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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레드 에디션, 양장) -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ㅣ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내가 빨간머리 앤을 만난 것은 초등학생때였다.
줄거리나 그림풍이나 남자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은 아니였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앤의 긍정적이고 쾌활한 모습이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의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것을 가지고 있는 앤을 따라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빨간머리 앤을 통해 저자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자신의 인생을 말하고 있다.
때로는 앤의 목소리로, 때로는 자신의 목소리로...
그리고 그 목소리는 내가 믿고 싶어하는, 내 마음속에 있는 그것이기도 하다.
어릴적에는 그냥 그렇게 흘러들었던 대사들이 지금 듣고 있으면 마음을 콕~ 찌른다.
글과 함께 중간중간에 나오는 일러스트를 보고 있노라면 어릴적 내가 본 그것과 똑같아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보다 더 쉽게 공감이 가는 것은 어릴적 향수와 지금의 내 마음을 아주 적절하고 예리하게 풀어놓은 저자의 능력일 것이다.
언젠가...기회가 된다면 저자처럼 이 애니메이션를 모두 보고 싶다.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빨간머리 앤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는 있다.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무척 많은 실수를 하지만, 결코 '같은 실수를 다시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실수를 많이 한다는 것은 아직 미숙하다는 말도 되지만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다는 말도 된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실수'를 '실패'로 인식하지 않는 앤의 큰 마음이 부럽다.
'인간은 꿈을 이룰 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꿈꿀 수 있을 때 행복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보면서 내 눈길을 잡아 끈 것은 '어쩌면'이라는 단어였다.
어쩌면... 그럴 수 있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두루뭉실한 표현이라 생각될 수 있지만, 그것을 더욱 믿고자하는 저자의 완곡한 표현인 듯 싶어 마음이 아리다.
'어쩌면' 나도 같은 마음이리라...
저자는 앤을 통해 지금의 어른들이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기를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적어도 난 그랬다.
앤처럼 밝고, 순진하고, 명랑한 마음을 가져던 시절을 돌아보고,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인가를 그려본다.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반성하고, 기획하는 시간이였던 것 같다.