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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명심보감
박재희 지음 / 열림원 / 2017년 6월
평점 :
'명심보감'이라고 하면 예전에 '천자문'을 모두 배운 학생들이 다음 책으로 배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천자문이 한글을 깨치는 책이라면, 명심보감은 국어를 배우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천자문은 모두 알지는 못해도 하늘천 땅지 검을현 누를황과 같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데 명심보감에 대해서는 그리 많이 알고 있지 못한 것 같다.
명심보감은 논어, 맹자, 사기처럼 분명한 저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책 제목 그대로 마음을 밝게 하고, 보물과 같은 거울로써 중국 고전의 명구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렇기에 예전에도, 지금도 마음을 바르게 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책을 없을 것이다.
명심보감이란 책이 '대충'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어떤 의미의 책인지는 알고 있지만 부끄럽게도 전문을 모두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중국 고전이라고 하면 어려운 한자와 추상적인 의미로 그리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나와 같은 독자를 위해서 저자는 색다른 명심보감을 내놓았다.
전문을 옮기고 그 뜻을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해당하는 단어를 화두로 던져놓고 그 화두에 맞는 명심보감과 다른 고전들의 글을 옮겨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나로 시작해서 서로의 관계를 보여주는 우리로 확장을 하고, 마지막으로 세상으로 뻗어나가는 주제의 맥락도 무척 마음에 든다.
각 주제의 단어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단어들이고, 한번쯤은 곰곰히 생각해 봤을 법한 것들이다.
이 주제들을 가지고 명심보감에서는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설명하는데 그 흐름이 너무나 자연스럽기에 내가 고전을 보는 것인지 에세이를 보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한장한장 넘기면서 나를 질책하는 엄한 꾸중도 들었고, 너무 편협된 세상에 대한 나의 시각에 대한 보정도 받고, 조금은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용기도 얻었다.
내가 느낀 명심보감은 과한것도 아닌, 부족한 것도 아닌 중용을 강조하는 듯 보인다.
유교의 색이 강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유교보다는 도교에 더 가까운 사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짧은 단락만으로 오해하고 있었던 내용들을 전후 맥락을 통해 보다 더 깊고, 다른 의미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명심보감은 서당에 다니는 아이들이 보았던 책이다.
아직도 보지 않았다는 것이 조금은 부끄럽고 이 책을 통해 명심보감에 대한 나의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가 가기 전에 명심보감 전문을 구해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