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즘과 올로지 - 세상에 대한 인간의 모든 생각
아서 골드워그 지음, 이경아 옮김, 남경태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두툼한 책이 손에 잡힌다. 무식한 머릿속에 자양분을 주고자 큰 맘먹고 읽어 보려 하는 책이다. 인문과는 많이 거리를 두고 산 탓에 ~주의 ~이즘 그러면 퍼특 비의 <레이니즘>이란 노래부터 생각이 나는 현실을 직시하며 세상속에서 세상과 소통하며 살기 위해서는 인간의 생각을 먼저 알아야 겠다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며 과감히 페이지를 넘긴다. 500여페이지가 넘는 이 책 안에서 얼마나 많은 주의와 이론들을 발견하게 될지 두근거림은 없었다. 단지 450여가지가 넘는다는 온갖 사상과 주의들의 기원과 용례, 일화, 왜곡의 역사를 예리한 통찰과 신랄한 풍자, 경쾌한 위트로 풀어낸 매력만점의 지식백과사전이라는 말에 끌려 시작한 책읽기였다.

 

이즘 (ism) [명사] 주의, 학설 이즘(doctrine)

올로지(ology) [명사] 과학,학문(분야) / [접사]-학,-론

 

인간이 집단 생활을 하면서부터 서로 다른 생각을 갖게 되고 자신의 이론을 설득하기 위해 논리를 전개하고 실험자료나 증거를 제시하는 일이 생겨났을 것이다. 인간의 존재와 함께 긴 세월을 거쳐오며 수많은 생각들이 이론화되고 체계화되고 학문화 되기도 하고 반대파에 밀려 사장되기도 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이즘과 올로지의 존재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너무나도 많이 등장해 혼란스럽기도 한 말들이 또한 세계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켰던 이즘과 올로지였기에 복잡하지만 세상을 이해 하는 도구로서 알아야 하는 부분임에는 분명하다.

 

세상에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만들어 내었던 나치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아픈 현실을 만들어 내었던 식민지주의 아직도 분단의 힘겨움을 느끼게 하는 자유주의 공산주의, 냉전시대가 끝나고 이젠 살기 좋은 세상이 되련만 했는데 서로의 종교관이 달라 인정하지 못하고 다시 신의 뜻이라며 총을 든 이슬람과 기독교 뿐만 아니라 수니파니 시아파니 하는 민족갈등까지 과거에 세상을 풍미했고 지금 이슈가 되어 연일 매스컴을 오르락 거리는 이즘과 올로지들이 등장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창시절 시험을 보기 위해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던 낭만파니 야수파니 하는 미술의 파, 억지로 외워야 했던 정치 이데올로기나 과학시간 졸면서 들었던 적색편이나 판구조론 등이 담겨있다.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는 말자. 우리가 익히 알고 또는 모르고 있는 지식들에 저자의 해석이 덧붙여져 객관적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그 주관적 관점을 동감할 수 있게 이끌어 내어 빠져들어 읽을 수 있도록 <이즘과 올로지> 는 세상에 대한 시각을 담고 있다. 그래서 이데올로기의 총집합장인 듯 하다. 백과사전처럼 단순 참고용이라 하기에는 조금 깊고 심오한 접근도 있어 어려울 듯 하나 생각지도 못한 몇몇 단어들의 등장을 유쾌하게 그려내어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정치와 역사 철학/ 예술  과학 경제 종교 그리고 성도착등으로 분류되어 관심분야에 집중해 읽어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형식은 사전을 띠고 있으나 사전이란 느낌보다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하나의 역사서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세상을 읽는 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딱딱한 교과서에서 학생이기에 배우고 지식들을 전달받고 머리속에 우격다짐으로 밀어넣던 내용들과는 시간이 지나서 내가 어른이 되어서 그런지 받아들이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흥미로움이 담겨 있고 새로움이 솟아나며 때론 안타까움과 아쉬움도 존재한다. 일반인의 호기심에 충족되도록 오랜시간 공을 들여 기획을 하고 조사를 했을 저자의 노력이 참으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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