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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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듣기만 해도 가슴 떨리는 단어 중 하나가 '첫사랑'일 것이다.
누군가에는 짝사랑으로, 누군가에게는 가슴 아픈 이별로,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지금 곁에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그 사랑.
대부분의 '처음'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이성을 처음으로 접하는 '사랑'은 그 각별함이 더한 것 같다.

어릴 적 교과서에서 보았던 황순원의 '소나기', 알퐁스 도데의 '별'은 단지 시험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학작품으로 무척 인상깊었다.
소나기는 한국적 정서를 담았고, 별은 유럽의 분위기를 담았다면 지금 본 플립은 미국의 분위기를 담았다.
나라별로 첫사랑에 대한 감정은 유사하겠지만 그것을 표현하고 묘사하는 방법은 다른 듯 하다.
소나기가 비극으로 끝나서 더 아련한 것은 우리의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이고, 플립은 희극으로 마무리되어 그 이후가 궁금해진다.

이야기는 '브라이스'가 초등학생 2학년때 이사로 시작된다.
이사한 날 앞집에 살던 '줄리아나'의 어색한 만남으로 시작되어 중학생 시절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일종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바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시점이다.
3자가 바라본 관점도 아니고, 주인공인 '브라이스'와 '줄리아나'의 관점에서만 본 것이 아니다.
주인공 둘이 동일한 사건에 대해 각각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같은 사건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대응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맹목적으로 좋아하던 '줄리아나'를 이해하지 못하던 '브라이스'가 점점 커가면서 반대의 양상으로 전개된다.
브라이스와 줄리아니의 심경이나 마음을 글로 표현하지 않고 주인공들의 직접적인 행동으로 나타내었기에 글로 이해하기 보다는 이미지화 하면서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사실 자연스럽게 그렇게 그림이 그려지기에 그리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ㅎㅎ
마지막에는 '줄리아나'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 플라타너스를 뜰 앞에 심어주며 그들의 오해가 풀리고 사랑이 시작된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나기'와 '별'에서의 가슴 두근거리고 애틋한 장면은 그리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작은 사건, 사고로 인한 서로의 감정의 변화를 미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동양과 서양의 첫사랑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이렇게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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