온 환경 그리고 인물의 사상과 삶을 모두 아우르게 되는 평전이나 전기는 조금 더 딱딱하지만 받아들이게 되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장폴 사르트르[1905~1980)을 만나게 된 것은 처음부터 뜨악이었다. 워낙 철학이나 사상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기에 그 유명한 이름만 들어보았을 뿐 아는 것 하나도 없던 이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자그만치 900페이지도 넘게 펼쳐져 있다는 것 부터가 책을 펼치기 전에 겁을 먹게 만들었다. 게다 프랑스판 판 부제인 '찰학적 탐구' 에 걸맞도록 처음부터 여지껏 읽어본 평전과는 다르게 어린시절의 이야기가 건너뛰어지고 있다. 보통 인물의 성장과 완성은 자라나는 배경과 환경에  있으니 그 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을 확 무너뜨리며 처음부터 40살의 사르트르와의 조우가 시작된다.

 

20세기의 대사상가이며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르트르의 면면을 파헤치는 책을 읽다보면 위대하다 아니 모순덩어리이다 아니 여성편력이 심했던 한 남자일 뿐 이구나를 왔다 갔다 하게 된다. 사르트르의 문학과 사상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가 보이는 이 책은 옮긴이의 말을 빌리자면 저자 레비가 2005년 사르트르 탄생 100주년 기념 국제 콜로키엄에서 한 발표였던 <한명 혹은 두명의 사르트르>가 책의 집필동기와 관련이 있었다고 한다. <구토>와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쓴 문학가로서의 사르트르가 마르크스주의적 경향의 전체주의를 신봉하는 정치가가 되고 , 열렬히 이스라엘을 지지하던 그가 뮌헨 올림픽 이스라엘 선수단 테러사건의 지지로의 너무 쉬운 돌변등의 이중적 행보속에 한 사람이 아닌 두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르트르.. 여지껏 알쏭했던 두 명의 사르트르에게서 발견한 공통된 사상으로 반휴머니즘과 반자연주의, 반역사주의, 역사적 비관주의 를 말할 수 있다. 아직도 그의 사상이 모두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스피노자와 스탕달이 동시에 되고 싶었던 젊은 사르트르는 결국 시간이 흐르며 자신의 사상을 지키기 못하고 자꾸만 변하게 된다. 인간 스스로의 창조성을 강조한 반휴머니즘과 만들어져 있는 환경속의 존재로서 인간을 탐구한 반연주의자였으며 아직도 어렵기한 헤겔과 모택동주의에 빠져드는 반역사주의와 역사적 비관주의가 핵심사상이다. 정말 한 인물의 사상과 문학을 따라가다 보니 역사의 소용돌이와 시대 사상사들의 웅성거림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힘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책이 두껍다는 것이 핸디캡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두꺼운 반면 술술 읽혀 나간다. 저자의 사르트르의 면면에 대한 까발리기 속에 들어 있는 대선배로서의 존경의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고 잘 몰랐던 역사적 인물이지만 인간으로서 변질되어져 가는 사르트르와 함께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건드릴 수 없던 신성 불가침 영역같던 사생활을 속속들이 풀어헤쳐놓은 대다 개인 사생활과 학자 정치가로서의 생활은 분명 다르게 해석되어야 함을 내세워 칭송을 하기도 하고 칼날같은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우리에게서 발견 할 수 없는 한 인물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비판이 담겨져 있다는 데서 서구사회의 자유스러움이 부러울 정도로 잘 표현되어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다만 너무 많은 등장인물에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더불어 20세기 사상가들을 총 아우러 만나볼 수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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