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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의 글로벌 경영 혁명 - 천년 전 바다를 지배한 전략을 배우다
황상석 지음 / 푸른지식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역사를 배울때 고조선부터 삼국시대까지는 각 나라의 특성에 대해 많이 배우지만, (위의 발해까지 포함한다면 최초의 통일 국가는 아니겠지만) 최초의 통일 국가인 통일신라에 대해서는 그리 많이 배우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통일신라 시대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나에게는 불국사, 석굴암, 최치원, 장보고가 전부인 듯 하다.
이 책을 보기 전에 내가 알고 있는 장보고는 대사라는 직책을 받았다는 것과 해상무역을 통해 국익에 이바지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당시의 시대상을 생각하면 해상을 통한 무역을 했다고 하면 정말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이런 짧은 이해만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장보고에 대해 몰랐던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장보고란 인물이 뛰어난 안목을 가지고 순수한 동기로 그런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당시의 시대상황을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분명 장보고는 뛰어난 인물이다.
다만 통일신라라는 시대가 그의 능력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신라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통일신라는 신라의 신분제인 성골제를 그대로 운영하였기에 성골이나 진골이 아닌 사람이 능력을 발휘하고 그에 대해 인정을 받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평범한 시민 출신인 장보고는 그런 환경에서 정치가 아닌 군사와 무역으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였다.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은 관료로 능력을 펼친 것이 아니라, 능력을 먼저 보이고 관직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런 능력은 능력없고 부패한 관리들의 눈에는 가시와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가난과 기근으로 인해 중앙 정부의 통제력이 약해졌기에 중앙(경주)와 멀리 있는 청해진(완도)에서 별도의 군대와 강력한 해상 무역을 통해 중앙에 버금가는 힘과 돈을 가진 장보고의 존재는 탐탁지 않은 존재였을 것이다.
그의 딸을 왕비로 받아들이지 않자, 장보고는 반란을 일으켰고, 그 반란이 장보고의 암살로 끝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역사란 '만약'이 없다지만 그 만약을 그려보고 싶다.
장보고에 대한 엄청난 사료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그동안 몰랐던 장보고를 다시 인식하게 만들었다.
그의 글로벌한 무역뿐만 아니라, 역사적 존재 가치를 생각해 보고자 하는 분들이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