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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 독일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가 밝혀낸 휴식의 놀라운 효과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가나출판사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당신은 이런 상황을 즐기는가, 아니면 회피하는가?
전화를 받으면서 눈으로는 모니터속의 데이터를 찾고, 손으로는 키보드를 두드린다.
몇 가지 일을 동시에-멀티태스킹은 우리의 착각이라는 사실을 이미 밝혀졌다- 진행하는 자신이 뿌듯하기도 하고, 더 많은 일을 처리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기에도 모자란 것이 시간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몇 년 전만해도 이런 시간을 준다고 하면 내가 거부했던 것 같다.
무언가 할 일을 만들고, 스스로를 계속 휴식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 휴식이 왜 필요한지, 어떤 의미인지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 책은 예전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느끼는 휴식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첫머리에 소개하는 '자동면도기의 악순환'은 우리의 쳇바퀴도는 일상을 제대로 표현한 것 같다.
면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동면도기를 만들고, 그 자동면도기로 면도를 하고 남은 시간에 더 나은 자동면도기를 만든다...
더 나은-시간적, 경제적인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일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시간적, 경제적 자원을 투여-하는 것이 바로 지금의 일상이다.
무엇이 맞는 것인가?
이러한 노력은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가져오는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왜 휴식이 필요한지, 그리고 현대인들에게 휴식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적당한 휴식은 요즘같이 지식 노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나은 성과를 만들 수 있게 해 준다.
모든 것을 다 알려는 것도 무리이고, 다 하려는 것은 욕심이다.
정보 지식사회는 모든 것을 다 하려는 슈퍼맨의 세상이 아니라, 각자가 맡은 분야의 일을 제대로 잘 처리하는 잘 분업화된 세상을 말하는 것이다.
"시급한 것은 적절한 정도를 찾아내고 자족할 줄 아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얼마나 많이 취할 수 있는가 하는 양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을 취할 것인가 하는 질의 문제이다."
이 책을 보면서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구절이다.
원시 농경사회를 벗어나면서 우리는 이미 우리가 필요한 것 이상의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양이 아닌 질의 세상이다.
'얼마나 많이'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것과 함께 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지금 나의 삶은 양이 아닌 질로의 변환이 이뤄졌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마지막에 있는 부록은 휴식이 우리에게 어떤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
존 레넌이 휴식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듣다니.. 너무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