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에 숨겨진 인문을 찾다

동화 넘어 인문학 - 미운 오리 새끼도 행복한 어른을 꿈꾼다
조정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4월

책 제목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우리가 어릴적 보았던 동화와 인문학의 콜라보라니...

저자의 아이디어가 무척이나 독특해 보였다.

그런데 내용은 더욱 독창적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릴적 보았던 동화들은 대부분 인문학적 내용을 함축해서 담고 있다.

이솝우화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의 전래동화 역시 많은 내용을 전달하고 있었다.

다만 어릴적에는 내용의 의미보다는 스토리 자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기에 몰랐을 뿐이였다.

저자는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동화와 그와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있는 인문학 책의 콜라보를 보여주고 있다.

소개하고 있는 동화가 하나의 인문학적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는 자신이 주목하고자 하는 내용을 찾아보여준다.

읽는동안 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끄집어내는 저자의 시각에 놀란 것도 있다.

같은 글을 보고 있더라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동화가 아이들을 위한 책이고 예쁜 것만을 기억하고 싶은 독자들은 이 책에 그리 호감을 가지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동화책의 저자들이 이런 인문학적 내용을 함축하고 스토리는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믿고 싶지 않은 독자들은 굳이 동화에서까지 어렵고 심오한 인문학적 내용을 찾고 싶지 않을 것이다.

소개한 동화책은 거의 대부분을 보았지만 소개한 인문학 책은 절반 정도만 본 듯 하다.

책의 내용을 알면 조금 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기 쉬웠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해가 어렵지는 않다.

책을 보고 이 책의 목차를 다시 천천히 훓어보았다.

다시 생각해보아도 참으로 기발한 콜라보이다.

어떻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와 '노자', '빨간 구두'와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연결지을 생각을 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인문이란 무척 거창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국 말 그대로 인간과 인간사이의 모든 것이라고 한다면 그 무엇도 인문이 될 수 있을터이다.

인문에 대해 그동안 내가 너무 고루하고 협소하게 정의해 놓은 것은 아니였나란 생각이 든다.

동화를 단순히 어린이들이 읽는 책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을 바꾸면 정말 훌륭한 인문학 도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