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 - 티베트에서 보낸 평범한 삶, 그 낯설고도 특별한 일 년
쑨수윈 지음, 이순주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오랜 전 읽은 바람의 딸 걸어서 세바퀴 반을 보면 오지탐험가로서의  한비야는 한 마을에 적어도 일주일 이상씩을 머물렀다. 마을에 머물며 그 마을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열어 가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말도 잘 안통하는 사람들과 서스럼 없이 같이 살아 볼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 사람들이 먹는 음식과 생활문화를 함께 하다 보면 어느새 동화되어 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경험이었고 나로서는 인상이 깊었던 대목이었다. 

티베트.. 그 멋진 곳에 대한 이야기를 아니할 수가 없다. 베이징에서 기차를 타고 이틀을 꼬박 걸려 세계의 지붕인 티베트의 수도 라싸에 도착을 했고 그곳에서 일주일의 시간을 보냈다. 물론 한비야처럼 그네들과 함께 생활하고 그네들이 먹는 음식을 체험하기 보다는 유명하다는 사찰과 포탈라궁 그리고 하늘호수 등의 관광지위주로 돌아보는 시간이었지만 나 또한 몇 가지의 짜릿한 경험이 있다. 포탈라 궁에서 할머니 엄마 아빠 그리고 아들로 이뤄진 한 티베트가족을 만나 그들의 안내로 궁을 돌아보며 승려의 축복(^^) 도 받아보았고 타 지역에서 온 젊은 티베트 승려를 따라 조장을 하는 특별한 장소에도 가 보았으며- 물론 조장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 흔적은 남아 있어 오싹했던 기억이.... - 순진한 티벳족 택시 기사가 길을 잘 몰라 가고자 했던 하늘호수에는 가 보지도 못하고 하루를 티벳 주변지역을 차를 타고 뱅뱅 돌기만도 해 보았다. 생각해 보니 추억 속의 티벳은 맑고 순수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았던 곳이다.  

영국 BBC제작 다큐멘터리<A Year in Tibet>의 방영을 위해  4040m고지에 자리한 티베트 제3의 도시 갼체에서 일년을 보낸 한족 처자의 눈에 비쳐진  티베트 인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 <바로 이 몸에서 바로 이 생에서>이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만 책은 무당 체텐과 두 형  돈단과 로가 그리고 삼형제가 공유(?) 하는 아내 양드론, 그리고 아버지 밀라의 생활을 주로 따라가고 있다. 아직은 때 묻지 않은 과거 조상들의 삶을 따르고 있는 티베트인들에게 무당 체텐은 중요한 사람이다. 현대인들이라면 미신이라고 치부해 버릴 만한 것들을 그들은 아주 소소한 것까지 체텐에게 물어보고 의논하며 그의 의견을 따르고 있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수 있겠는가. 아직도 일부 다처제가 이어지고 있고 젊은이들은 상대를 알지 못한 채 부모가 정해주는 결혼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삶속에는 믿음이 있고 따스함이 있으며 배려가 있다. 현대화된 문명과 부만이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에 반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수민족으로서 티베트인들도 세상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한족들이 그들의 삶에 들어오고 공생보다는 우위를 점령해 버리고 있기에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그들이 받는 불이익이 있고  잘살아 보기 위한 몸부림 또한 쉽지가 않다. 높은 고도와 험난한 지형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던 그들의 땅에 기찻길이 놓이고 도로가 생기고 이를 따라 들어온 많은 관광객과 한족의 유입은 그들의 전통적 생활문화를 파괴하고 퇴색시켜 버리고 있다. 

오랜만에 티베트라는 말을 들으니 너무나도 반가웠다. 또한 이 책이 관광여행을 담은 책이 아니라서 너무 좋았다. 친구들의 이야기가 있었고 독특하고 색다른 문화가 있었다. 작년에는 티베트에서 독립을 위한 시위를 하고 요즘은 위구르족이 우루무치등에서 또 다시 독립을 위한 시위를 하고 있다는데 중국의 대응이 너무나 강경하고 폭력적인 진압으로 일관되고 있어 안타깝다. 티벳의 정치적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망명을 하고 중국 또한 천예의 지하자원과  관광자원 몇몇 나라들과의 국경이 접해있는탓에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티벳을 포기하지 못하지만 개발의 수혜는 모두 한족이 가져가고 있는 지금의 현실 또한 걱정스럽게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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