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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RAIN) - 자연.문화.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
신시아 바넷 지음, 오수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비(rain)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오늘 같이 무더운 날이면 시원한 빗줄기가 무척이나 그립다.
얼마전 장마에 비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는 비가 두렵고 싫은 것이고, 연초의 가뭄을 생각하면 그 무엇보다 반가운 비였을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나에게 비는 감정을 북돋는 존재였던 것 같다.
아마 음악과 문학 작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비 자체에 큰 감흥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소나기'와 같은 소설에서 '비와 당신의 이야기'와 같은 음악을 통해 비에 개인적인 감정을 마구마구 불어넣었던 것 같다.
그런 비를 이제는 좀 더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비'에 대한 종합백과사전과 같은 책이다.
단지 자연현상으로써의 비를 읽는다면 솔직히 따분할 듯 하다.
하지만 이 책은 비가 우리 인류에게 끼친 영향을 보여주고, 과학적으로 비를 분석하고, 자연에서의 비의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인 비를 바라보는 문화계의 시선을 보여주었다.
단지(?) 비라는 자연현상 하나를 가지고 이토록 풍부한 이야기거리를 만들 수 있는 저자의 깊고 넓은 지식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광고에 나오는 물방울 모양으로 비가 내릴 것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자와 같은 작은 낙하산 모양으로 비가 내린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으며, '비 냄새'를 잡으려고 하는 신기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다.
나 또한 비 오는 날의 흙냄새를 무척이나 좋아하기에 비 냄새도 좋아할 듯 하다. ㅎㅎ
무엇보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세종대왕과 측우기가 이 책에 언급되었다는 것이 무척이나 감동스러웠다.
비에 대한 전문가도 인정하는 우리의 유산, 인물...
일기예보를 맞추기 위한 인간의 도전을 보면서 매번 틀리기만 한 예보에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반성해야 한다.
자연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다큐로만 접하고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용어가 두려워 감히 책으로는 접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과 같다면 정말 재미있고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찬사가 결코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두터운만큼 비에 대해 더 다양하고 많은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비를 보면서 단지 감성적으로만 접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무더위를 날려줄 비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